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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련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최신 동향을 제공하는 격주간지

요약
국내 퇴직연금 제도는 퇴직금 제도를 대체하면서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 퇴직연금과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 퇴직연금 두 가지 형태로 도입되었으므로, 두 유형의 퇴직급여가 퇴직금과 유사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임금상승률과 동일하다면 두 유형의 퇴직급여는 같아진다.

2024년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임금상승률보다 높았다. 이는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을 늘렸고, 주가 상승으로 인해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대다수 가입자의 수익률은 임금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DC형 퇴직연금 자산운용 방식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DC형 퇴직연금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가입자의 자산운용을 지원하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디폴트 옵션제와 로보어드바이저에 의한 자산운용이 이미 시행 중이며, 향후 집합적 투자방식 등 다양한 운용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 한편, DB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들은 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만큼 추가 비용을 부담한다. 이러한 추가 비용을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면서 근로자에게 추가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가입자의 증가와 수익률 호조에 따라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 퇴직연금 적립금이 급증하고 있다. DC형 퇴직연금의 성장은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초반에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 퇴직연금 가입자를 추월했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DC형 퇴직연금 적립자산이 DB형 퇴직연금 적립자산보다 많아졌다. 영국의 경우, 가입자 기준으로 2019년 이전까지는 DB형 퇴직연금이 지배적이었으나, 2019년부터는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이를 추월했다. 국내 DC형 퇴직연금의 특징, 성과와 지속 성장을 위한 개선 방향을 살펴본다.   


DC형 퇴직연금과 수익률 

2024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7조 원으로, 2023년 말(382.4조 원) 대비 12.9% 증가하였다(<그림 1> (a) 참조).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3년 말 101.4조 원에서 2024년 말 118.4조 원으로 16.8% 증가하였다. 반면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같은 기간 205.3조 원에서 214.6조 원으로 4.5% 증가에 그쳤다.


DC형 퇴직연금의 퇴직급여는 매년 납입액과 운용수익을 합한 금액이다. DC형 퇴직연금에서 회사가 보장하는 것은 매년 납입액뿐이다. 전통적인 DB형 퇴직연금은 퇴직자에게 근로자 급여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급여를 ‘달돈’으로 지급하며, 이에 필요한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DB형 퇴직연금은 퇴직 후 근로자가 퇴직 후에 받을 ‘달돈’ 금액을 보장하므로 회사의 보장 범위가 넓다. 전통적인 DB형 퇴직연금은 근로자 퇴직 후에도 근로자의 사망 시까지 ‘달돈’을 지급해야 하므로 장수위험과 투자위험을 지게 된다. 이처럼 DB형 퇴직연금은 회사의 부담이 크고 그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 전통적인 DB형 퇴직연금은 급감하는 추세다. 

국내의 DB형 퇴직연금은 퇴직급여 산정 방식이나 금액이 기존 퇴직금 제도와 동일하다. 퇴직 시 근로자가 받는 퇴직급여는 최종 월급여와 근로 연수를 곱한 금액이다. 따라서 DB형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아니라 임금상승률에 따라 증가한다. DB형 퇴직연금의 경우, 퇴직연금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면 그 차이에 기존 적립금을 곱한 만큼의 추가 비용을 퇴직연금 도입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가입자의 퇴직 자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도입 기업의 퇴직연금 적립 비용에 영향을 준다. 반대로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을 초과할 경우, 두 수익률의 차이에 기존 적립금을 곱한 금액을 다음 해 납입액에서 차감할 수 있다. 또한 국내 DB형 퇴직연금은 근로자 퇴직 시에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므로 근로자 퇴직 후에는 ‘달돈’ 지급에 따른 장수위험이나 투자위험이 없다.1)

한편 DC형 퇴직연금의 퇴직급여는 근로기간 중 매년 회사가 납입한 1개월분 급여와 운용수익의 합계다.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임금상승률과 동일할 경우, DC형 퇴직연금과 DB형 퇴직연금의 퇴직급여는 같아진다.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으면 퇴직급여가 DB형 퇴직연금보다 많아질 수 있지만,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큼 퇴직급여가 줄어든다. 즉,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증감과 직접 연결된다. 

DC형 퇴직연금은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DB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DC형 퇴직연금을 선택해 근로자의 퇴직급여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국내 DB형 퇴직연금은 전통적인 DB형 퇴직연금에 비해 제도 유지 비용은 적지만, DC형 퇴직연금에 비해서는 비용 부담이 큰 제도이기 때문이다. 둘째, DC형 퇴직연금을 선택한 근로자들은 수익률을 높여 퇴직금이나 DB형 퇴직급여보다 많은 퇴직급여를 기대할 수 있다. 

2024년은 2023년에 이어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 호조에 힘입어 임금상승률보다 높았으며,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앞질렀다(<그림 2> (a) 참조). 즉,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퇴직자산은 퇴직금 제도에 머무른 경우나 DB형 퇴직연금을 선택한 경우보다 더 크게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2025년 6월, 매년 발간되는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현황이 발표되었다.2) 이번 분석은 퇴직연금 제도 유형별, 퇴직연금 사업자별 수익률 분포를 포함하고 있다. DC형 퇴직연금의 분위수별 수익률을 보면, 2024년의 경우 상위 20%의 수익률이 평균 임금상승률(3.6%)보다 높았다(<그림 2> (b) 참조). 따라서 전반적인 수익률은 양호했으나, 상당수 가입자의 수익률은 임금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DB형 퇴직연금의 경우 상위 30% 정도만이 평균 임금상승률보다 높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DB형 퇴직연금 도입 기업은 적립률을 유지하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대부분의 DB형 퇴직연금 도입 기업과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모두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DC형 퇴직연금의 자산운용 개선 방향  

DC형 퇴직연금을 선택한 근로자는 DB형 퇴직연금이나 퇴직금보다 더 많은 퇴직급여를 받아야 자신의 선택에 대한 보상을 받는 셈이다. 따라서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운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해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개선책을 모색할 수 있다. 첫째, 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이 추가적인 기여금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둘째, 투자위험을 개인적으로 감수하는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를 후원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방법이다.

먼저, DC형 퇴직연금에 대한 추가 납입액을 지원하는 방법이다.3) DB형 퇴직연금을 유지하는 기업은 퇴직연금 수익률에 따라 수시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을 원하는 기업은 DB형 퇴직연금 유지 시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예상해,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미리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4) 근로자에게 개별적으로 지급하거나 기업이 공동으로 운용해 그 수익을 근로자의 퇴직 시 지급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운용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있다. 퇴직연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가입자를 위해 디폴트 옵션 제도와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 서비스가 이미 도입되어 운용되고 있다. 또한 TDF 펀드의 성장은 투자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겪는 운용상의 어려움 중 하나는 자산 구성을 시장 상황에 따라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TDF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024년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중 5.1조 원이 TDF로 운용되고 있으며, 이는 펀드에 투자되고 있는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23.9조 원의 21.4%에 해당한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투자위험을 가입자 간에 분산하기 위해 집합투자 방식도 도입되었다. 즉, 중소기업퇴직연기금은 가입자의 납입금을 공동으로 운용하여 모든 가입자의 수익률을 동일하게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동일 펀드 내에서만 투자자 간 위험을 공유하는 방식에 비해 위험 분산 범위를 넓힌 것이다. 앞으로는 펀드 단위를 넘어 가입자 간 위험 분산이 가능하도록 퇴직연금 사업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연금운용사가 가입자의 자산을 모아 운용하며, 운용사 간 경쟁을 추구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현재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중에는 기존 펀드 중심의 투자 방식에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가입자들은 퇴직연금 자산의 상당 부분을 ETF에 투자하며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중이다. 현재 ETF에 투자된 퇴직연금 자산 규모에 대한 별도의 통계는 발표되지 않는다. 다만 2025년 6월 발표된 「2024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적립금 투자 상위 5개 공모펀드와 ETF의 합계 규모가 각각 6.2조 원, 6.3조 원으로 나타났다.5) 이를 고려하면 퇴직연금 자산의 상당 부분이 ETF에 투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퇴직연금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투자상품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운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6)

DC형 퇴직연금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근로자에게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DB형 퇴직연금에서 기업이 부담하던 투자위험을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DC형 퇴직연금은 DB형 퇴직연금보다 더 많은 퇴직자산을 축적할 기회를 제공한다. 2023년과 2024년은 이러한 가능성을 잘 보여준 해였다.
1) 근로자는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아, 이를 분할하여 인출하거나 일시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 
2)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 2025, 「2024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분석」.
3) 기업은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을 원하지만, 근로자들이 DC형 퇴직연금에 수반되는 투자위험 부담 때문에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을 꺼리는 경우 적합한 방법일 수 있다.
4) 이는 미국 401(k)형 퇴직연금의 대응 기여(matching contribution)와 유사하다. 미국의 401(k)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소득의 일부를 퇴직연금으로 납입하고, 그 납입액만큼 소득 신고 시 소득공제를 받는 구조다. 즉, 전적으로 근로자의 소득으로만 구성된다. 401(k)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은 근로자의 납입을 지원하기 위해, 납입액에 비례하는 금액을 사용자가 추가로 부담하여 대응 기여 형태로 지급한다.
5)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 2025, 「2024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분석」.
6) 최근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은 높아졌지만, 현재 전체 퇴직연금 자산 431.7조원의 82.6%인 356.5조원은 여전히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전체 118.4조원 중 76.7%인 90.8조원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되어 있다. 그런데 DC형 퇴직연금의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DB형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보다 상당히 낮다. 2024년(2023년)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3.51%(3.87%)였으며, DB형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3.81%(4.26%)였다. 2022년까지는 DC형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다소 높거나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2023년 이후 2년 연속으로 DB형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와 별개로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 또한 함께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