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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련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최신 동향을 제공하는 격주간지

요약
미국이 주식시장의 결제주기 단축에 이어 거래시간 연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영국, 독일, 홍콩 등 주요 국가에서도 거래시간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거래시간을 연장할 경우 국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향상함으로써 시장 유동성을 증대시키고 시장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부정적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시장 유동성이 시간대별로 분산됨으로써 가격왜곡이 나타날 수 있고 시장 전체적으로는 가격발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거래시간을 지금보다 더 길게 연장할 필요가 있다. 미국처럼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제고해야 한다. 또한 거래시간 연장에 필요한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도 보강해야 한다.
미국은 2024년 5월에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결제주기를 T+2에서 T+1로 단축한 데 이어 2026년 하반기부터 주요 주식거래소의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할 예정이다.1) 2) 이에 따라 영국, 독일, 홍콩 등 주요국에서도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3) 거래시간 연장은 각 국가를 대표하는 주요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논의 배경과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파급 효과를 검토하고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대응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거래시간 연장 논의 배경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는 24시간 생산ㆍ전파된다. 따라서 정보가 시의적절하게 주가에 반영되도록 주식시장도 24시간 개장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주식거래소는 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위해 거래시간을 제한해 왔다.4) 기술적 진보로 2000년대 초반부터 전자거래시스템이 도입되었고 거래시간을 자유롭게 연장할 수 있는 기술적 여건이 마련되었음에도 주식거래소들은 프리마켓(pre-market)과 애프터마켓(after-market)의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데 그쳤다.5)

현재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논의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주요 주식거래소는 야간(overnight)에 주식시장을 열지 않았다. 야간 주식거래는 별도의 대체거래소를 통해 이루어졌다.6) 이마저도 2021년 6월에 야간 주식거래에 특화한 대체거래소가 미국 최초로 설립되면서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대부분의 대체거래소가 주요 주식거래소의 개장시간에 연동되어 운영되었다.

그런데 미국의 주요 주식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 각각 2024년 10월과 2025년 3월에 거의 하루 종일 주식거래가 가능하도록 거래시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하였다.7) 8) 두 거래소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주된 이유는 글로벌 투자자의 수요이다. 특히 2024년 8월 초 야간 주식거래를 지원하던 대체거래소가 시스템 문제로 일시 중단된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 투자자들의 야간 주식거래 수요가 강하다는 것이 확인되자 두 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연장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9)

실제 해외 투자자의 미국주식 거래대금 추이를 살펴보면, 2025년 거래대금이 2017년 대비 2.8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 해외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일시적으로 대폭 감소하였으나 빠르게 회복되면서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아시아 투자자의 거래대금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10) 2025년 거래대금이 2017년 대비 7.8배에 달할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부터 개인투자자가 빠르게 증가한 점도 크게 작용하였다. 미국의 경우 2020년에만 1천만좌 이상의,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약 3천만좌의 위탁매매계좌(brokerage account)가 새롭게 개설되었다.11) 또한 2010년에만 해도 미국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거래량 비중이 10% 내외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에 달한다. 이와 같은 개인투자의 주식시장 참여 추세는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강하게 관찰된다.12)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주식거래 플랫폼의 모바일화도 중요한 배경 중 하나이다.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은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었다. 스마트폰에서 위탁매매계좌를 쉽게 개설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소액으로도 주식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더구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투자정보가 공급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거래 수요를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파급 효과

영국의 런던주식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 LSEG)도 2025년 7월부터 미국의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파급 효과를 고려해 상업적, 기술적, 규제적 측면에서 거래시간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13) LSEG가 가장 우려하는 파급 효과는 영국을 대표하는 주식거래소인 LSE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거래시간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영국의 시장 유동성이 미국으로 이탈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유동성의 미국 집중화로 영국이 아닌 미국 상장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지역별 시차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이 투자 전략 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역을 이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별 시차를 이용해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다시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각 국가들이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주요 주식거래소 간 글로벌 유동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결국 투자 매력도가 높은 주식시장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편중되거나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14)

주식시장의 거래시간 연장으로 글로벌 유동성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글로벌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 투자자의 경우 미국의 주요 주식거래소를 통해 미국주식에 투자하려면 야간 시간대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이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할 경우 일상생활 시간대인 주간에도 편리하게 미국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이는 각 국가에서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할 경우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파급 효과이다.

거래시간 연장은 자국 투자자의 시장 참여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개장 시간대와 근로 시간대가 겹쳐 개별적 상황에 따라 주식거래에 제약을 받았지만, 거래시간이 연장될 경우 시간적 제약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효과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주식시장일수록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15)

이에 따라 주식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증가할 수 있고, 정보가 가격에 더 빨리 반영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의 가격발견(price discovery)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 하지만 거래시간 연장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우선 거래시간을 연장해도 시장 유동성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추가적인 유동성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나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유동성 이탈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 투자 매력도가 낮더라도 지역별 시차가 유동성 이탈을 억제한 측면이 있었으나, 각 국가의 주식시장 거래시간이 24시간으로 연장될 경우 지역별 시차에 따른 제약이 사라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시장으로 유동성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시장 내 유동성이 하루 전반에 걸쳐 더 분산될 수 있고, 시간대별 유동성 편차가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 유동성 불균형은 개별 종목별로는 가격왜곡을 유발할 수 있고 시장 전체적으로는 가격발견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부정적 효과는 시장규모가 작고 거래빈도가 적을수록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16)

거래시간 연장은 시장 신뢰와 평판을 저하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적시에 대응하지 못하고, 거래시스템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며, 불공정거래를 철저하게 감시하지 못할 경우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또한 시장 운영과 감시에 필요한 직원의 근무 체계에 대한 완비 없이 거래시간만을 연장할 경우 시장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17)


우리나라 대응 방향 

미국이 2026년 하반기부터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하는 것은 거의 확정된 사실이다. 이에 발맞춰 주요국들도 거래시간 연장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세부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24시간 거래(round-the-clock trading)가 전 세계 주식시장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효과는 각 국가의 주식시장 규모와 깊이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주식시장을 보유한 미국이 24시간 주식거래를 도입하면 다른 국가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질 것이다. 거래시간 제한을 고수해 국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제약하여 주식거래소의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유동성 경쟁이 심화될 것에 대비하여 거래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 접근성 열위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국내 투자자의 이탈이 더 빨라질 수 있고, 해외 투자자의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 참고로 현재까지는 외국인의 국내주식 거래대금이 내국인의 해외주식 거래대금보다 크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거래시간은 경쟁매매 방식으로 운영되는 정규시장을 기준으로 2016년 8월부터 2025년 3월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가 출범하기 전까지 오전 9:00부터 오후 3:30까지인 6시간 30분 체계를 유지해 왔다.18) 그리고 대체거래소가 출범한 2025년 3월 4일부터는 대체거래소에 한하여 경쟁매매 거래시간이 오전 8:00부터 오후 8:00까지 12시간 체계로 확대되었다.19)


따라서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대내외 시장 접근성을 향상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시간을 지금보다 더 길게 연장해야 한다. 이에 한국거래소(KRX)도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시간을 대체거래소와 동일하게 12시간으로 연장하기로 발표한 상태이다.20) 그러나 중장적으로는 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고려해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거래시간 연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금보다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투자 매력도를 근본적으로 제고해야 한다. 거래시간이 연장되더라도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으면 글로벌 유동성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 기반과 시장 인프라도 보완해야 한다. 해외 투자자가 편리하게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시장 안정성을 확보ㆍ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보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거래시간을 지금보다 더 길게 연장할 경우 주식시장 유관기관뿐 아니라 증권사까지도 물적ㆍ인적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수 있다.21) 특히 시장 안정성을 위해 시장 운영과 감시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이 상당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수요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강소현ㆍ노성호ㆍ정수민, 2024, 『미국 주식시장 결제주기 단축의 영향과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4-10.
2) 이성복, 2025. 4. 14, 미국의 야간(overnight) 주식시장 변화가 주는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5-08호.
3) World Federation of Exchange, 2025, Policy and Market Impacts of Extended Trading.
4) The Economist, 2025. 6. 23, Why 24/7 trading is a bad idea.
5) 프리마켓은 정규거래소 개장 전, 애프터마켓은 정규거래소 폐장 후 운영되는 주식거래 세션(session)을 뜻한다. 
6) 2024년 8월 초 대체거래소의 시스템 문제로 야간 주식거래시장이 일시 중단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야간 주식거래가 미국 내에서조차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7) 뉴욕증권거래소의 전자거래시스템인 NYSE Arca는 종전의 거래시간인 16시간(4:00 a.m. – 8:00 p.m.)을 22시간(1:30 a.m. - 11:30 p.m.)으로, 나스닥은 24시간으로 연장하겠다고 각각 발표하였다.
8) NYSE, 2024. 10. 25, The New York Stock Exchange plans to extend weekday trading on its NYSE Arca Equities exchange to 22 hours a day; Nasdaq, 2025. 3. 7, The markets never sleep, should trading? Nasdaq will enable 24-hour trading on the Nasdaq Stock Market.
9) BlackRock, 2025. 3. 19, Market spotlight: 24 hour trading.
10) 동일 기간 중 유럽의 경우 3.1배, 캐리비안의 1.8배,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4.5배, 아프리카의 경우 5.3배로 계산된다.
11) European Capital Market Institute, 2024, Digital-Savvy Retail Investors – How Can the Financial Industry and Regulation Help Them to Prosper? ECMI Research Report No. 21.
12) 우리나라의 경우 2024년 개인주주가 2020년 대비 약 800만명, 2024년 위탁매매활동계좌는 2020년 대비 약 5,500만좌 증가하였다.
13) The Guardian, 2025. 7. 21, London Stock Exchange considers 24-hour trading to stimulate market.
14) Börsen-Zeitung, 2025. 9. 23, Trend toward 24-hour trading intensifies stock market competition.
15) World Federation of Exchange, 2025, Policy and Market Impacts of Extended Trading; BlackRock, 2025. 3. 19, Market spotlight: 24 hour trading.
16) Blonien, P., Ober, A., 2025, Is 24/7 Trading Better? https://ssrn.com/abstract=4942934.
17) The Economist, 2025. 6. 23, Why 24/7 trading is a bad idea.
18) 금융위원회, 2025. 2. 5, 넥스트레이드의 다자간매매체결회사 투자중개업 본인가: 3월 4일 대체거래소(ATS) 출범 예정.
19) 정규시장 개장 및 폐장 전 각각 10분 동안 거래가 중단되고, 폐장 후 10분 동안은 단일가로 매매된다. 이에 따라 대체거래소의 프리마켓은 오전 8:00부터 8:50까지, 애프터마켓은 오후 3:30부터 8:00까지다. 
20) 한국경제, 2025. 7. 31, 한국거래소 ‘12시간 체제’로 간다.
21) 대체거래소를 통한 12시간 거래체계가 이미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시간을 12시간으로 연장하는 데 따른 추가적인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할 경우에는 상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