배출권 시장 안정화 정책의 분석 -중앙은행 모델을 중심으로-[14-03]
  • 저자 유종민
  • 날짜2014년 0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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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우리나라도 온실가스를 대상으로 하는 배출권 거래시장을 개설한다. 앞서 배출권 시장을 운영한 바 있는 유럽연합과 미국 등의 경험은 시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중요한 교훈을 줄 수 있다. 특히 온실가스와 관련해서는 유럽연합의 배출권 거래제가 대표적인데, 2011년 이후로 과다 공급된 배출권으로 인한 심각한 시장침체를 경험하고 있다. 또한 산성비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산화황을 대상으로 한 배출권 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기시장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이를 타산지석 삼아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에 제시된 정책과의 장단점 비교를 통해, 심각한 배출권 가격의 급등락을 막을 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고에서는 배출권 시장의 급등락을 막기 위한 조치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비교되어 왔던 직접규제방식 대 간접규제방식, 그리고 시장논리에 기반한 간접규제방식 중에서도 배출세 대 배출권 거래제 등을 먼저 비교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원리에 기반한 환경규제방식 중의 하나인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되었다는 가정 하에, 여러 배출권 시장 안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책 효과 및 정치적 수용성 측면에서 타 규제 대비 배출권 거래제의 우수성이 입증되어 왔으나, 지나친 가격 변동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혀 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장안정화 방편으로 크게 가격 상하한제 등 가격에 대한 직접 통제정책과 배출권 총량에 대한 조절책 등이 제시되어 왔다. 본고에서는 특히 배출권의 유통원리가 법정통화인 화폐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을 모방하는 배출권 시장에서의 중앙은행식 안정화 정책모델을 소개한다.
여러 배출권 시장 안정화 정책들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서 단기적 배출권 가격의 지지 효과,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가격수준에 대한 신호 여부, 기업 경쟁력에 대한 영향, 국제협약과의 조화, 국제 배출권 시장과의 연계성, 투기적 수요에 대한 저항성, 재정에의 영향, 시장 개입의 신속성, 규제의 충격 정도 등이 있다. 이러한 안정화 정책에 대한 평가기준을 통해, 가격 및 총량 통제정책들의 장단점 등을 비교 및 분석하였다.
특히 중앙은행식 안정화 정책의 효과측면에서의 우수성은, 실제로 통화정책의 역할과 정책배경이 배출권 시장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나온다. 흔히 통화정책에 주어진 정책환경으로 거론되는 정책목표의 동태적 불일치성, 기대에 기반한 정책의 톱니바퀴효과, 투자의 옵션가치로서의 성격 등은 배출권 시장 운영정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게다가 배출권이 정부의 독점적 발권력에 의존해 공급되는 측면에서 화폐와 배출권이 유사성을 가진다. 또한 두 분야 모두 상충되는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수단적 측면에서 인위적 유통량 조절을 통해 가격지표 조절이 가능하다는 유사성을 가진다.
이러한 중앙은행식 배출권 시장 안정화 모델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이를 담당하는 기관인 가칭 탄소중앙은행(Carbon Central Bank)의 지배구조 역시 통화정책과 유사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적용된다. 예컨대, 정책결정에 있어서 환경정책적 효과를 위해 높은 가격수준을 선호하는 환경부문과 기업의 규제부담을 덜고자 낮은 가격 수준을 선호하는 산업부문이 대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중에 유통되는 배출권을 조절하는 탄소중앙은행에게 강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
배출권 거래제에 포함되는 산업분야 및 규제 범위에 대한 결정과 관련해서도 중립성이 요구될 수 있다. 이러한 독립된 정책판단을 수행하기 위해 탄소중앙은행은, 직접 배출권의 매매 및 경매물량 조절을 통해 단기가격에 대한 시장개입을 하며, 배출권 시장 동향 및 발전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담당할 수 있는 리서치 조직을 운용할 수 있다.
물론 탄소중앙은행 모델이 정책적으로 고려된다 하더라도, 도입 시 유의해야 할 다수의 사항들이 있다. 모델 도입의 가장 큰 장애물로서, 유사 사례가 아직 제도화되어 실행에 옮겨진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배출권 가격 부양 시 단기적 재정부담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배출권 유통 총량 조절 당국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시장개입과 배출 한도에 대한 당국의 신뢰성 상실 가능성이 가장 큰 정책 리스크로 꼽힌다. 그러므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탄소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 및 기업들의 환경 관련 비용 경감과 경기 부양 요구를 이겨낼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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