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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증권예탁기관의 탈중앙화 플랫폼 Composer X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2025-10호 2025.05.12
요약
2025년 2월 4일 미국의 중앙증권예탁기관인 DTCC는 디지털자산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통합 관리하는 종합 플랫폼인 ‘Composer X’를 공식 출시하였다. DTCC의 Composer X는 디지털자산의 발행부터 유통, 관리, 보고에 이르기까지 전체 수명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이다. 전 세계 대표적인 ‘중앙화된’ 증권예탁기관인 DTCC가 ‘탈중앙화’ 플랫폼인 Composer X를 개발한 이유는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의 확대에 따라 급속히 팽창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전통 금융과 융합하고 분산원장의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함이다.
Composer X는 탈중앙화 금융(DeFi)과 전통 금융(TradFi)을 결합한 기관형 DeFi 모델로서 혁신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느린 결제 속도, 유동성 부족, 높은 중개 비용, 운영상 거래위험 등 전통 금융의 단점을 보완하는 플랫폼으로서, DTCC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금융시장인프라 혁신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국내 금융시장인프라 기관들은 Composer X와 같은 디지털자산 관리 통합 솔루션 개발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금융시장인프라 기관의 디지털자산시장 인프라 육성을 지원하고, 국내 디지털자산 혁신기업이 해당 인프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 관련 법률 제정이 지연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들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해외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Composer X는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기술 인프라, 토큰화 효과 검증, 이해관계자 통합, 규제준수에 있어서의 역량 부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omposer X는 탈중앙화 금융(DeFi)과 전통 금융(TradFi)을 결합한 기관형 DeFi 모델로서 혁신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느린 결제 속도, 유동성 부족, 높은 중개 비용, 운영상 거래위험 등 전통 금융의 단점을 보완하는 플랫폼으로서, DTCC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금융시장인프라 혁신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국내 금융시장인프라 기관들은 Composer X와 같은 디지털자산 관리 통합 솔루션 개발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금융시장인프라 기관의 디지털자산시장 인프라 육성을 지원하고, 국내 디지털자산 혁신기업이 해당 인프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 관련 법률 제정이 지연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들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해외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Composer X는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기술 인프라, 토큰화 효과 검증, 이해관계자 통합, 규제준수에 있어서의 역량 부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언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0일 출범 후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3일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가상자산 정책의 주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인 ‘디지털금융기술에 있어서의 미국 리더십 강화’1)를 발표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관련 행정명령(EO 14067)을 폐기하였다. 또한 백악관 암호자산 고문(Crypto Czar), 재무장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을 친가상자산 성향의 인사들로 임명하였고, 해당 인사들은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 의원들도 가상자산 기본법안, 스테이블코인 법안 등을 발의하며 입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관 중 하나가 중앙증권예탁기관인 DTCC(Depository Trust and Clearing Corporation)이다.
처음에는 분산원장기술(DLT)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DTCC는 점차 이를 수용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갔다. DTCC는 2019년 사모시장의 디지털증권관리(DSM) 플랫폼 구축을 시작하였고, 2020년 주식결제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DLT 기반 결제를 위한 프로젝트 Ion을 추진하였으며, 2022년 CBDC를 결제 수단으로 하는 아토믹 결제(atomic settlement)를 위한 프로젝트 Lithium을 시행하였다. 2023년 12월 DTCC는 디지털자산 인프라 개발회사인 Securrency를 인수함으로써 STO(Security Token Offering) 발행 플랫폼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이러한 그간의 역량을 결집하여 2025년 2월 4일 DTCC는 디지털자산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을 통합 관리하는 종합 플랫폼인 Composer X를 공식 출시하였다. 본고에서는 Composer X의 개념과 구조, 구성요소의 유기적 기능과 효용을 분석하고, 실제 활용 사례를 살펴본 후, 국내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Composer X의 개념 및 구조
DTCC의 Composer X는 디지털자산의 발행부터 유통, 관리(준법감시 포함), 보고에 이르기까지 전체 수명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이다. 전 세계 대표적인 ‘중앙화된’ 증권예탁기관(Central Securities Depository)인 DTCC가 ‘탈중앙화’ 플랫폼인 Composer X를 개발한 이유는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의 확대에 따라 팽창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전통 금융(이하 ‘TradFi’)과 융합하고 분산원장의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함이다. Composer X는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토콜과의 호환과 기존 전통(legacy) 금융시스템과의 통합을 통해 급변하는 디지털자산시장 환경에 유연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으며 전통 금융시장 수준의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계약을 기반으로 거래 및 규제준수를 자동화함으로써 거래비용과 법적 위험을 크게 낮추고 거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Composer X는 토큰화된 상품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CMP(Capital Markets Platform), 자산 토큰의 발행과 데이터 관리를 담당하는 엔진인 Factory, 거래ㆍ포지션 데이터의 분석ㆍ보고 플랫폼인 LedgerScan으로 구성된다. CMP, Factory, LedgerScan은 상호 연계되어 통합 생태계를 형성한다. 아래 그림은 Composer X의 구조를 나타낸다.
Composer X Factory
Composer X Factory는 자산의 메타데이터(주요 데이터의 부가 정보)와 규제 조건을 내장한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2)을 생성하고, 이를 멀티체인 환경에서 자동화된 방식으로 발행ㆍ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토큰화 엔진이다. Factory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발행, 소각, 회수 및 동결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계약에 기반하여 자산 토큰을 발행한다. Factory가 발행한 토큰화 자산은 이더리움 표준(ERC-3643, ERC-20 등)의 확장성과 이더리움 가상머신(이하 ‘EVM’)의 호환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둘째, 외부 데이터 소스(이자율, 신용등급 등)와의 연동을 통해 스마트계약 오라클을 생성한다. 이러한 온체인 참조 오라클은 Composer X가 기존 금융 인프라와 연계되어 전통 금융시장 데이터와 디지털자산 데이터의 통합적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토큰에 자산의 법적 권리, 소유 기록, 규제 정보 등을 직접 저장하는 메타데이터 임베딩3) 기술을 사용하여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의 활용도를 높인다. 이렇게 하면 부동산 토큰에는 등기부 정보를, 채권 토큰에는 이자 지급 조건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담을 수 있다. 또한 특정 데이터 필드(투자자 실명 정보 등) 접근 권한을 규제당국 등에만 부여하여 개인정보보호를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RBAC(Role-Based Access Control) 권한 설정을 한다. 넷째, 다층 구조의 디지털 증권이나 자동으로 담보를 관리하는 시스템 같은 복잡한 금융 상품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이러한 도구는 EVM 호환성을 기반으로 하여,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결제가 이루어지거나 이익금이 자동으로 나눠지는 기능을 코드로 구현할 수 있게 한다.
Composer X CMP
Composer X CMP는 토큰화된 자산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고 디지털자산 시스템과 전통적 금융시스템 간의 통합적 브릿지(교량) 역할을 하는 Composer X의 운영 허브이다. CMP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토큰화 자산의 발행-유통-관리-상환의 라이프사이클을 포괄적으로 투명하게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관리한다. 토큰화 자산의 라이프사이클 관리가 자동화되고 통합된 방식으로 이루어짐으로써, CMP는 전통적 펀드 관리 시스템에 비해 효율성을 제고한다. 관리 자동화의 예시로 배당금 지급 등 기업활동(corporate action)의 자동화를 들 수 있으며, 관리 통합화의 예시로 투자자 온보딩 통합 관리(KYC, AML 등 포함)를 들 수 있다. 둘째, 토큰화된 지급수단(스테이블코인, 예금토큰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 아토믹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CMP는 토큰화 자산과 지급수단에 대해 에스크로(escrow) 메커니즘을 설정하고, 양쪽 토큰화 자산이 동시에 교환되도록 보장하는 스마트계약을 실행한다. 또한 실시간 자동화된 결제를 지원함으로써 결제의 안정성과 확장성(국제거래 등)을 향상시킨다. 셋째, 블록체인(온체인)에서 얻은 데이터에 외부(오프체인)의 추가 정보를 덧붙여서, 계정 구조로 온체인 데이터를 구성하여 통합 보고 및 분석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CMP는 Web3와 전통적 금융시스템 간의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온체인상의 디지털자산 라이프사이클 관리체계에 TradFi의 중간 및 백오피스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넷째, 자동 컴플라이언스에 관한 자체 특허 기술인 CATF(Compliance Aware Token Framework)를 활용하여 실시간 매 거래시 자동화된 다중관할권 규제준수를 검증하고 집행한다. CATF는 지갑의 자격 증명이 토큰의 내장된 규제 및 거래 규칙을 충족할 때만 거래가 실행되도록 함으로써 법규 위반을 방지하고 규제 위험을 낮춘다. 또한 분산형 신원증명(DID)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 규정(EU의 GDPR 등) 준수를 가능하게 한다.
Composer X LedgerScan
Composer X LedgerScan은 자산토큰의 온체인 거래 정보와 TradFi의 오프체인 거래 정보를 연결하며 데이터 집계, 분석, 보고 및 통합 기능을 담당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4)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다. LedgerScan을 통해 운영자는 각 계정의 보유 현황과 거래량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으며, 토큰 가치 및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LedgerScan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자산 활동을 포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보고한다. 24시간 글로벌하게 운영되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맞춰 모든 EVM 호환 블록체인의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가져와 자산 가치와 소유권을 즉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둘째, 블록체인에 기록된 온체인 데이터에 추가적인 오프체인 정보(거래 컨텍스트 정보 포함)를 결합한 후 클라우드 웨어하우스에 통합하고 온·오프체인 인프라 간의 정보 차이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또한 블록체인 지갑과 실제 권리자 간의 권리관계를 통합하며, 관리자가 디지털자산에 대한 ‘좋은 통제 위치’(good control location)에 있도록 한다. 셋째, 비표준 온체인 데이터를 공통 금융 형식으로 정규화하고 계정 구조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통합적 보고 및 분석이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자산 정보를 기존 회계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여, 디지털자산과 기존 재무기록을 함께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제3자 기관 가격 데이터 피드를 통합하여 실시간 및 과거 가격 정보를 추적하고 디지털 토큰의 실제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게 한다.5) 넷째, 온ㆍ오프체인에서 발생한 모든 토큰화 자산 거래와 기업활동 이벤트에 대해, 변경 불가능한 타임스탬프와 실행 주체 정보를 포함한 감사 추적(audit trail)을 생성ㆍ저장한다. 이러한 감사 추적 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통합되어, 실시간으로 집계ㆍ정규화되고 규제 보고 및 시스템 복구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기록으로 활용된다.
Composer X 핵심 구성요소의 유기적 기능과 효용
DTCC Composer X의 핵심 요소인 Factory, CMP, LedgerScan은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토큰화 자산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자동화하고 규제준수를 강화한다. Factory는 토큰 발행 및 거래조건을 설정하고, CMP에서 투자자 온보딩과 토큰 배포 및 기업활동을 처리하고, LedgerScan은 거래 내역을 집계하고 통합적으로 보고하는 유기적 워크플로우를 가진다. Composer X의 효용은 TradFi와 DeFi(탈중앙화 금융)를 연결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DeFi는 현재 제도적, 기술적, 시장환경적 한계로 인해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Composer X는 DeFi에 TradFi 기능을 결합한 혼합형(hybrid) 인프라 모델을 통해 아래 표와 같이 DeFi의 고유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있다.
현재 DeFi 문제점에 대한 Composer X의 솔루션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예를 들어, 후술하는 WisdomTree는 Composer X 기반의 멀티체인 접근법을 통해 13개의 토큰화 펀드에 대한 통합 유동성 풀을 생성함으로써 유동성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였다. 일본 증권청산기구(JSCC)는 DTCC와 함께 Composer X 기반 디지털 런치패드를 활용해 멀티체인에서 발행된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는 개념증명(PoC)을 공동 추진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DLT 기반의 스마트 계약을 통해 담보 교환의 상호운용성을 구현하고, 데이터 사일로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를 입증하였다.7)
Composer X의 활용 사례: WisdomTree의 펀드 토큰화
Composer X는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인 WisdomTree가 RWA(Real World Asset)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WisdomTree는 Composer X의 핵심 구성요소인 Factory, CMP, LedgerScan을 통해 펀드 토큰화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온체인과 오프체인 시스템을 통합하여 고도화된 자산 운용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WisdomTree는 토큰화 엔진인 Factory를 통해 펀드를 자기설명형 방식으로 토큰화하고 동일 플랫폼에서의 토큰화 펀드 간 상호운용성을 높였다. 2025년 4월 3일 기준 WisdomTree는 Factory를 통해 토큰화 펀드 13종을 발행하였으며, 해당 펀드는 5개 블록체인 네트워크(Ethereum, Arbitrum, Avalanche, Base, Optimism)에서 유통되고 있다.8) 이처럼 Factory를 활용한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 발행을 통해, WisdomTree는 BlackRock의 BUIDL과 같은 단일 토큰화 펀드 전략이 아닌 다양한 토큰화 펀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WisdomTree는 CMP를 활용하여 토큰화된 펀드의 투자자 온보딩(KYC, AML), 권리이전9), 자동 결제 기능을 통합 수행한다. 또한 펀드 거래시 자동 규제준수 프로그램인 CATF를 기반으로 내재된 규제 요건을 실시간으로 검증한다. 일반투자자를 위한 앱인 WisdomTree Prime과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즈니스용 플랫폼인 WisdomTree Connect는 CMP를 통해 기관의 대량 거래와 일반투자자의 소규모 거래를 하나의 통합된 시장 환경에서 자동화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WisdomTree는 LedgerScan을 활용하여 CMP 기반 거래 활동에 대한 통합된 데이터 시각화와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인다. LedgerScan은 다양한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거래 데이터를 통합·표준화하고, Chainlink 오라클과 연동해 실시간 가격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실시간 순자산가치(NAV), ESG 보고, 맞춤형 포트폴리오 분석 등 정교한 데이터 보고 체계를 구현한다. 아울러 온체인과 오프체인 간 거래 기록을 자동으로 대조ㆍ조정하여 권리관계 불일치나 데이터 오류를 최소화하고, 감사 추적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규제 대응 역량도 함께 제고하고 있다.
Composer X에 힘입어 WisdomTree 토큰화 펀드의 운용자산(AUM)은 2024년말 3천1백만 달러에서 2025년 1분기말 1억3천2백만 달러로 4배 이상 급증하였다.10)
결어
미국 DTCC는 탈중앙화 토큰 경제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SD(Central Securities Depository)로서의 위상과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Composer X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Composer X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미국의 블록체인 기반 달러 패권 강화 전략에 기여한다. 첫째, CMP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동시결제(DvP)는 미국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지급수단으로서의 확산을 돕는다. 둘째, 컴플라이언스 자동화 프로그램인 CATF는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거래에 있어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Composer X를 통한 실시간 거래 데이터 투명성 강화는 미국 달러 체제의 우회를 방지할 수 있다.
Composer X는 DeFi와 TradFi를 결합한 기관형 DeFi 모델로서 혁신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느린 결제 속도, 유동성 부족, 높은 중개 비용, 운영상 거래위험 등 TradFi의 단점을 보완하는 플랫폼으로서, DTCC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금융시장인프라(이하 ‘FMI’) 혁신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Composer X는 멀티체인 환경에서 다양한 토큰화 자산의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는 개방형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어, 중소형 디지털자산 혁신기업들을 위한 인프라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국내 FMI 기관들은 Composer X와 같은 디지털자산 통합관리 솔루션 개발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본 JSCC가 DTCC의 디지털 런치패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과 같이,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표준화 작업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디지털자산시장 인프라 육성을 지원하고, 국내 디지털자산 혁신기업의 인프라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디지털자산시장(토큰증권, 가상자산 포함) 관련 입법이 지연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들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해외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Composer X는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기술 인프라, 토큰화 효과 검증, 이해관계자 통합, 규제준수에 있어서의 역량 부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Executive Order, 2025, Strengthening American Leadership in Digital Financial Technology.
2) 자기설명형(self-describing) 스마트 토큰이란 토큰 자체가 거래에 필요한 모든 필수 정보(소유 기록, 규제 정보 등)를 내장하고 있는 디지털자산이다.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에는 메타데이터와 실행 코드가 첨부된다.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은 기본 가치를 담고 있는 자산 레이어(layer), 거래 제한 등을 포함하는 규칙 레이어, 거래기록을 포함하는 상태 레이어라는 3대 핵심 레이어로 구성된다.
3) 메타데이터 임베딩(embedding)은 이더리움 기반의 ERC-3643 표준을 사용하여 자산별 특화 데이터 스키마(배당 지급 주기, 권리 행사 기간 등)를 토큰 메타데이터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 스키마(data schema)란 데이터가 어떻게 구성되고 저장되는지에 관한 구조적 정의이다. 데이터 스키마는 데이터 구조를 명확하게 정의하여 효율적 데이터 관리를 하기 위해 필요하다.
4) SaaS란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을 통해 온디멘드(on-demand)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모델이다. 기존에는 소프트웨어를 사용자가 직접 구매하여 자신의 컴퓨터나 서버에 설치해야 했지만, SaaS는 인터넷만 있으면 사용자가 바로 접속해서 쓸 수 있는 방식이다.
5) 이러한 LedgerScan의 기능은 투자 결정, 리스크 관리, 담보 최적화 등에 필요한 종합적인 뷰(view)를 제공한다.
6)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의 데이터 사일로(Data Silo)란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나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저장ㆍ관리하여, 해당 데이터가 서로 연결되지 않고 분리ㆍ격리된 상태를 의미한다. 데이터 사일로는 DeFi가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부족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질적 문제이다.
7) DTCC, 2024, Transforming Collateral Management with Digital Assets: A DTCC Digital Launchpad Collaboration with Japanese Securities Clearing Corporation (JSCC).
8) WisdomTree, 2025. 4. 3, WisdomTree Connect™ now offers 13 tokenized funds across Ethereum, Arbitrum, Avalanche, Base and Optimism, Press Release.
9) WisdomTree의 토큰화 펀드 권리이전의 기록은 명의개서대리인인 ‘WisdomTree Transfers’의 오프체인 공식 원장과 블록체인(Stellar, Ethereum 등) 온체인의 보조 원장으로 이원화되어 관리된다. WisdomTree는 Composer X의 LedgerScan을 통해 이원화된 장부를 조정하고 권리관계를 일치시킨다.
10) WisdomTree, 2025. 5. 2, Presentation: Earnings release(Q1 2025), p.13.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0일 출범 후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3일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가상자산 정책의 주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인 ‘디지털금융기술에 있어서의 미국 리더십 강화’1)를 발표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관련 행정명령(EO 14067)을 폐기하였다. 또한 백악관 암호자산 고문(Crypto Czar), 재무장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을 친가상자산 성향의 인사들로 임명하였고, 해당 인사들은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 의원들도 가상자산 기본법안, 스테이블코인 법안 등을 발의하며 입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관 중 하나가 중앙증권예탁기관인 DTCC(Depository Trust and Clearing Corporation)이다.
처음에는 분산원장기술(DLT)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DTCC는 점차 이를 수용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갔다. DTCC는 2019년 사모시장의 디지털증권관리(DSM) 플랫폼 구축을 시작하였고, 2020년 주식결제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DLT 기반 결제를 위한 프로젝트 Ion을 추진하였으며, 2022년 CBDC를 결제 수단으로 하는 아토믹 결제(atomic settlement)를 위한 프로젝트 Lithium을 시행하였다. 2023년 12월 DTCC는 디지털자산 인프라 개발회사인 Securrency를 인수함으로써 STO(Security Token Offering) 발행 플랫폼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이러한 그간의 역량을 결집하여 2025년 2월 4일 DTCC는 디지털자산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을 통합 관리하는 종합 플랫폼인 Composer X를 공식 출시하였다. 본고에서는 Composer X의 개념과 구조, 구성요소의 유기적 기능과 효용을 분석하고, 실제 활용 사례를 살펴본 후, 국내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Composer X의 개념 및 구조
DTCC의 Composer X는 디지털자산의 발행부터 유통, 관리(준법감시 포함), 보고에 이르기까지 전체 수명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이다. 전 세계 대표적인 ‘중앙화된’ 증권예탁기관(Central Securities Depository)인 DTCC가 ‘탈중앙화’ 플랫폼인 Composer X를 개발한 이유는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의 확대에 따라 팽창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전통 금융(이하 ‘TradFi’)과 융합하고 분산원장의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함이다. Composer X는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토콜과의 호환과 기존 전통(legacy) 금융시스템과의 통합을 통해 급변하는 디지털자산시장 환경에 유연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으며 전통 금융시장 수준의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계약을 기반으로 거래 및 규제준수를 자동화함으로써 거래비용과 법적 위험을 크게 낮추고 거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Composer X는 토큰화된 상품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CMP(Capital Markets Platform), 자산 토큰의 발행과 데이터 관리를 담당하는 엔진인 Factory, 거래ㆍ포지션 데이터의 분석ㆍ보고 플랫폼인 LedgerScan으로 구성된다. CMP, Factory, LedgerScan은 상호 연계되어 통합 생태계를 형성한다. 아래 그림은 Composer X의 구조를 나타낸다.

Composer X Factory
Composer X Factory는 자산의 메타데이터(주요 데이터의 부가 정보)와 규제 조건을 내장한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2)을 생성하고, 이를 멀티체인 환경에서 자동화된 방식으로 발행ㆍ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토큰화 엔진이다. Factory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발행, 소각, 회수 및 동결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계약에 기반하여 자산 토큰을 발행한다. Factory가 발행한 토큰화 자산은 이더리움 표준(ERC-3643, ERC-20 등)의 확장성과 이더리움 가상머신(이하 ‘EVM’)의 호환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둘째, 외부 데이터 소스(이자율, 신용등급 등)와의 연동을 통해 스마트계약 오라클을 생성한다. 이러한 온체인 참조 오라클은 Composer X가 기존 금융 인프라와 연계되어 전통 금융시장 데이터와 디지털자산 데이터의 통합적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토큰에 자산의 법적 권리, 소유 기록, 규제 정보 등을 직접 저장하는 메타데이터 임베딩3) 기술을 사용하여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의 활용도를 높인다. 이렇게 하면 부동산 토큰에는 등기부 정보를, 채권 토큰에는 이자 지급 조건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담을 수 있다. 또한 특정 데이터 필드(투자자 실명 정보 등) 접근 권한을 규제당국 등에만 부여하여 개인정보보호를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RBAC(Role-Based Access Control) 권한 설정을 한다. 넷째, 다층 구조의 디지털 증권이나 자동으로 담보를 관리하는 시스템 같은 복잡한 금융 상품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이러한 도구는 EVM 호환성을 기반으로 하여,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결제가 이루어지거나 이익금이 자동으로 나눠지는 기능을 코드로 구현할 수 있게 한다.
Composer X CMP
Composer X CMP는 토큰화된 자산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고 디지털자산 시스템과 전통적 금융시스템 간의 통합적 브릿지(교량) 역할을 하는 Composer X의 운영 허브이다. CMP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토큰화 자산의 발행-유통-관리-상환의 라이프사이클을 포괄적으로 투명하게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관리한다. 토큰화 자산의 라이프사이클 관리가 자동화되고 통합된 방식으로 이루어짐으로써, CMP는 전통적 펀드 관리 시스템에 비해 효율성을 제고한다. 관리 자동화의 예시로 배당금 지급 등 기업활동(corporate action)의 자동화를 들 수 있으며, 관리 통합화의 예시로 투자자 온보딩 통합 관리(KYC, AML 등 포함)를 들 수 있다. 둘째, 토큰화된 지급수단(스테이블코인, 예금토큰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 아토믹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CMP는 토큰화 자산과 지급수단에 대해 에스크로(escrow) 메커니즘을 설정하고, 양쪽 토큰화 자산이 동시에 교환되도록 보장하는 스마트계약을 실행한다. 또한 실시간 자동화된 결제를 지원함으로써 결제의 안정성과 확장성(국제거래 등)을 향상시킨다. 셋째, 블록체인(온체인)에서 얻은 데이터에 외부(오프체인)의 추가 정보를 덧붙여서, 계정 구조로 온체인 데이터를 구성하여 통합 보고 및 분석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CMP는 Web3와 전통적 금융시스템 간의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온체인상의 디지털자산 라이프사이클 관리체계에 TradFi의 중간 및 백오피스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넷째, 자동 컴플라이언스에 관한 자체 특허 기술인 CATF(Compliance Aware Token Framework)를 활용하여 실시간 매 거래시 자동화된 다중관할권 규제준수를 검증하고 집행한다. CATF는 지갑의 자격 증명이 토큰의 내장된 규제 및 거래 규칙을 충족할 때만 거래가 실행되도록 함으로써 법규 위반을 방지하고 규제 위험을 낮춘다. 또한 분산형 신원증명(DID)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 규정(EU의 GDPR 등) 준수를 가능하게 한다.
Composer X LedgerScan
Composer X LedgerScan은 자산토큰의 온체인 거래 정보와 TradFi의 오프체인 거래 정보를 연결하며 데이터 집계, 분석, 보고 및 통합 기능을 담당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4)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다. LedgerScan을 통해 운영자는 각 계정의 보유 현황과 거래량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으며, 토큰 가치 및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LedgerScan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자산 활동을 포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보고한다. 24시간 글로벌하게 운영되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맞춰 모든 EVM 호환 블록체인의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가져와 자산 가치와 소유권을 즉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둘째, 블록체인에 기록된 온체인 데이터에 추가적인 오프체인 정보(거래 컨텍스트 정보 포함)를 결합한 후 클라우드 웨어하우스에 통합하고 온·오프체인 인프라 간의 정보 차이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또한 블록체인 지갑과 실제 권리자 간의 권리관계를 통합하며, 관리자가 디지털자산에 대한 ‘좋은 통제 위치’(good control location)에 있도록 한다. 셋째, 비표준 온체인 데이터를 공통 금융 형식으로 정규화하고 계정 구조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통합적 보고 및 분석이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자산 정보를 기존 회계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여, 디지털자산과 기존 재무기록을 함께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제3자 기관 가격 데이터 피드를 통합하여 실시간 및 과거 가격 정보를 추적하고 디지털 토큰의 실제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게 한다.5) 넷째, 온ㆍ오프체인에서 발생한 모든 토큰화 자산 거래와 기업활동 이벤트에 대해, 변경 불가능한 타임스탬프와 실행 주체 정보를 포함한 감사 추적(audit trail)을 생성ㆍ저장한다. 이러한 감사 추적 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통합되어, 실시간으로 집계ㆍ정규화되고 규제 보고 및 시스템 복구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기록으로 활용된다.
Composer X 핵심 구성요소의 유기적 기능과 효용
DTCC Composer X의 핵심 요소인 Factory, CMP, LedgerScan은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토큰화 자산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자동화하고 규제준수를 강화한다. Factory는 토큰 발행 및 거래조건을 설정하고, CMP에서 투자자 온보딩과 토큰 배포 및 기업활동을 처리하고, LedgerScan은 거래 내역을 집계하고 통합적으로 보고하는 유기적 워크플로우를 가진다. Composer X의 효용은 TradFi와 DeFi(탈중앙화 금융)를 연결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DeFi는 현재 제도적, 기술적, 시장환경적 한계로 인해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Composer X는 DeFi에 TradFi 기능을 결합한 혼합형(hybrid) 인프라 모델을 통해 아래 표와 같이 DeFi의 고유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있다.

현재 DeFi 문제점에 대한 Composer X의 솔루션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예를 들어, 후술하는 WisdomTree는 Composer X 기반의 멀티체인 접근법을 통해 13개의 토큰화 펀드에 대한 통합 유동성 풀을 생성함으로써 유동성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였다. 일본 증권청산기구(JSCC)는 DTCC와 함께 Composer X 기반 디지털 런치패드를 활용해 멀티체인에서 발행된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는 개념증명(PoC)을 공동 추진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DLT 기반의 스마트 계약을 통해 담보 교환의 상호운용성을 구현하고, 데이터 사일로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를 입증하였다.7)
Composer X의 활용 사례: WisdomTree의 펀드 토큰화
Composer X는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인 WisdomTree가 RWA(Real World Asset)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WisdomTree는 Composer X의 핵심 구성요소인 Factory, CMP, LedgerScan을 통해 펀드 토큰화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온체인과 오프체인 시스템을 통합하여 고도화된 자산 운용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WisdomTree는 토큰화 엔진인 Factory를 통해 펀드를 자기설명형 방식으로 토큰화하고 동일 플랫폼에서의 토큰화 펀드 간 상호운용성을 높였다. 2025년 4월 3일 기준 WisdomTree는 Factory를 통해 토큰화 펀드 13종을 발행하였으며, 해당 펀드는 5개 블록체인 네트워크(Ethereum, Arbitrum, Avalanche, Base, Optimism)에서 유통되고 있다.8) 이처럼 Factory를 활용한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 발행을 통해, WisdomTree는 BlackRock의 BUIDL과 같은 단일 토큰화 펀드 전략이 아닌 다양한 토큰화 펀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WisdomTree는 CMP를 활용하여 토큰화된 펀드의 투자자 온보딩(KYC, AML), 권리이전9), 자동 결제 기능을 통합 수행한다. 또한 펀드 거래시 자동 규제준수 프로그램인 CATF를 기반으로 내재된 규제 요건을 실시간으로 검증한다. 일반투자자를 위한 앱인 WisdomTree Prime과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즈니스용 플랫폼인 WisdomTree Connect는 CMP를 통해 기관의 대량 거래와 일반투자자의 소규모 거래를 하나의 통합된 시장 환경에서 자동화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WisdomTree는 LedgerScan을 활용하여 CMP 기반 거래 활동에 대한 통합된 데이터 시각화와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인다. LedgerScan은 다양한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거래 데이터를 통합·표준화하고, Chainlink 오라클과 연동해 실시간 가격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실시간 순자산가치(NAV), ESG 보고, 맞춤형 포트폴리오 분석 등 정교한 데이터 보고 체계를 구현한다. 아울러 온체인과 오프체인 간 거래 기록을 자동으로 대조ㆍ조정하여 권리관계 불일치나 데이터 오류를 최소화하고, 감사 추적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규제 대응 역량도 함께 제고하고 있다.
Composer X에 힘입어 WisdomTree 토큰화 펀드의 운용자산(AUM)은 2024년말 3천1백만 달러에서 2025년 1분기말 1억3천2백만 달러로 4배 이상 급증하였다.10)
결어
미국 DTCC는 탈중앙화 토큰 경제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SD(Central Securities Depository)로서의 위상과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Composer X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Composer X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미국의 블록체인 기반 달러 패권 강화 전략에 기여한다. 첫째, CMP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동시결제(DvP)는 미국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지급수단으로서의 확산을 돕는다. 둘째, 컴플라이언스 자동화 프로그램인 CATF는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거래에 있어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Composer X를 통한 실시간 거래 데이터 투명성 강화는 미국 달러 체제의 우회를 방지할 수 있다.
Composer X는 DeFi와 TradFi를 결합한 기관형 DeFi 모델로서 혁신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느린 결제 속도, 유동성 부족, 높은 중개 비용, 운영상 거래위험 등 TradFi의 단점을 보완하는 플랫폼으로서, DTCC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금융시장인프라(이하 ‘FMI’) 혁신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Composer X는 멀티체인 환경에서 다양한 토큰화 자산의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는 개방형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어, 중소형 디지털자산 혁신기업들을 위한 인프라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국내 FMI 기관들은 Composer X와 같은 디지털자산 통합관리 솔루션 개발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본 JSCC가 DTCC의 디지털 런치패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과 같이,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표준화 작업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디지털자산시장 인프라 육성을 지원하고, 국내 디지털자산 혁신기업의 인프라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디지털자산시장(토큰증권, 가상자산 포함) 관련 입법이 지연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들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해외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Composer X는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기술 인프라, 토큰화 효과 검증, 이해관계자 통합, 규제준수에 있어서의 역량 부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Executive Order, 2025, Strengthening American Leadership in Digital Financial Technology.
2) 자기설명형(self-describing) 스마트 토큰이란 토큰 자체가 거래에 필요한 모든 필수 정보(소유 기록, 규제 정보 등)를 내장하고 있는 디지털자산이다.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에는 메타데이터와 실행 코드가 첨부된다. 자기설명형 스마트 토큰은 기본 가치를 담고 있는 자산 레이어(layer), 거래 제한 등을 포함하는 규칙 레이어, 거래기록을 포함하는 상태 레이어라는 3대 핵심 레이어로 구성된다.
3) 메타데이터 임베딩(embedding)은 이더리움 기반의 ERC-3643 표준을 사용하여 자산별 특화 데이터 스키마(배당 지급 주기, 권리 행사 기간 등)를 토큰 메타데이터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 스키마(data schema)란 데이터가 어떻게 구성되고 저장되는지에 관한 구조적 정의이다. 데이터 스키마는 데이터 구조를 명확하게 정의하여 효율적 데이터 관리를 하기 위해 필요하다.
4) SaaS란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을 통해 온디멘드(on-demand)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모델이다. 기존에는 소프트웨어를 사용자가 직접 구매하여 자신의 컴퓨터나 서버에 설치해야 했지만, SaaS는 인터넷만 있으면 사용자가 바로 접속해서 쓸 수 있는 방식이다.
5) 이러한 LedgerScan의 기능은 투자 결정, 리스크 관리, 담보 최적화 등에 필요한 종합적인 뷰(view)를 제공한다.
6)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의 데이터 사일로(Data Silo)란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나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저장ㆍ관리하여, 해당 데이터가 서로 연결되지 않고 분리ㆍ격리된 상태를 의미한다. 데이터 사일로는 DeFi가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부족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질적 문제이다.
7) DTCC, 2024, Transforming Collateral Management with Digital Assets: A DTCC Digital Launchpad Collaboration with Japanese Securities Clearing Corporation (JSCC).
8) WisdomTree, 2025. 4. 3, WisdomTree Connect™ now offers 13 tokenized funds across Ethereum, Arbitrum, Avalanche, Base and Optimism, Press Release.
9) WisdomTree의 토큰화 펀드 권리이전의 기록은 명의개서대리인인 ‘WisdomTree Transfers’의 오프체인 공식 원장과 블록체인(Stellar, Ethereum 등) 온체인의 보조 원장으로 이원화되어 관리된다. WisdomTree는 Composer X의 LedgerScan을 통해 이원화된 장부를 조정하고 권리관계를 일치시킨다.
10) WisdomTree, 2025. 5. 2, Presentation: Earnings release(Q1 2025),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