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CP 및 전단채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 | 자본시장포커스 | 발간물 | 자본시장연구원
ENG

발간물

자본시장포커스

코로나19로 인한 CP 및 전단채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
2020 04/07
코로나19로 인한 CP 및 전단채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 2020-08호 PDF
요약
CPㆍ전단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라는 특성으로 인해 회사채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이후에도 자금조달이 가능한 경우가 관찰된다. 이런 이유로 회사채시장에서 부도가 발생하기 이전에 보통 CPㆍ전단채 시장에서 먼저 기업부도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후 부도로 인한 위기상황은 회사채시장으로 급속히 전이된다. CPㆍ전단채 시장이 가지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할 때 위기상황에서는 이들 시장에서의 가격 및 자금흐름의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불안요소가 급격히 증가할 때 정책당국은 신속히 유동성을 공급하여 시장을 안정화시킬 필요성이 있다.

CPㆍ전단채 시장 발행잔액 기준으로 살펴볼 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CP와 전단채시장에서 유동성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격지표인 수익률의 관점에서는 시장유동성의 축소가 뚜렷하게 관찰된다. 2020년 4월 1일 현재 A1 등급의 3개월물 CP와 전단채 수익률은 기준금리 대비 각각 127bp, 148bp 더 높게 형성되어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CP와 전단채의 절대적인 부분이 금융 및 보험업종의 기업에 의해서 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CP 발행잔액의 63.5%, 일반전단채 발행잔액의 59.3%, ABCP와 AB전단채 발행잔액의 거의 대부분이 금융 및 보험업종의 기업이 발행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이는 CPㆍ전단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증발할 경우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금융섹터임을 의미한다.

정부가 지난 3월 24일에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는 회사채ㆍ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지원하기 위한 CPㆍ전단채 매입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CP와 전단채가 기업자금조달에 있어서 가지는 역할을 고려할 때 적절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CPㆍ전단채 매입 프로그램이 의도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운용에 있어서의 원칙들이 세밀하게 정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빠른 전염속도와 높은 사망률로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는 21세기에 접어든 이후 관찰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이벤트 리스크(Event risk)1)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이벤트 리스크 중의 하나인 자연재해는 지진, 태풍, 산불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를 가지는데, 주로 물리적 자본의 파괴를 통해 경제적 피해를 주며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정학적 위기상황의 경우 물리적ㆍ인적 자본의 파괴가 동반되며 글로벌 교역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전염병의 경우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미치는 경로가 상대적으로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 가장 먼저 인적자본의 파괴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생산 및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된다.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및 소비가 글로벌 밸류체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현대 경제에서 전염병에 대한 방역대응이 초반기에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모든 국가로의 확산은 불가피하다. 인적자본의 파괴가 글로벌 스케일로 발생하기 때문에 교역이 감소하고 생산 및 소비위축이 심화되어 기업의 경영상황을 악화시킨다. 백신이나 치료제와 같은 전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결국 기업의 도산이 증가하게 되어 실물경제의 위기상황은 경제의 모든 영역으로 번져가게 되는 것이다. 

이미 팬데믹(Pandemic)의 단계로 확대된 코로나19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극심한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에서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되고 경제가 회복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대한 예측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도산을 억제하는 데에 경제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도산은 대규모 실업의 발생을 통해 소비를 위축시키고, 관련 산업과 기업에 연쇄적인 충격을 가져온다. 위기의 프레임이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도산을 억제하기 위한 지원책을 신속히 마련하고, 필요한 유동성을 기업금융시장에 공급하여 시장을 안정화시켜야 할 것이다.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경로는 크게 은행을 통한 자금공급과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공급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공급은 주로 회사채시장과 단기금융시장에서 이루어진다. 이에 본고는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경로중에서 특히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유동성 변화추이를 분석하여 위험요소를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미국 연준의 CP 매입 프로그램을 검토하여 우리의 CP시장 유동성 공급방안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세부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CPㆍ전단채 시장을 통한 위험전이 경로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재무상황이 나빠지면 기업의 도산위험성이 증가한다. 위기상황에서의 기업도산은 대개 회사채시장이 아니라 단기금융시장에서 시작된다. 회사채시장은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자금이 거래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3~5년 사이의 만기가 주종을 이룬다. 반면 단기금융시장에서는 자금의 만기가 훨씬 짧다. CP와 전자단기사채(이하 전단채)시장에서는 주로 90일물과 1일물을 중심으로 자금이 거래된다. 금융회사간의 담보부 자금거래가 이루어지는 RP시장에서의 자금거래는 1일물 중심이다. 만기가 긴 회사채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신용위험의 변화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금 당장에는 그리 위험해보이지 않는 상황도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상황으로 변해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채시장에서는 기업의 신용위험 변화가 탄력적으로 반영되며, 위기의 징후가 감지될 경우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증발하는 특성을 가진다. 

CPㆍ전단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라는 특성으로 인해 회사채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이후에도 자금조달이 가능한 경우가 흔히 관찰된다. 5년짜리 자금은 못 빌려도 90일짜리 자금은 빌릴 수 있는 것이다. 신용도가 떨어져서 회사채의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이 CPㆍ전단채 시장에서 단기성 자금을 조달하면서 연명해나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회사채시장에서 부도가 발생하기 이전에 보통 CPㆍ전단채 시장에서 먼저 기업부도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후 부도로 인한 위기상황은 회사채시장으로 급속히 전이된다. 이전의 많은 금융위기나 경제위기에서 관찰되었던 특징 중의 하나이다. CPㆍ전단채 시장이 가지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할 때 위기상황에서는 이들 시장에서의 가격 및 자금흐름의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가격지표나 변동성지표가 급격히 상승할 때 정책당국의 유동성 공급은 회사채 시장과 더불어 CPㆍ전단채 시장에 집중되어야 한다.  


CPㆍ전단채 시장의 위험요인 점검

CPㆍ전단채 시장의 규모는 발행잔액 기준으로 2020년 3월 31일 현재 약 246조원으로 나타난다. 이중 CP의 발행잔액이 188조원이며, 전단채의 발행잔액은 58조원 수준이다. CP시장은 다시 일반CP와 자산유동화를 위해 발행하는 ABCP로 나누어진다. 일반CP의 발행잔액은 64조원이며, ABCP의 발행잔액은 124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발행잔액 기준 만기분포를 살펴보면 일반CP와 전단채는 30일~89일 만기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ABCP는 180일~1년 미만 만기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는 일반CP와 전단채는 3개월물의 발행비중이 높으며 ABCP는 6개월 이상의 만기 발행비중이 높음을 의미한다. 발행잔액 기준으로 살펴볼 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CP와 전단채시장에서 유동성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전체 CP의 발행잔액은 1월말, 2월말, 3월말 기준 각각 187조원, 187조원, 188조원으로 나타난다. 전단채의 경우 같은 기간 발행잔액이 각각 59조원, 60조원, 58조원을 기록하였다. 
 

발행잔액 분석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CP와 전단채의 절대적인 부분이 금융 및 보험업종의 기업에 의해서 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CP 발행잔액의 63.5%, 일반전단채 발행잔액의 59.3%, ABCP와 AB전단채 발행잔액의 거의 대부분이 금융 및 보험업종의 기업이 발행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이는 CPㆍ전단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증발할 경우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금융섹터임을 의미한다. 

CP 및 전단채 시장의 유동성 축소는 발행잔액 기준보다 가격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뚜렷하게 드러난다. A1 등급 3개월물 CP 및 전단채의 만기수익률은 3월 16일까지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3월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한 후 CP-기준금리 스프레드와 전단채-기준금리 스프레드는 급격히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하게 되면 단기금융시장에서 CP와 전단채의 수익률이 기준금리의 인하를 반영하여 변하게 된다. 그런데 지난 3월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CP 및 전단채 시장에서의 수익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대표적인 단기금융상품인 CPㆍ전단채 수익률은 기준금리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그런데 3월 23일 이후의 수익률은 기준금리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는 CPㆍ전단채시장에서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4월 1일 현재 A1 등급의 3개월물 CP와 전단채 수익률은 기준금리 대비 각각 127bp, 148bp 더 높게 형성되어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다. 
 

 

미국 연준의 CP 매입 프로그램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미국의 단기금융시장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유동성이 급격히 축소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미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0%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P시장에서 유동성 경색현상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자 연준은 신속히 CP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하였다. 연준은 지난 3월 17일 기업과 가계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위하여 CP 매입 프로그램(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 2020, 이하 CPFF 2020)을 시작하였는데, 뉴욕 연준이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하여 대출을 실행한 후 SPV가 일정조건을 만족시키는 3개월 만기의 CP(ABCP 포함)를 매입한다. SPV가 매입한 CP는 신용공여자인 뉴욕연준에 담보로 제공된다. SPV가 매입한 CP의 신용위험은 뉴욕연준이 아니라 미국 연방정부가 우선적으로 부담한다. 미국 재무부는 뉴욕연준이 실행하는 CPFF 2020에 대해 거래안정기금(Exchange Stabilization Fund)을 활용해 100억 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한다. SPV가 매입할 수 있는 CP는 신용평가등급이 최소 A-1/P-1/F-1 이상이어야 한다. 

SPV가 매입할 수 있는 CP의 양에는 한도가 설정되어 있다. 발행자별로 2019년 3월 16일에서 2020년 3월 16일 기간동안 관찰되었던 발행잔량 최고치 이상으로 CP를 매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SPV이외의 투자자가 매입한 부분도 SPV에 적용되는 매입한도에 포함된다. CP의 매입가격은 3개월 OIS(Overnight Index Swap)금리에 200 bp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또한 CPFF 2020 참여를 신청하는 때에 SPV가 매입하는 CP 최대금액의 10 bp를 수수료로 납부하여야 한다. SPV는 2021년 3월 16일까지 CP를 매입할 수 있으며, 연준은 필요할 경우 그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뉴욕연준은 2021년 3월 16일 이후에도 SPV가 보유한 기초자산의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SPV에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미국 연준의 CPFF 2020을 살펴보면 매입 프로그램의 목적이 유동성 공급을 통한 시장안정화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CPFF 2020은 신용도는 높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발행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이 발행하는 CP를 매입함으로써 한계기업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것이다. CP 매입이 가능한 대상을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발행기업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매입한도도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의 경상수준을 감안하여 설정하였다. 시장의 유동성이 단기간에 증발해서 생존이 가능한 기업들까지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와 연준의 의지라 해석이 가능하다.

연준의 CPFF 2020은 연방정부의 신용보증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는 CP를 매입하는 주체는 연준이지만 신용위험은 연방정부가 떠안는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이중적인 CP매입구조를 설계한 이유는 명확하다.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자금을 신속하게 조달하기 위함인 것이다. 위기상황에서는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증발하기 때문에 신속히 자금을 수혈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급격한 자금조달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민간으로부터 재원을 조달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신속성 및 간편성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CP를 매입하게 되면 일반적인 기업섹터의 신용위험을 중앙은행이 떠안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연준이 매입하는 CP에 대해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것이다. 연준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은 신속히 공급받되 그 신용위험에 대한 책임은 조세징수권을 가진 연방정부가 담당함으로써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연준의 이러한 CP 매입 및 운용방식은 비슷한 CP 매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단기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

정부가 지난 3월 24일에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는 회사채ㆍ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지원하기 위한 CPㆍ전단채 매입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CP와 전단채가 기업자금조달에 있어서 가지는 역할을 고려할 때 적절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CPㆍ전단채 매입 프로그램이 의도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운용에 있어서의 원칙들이 세밀하게 정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CPㆍ전단채 매입 프로그램은 개별 발행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차원이 아니라 전체 CPㆍ전단채 시장을 안정화시켜서 수익률이 안정될 수 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이 안정될 경우 발행도 더 원활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매입대상 발행기업의 신용등급을 일정 수준이상으로 제한하고, 개별 발행기업에 대한 매입한도를 설정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의 판단시기를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의 시점으로 설정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CPㆍ전단채 매입을 위한 재원조달 방식도 보다 과감하게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는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의 부담으로 CPㆍ전단채의 매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런데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할 경우 정책금융기관들이 다시 시장에서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위기가 아닌 일상적인 시기에는 정책금융기관들의 채권발행이 시장금리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위기상황에서는 시장의 유동성이 작은 상태이기 때문에 정책금융기관의 채권발행은 시장금리를 상대적으로 더 높게 상승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정책금융기관보다는 미국의 사례처럼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서 CPㆍ전단채를 매입하는 재원을 공급하는 방식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중앙은행에 의해 매입자금이 지원된다면 중앙은행이 신용위험을 떠안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신용위험의 관리는 중앙은행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부 재정정책의 영역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신용위험을 통제하기 위하여 정부가 기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중앙은행이 매입하는 CPㆍ전단채에 대해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는 향후 다시 오게 될 위기상황에 대한 대비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가질 것이다. 

CPㆍ전단채 발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증권사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도 시장안정을 위해서 중요한 사안이다. 자본시장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크게 의존하는 증권사들은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단기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단기조달 의존도가 높을 경우 일반적인 경제상황에서는 수익성 개선효과가 상대적으로 뚜렷하지만 위기상황에서는 재무적 안정성이 나빠질 수 있다. 부동산 PF에 관련된 채무보증이 커져 있는 부분도 유동성에 관한 리스크 관리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단기조달과 중장기조달간의 적정균형을 찾는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신용등급 기준을 만족시키고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것을 전제로 증권사가 발행하는 CP, ABCP, 전단채를 매입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이나 증권관련 유관기관을 경유하여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경제전반 또는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부정적인 충격을 가져오는 예상하기 힘든 사건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을 의미한다. 자연재해, 지정학적 위기상황, 테러, 대형 산업사고, 전염병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