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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자본 공급체계 구축과 자본시장의 역할
2020 03/17
모험자본 공급체계 구축과 자본시장의 역할 2020-06호 PDF
요약
□ 2019년 벤처투자 규모는 4조 2,777억원으로 2018년 대비 약 25% 증가하여 GDP 대비 비중 세계 4위권 규모로 성장하였고, 2019년 벤처펀드는 4조 1,105억원이 결성되어 2018년 대비 14.7%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4조원대를 유지
□ 저금리 및 고수익성 투자처 부족 등 금융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단순 펀드출자자였던 금융회사(은행, 지주, 증권회사 등)들이 벤처투자로 투자영역을 확대하며 기존 벤처캐피탈(VC)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모험자본 공급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
□ 2020년 3월, 금융당국은 자본시장이 우리경제의 활력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BDC 도입을 비롯하여 창업부터 성장까지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자금조달체계를 마련하고 혁신성장기업 투자를 위한 자본시장 인프라 재정비 방안을 발표
□ 2019년 벤처투자 규모는 4조 2,777억원으로 2018년 대비 약 25% 증가하였고 GDP 대비 비중도 세계 4위권 규모로 성장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냄
─ 벤처투자 현황(창업투자회사, 창업투자조합, 한국벤처투자조합 포함)
• 투자금액(억원) : ’15(20,858) → ’16(21,503) → ’17(23,803)→’18(34,249)→’19(42,777)
• 업체수(개사) : ’15(1,045) → ’16(1,191) → ’17(1,266)→’18(1,399)→’19(1,608)
─ 국가별 벤처투자 비교지표이기도 한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0.22%로 증가하여 미국(0.4%), 이스라엘(0.38%), 중국(0.27%)에 이어 4위권으로 성장1)
─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이후 벤처산업 활성화 정책과 소득공제 확대 등의 세제혜택으로 엔젤투자 역시 증가함. 이외에도 전문엔젤과 엑셀러레이터 등 전문투자가 그룹 및 개인의 투자조합결성과 투자 증가가 벤처투자 성장세에 기여
• 향후 발표될 K-유니콘2) 프로젝트 및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 등 이후에도 벤처투자는 증가할 전망

□ 2019년 벤처펀드는 4조 1,105억원이 결성되어 2018년 대비 14.7%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4조원대를 유지
─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2018년 대비 다소 감소하였는데, 2019년 11~12월 중 민간금융기관 및 연기금 등 기관출자자의 펀드참여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함에 기인
• 2020년 모태펀드 예산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하여 올해 펀드 결성 규모는 증가할 전망
─ 벤처펀드 증가분 중 상당 부분을 신기술투자조합 결성액이 차지했는데 이는 기존 VC뿐 아니라 금융회사들의 벤처펀드 진입이 증가한 데 기인
 

□ 벤처투자와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민간주도의 벤처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이 제정되어 2월 11일 공포ㆍ시행되었고 이러한 벤처투자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과 정책 변화는 유연한 투자가 가능해져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 벤처투자법은 국내법상 처음으로 조건부지분인수계약(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이하 SAFE)3)을 규정
• 2월 24일, 산업은행이 국내 은행 중 최초로 SAFE 투자실행 검토의견을 밝힌 바 있음
• 박용린ㆍ천창민(2018)은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전통적인 투자방식’과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통한 투자’ 모형을 비교분석한 결과,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에게 바람직할 수 있음을 보임
─ 또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창업기획자(엑셀러레이터)의 벤처투자조합 결성을 허용
─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도 동시에 공포

□ 저금리 및 고수익성 투자처 부족 등 금융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단순 펀드출자자였던 금융회사(은행, 지주, 증권회사 등)들이 벤처투자로 투자영역을 확대하며 기존 벤처캐피탈(VC)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모험자본 공급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
─ 은행계는 주로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계열 VC를 통해 직접 자금을 운용
• 2000년 이후 은행계로는 KB인베스트가 유일하였으나 2018년 하나금융이 하나벤처스를 설립하였고, 2019년 들어 NH금융이 NH벤처투자, BNK금융 역시 기존 VC를 인수한 BNK벤처투자를 자회사로 편입
• VC를 설립하지 않은 우리금융4) 및 신한금융은 우리종합금융 및 신한캐피탈을 중심으로 벤처투자하는 것으로 지침을 세웠고, DGB는 후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모색하는 중
─ 증권회사는 주로 신기술사업금융업 인가5)를 획득하여 내부조직을 통해 벤처투자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경우 초기투자ㆍ기업공개ㆍ대출 및 자금조달 등 중소 및 벤처기업 투자프로세스 전반에 밀접하게 관여함으로써 상장기업 및 비상장기업에 대한 제한 없는 투자 가능
• 증권회사는 신기술조합, 창투조합, PEF 등 간접투자 및 직접투자 등 다양한 경로로 비상장,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중
 

□ 2020년 3월, 금융당국은 자본시장이 우리경제의 활력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창업부터 성장까지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자금조달체계를 마련하고 혁신성장기업 투자를 위한 자본시장 인프라 재정비 방안을 발표
─ (초기단계) 증권회사에 창업자 선발 및 시드머니를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 겸업을 허용함으로써, 증권회사의 혁신기업 발굴 및 육성을 지원
• 엑셀러레이터 현황(개):  ’17(53) → ’18(133) → ’19(214)
─ (성장단계) 혁신기업 등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이하 BDC)’를 도입하고, 증권회사가 건전성 규제에 과도한 제약을 받지 않고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벤처대출(venture debt)6)을 증권회사의 겸영업무에 추가
• BDC는 일반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벤처투자 및 회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일종의 간접투자 벤처펀드로 공모를 통해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 개인들의 벤처투자가 용이해짐. BDC에는 자산운용사, 증권회사, VC 등 다양한 플레이어의 진입을 허용
• 벤처대출은 VC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받은 혁신기업 대상 전용대출로 증권회사 겸영업무에 추가할 경우 종합금융투자회사(자기자본 3조원 이상)가 아닌 일반금융투자회사도 혁신기업 대상 벤처대출이 가능해짐7)
─ 이외에도 스케일업 기업의 고수익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및 건전한 자산유동화 시장 육성을 위한 제도 개편을 추진

□ 새롭게 도입되는 BDC 제도는 1980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볼커룰 등 은행 관련 규제가 강화되자 그 대안으로 BDC가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잡기 시작하여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채권 중심, 안정적 배당수익률 등의 특징을 나타냄
─ BDC(비상장 포함)는 2009년 37개사에서 2018년 95개사로 증가하였고, 총자산 규모는 2009년 230억달러에서 2018년 1천억달러 수준으로 성장
• 안정적으로 성장하였으나 2015년부터는 성장세가 주춤하여 정체된 상태
─ 상장 BDC(49개, CEFA 기준)의 대부분이 채권형(debt-focused) BDC로 자산구성의 약 80%를 1, 2순위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음
• 주식형(equity-focused) BDC은 5개에 불과
─ BDC는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음8)
• 2020년 2월 18일 기준, BDC 배당수익률 평균은 9.5%로 최고치는 TCG BDC(NASDAQ: CGBD) 12.8%, 최저치는 Main Street Cap Corp(NYSE: MAIN) 6.6%임
 

 

 
□ 상장 BDC 현황을 살펴보면 BDC별로 시가총액, 총자산 등 회사 규모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2008년 이후 증가하던 BDC의 IPO가 2015년부터는 매년 1개사 수준임
─ 상장 BDC 49개사 중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은 9개사, 1억달러 미만 10개사로, 대부분(약 60%) BDC의 시가총액은 1~10억달러 미만임
• 상장 BDC중 시가총액 및 총자산 1위는 Ares Capital Corp(NASDAQ: ARCC)로 각각 약 70억달러, 149억달러임
─ 상장 BDC 49개사의 IPO 시기를 살펴보면 2008~2014년에 집중적으로 BCD의 IPO가 이루어졌으며 이후부터는 IPO 사례가 다소 정체된 상태
• 상장된 BDC는 폐쇄형 투자회사(closed-end investment company)이자 상장회사(public operating company)로 SEC에 정기공시 및 수시공시, 위임장 권유신고서(proxy statement)를 제출해야 함
 



 
□ 모험자본 투자가 장려되고 이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새로운 제도 도입 등 금융환경의 변화 및 고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금융회사들의 이해가 부합하여 벤처투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
─ 주요 글로벌 IB들은 자기자본투자(PI) 전담부서를 설립하고 성장성 유망한 핀테크 기업을 초기에 발견하여 대규모 지분투자를 수행하였고, 이중 상당수는 이미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초기 지분투자로 대규모 수익을 실현9)
 
1) 단, 비교국가의 경우 2017년 OECD 기준임에 유의 (중소벤처기업부, 2020. 1. 29, 지난해 벤처투자와 2018년 엔젤투자 모두 사상 최대 기록, 보도자료)
2) 국내 11번째 유니콘 기업이 등장하는 등 편입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국가별 유니콘 기업 순위도 독일과 함께 공동 5위 수준으로 성장하였으나 대부분의 사례를 해외 VC가 주도하고 있는 실정임. 이는 국내 VC의 개별펀드 규모가 작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자자금을 10여개 이상의 벤처기업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해외 VC와의 경쟁이 어려움
3) 2010년 이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창업기업의 자금조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와 창업자 간의 갈등관계를 극복하고 창업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해주는 수단으로 미국 등에서 널리 이용됨. 특히 조건지분인수계약은 창업자와 투자자 간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한 문제를 완화시켜 줄 수 있는 벤처자금생태계 내 혁신적인 투자수단으로 평가됨 (박용린ㆍ천창민, 2018, 한국형 SAFE 도입의 경제적 의의와 법적 쟁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018-10)
4)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 간 CIB체계 이후 첫 번째 벤처펀드로 260억원 규모의 ‘피시시-우리LP지분유동화’ 벤처펀드를 결성함. 이는 벤처조합의 LP 지분을 매입하는 일종의 세컨더리펀드로 펀드청산 이전에 LP 출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방안을 제공함. 우리금융은 향후에도 CIB체계를 통해 벤처투자사업을 확대할 전망 (서울경제, 2020. 1. 5, 우리종합금융 260억 규모 1호 벤처펀드 결성완료)
5) 2016년 4월, 증권회사의 신기술사업금융업 겸영이 허용되어 중소ㆍ벤처기업 투자금융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되었고, 특히 초기에는 중소형 증권회사들의 틈새시장 전략으로 이용됨. 2019년 12월말 현재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회사 수는 113개사로 전년 대비 9개사 증가하였고, 이중 전업사 58개, 겸영금융투자업자는 21개임. 특히 신기술투자조합 출자자 중 금융회사의 비중이 2018년 19.3%에서 2020년 25.3%로 크게 증가 (여신금융협회, 2020. 2, 2019년 신기술사업금융업자 현황 및 투자실적)
6) 하나의 금융상품일 뿐만 아니라 VC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관계가 핵심이 되는 동반자형 금융모델로 볼 수 있으며, VC의 DNA와 함께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및 라이프 사이클 등에 대한 높은 이해가 요구됨. Venture Debt를 취급하는 은행들은 대부분 벤처기업에 특화된 벤처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오랜 업력 등을 토대로 벤처업계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VC 관리 노하우 등을 보유 (박희원, 2018, 해외 스타트업(start-up) 대출상품 사례연구-Venture Debt 사례-, 산은조사월보 이슈분석 제753호)
7) 증권회사의 벤처대출 활성화를 위해 자기자본의 일정 범위 내의 벤처대출은 순자본비율(NCR) 산정시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하지 않기로 함
8) 마이다스에셋은 2019년 12월 24일, 국내 최초로 미국(NYSE, NASDAQ) BDC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여 출시 일주일만인 2019년말 기준 58억원의 투자금을 모집 (더벨, 2020. 1. 9, 마이다스에셋, 국내 최초 美 BDC투자펀드 내놓는다)
9) 이효섭, 2019,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한국 금융투자업계의 과제,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