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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기업구조조정의 시도: 일본의 경험과 시사점[17-02]
저자
현석, 이형기
발행일
2017년 07월 18일
연구주제
자본시장/금융시장
증권업/은행업/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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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내 구조조정에 대한 법제도가 정비되기 시작하였고 정부중심으로 신속하게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구조조정시장과 관련 법제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 과잉채무와 은행 부실문제를 처리하기 위하여 정부와 은행중심의 구조조정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한 대외여건으로 부실한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어 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구조조정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조선ㆍ해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정치적 이슈 등으로 기존 구조조정 방식은 한계점에 도달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많은 국내 연구들은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조정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구조조정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에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국내 사모펀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역할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특히,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과 정상화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조선업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의 경우, 국내 사모펀드의 역할은 더욱 제한적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면서도 시장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특히, 한국 경제의 산업구조와 발전경로가 유사한 일본의 구조조정 경험을 분석하여 국내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한국과 일본의 구조조정은 자발적인 노력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시작되었다. 한국의 구조조정은 1997년 외환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일본은 버블붕괴 이후 2000년대 누적된 부실채권과 부실기업 처리로 시작되었다. 이런 양국 구조조정의 공통적인 배경으로는 고도 경제성장기에 수익성보다는 매출 등의 외형적 확장을 중시하는 경영과 이에 따른 과잉 투자(공급), 경영자들의 기업경영 실패, 관치금융이나 주거래은행에 따른 부채 거버넌스의 부재 등을 지적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구조조정 법제도 환경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산업활력법과 산업경쟁력강화법 등을 참고로 하여 구조적인 과잉공급 산업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국내에도 기업활력법을 도입하였다. 이렇게 법제도 환경과 경험은 유사하시만 구조조정 방식에서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PEF 등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으나 여전히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비판적 여론 그리고 은행들의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인하여 정부와 은행 중심이 아닌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구조조정을 시도하였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1990년대 버블이 붕괴된 이후 누적된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서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부실채권 처리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정리되자 일본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2003년 4월 부실채권 처리와 기업ㆍ산업재생이라는 두 가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산업재생기구법에 근거하여 정부계 펀드인 산업재생기구(Industrial Revitalization Corporation of Japan: IRCJ)를 설립하였다. 

일본 정부는 산업재생기구를 활용하여 위험자금을 공급하고 민간 자본과 전문지식, 노하우 등을 활용한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특히 법적정리와 사적정리의 중간적 역할을 수행한 산업재생기구는 일본 구조조정시장 형성에 크게 기여하였다. 사업재생을 위한 주식회사로 민간방식의 조직ㆍ운영하면서 특별법으로 설립된 공적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였다. 이런 산업재생기구의 기능을 활용하여 한국의 구조조정 방식과는 달리 정부의 직접적 관여나 채권은행에만 의지하지 않고 채무조정과 사업재생이 가능하였다. 그리고 일본 증권사들은 투자은행 업무 경험을 살려서 펀드조성과 자기자본투자의 형태로 구조조정시장에 진입하였고 민간자본을 활용한 관민재생펀드와 PEF들도 활성화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구조조정 경험 및 제도 비교를 통해,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정부와 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시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둘째, 사적정리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구조조정의 복잡한 이해당사자간의 합의를 원활하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일본의 산업재생기구와 같은 중립적 주체가 필요하다. 셋째, 정부는 큰 틀에서 일본「금융재생프로그램」과 같은 산업재생에 관한 원칙 수립이나 구조조정 관련 법제도 등을 정비해야 한다.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채권을 시장가격에 거래하며 기업 존속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구조조정의 문제점과 자본시장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정부와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에서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산업재생기구와 같이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관민협력 구조조정펀드(기구) 설립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기구의 설립을 통하여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적이익(정책목표)과 사적이익(수익추구)이 양립가능하고 국민에게 설명이 가능한 기업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구조조정의 충격이 특정 지역에 쏠리는 경우, 해당 지역 정치인의 압력을 배제하고 원활한 구조조정 진행과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서 지역경제활성화기구(가칭) 설립도 필요할 것이다. 이런 기구를 설립하여 현재 정책금융기관에 집중된 구조조정의 부담을 정부계 펀드나 관민펀드로 이전하여 정부가 일정 부분의 리스크를 부담하고 민간 자본과 전문성을 활용하여 금융자원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조조정 초기나 위기 시에는 시장실패를 보완하고 높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정부나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조정방식이 신속하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고도화된 산업구조와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정부실패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부가 위험자본을 제공하고 민간의 전문성 및 자금을 활용하는 정부계 펀드나 관민펀드의 도입이 바람직하다. 이런 정부계 펀드와 관민펀드를 통하여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여 구조조정시장 발전을 선도하고 민간 플레이어들을 육성한다면 사모펀드와 투자은행 중심의 시장친화적(시장중심) 구조조정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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