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관련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한 우려 | 자본시장포커스 | 발간물 | 자본시장연구원
ENG

발간물

자본시장포커스

21대 총선 관련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한 우려
2020 01/21
21대 총선 관련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한 우려 2020-02호 PDF
요약
2020년 첫 거래일에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을 보면 총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 현상의 재발이 우려되는 면이 있다. 기업의 본질가치와 관련이 없는 유력 정치인과의 인연을 매개로 해당 기업의 주식이 급등락을 보이는 정치테마주 현상은 지난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주요 정치 이벤트마다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정치테마주 현상의 재발과 그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해당 기업의 적극적인 해명공시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규제당국은 대통령선거와 비교하여 후보자의 수가 많고 지역별로 분산되어 있는 총선의 특징을 고려하여 총선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경유착의 관행 해소와 시장구조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주식시장에서는 또다시 유력 정치인들과의 특수한 인연이 있다고 여겨지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이른바 정치테마주 현상이 재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본고에서는 주요 선거 국면마다 반복하여 발생하고 있는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해 특징과 시장참가자의 대응방안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1)


2020년 첫 거래일 주가 급등 종목의 공통점  

2020년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2일 주식시장에서는 KOSPI지수가 연말대비 1% 하락하였음에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에서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한 종목이 4개가 존재하였다. 그런데 이중 3개 종목과 상한가에는 미치지 못하였지만 23.66%로 수익률 상위 6위에 올랐던 한 종목에 대해서 주요 미디어는 유력 정치인과의 특수한 인연을 근거로 정치테마주로 분류하였다.2)  

실제로 이들 4개 종목3)은 정치적 뉴스에 반응한 주가 급등, 개인투자자의 적극적 매수, 거래량 급증 등 여러 가지 점에서 정치테마주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우선 기업가치에 대한 별다른 뉴스가 없었음에도 특정 정치인의 활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덩달아 주가가 급등하였는데 2019년 12월 2일부터 2020년 1월 2일까지 한 달간 30~51.5%나 주가가 올랐다.4) 특히 2020년 1월 2일 주가를 견인한 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 개인투자자였으며5) 평소에 비해 거래량이 9.5~39.2배나 급증6)하였다.  
 

 
그런데 위 4개 기업 중 3개 기업은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시기에서도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전력이 있다. 당시 3개 기업의 주가는 2017년 초에서 3월말까지 A기업 55%, B기업 107%, C기업 173% 급등했으나 그 후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5월 10일에는 3월말과 비교하여 하락폭이 각각 55.8%, 60.8%, 61.7%에 이르렀다. 즉, 최근 급등한 정치테마주들 대부분은 3년 전에도 정치테마주로 분류되어 극심한 가격 등락을 거쳤으며 결과적으로 선거 기간 중 급등한 가격이 선거 종료시점에 급락했다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특성상 과거의 패턴이 기계적으로 반복하여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기업의 본질가치와 동떨어진 채 가격이 급등하는 정치테마주의 경우에는 선거일 전후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6~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70개 정치테마주를 분석해 보면 낙선자 관련 정치테마주는 물론 당선자 관련 정치테마주도 선거일 직후에는 상대적인 가격하락이 관측되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정치테마주의 이러한 주가 특성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관련 기업의 적극적 해명공시 노력 아쉬움   

정치테마주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것과 별도로 정치테마주 현상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치테마주로 지목된 기업의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은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경우에도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수세적으로만 대응하는 경향이 크다. 실제로 지난 대선 국면에서 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에 정치테마주 기업들의 조회공시가 이어졌다. 

그런데 정치테마주의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해당 기업들이 조회공시와 별도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정치테마주 관련 소문에 대해 해당 기업이 적극적으로 해명공시에 나선다면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2017년 대통령 선거 국면7)에서도 정치테마주 소문에 휩싸였던 16개 기업이 18건의 정치테마주 관련 소문들이 사실과 다름을 해명공시를 통해 밝힌 바가 있다.

그러나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테마주 관련 기업이 지지율 상위 3명의 후보만 따져도 49개에 이르렀던 점8)을 고려하면 16개 기업의 해명공시는 충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최근의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정치테마주 관련 해명공시가 없는 상황9)은 기업의 적극적 대응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정경유착 관행의 근절과 함께 주식시장의 체질 개선이 요구됨

관련 기업의 적극적 공시 노력과 함께 규제당국의 시장 모니터링과 불공정거래에 대한 단속 의지 표명도 필요하다. 규제당국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시기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해 과거에 비해 매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였으며 의미 있는 성과도 거두었다. 다만 대선과 달리 총선은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지역별로 나뉘어 있다 보니 대선과 다른 양태의 정치테마주 현상과 불공정거래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투자자, 상장기업, 규제당국의 적극적 대응을 아무리 강조하여도 국내 주식시장의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 후진적 행태라고 할 수 있는 정치테마주 현상이 근절되기는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정경유착의 관행이 사라지고 기업의 본질가치에 대한 평가능력을 갖춘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도록 체질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1) 정치테마주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16~19대 대선 국면의 정치테마주 현상을 분석한 “남길남, 대통령 선거 국면의 정치테마주특징과 시사점, 2017,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17-04”를 참조한다.
2) 중앙일보, 2020. 1.5., 총선다가오자 춤추는 정치테마주...“쳐다보지도 말아야”, 이데일리, 2020. 1. 6., ‘총선 D-100...안랩 등 정치테마주 또 “들썩”’
3) 편의상 A기업, B기업, C기업, D기업으로 표시한다.
4) 2019년 12월 2일부터 2020년 1월 2일까지 한 달간 수익률은 A기업 30.9%, B기업 30%, C기업 41.8%, D기업 51.5%로 KOSPI지수 4%와 KOSDAQ지수 6.2% 상승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5) 4개 기업 주가가 급등했던 2020년 1월 2일 전체 매수 주식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A기업 94%, B기업 94%, C기업 96%, D기업 99% 이르고 있다.
6) 4개 기업의 2020년 1월 2일 거래량은 52주 평균거래량과 대비하여 A기업 32.4배, B기업 39.2배, C기업 9.5배, D기업 15.1배나 높게 나타났다.
7) 2016년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부터 선거일인 2017년 5월 9일까지 기간을 의미한다.
8) 남길남(2017)의 분석에 따른다.
9) 2020년 1월 14일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