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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거래가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 성과에 미치는 영향
2020 05/25
리밸런싱 거래가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 성과에 미치는 영향 2020-12호 PDF
요약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일반적인 펀드들과 그 성격이 분명히 다르다. 본고에서는 그 중에서도 특히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에서 수행하는 리밸런싱 거래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따른 수익률 저하 현상을 설명한다. 투자자들은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이러한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 위험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ㆍ인버스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레버리지 ETF는 2010년 2월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기초지수인 KOSPI200이 22%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동안 고작 0.2% 상승하는데 그쳤다.1) 기초지수 성과의 2배(+43%)는커녕 마이너스 수익률을 겨우 면하고 있는 셈이다. KOSPI200선물을 기초지수로 삼는 인버스 ETF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09년 9월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기초지수는 15% 상승하였는데,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 성과의 -1배(-15%)를 하회하는 -31%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2016년 9월 동시에 출시된 KOSPI200선물 인버스2X ETF 5종 역시 현재까지 모두 30%대의 손실을 기록하여 같은 기간 동안 기초지수 성과의 -2배(-3%)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어째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성과를 저해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바로 익스포져(exposure) 배율 유지를 위한 ‘리밸런싱(rebalancing) 거래’를 꼽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동 펀드들은 초기에 순자산규모의 특정 배수만큼 포지션을 구축한 후 이를 단순히 유지(hold)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일간 단위로 조정하는 매매를 수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이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단기 추세추종(trend following) 거래를 매일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거래는 결과적으로 지난 10여 년의 기간 동안 펀드 성과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2)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에 내포된 리밸런싱 거래의 특징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모든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들은 모두 기초지수의 일간수익률을 특정 배수로 추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기초지수가 1% 상승했다면 같은 날 2X펀드의 수익률은 +2%, -1X펀드의 수익률은 -1%, -2X펀드의 수익률은 -2%가 된다.3) 이러한 특징은 파생상품 또는 공매도 활용에 제약이 있는 개인투자자에게 유독 매력적이다. 단순히 주식이나 펀드를 매수하기만 해서는 기초지수 수익률을 양(+)의 방향으로만 최대 1배까지 추종할 수 있지만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를 활용하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2배에서 +2배까지 추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는 이를 활용하여 기관투자자의 파생상품 및 공매도 운용 전략을 일정 부분 모방하는 것이 가능하다. 보유 자금 대비 위험노출금액을 확대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약세장에서 본인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방어하는 헤지 효과 또한 누릴 수 있다. 더 나아가 단순히 주식시장의 하락을 예측하고 이에 베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은 상품의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용한데, 설령 금융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라 하더라도 ‘레버리지’, ‘인버스’, ‘인버스2X’ 등의 펀드명을 통해 이를 쉽게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이면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특징이 한 가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가 리밸런싱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단기 추세추종 거래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는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가 일반적인 바이앤홀드(buy-and-hold) 펀드와 유별나게 다른 점이며, 동시에 기관투자자의 통상적인 파생상품 및 공매도 운용 전략과도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이다.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에서 리밸런싱 거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어느 날 기초지수가 1% 상승하여 2X펀드의 순자산가치가 100에서 102로 상승했다고 하자. 이때 2X펀드는 레버리지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익스포져를 기존 +200에서 +204로 늘려야 하는데, 지수 상승에 의한 자연 증가분은 +2에 그치므로 추가로 +2만큼 매수 포지션을 구축해야 한다. 반대로 지수가 1% 하락하여 순자산가치가 100에서 98로 감소하면 순자산가치는 100에서 98로 떨어지고 2X펀드는 익스포져를 기존 +200에서 +196로 줄여야 한다. 따라서 지수 하락에 의한 자연 변화분(-2)에 더해 추가로 매도 포지션(-2)을 구축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2X펀드는 기초지수가 상승하면 매수 포지션을, 하락하면 매도 포지션을 추가로 구축하는 단기 추세추종 거래를 일으키게 된다. 마찬가지로 -1X펀드와 -2X펀드의 리밸런싱 과정에서도 단기 추세추종 거래가 나타나는데 <표 1>을 통해 그 예시를 확인할 수 있다.4)
 


 
리밸런싱 거래가 펀드 성과에 미치는 영향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에서 단기 추세추종 형태의 리밸런싱 거래는 궁극적으로 펀드의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주식시장에서 단기 수익률 반전(short-term return reversal) 현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지 확인하기 위해 본고에서는 2010년 이후 KOSPI200 일간수익률을 각각 +2배, -1배, -2배로 추종하는 가상의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를 가정하고 각각의 펀드에서 발생하는 리밸런싱 거래의 규모와 이로 인한 성과의 변화를 측정해보았다.5)
 
우선 2010년부터 현재까지의 누적 거래 규모 및 성과를 살펴보자. 각 펀드의 초기 투자금액을 1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2X펀드에서 발생한 리밸런싱 거래의 누적규모는 4,500만원에 달하였다. 10여 년의 기간 동안 투자금 대비 무려 45배에 이르는 금액이 리밸런싱 목적으로 거래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거래는 결과적으로 펀드 성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리밸런싱 거래가 없는 상황6)에서는 누적수익률이 +28.9%로 양호하였지만, 리밸런싱 거래를 수행한 경우 누적수익률이 -2.5%로 크게 악화된 것이다. 즉, 리밸런싱 거래가 펀드 성과에 미친 영향은 지난 10여 년 동안 -31.4%에 달하였다. 마찬가지로 -1X펀드에서 리밸런싱 거래의 누적규모는 2,877만원이었으며 이에 따른 수익률 하락분은 20.4%였다. 다음으로 -2X펀드에서 리밸런싱 거래의 누적규모는 5,908만원이었으며 이에 따른 수익률 하락분은 39.5%에 이르러 수익률 저하 현상이 가장 두드러졌다. 
 

 
리밸런싱 거래에 따른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수익률 저하 현상은 비단 장기간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시뮬레이션 기간 중 임의의 날짜로부터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를 최소 1일에서 최대 120거래일까지 보유하였을 때 발생하는 수익률 저하 효과를 조사한 결과 <그림 1>과 같은 그래프를 관찰할 수 있었다. 예컨대 120거래일 동안 2X펀드와 -1X펀드를 보유하였을 때 평균적으로 각각 연환산 1% 안팎의 수익률 저하 효과가 발생하였으며, -2X펀드에서는 연환산 3% 수준의 하락이 나타난 것이다.7) 특히 <그림 1> 우측의 중간값 그래프는 투자자가 설령 1주일 이내로 짧게 투자하더라도 펀드 성과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맺음말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는 다른 일반적인 펀드들과 분명히 다르다.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는 그 동안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파생상품 및 공매도 운용 전략을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기능을 가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잦은 리밸런싱 거래로 인해 펀드의 성과가 저하되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다. 그 밖에도 일반 패시브 펀드 대비 거래비용 및 운용보수 부담이 크고 ETF의 경우 추적오차 및 괴리율이 확대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이러한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 위험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장점은 살리되 잦은 리밸런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상품을 모색해봄직하다. 이를테면 일간 단위보다 더욱 긴 주기로 리밸런싱을 수행하는 상품, 또는 특정 배수가 아닌 일정한 구간(range) 형태의 레버리지 배율을 추종하는 상품 등은 잦은 리밸런싱 거래에 따른 수익률 저하 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8) 
 
1) 본고에서 제시하는 모든 누적수익률은 2020년 5월 15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출하였다.
2)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는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고 있다. 즉, 동 상품의 목적은 투자기간 동안 기초지수 ‘누적수익률’의 특정 배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일간수익률’의 특정 배수를 추종하는데 있음을 명시한다.
3) 이하 본고에서는 편의상 레버리지/인버스/인버스2X 펀드를 각각 ‘2X펀드’, ‘-1X펀드’, ‘-2X펀드’로 표기한다.
4) 한편,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리밸런싱 거래규모는 기초지수의 일간수익률에 비례하여 덩달아 커진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지수의 일간수익률이 r%일 때 2X펀드와 -1X펀드는 전일 순자산가치의 2r%만큼, -2X펀드는 6r%만큼 리밸런싱 거래를 일으키게 된다.
5) 실제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성과는 운용방식에 따라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레버리지 펀드에서는 주식 배당금, 자금 조달 비용 등이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인버스 펀드에서는 보유 중인 예금 및 채권에서 이자수익이 추가로 발생하여 성과를 향상시키기도 한다. 금융기관이 부과하는 각종 보수 및 수수료, 거래비용 또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본고에서는 리밸런싱 거래의 효과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상기 요인들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기초지수의 일간수익률의 배수만을 추종하는 가상의 펀드를 가정하였다.
6) 레버리지 배율만큼 초기 익스포져를 구축한 다음 별도의 거래 없이 포지션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7) 초기에 100만원을 투자하였다면 그로 인해 120거래일 동안 발생하는 평균 리밸런싱 거래규모는 2X, -1X, -2X펀드에서 각각 197만원, 123만원, 251만원 수준이다.
8) 한편, 본고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레버리지ㆍ인버스 펀드의 리밸런싱 거래가 현ㆍ선물 시장에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리밸런싱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함께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