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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외환부문 영향과 정합성 제고 방향
2025-18호 2025.09.01
요약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금융혁신 기대와 함께 외환안정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자본유출의 구체적인 경로를 찾기 어렵고 코인런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외환안정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코인거래의 특성상 다수의 개인들이 외환시스템을 우회하여 신속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국경간 이전거래에 가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외환정책과의 정합성 제고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을 위해서는 글로벌 확장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므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적 신뢰 구축과 더불어 원화 국제화를 통한 다양한 원화수요 기반 확대가 긴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금년 7월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통과되고 주요국들도 입법준비에 나서면서 디지털 지급결제수단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정부 정책과제의 하나인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입법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갖는 신속성, 투명성, 저비용 등 금융혁신에 대한 기대로 이의 활용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싸고 외환부문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통화와 함께 외환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로의 자본유출 통로로 작용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어려워지므로 현재의 외환관리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1)도 대두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우리나라 외환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후 현재의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 제고 과제와 글로벌 확장성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하였다.
외환부문 안정성에 대한 영향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시 외자유출2) 가능성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부재한 현재에는 국내에서 달러화기반 스테이블코인(예: 테더(USDT))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테더와의 교환과 국내 공급이 미달러화를 대가로 이루어진다. 해외의 테더 매도자는 궁극적으로 코인에 대한 대가를 미달러화로 수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즉, 거주자가 테더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원화와 미달러화의 환전이 일어나고 미달러화는 다시 테더와 교환되므로 외자유출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ㆍ유통되어 테더와 교환될 경우에는 미달러화를 대신하여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테더와 교환됨으로써 국내 보유 미달러화의 유출 가능성은 제거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뿐만 아니라 해외거래소에도 상장되어 테더와의 교환이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로 한다.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무분별한 유출로 이어져 자본유출 통로가 된다고 보기도 하나 이는 미달러화에 대한 외자유출과는 성격이 다르며 오히려 우리 경제가 발행 유통한 새로운 대외지급수단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로 확산되면서 디지털 통화를 통해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 대외불확실성이 고조되거나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비정상적인 위기 상황에서는 예상치 못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개인거래자들이 투기적 목적이나 위기시 자본의 해외도피 등을 위해 테더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이를 해외거래소에 예치하거나 개인지갑간 이전 등의 행태를 보이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실질적으로 미달러화와 등가의 효력을 갖는 테더라는 형태의 외자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3) 만약 위기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해외수요가 급감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존재와 상관없이 테더에 대한 수요증가로 미달러화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시장 여건을 보면 역외 원/달러NDF시장을 통해 비거주자의 환투기공격 가능성이 이미 열려있으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에는 NDF거래자와 같은 역외의 기관투자자 중심이 아니라 수많은 국내 개인 코인거래자가 매우 신속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투기적 거래나 불법 거래에 가담할 수 있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외자의 유출입이 외국환은행을 중심으로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외환관리시스템에 새로운 구조변화와 도전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외환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이 국경간 유출입에 일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 한 그 자체가 환율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 즉,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법화인 원화의 가치에 1:1로 연동되고 테더는 미달러화 가치에 연동되므로 적어도 이론적으로 양국간 통화의 교환비율인 환율이 두 코인간(원화스테이블코인: 테더) 가격비율을 결정하며 그 역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만약 스테이블코인이 법화가치와 완벽한 단일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디페깅4)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환율과 스테이블코인간 가격 괴리로 이중가격이 형성되어 법정통화간 교환비율인 환율과 스테이블코인간 교환비율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의 괴리가 통상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두 가격간 차익거래유인이 발생하여 환율이 시장균형가격으로 수렴할 것으로 생각된다.5)
다만, 디페깅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코인런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초래될 경우에는 코인시장의 불안정이 환율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코인 발행사의 신용위험이나 준비자산 관리 부실 등에 따른 코인런 발생시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심리가 확산되며 외환시장에서의 환율결정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환율 영향이라기 보다는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 확대가 환율변동성을 확대하는 상황에 더하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불안이 외환시장으로 전이되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 제고 과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시 외환부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속 입법을 통해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는 대외지급수단 명확화, 국경간 코인유출입 모니터링 강화, 보고체계 정비, 비상시 긴급조치명령권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이후 테더와의 교환이 확산되고 실질적인 대외지급수단으로써의 기능이 확대되는 경우 이를 외국환거래법상 대외지급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현행 외환관리시스템의 규율체계가 적용됨을 의미하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개인지갑간 이전 등을 통해 환치기나 불법거래 만연, 자본도피 수단화 등으로 규제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외지급수단으로의 지정방법은 현행 외국환거래법6) 및 외국환거래규정7)이나 전자금융거래법 등 개별법의 변경을 통해서 가능하다. 아울러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대외지급수단으로 인정되는 경우 대외지급수단의 송금ㆍ수취인의 자격요건이나 금액 한도 등과 관련하여 현 외환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대외지급수단의 지급 및 수령은 원칙적으로 (지정)외국환은행을 통하도록8) 하고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상 가상자산거래소 또는 개인지갑을 이용한 코인간 이전은 외국환은행을 경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환은행과 여타금융기관 등에 대해 외국환업무의 허용범위에 대해 엄격한 차이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 현행 외국환거래법 체계에 변화가 수반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시 해외불법송금이나 자금세탁, 환치기 등을 차단할 필요가 크므로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이전은 거래소를 통한 수탁형지갑(custodial wallet)의 경우와 개인지갑간(non-custodial wallet) 이전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자료징구를 통해 국경간 거래내역을 비교적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소를 통하지 않는 개인지갑간 이전의 경우에는 모니터링 방안을 보다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개인지갑을 통한 이전은 환치기와 거래형태(예: 경상거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지급 등)가 유사하고 불법자금거래에 악용되거나 위기시 투기적 목적을 위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언제든지 용이하게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인지갑 보유 개인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모니터링과 규율을 마련할지에 대한 구상이 필요하다. 그 예로 수탁형지갑에서 개인지갑으로 빠져나간 코인의 경우 국경간 이동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 트레블 룰(travel rule)9)에 대해 보완할 점이 없는지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고빈도 거래나 고액의 해외연계 전송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등록된 주소에 대한 금액한도를 미리 설정하는 등 국경간 코인유출입을 신속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와 같이 파악된 정보는 한국은행이 현재 관리운영 중인 외환전산망을 활용한 보고체계를 통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외환전산망에 대한 보고기관 또는 주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이전에 대해 일차적 거래정보 접근성을 갖는 관련 코인거래소 또는 협회를 지정하고, 개인거래자에 대해서도 트레블 룰을 적용하여 거래소를 통해 한국은행이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외환정보집중기관인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및 거시건전성 안정 목적 달성을 위해 보고 내용, 주기 및 방식 등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하되 획득한 정보를 유관기관에 제공하여 불법거래를 관리토록 하여야 한다.10)
넷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경간 이전에 사용되면서 외환안정성을 저해하는 예상치 못한 비상시에 대비하여 코인거래나 해외이전 등을 제한하는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인의 특성상 다수의 개인이 익명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거래가 이루어짐으로써 그 파급 속도와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발의된 법률안11)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이용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 유지, 금융안정 확보를 위해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가 간 거래 및 지급·수령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조치로 생각되며 이러한 긴급조치명령권의 실질적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ㆍ한국은행ㆍ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 간의 상시적이고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확장성을 위한 정책방향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이후 이의 발행 및 유통 범위가 국내에만 국한된다면 도입 실익이 반감될 수 있으므로 글로벌 확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미달러화 기반의 테더(USDT)나 써클(USDC)이 대부분이며 원화의 국제화가 미흡한 현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적 신뢰 확보와 원화에 대한 다양한 수요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판단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적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시장에서 담보물인 원화예금(또는 원화국채)의 취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원화예금은 해외 금융기관에서 취급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스테이블코인 담보물로써의 효력은 국내에 국한되고 외국인에게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 담보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거래소에 상장되어 테더와 자유로이 교환되면서 장기적으로 국제적 확장성을 갖는데 제약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유럽은 해외발행 스테이블코인의 EU 역내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이의 역내 유통을 위해서는 EU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가상자산규제 기본법안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EU내 유통을 위해서는 준비자산인 원화예금을 EU 내에서 보관 또는 취급해야 함을 시사한다.
원화예금 등 준비자산의 국제적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뉴욕, 런던 등 국제금융중심지에 원화 현물환(spot) 외환시장의 개설을 통해 해외 금융기관에서 원화예금이 취급되도록 하고 원화연계금융상품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 28개국 통화가 누리고 있는 (준)기축통화(vehicle currency) 또는 부분 교환성통화(convertible currency)의 지위에서 배제되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 EU, 일본 등 (준)기축통화국은 물론이고 최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준비 중인 홍콩, 싱가포르 등은 이미 자국통화가 교환성 통화로 거래되고 있다. 역외 원화 현물환시장의 개설은 원화가 부분 교환성통화의 지위를 획득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화 국제화에 있어 큰 진전이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신뢰를 강화하는 방안이라 생각된다.
현재로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해외 수요 및 거래 활성화는 일부 외국인 근로자나 관광객, 문화산업(예: BTS공연) 등을 제외하고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용이한 분야를 중심으로 낮은 비용과 신속한 환전 등이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원화 국제화를 통해 점차 원화의 해외사용 기반을 확충하고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해외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원화 국제화 미흡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걸림돌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장과 원화 국제화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대외지급결제수단으로써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은 전통적인 외환시장을 우회한 디지털 원화의 국제적 수용성 확대를 의미하므로 원화 국제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원화 국제화는 원화가 지급결제 및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써 국제적 신뢰 및 활용도를 가짐을 의미하므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증가시키고 확장성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12)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원화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화의 교환성통화 실현과 더불어 원화 국제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13)
맺음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자본유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오히려 테더의 국내유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달러화의 국외유출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코인런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환율변동성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므로 외환안정성 저하를 이유로 금융혁신에 대한 글로벌 흐름에 역행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코인거래의 특성상 현재의 외환관리시스템을 우회하여 다수의 개인들이 신속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국경간 이전거래에 가담하는 경로가 될 수 있고, 글로벌 불확실성이나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가세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투기적 거래나 불법 거래에 대한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 제고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요 세부과제로는 대외지급수단의 명확화, 모니터링 및 보고체계 강화, 그리고 유사시 긴급명령조치권의 확립 등을 들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로벌 확장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므로 꾸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주요 국제금융중심지에 역외 원화 현물환시장의 개설을 통해 해외 금융기관에서 원화예금이 취급되도록 함으로써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원화 국제화를 전향적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해외에서 원화수요 기반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통한 금융혁신 기대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여 금융선진화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믿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금융혁신의 촉매제가 되어 우리나라의 외환관리시스템이 낡은 체제를 버리고 명실상부한 개방형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규제되지 않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의 환전이 가속화되어 자본유출 통로로 작용하고 전통적인 자본유출입 관리정책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2) 여기서 외자(foreign exchange)란 좁은 의미에서 미달러화 등 국내보유 외화자산을 의미한다.
3) 다만, 이 경우에도 1) 국내에 테더의 대규모 유통이 확산되어 있어야 하고, 2) 위기상황에서도 테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교환에 제약이 없어야 하며, 3) 많은 개인거래자들이 자본도피나 투기적 목적으로 테더에 대한 대규모 가수요가 발생하여야 하므로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미달러화가 아니라 테더의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자본유출과는 구별된다.
4)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당시 이 은행에 예치해 두었던 써클(USDC)의 가치는 미달러화 대비 0.88까지 하락한 바 있다.
5) 다만, 현재 외국인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므로 이러한 차익거래가 아무런 제약 없이 일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6) 외국환거래법 3조 ➀항 4호에서 대외지급수단이란 외국통화, 외국통화로 표시된 지급수단, 그 밖에 표시통화에 관계없이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급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7) 외국환거래규정 1-2 34호 ‘지급수단’이라 함은 법 제3조제1항제3호에서 규정하는 정부지폐ㆍ은행권ㆍ주화ㆍ수표ㆍ우편환ㆍ신용장과 환어음ㆍ약속어음ㆍ상품권ㆍ기타 지급받을 수 있는 내용이 표시된 우편 또는 전신에 의한 지급지시 및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화폐, 선불전자지급수단 등 전자적 방법에 따른 지급수단을 말한다. 다만, 액면가격을 초과하여 매매되는 금화 등은 주화에서 제외한다.
8) 외국환거래법 15조 지급절차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 해외소액송금의 경우에는 외국환거래규정(2-31조 1항)에서 “소액 해외송금업은 금융회사가 아닌 핀테크업체 등 상법상 회사를 통해 동일 인당 일정금액(건당 5000달러, 연간 5만달러) 이하의 해외송금을 허용”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또한 현재 핀테크 규제 완화 목적을 위해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모바일지갑을 통해 원화는 물론 외화의 개인간 해외송금(연 200만원 한도)이 가능하다.
9) 트레블 룰(travel rule)이란 자금세탁 방지 등을 위해 가상자산 송금 시 거래소 간 송신인과 수신인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종의 코인거래실명제라 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100만원 이상의 입출금이 발생하는 경우 적용하고 있다.
10) 현재 국경간 대외지급수단의 유출입은 (지정)외국환은행을 통해 한국은행에 집중되며 한국은행이 이들 정보를 관세청, FIU 등 다양한 이용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11) 안도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안’ 참조
12) 원화 국제화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이승호, 2025, 원화 국제화의 효용 및 리스크에 대한 재고찰과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5-05호’을 참조하기 바란다.
13) 현재 원화 국제화를 가로막고 있는 제도적 요인으로는 비거주자의 원화차입한도(300억원 신고사항), 비거주자간 원화계정간이체 불허, 비거주자 자유원계정의 예치 및 처분사유 제한(자본거래 금지)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싸고 외환부문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통화와 함께 외환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로의 자본유출 통로로 작용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어려워지므로 현재의 외환관리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1)도 대두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우리나라 외환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후 현재의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 제고 과제와 글로벌 확장성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하였다.
외환부문 안정성에 대한 영향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시 외자유출2) 가능성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부재한 현재에는 국내에서 달러화기반 스테이블코인(예: 테더(USDT))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테더와의 교환과 국내 공급이 미달러화를 대가로 이루어진다. 해외의 테더 매도자는 궁극적으로 코인에 대한 대가를 미달러화로 수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즉, 거주자가 테더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원화와 미달러화의 환전이 일어나고 미달러화는 다시 테더와 교환되므로 외자유출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ㆍ유통되어 테더와 교환될 경우에는 미달러화를 대신하여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테더와 교환됨으로써 국내 보유 미달러화의 유출 가능성은 제거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뿐만 아니라 해외거래소에도 상장되어 테더와의 교환이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로 한다.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무분별한 유출로 이어져 자본유출 통로가 된다고 보기도 하나 이는 미달러화에 대한 외자유출과는 성격이 다르며 오히려 우리 경제가 발행 유통한 새로운 대외지급수단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로 확산되면서 디지털 통화를 통해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 대외불확실성이 고조되거나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비정상적인 위기 상황에서는 예상치 못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개인거래자들이 투기적 목적이나 위기시 자본의 해외도피 등을 위해 테더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이를 해외거래소에 예치하거나 개인지갑간 이전 등의 행태를 보이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실질적으로 미달러화와 등가의 효력을 갖는 테더라는 형태의 외자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3) 만약 위기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해외수요가 급감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존재와 상관없이 테더에 대한 수요증가로 미달러화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시장 여건을 보면 역외 원/달러NDF시장을 통해 비거주자의 환투기공격 가능성이 이미 열려있으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에는 NDF거래자와 같은 역외의 기관투자자 중심이 아니라 수많은 국내 개인 코인거래자가 매우 신속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투기적 거래나 불법 거래에 가담할 수 있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외자의 유출입이 외국환은행을 중심으로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외환관리시스템에 새로운 구조변화와 도전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외환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이 국경간 유출입에 일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 한 그 자체가 환율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 즉,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법화인 원화의 가치에 1:1로 연동되고 테더는 미달러화 가치에 연동되므로 적어도 이론적으로 양국간 통화의 교환비율인 환율이 두 코인간(원화스테이블코인: 테더) 가격비율을 결정하며 그 역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만약 스테이블코인이 법화가치와 완벽한 단일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디페깅4)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환율과 스테이블코인간 가격 괴리로 이중가격이 형성되어 법정통화간 교환비율인 환율과 스테이블코인간 교환비율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의 괴리가 통상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두 가격간 차익거래유인이 발생하여 환율이 시장균형가격으로 수렴할 것으로 생각된다.5)
다만, 디페깅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코인런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초래될 경우에는 코인시장의 불안정이 환율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코인 발행사의 신용위험이나 준비자산 관리 부실 등에 따른 코인런 발생시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심리가 확산되며 외환시장에서의 환율결정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환율 영향이라기 보다는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 확대가 환율변동성을 확대하는 상황에 더하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불안이 외환시장으로 전이되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 제고 과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시 외환부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속 입법을 통해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는 대외지급수단 명확화, 국경간 코인유출입 모니터링 강화, 보고체계 정비, 비상시 긴급조치명령권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이후 테더와의 교환이 확산되고 실질적인 대외지급수단으로써의 기능이 확대되는 경우 이를 외국환거래법상 대외지급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현행 외환관리시스템의 규율체계가 적용됨을 의미하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개인지갑간 이전 등을 통해 환치기나 불법거래 만연, 자본도피 수단화 등으로 규제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외지급수단으로의 지정방법은 현행 외국환거래법6) 및 외국환거래규정7)이나 전자금융거래법 등 개별법의 변경을 통해서 가능하다. 아울러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대외지급수단으로 인정되는 경우 대외지급수단의 송금ㆍ수취인의 자격요건이나 금액 한도 등과 관련하여 현 외환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대외지급수단의 지급 및 수령은 원칙적으로 (지정)외국환은행을 통하도록8) 하고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상 가상자산거래소 또는 개인지갑을 이용한 코인간 이전은 외국환은행을 경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환은행과 여타금융기관 등에 대해 외국환업무의 허용범위에 대해 엄격한 차이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 현행 외국환거래법 체계에 변화가 수반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시 해외불법송금이나 자금세탁, 환치기 등을 차단할 필요가 크므로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이전은 거래소를 통한 수탁형지갑(custodial wallet)의 경우와 개인지갑간(non-custodial wallet) 이전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자료징구를 통해 국경간 거래내역을 비교적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소를 통하지 않는 개인지갑간 이전의 경우에는 모니터링 방안을 보다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개인지갑을 통한 이전은 환치기와 거래형태(예: 경상거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지급 등)가 유사하고 불법자금거래에 악용되거나 위기시 투기적 목적을 위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언제든지 용이하게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인지갑 보유 개인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모니터링과 규율을 마련할지에 대한 구상이 필요하다. 그 예로 수탁형지갑에서 개인지갑으로 빠져나간 코인의 경우 국경간 이동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 트레블 룰(travel rule)9)에 대해 보완할 점이 없는지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고빈도 거래나 고액의 해외연계 전송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등록된 주소에 대한 금액한도를 미리 설정하는 등 국경간 코인유출입을 신속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와 같이 파악된 정보는 한국은행이 현재 관리운영 중인 외환전산망을 활용한 보고체계를 통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외환전산망에 대한 보고기관 또는 주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이전에 대해 일차적 거래정보 접근성을 갖는 관련 코인거래소 또는 협회를 지정하고, 개인거래자에 대해서도 트레블 룰을 적용하여 거래소를 통해 한국은행이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외환정보집중기관인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및 거시건전성 안정 목적 달성을 위해 보고 내용, 주기 및 방식 등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하되 획득한 정보를 유관기관에 제공하여 불법거래를 관리토록 하여야 한다.10)
넷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경간 이전에 사용되면서 외환안정성을 저해하는 예상치 못한 비상시에 대비하여 코인거래나 해외이전 등을 제한하는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인의 특성상 다수의 개인이 익명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거래가 이루어짐으로써 그 파급 속도와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발의된 법률안11)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이용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 유지, 금융안정 확보를 위해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가 간 거래 및 지급·수령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조치로 생각되며 이러한 긴급조치명령권의 실질적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ㆍ한국은행ㆍ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 간의 상시적이고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확장성을 위한 정책방향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이후 이의 발행 및 유통 범위가 국내에만 국한된다면 도입 실익이 반감될 수 있으므로 글로벌 확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미달러화 기반의 테더(USDT)나 써클(USDC)이 대부분이며 원화의 국제화가 미흡한 현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적 신뢰 확보와 원화에 대한 다양한 수요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판단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적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시장에서 담보물인 원화예금(또는 원화국채)의 취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원화예금은 해외 금융기관에서 취급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스테이블코인 담보물로써의 효력은 국내에 국한되고 외국인에게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 담보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거래소에 상장되어 테더와 자유로이 교환되면서 장기적으로 국제적 확장성을 갖는데 제약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유럽은 해외발행 스테이블코인의 EU 역내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이의 역내 유통을 위해서는 EU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가상자산규제 기본법안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EU내 유통을 위해서는 준비자산인 원화예금을 EU 내에서 보관 또는 취급해야 함을 시사한다.
원화예금 등 준비자산의 국제적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뉴욕, 런던 등 국제금융중심지에 원화 현물환(spot) 외환시장의 개설을 통해 해외 금융기관에서 원화예금이 취급되도록 하고 원화연계금융상품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 28개국 통화가 누리고 있는 (준)기축통화(vehicle currency) 또는 부분 교환성통화(convertible currency)의 지위에서 배제되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 EU, 일본 등 (준)기축통화국은 물론이고 최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준비 중인 홍콩, 싱가포르 등은 이미 자국통화가 교환성 통화로 거래되고 있다. 역외 원화 현물환시장의 개설은 원화가 부분 교환성통화의 지위를 획득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화 국제화에 있어 큰 진전이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신뢰를 강화하는 방안이라 생각된다.
현재로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해외 수요 및 거래 활성화는 일부 외국인 근로자나 관광객, 문화산업(예: BTS공연) 등을 제외하고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용이한 분야를 중심으로 낮은 비용과 신속한 환전 등이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원화 국제화를 통해 점차 원화의 해외사용 기반을 확충하고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해외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원화 국제화 미흡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걸림돌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장과 원화 국제화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대외지급결제수단으로써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은 전통적인 외환시장을 우회한 디지털 원화의 국제적 수용성 확대를 의미하므로 원화 국제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원화 국제화는 원화가 지급결제 및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써 국제적 신뢰 및 활용도를 가짐을 의미하므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증가시키고 확장성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12)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원화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화의 교환성통화 실현과 더불어 원화 국제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13)
맺음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자본유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오히려 테더의 국내유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달러화의 국외유출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코인런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환율변동성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므로 외환안정성 저하를 이유로 금융혁신에 대한 글로벌 흐름에 역행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코인거래의 특성상 현재의 외환관리시스템을 우회하여 다수의 개인들이 신속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국경간 이전거래에 가담하는 경로가 될 수 있고, 글로벌 불확실성이나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가세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투기적 거래나 불법 거래에 대한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외환관리시스템과의 정합성 제고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요 세부과제로는 대외지급수단의 명확화, 모니터링 및 보고체계 강화, 그리고 유사시 긴급명령조치권의 확립 등을 들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로벌 확장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므로 꾸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주요 국제금융중심지에 역외 원화 현물환시장의 개설을 통해 해외 금융기관에서 원화예금이 취급되도록 함으로써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국제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원화 국제화를 전향적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해외에서 원화수요 기반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통한 금융혁신 기대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여 금융선진화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믿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금융혁신의 촉매제가 되어 우리나라의 외환관리시스템이 낡은 체제를 버리고 명실상부한 개방형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규제되지 않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의 환전이 가속화되어 자본유출 통로로 작용하고 전통적인 자본유출입 관리정책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2) 여기서 외자(foreign exchange)란 좁은 의미에서 미달러화 등 국내보유 외화자산을 의미한다.
3) 다만, 이 경우에도 1) 국내에 테더의 대규모 유통이 확산되어 있어야 하고, 2) 위기상황에서도 테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교환에 제약이 없어야 하며, 3) 많은 개인거래자들이 자본도피나 투기적 목적으로 테더에 대한 대규모 가수요가 발생하여야 하므로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미달러화가 아니라 테더의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자본유출과는 구별된다.
4)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당시 이 은행에 예치해 두었던 써클(USDC)의 가치는 미달러화 대비 0.88까지 하락한 바 있다.
5) 다만, 현재 외국인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므로 이러한 차익거래가 아무런 제약 없이 일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6) 외국환거래법 3조 ➀항 4호에서 대외지급수단이란 외국통화, 외국통화로 표시된 지급수단, 그 밖에 표시통화에 관계없이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급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7) 외국환거래규정 1-2 34호 ‘지급수단’이라 함은 법 제3조제1항제3호에서 규정하는 정부지폐ㆍ은행권ㆍ주화ㆍ수표ㆍ우편환ㆍ신용장과 환어음ㆍ약속어음ㆍ상품권ㆍ기타 지급받을 수 있는 내용이 표시된 우편 또는 전신에 의한 지급지시 및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화폐, 선불전자지급수단 등 전자적 방법에 따른 지급수단을 말한다. 다만, 액면가격을 초과하여 매매되는 금화 등은 주화에서 제외한다.
8) 외국환거래법 15조 지급절차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 해외소액송금의 경우에는 외국환거래규정(2-31조 1항)에서 “소액 해외송금업은 금융회사가 아닌 핀테크업체 등 상법상 회사를 통해 동일 인당 일정금액(건당 5000달러, 연간 5만달러) 이하의 해외송금을 허용”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또한 현재 핀테크 규제 완화 목적을 위해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모바일지갑을 통해 원화는 물론 외화의 개인간 해외송금(연 200만원 한도)이 가능하다.
9) 트레블 룰(travel rule)이란 자금세탁 방지 등을 위해 가상자산 송금 시 거래소 간 송신인과 수신인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종의 코인거래실명제라 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100만원 이상의 입출금이 발생하는 경우 적용하고 있다.
10) 현재 국경간 대외지급수단의 유출입은 (지정)외국환은행을 통해 한국은행에 집중되며 한국은행이 이들 정보를 관세청, FIU 등 다양한 이용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11) 안도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안’ 참조
12) 원화 국제화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이승호, 2025, 원화 국제화의 효용 및 리스크에 대한 재고찰과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5-05호’을 참조하기 바란다.
13) 현재 원화 국제화를 가로막고 있는 제도적 요인으로는 비거주자의 원화차입한도(300억원 신고사항), 비거주자간 원화계정간이체 불허, 비거주자 자유원계정의 예치 및 처분사유 제한(자본거래 금지) 등을 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