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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자산운용산업 주요 이슈
2025년 자산운용산업 주요 이슈

2025-04호 2025.02.17

요약
2024년 자산운용시장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802조원을 기록하여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일반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ETF를 중심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크게 확대된 점은 투자자 저변 확대의 측면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공모 해외투자상품 역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으며, 그중에서도 미국 주식에 기초한 상품들이 개인투자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2025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이나 ISA 등 세제혜택 계좌를 중심으로 장기투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투자자들의 글로벌 분산투자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시장의 활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공모펀드 상장’, ‘퇴직연금 계좌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일임 운용 허용’, ‘퇴직연금 내 실적배당형 상품 편입 유도’ 등의 정책 변화는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용사 간 경쟁 심화로 인해 저비용상품의 비중이 늘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 업계의 경영 수익성 측면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2024년 자산운용시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말 기준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규모는 1,802조원을 기록하여 전년 대비 12% 증가하였는데, 이는 2019년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1) GDP 대비 자산운용시장의 비중 역시 전년 대비 7%P 상승한 74%로 나타나, 거시경제에서 자산운용업의 역할도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부문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공모펀드는 25.9% 증가하여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었고, 사모펀드와 투자일임 역시 각각 6.1%, 10.9%의 성장세를 보였다.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자산운용사의 수수료수익과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2024년 수수료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9%, 18% 증가한 4.3조원, 1.8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2)

이하 본고에서는 2025년 자산운용업계에 영향을 미칠 시장 및 제도 이슈를 미리 점검하고자 한다. 시장 이슈로는 ‘ETF 수요 구조의 이원화’, ‘공모부동산펀드 시장의 침체’, ‘공모 해외투자펀드 시장의 성장’에 대해 살펴보고, 제도 이슈로는 ‘상장 공모펀드 출시’, ‘AI 기반 맞춤형 자산관리 본격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개선 및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논의 재개’에 대해 논의한다.


(시장 이슈1) ETF 수요 구조의 이원화

2024년 ETF 시장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74조원의 순자산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과거 사모펀드와 투자일임을 주축으로 한 기관투자 자금이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것과 달리, 일반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ETF 상품이 자산운용시장에서 점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투자자 저변 확대의 측면에서 크게 주목할 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ETF 시장에는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모두 고르게 참여하고 있으나, 선호 상품군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아래 그림은 2024년 8월말 기준 장내매매를 통한 개인투자자의 ETF 유형별 보유 비중을 나타낸다.3) 이를 보면, 개인은 해외주식형, 해외채권형, 레버리지ㆍ인버스 유형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형 중에서는 특히 당대 유행하는 업종과 테마형 상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국내주식 대표지수형, 국내채권형, 금리추종형 등 저비용상품에 집중하며 비용 효율성을 핵심 요소로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이원화된 수요 구조는 운용사의 ETF 마케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자체 영업비용 수준이 높은 중소형ㆍ후발 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여 상대적으로 마진이 큰 ETF 상품 출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 운용사들은 이러한 상품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저비용상품 라인업 역시 적극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시장 이슈2) 공모부동산펀드 시장의 침체

공모부동산펀드 시장은 2024년 자산운용시장의 전반적 성장 분위기와 달리 심각한 침체 국면을 맞이했다.4) 코로나19 사태 이후 펀드에 편입된 부동산 자산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2024년 8월말 기준 공모부동산펀드 수와 순자산규모는 각각 30개, 2.5조원으로, 시장이 정점을 기록했던 2019년말과 비교하면 35%, 40%씩 감소하였다. 2025년에도 공모부동산펀드 시장의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펀드 수익률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들에서 그동안의 누적 손실이 대거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초자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현 상황에서 부동산펀드가 지닌 폐쇄형 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신규펀드 설정이 전무하고, 이미 절반 이상의 펀드가 만기가 지났거나 향후 1년 이내에 도래할 예정이어서 시장규모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시장 이슈3) 공모 해외투자펀드 시장의 성장

최근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서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금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 2024년말 기준 공모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134조원에 달했으며, 특히, 해외투자 ETF의 순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무려 128% 늘어난 63조원을 기록하였다. 최근 성과가 좋았던 미국 주식투자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가운데, 레버리지ㆍ인버스, 커버드콜 등 미국 주식에 기초한 파생형 상품들도 개인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낙관적 전망이 지속되고 있고, 운용사들 역시 해외투자상품에 대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음을 고려하면, 2025년에도 공모 해외투자펀드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제도 이슈1) 상장 공모펀드 출시

2025년 2분기 중 상장 공모펀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2024년 11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공모펀드의 거래소 상장이 허용되었으며, 현재 유관기관 간 협의 및 시스템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존 판매 방식과 달리 상장 공모펀드는 판매수수료와 판매보수 등 각종 비용 절감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일반적인 패시브 ETF가 투자자 수요에 반응하여 그때그때 운용사들이 다양한 상품들을 쏟아놓는 데 반해, 상장 공모펀드는 소수의 운용사 대표상품 위주로 라인업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운용사의 성과 창출 동인을 강화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초과수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액티브 ETF와 비교 시에도 상장 공모펀드는 상관계수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미국 사례를 보면 뮤추얼펀드가 ETF로 전환된 이후 긍정적인 자금흐름을 보였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어, 국내 역시 일정 부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 이슈2) AI 기반 맞춤형 자산관리 본격화

2025년부터 투자자의 퇴직연금 계좌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일임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2024년 12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IRP 적립금을 일임 운용하는 방식이 허용되었다. 이미 운용사, 자문사, 증권사 등 여러 금융기관이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AI를 자산관리 전 과정에 적용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필두로 하여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는 특히 자산배분의 관점에서 투자자에게 상당한 효용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금융 지식이 부족한 일반투자자가 분산투자 효과를 수월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여 안정적인 장기 성과를 거두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포트폴리오 구성 시 상대적으로 비용 수준이 낮은 개별 상품들을 우선 편입함에 따라 비용 절감의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제도 이슈3)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개선 및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논의 재개

2025년에는 퇴직연금 계좌 내 실적배당형 상품 편입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2023년 사전지정운용제도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퇴직연금자산의 대부분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치중되어 있다. 현행 제도는 운용 전문성이 부족한 가입자들에게 상품군을 ‘사전지정’하도록 하였고, 결과적으로 가입자들이 초저위험 상품군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기존 사전지정운용제도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가지 개선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고위험’이라는 상품군 이름을 ‘적극투자형’으로 바꾸는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퇴직연금 수익률 공시 통계가 단순평균 방식으로 집계됨에 따라, 가입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수익률과 괴리가 크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개선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TDF(Target Date Fund) 상품이 국내 사전지정운용제도의 고정적 위험 분류 체계와 맞지 않는 점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TDF는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춰 위험 수준을 점차 낮추는 구조로, 글로벌 자산운용시장에서 퇴직연금 계좌의 대표적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사전지정운용제도에서는 이러한 유연한 위험 관리 방식이 적용되기 어려워 TDF 상품을 수용하는 데 한계를 가지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퇴직연금 자산운용체계의 효율화를 위한 기금형제도 도입 논의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금형제도는 디폴트옵션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집합운용DC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핵심 전제로 평가된다. 가입자들의 자유로운 기금 선택을 전제로 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유용성은 이미 호주 사례에서 입증된 바가 있다.5) 기금형제도 도입 논의는 2018년 이후 논의가 정체된 상태였으나, 최근 정부와 국회, 근로자 측 모두 국내 퇴직연금의 저조한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기금형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향후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맺음말

최근의 기조에 따라 2025년에도 자산운용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과 ISA 등 세제혜택 계좌를 중심으로 장기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글로벌 분산투자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시장도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운용사 간 경쟁 활성화로 투자자의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상품 다양화에 따른 투자기회 확대로 시장의 질적 성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계소득 부문의 정체로 인해 세제혜택 계좌를 제외한 영역에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일 수 있으며, 각종 지출 확대로 인해 보험사ㆍ연기금의 투자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운용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저비용상품 비중이 늘고 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경영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결국 시장 전반의 성장 가능성과 업계의 수익성 간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2025년 자산운용업계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1) 자산운용업계의 운용자산규모는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공ㆍ사모펀드와 투자일임의 합계로 정의하며, 펀드 순자산총액과 투자일임 평가액을 기준으로 각각 집계하였다.
2) 2024년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관계로 1~3분기 자료를 연율화하여 이를 추정하였다.
3) 김재칠ㆍ권민경, 2025, 『ETF시장의 상품구조 변화와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5-02.
4) 권민경, 2024, 공모부동산펀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독일 사례를 중심으로,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4-23호.
5) 호주의 퇴직연금기금(Superannuation Funds)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시현하고 있으며, 특히 경쟁을 통해 기금 순자산 규모가 확대될수록 장기수익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