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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장기자산펀드 도입과 시사점
2025-24호 2025.11.24
요약
장기자산펀드는 일정 수준의 환매 기능을 제공하면서 사모ㆍ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도록 설계된 펀드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은 민간 자본이 생산적 자산으로 보다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장기자산펀드를 도입했거나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장기자산펀드를 통해 기존에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사모ㆍ비유동성 자산 투자를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개방하는 한편, 환매 조건을 포함한 엄격한 유동성 관리 규정과 가치평가 원칙을 적용해 장기투자 상품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비상장주식과 사모대출 등 사모자산에 대한 민간 자본의 참여 경로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성장금융 기조가 강화된 현재, 장기투자 채널을 다변화하는 것은 서로 다른 투자 기간과 선호도를 가진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장기자산펀드는 사모자산을 편입하고자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환금성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역시 비상장주식과 사모대출 등 사모자산에 대한 민간 자본의 참여 경로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성장금융 기조가 강화된 현재, 장기투자 채널을 다변화하는 것은 서로 다른 투자 기간과 선호도를 가진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장기자산펀드는 사모자산을 편입하고자 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환금성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평가된다.
장기자산펀드 개념
장기자산펀드(Long-Term Asset Fund)는 공모펀드의 폭넓은 투자자 접근성과 사모펀드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투자 기능을 결합한 운용 구조의 펀드로서, 비상장기업 지분, 사모대출, 인프라 등 기존 공모펀드가 취급하기 어려웠던 사모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일반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모형 체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표 1> 참고).1) 특히 개방형 구조를 유지하되 월ㆍ분기ㆍ반기 등 일정 주기의 환매 창구를 두고, 환매 사전 통지 및 이에 부합하는 유동성 관리 절차를 마련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운용사는 공정한 순자산가치 산정을 위해 체계화된 평가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민간의 장기자본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려는 정책적 목적과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민간 자본의 수요가 맞물리며 형성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해외 장기자산펀드 도입 현황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2021년 생산적 자산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장기자산펀드(Long Term Asset Fund: LTAF)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이후 규제 개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성장금융 정책 기조에 힘입어 LTAF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3년 규정 개정을 통해, 기존에는 DC 디폴트 펀드, 전문투자자, 고액투자자 등 제한된 투자자에게만 허용되던 LTAF의 판매 대상이 자문ㆍ일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투자자, 투자자산의 10% 범위 내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자기선택형 DC 가입자, 장기 보험상품 가입자 등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같은 해 영국 정부는 ‘Mansion House Compact’를 발표하며 DC형 퇴직연금과 마스터트러스트의 사모시장 참여 확대 의지를 재차 강조했고, 참여 기관들은 주로 LTAF를 활용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해당 정책을 이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다.2) 이러한 제도적 변화의 결과, 2025년 중반 기준 LTAF의 운용자산은 약 50억 파운드에 이르렀으며, 이 중 약 30억 파운드는 약정자본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 2025년 11월 기준 승인된 LTAF는 12개의 엄브렐라 펀드 아래 22개의 하위 펀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도 시행 3년 만에 실질적인 운용 규모를 확보하며 영국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투자 기반이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의 유럽장기투자펀드(European Long Term Investment Fund: ELTIF) 1.0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전체적으로 심화된 성장둔화와 투자 부족 그리고 은행 중심 금융중개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 2015년에 도입되었다. ELTIF 1.0의 출시 이후 7년간 설정된 펀드 수와 운용 자산 규모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업계는 규제 복잡성 때문에 ELTIF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1) 투자 가능한 자산 범위의 협소함, (2) 일반투자자 진입장벽, (3) 실질적 폐쇄형 구조 등이 시장 성장의 주요 장애물로 지적되었다. 이에 EU는 2023년 ELTIF 2.0을 통해 투자 자산 범위, 투자자 접근성, 유동성 구조, 운용 규제를 대폭 완화함으로써 공모형 장기투자펀드 시장을 본격 확대하고 장기 생산적 투자를 위한 자금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4)
2023년 7월까지만 해도 ESMA 공시 기준 ELTIF 수는 95개 수준에 그쳤으나 개정 이후 2024년 말까지 ELTIF는 150개로 늘어났다. ELTIF의 전체 설정규모는 2023년 말 149억 유로에서 2024년 말 205억 유로로 확대되어 1년 새 57억 유로(약 38%) 증가했다. 2025년 들어서도 신규 인가와 설정이 활발히 이어져, 2025년 7월 기준 전체 인가 ELTIF는 211개로 증가하는 등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개방형 공모펀드의 비유동성 자산 편입을 엄격히 제한해 왔으며, 사모투자는 적격투자자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허용되어 왔다.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완화하기 위해 캐나다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는 2024년 개인투자자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접근성을 확대하는 새로운 제도인 온타리오 장기자산펀드(Ontario Long-Term Asset Fund: OLTF)를 제안하였다. OLTF는 일반 투자자에게 벤처캐피털, 사모대출, 부동산, 인프라, 자원개발 프로젝트 등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OSC는 2025년 2월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LaunchPad Long-Term Asset Fund Project’의 공식 출범을 발표하며, 실제 상품 설계 및 새로운 펀드 구조의 시범 도입 단계에 본격 착수한 상황이다.
해외의 장기자산펀드 제도 비교
유럽의 ELTIF, 영국의 LTAF, 캐나다 온타리오의 OLTF는 모두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민간 투자자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실물경제로의 자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해외의 장기자산펀드는 장기ㆍ실물자산을 중심으로 한 최소 적격투자 비중을 규정하고, 제한적 환매가 허용되는 개방형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기본 틀을 공유하고 있다.
ELTIF 2.0은 최소 55% 이상을 적격자산에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5), LTAF 역시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에 배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투자자 접근성 측면에서 볼 때, 두 제도 모두 개인 투자자의 참여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ELTIF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개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과 범유럽적 판매를 핵심 목표로 설계된 반면, LTAF는 당초 기관 및 DC형 퇴직연금 중심의 운용을 목적으로 출범하여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에 대한 접근성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경로를 취하고 있다. 환매 구조를 보면, LTAF는 월 1회 이하 환매, 최소 90일 이상의 사전 통지 등 매우 엄격한 유동성 관리 기준을 요구하며, 개방형 ELTIF 역시 환매 요청 조건, 접수 기간, 환매 빈도와 주기, 제출 절차 등을 포함한 체계적 환매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개방형 ELTIF는 분기별 환매보다 더 잦은 환매나 3개월 미만의 사전통지 기간을 설정할 경우 운용사는 그 타당성과 ELTIF 구조와의 부합성을 감독당국에 설명해 정당화해야 한다.
이처럼 각국의 장기자산펀드는 규제 체계와 운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모두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민간 자본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려는 정책적 목표 아래 설계된 제도라는 점에서 방향성을 공유한다. 각국은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유동성 관리 장치를 정교화하면서도, 장기투자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시사점
사모ㆍ비유동성 자산은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률 제고의 중요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구조적인 진입 장벽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는 이러한 시장 접근이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시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장기자산펀드로 대표되는 ‘준유동성(Semi-liquid)’ 모델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동성 관리와 가치 평가의 기술적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이 모델은 일반 대중에게 사모투자 기회를 개방하여 자산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물 경제에 모험 자본을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기자산펀드 해외 사례는 한국이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투자체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또한 비상장주식, 사모대출 등 사모자산에 대한 민간 자본의 참여 경로를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성장금융 기조가 강화된 현재 다양한 투자 기간과 위험 선호를 가진 투자자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기투자 채널을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6) 이러한 점에서 완전 폐쇄형과 개방형의 중간 지점에 있는 장기자산펀드는 일반 투자자의 사모시장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장기자산펀드는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구조적 해법으로 활용 가능하다. 첨단전략산업 및 벤처생태계 육성에는 장기 인내 자본이 필수적이나, 일반 국민의 참여를 위해서는 적절한 환금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 자산 만기와 투자자 유동성 선호 간의 근본적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장기자산펀드의 주기적 환매 구조를 벤치마킹하여 정책 펀드의 완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영국의 LTAF가 연금ㆍ보험 등 기관 자금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을 형성했듯, 이를 국내 퇴직연금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편입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기자산펀드 제도가 지속가능한 인프라와 혁신기업 투자 확대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도 성장금융 정책 기조 속에서 장기자산펀드를 민간자본의 실물경제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제도적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본 고에서 ‘장기자산펀드(Long-Term Asset Fund)’란 영국의 LTAF, 유럽의 장기투자펀드(Long-Term Investment Fund)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공모 형태를 통해 일반 투자자의 접근을 허용하되 비유동성 자산 투자의 특성상 환매에 제약이 있는 펀드를 통칭한다.
2) Mansion House Compact는 2023년 7월 영국 재무장관의 Mansion House 연설에서 발표된 DC형 퇴직연금의 비상장ㆍ장기 대체투자 확대를 위한 업계 자발적 협약으로, 9개 주요 DC형 직장연금 제공사와 퇴직연금 위탁 전문 기금인 마스터트러스트 운영사가 2030년까지 디폴트 펀드 자산의 최소 5%를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비구속적 약속을 담고 있다. 이어서 좀 더 강화된 협약인 Mansion House Accord를 2025년에 발표하였다. 이 협약에는 최대 17개 주요 DC형 직장연금 제공사 및 마스터트러스트가 참여한다. 이 협약의 핵심은 2030년까지 이들 DC 디폴트 펀드 전체 자산의 최소 10%를 사모시장 자산에 배분하겠다는 것이며, 그중 최소 5%는 영국 내 사모시장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포함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영국 정부가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실효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3) Morningstar, 2025, LTAFs will get an ISA boost, but new investors should do their homework.
4) 2023년 ELTIF 2.0 개정은 일반투자자의 참여를 가로막던 기존 규제를 전면적으로 정비하여 접근성을 크게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우선 소매투자자에게 적용되던 최소 1만 유로 투자요건이 폐지되어 투자금액과 관계없이 참여가 가능해졌으며, 금융자산 50만 유로 미만 투자자에게 부과되던 투자총액의 10% 한도 규정도 삭제되어 비율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ELTIF에 별도로 적용되던 소매투자자 대상 적합성ㆍ적정성 테스트가 사라지고 MiFID II 규정 체계로 일원화되면서 투자자 보호기준이 보다 명확하고 일관된 틀 안에서 운영되도록 개선되었다. 더불어 기존에는 사실상 폐쇄형 구조만 허용되었으나, 2.0 개정에서 개방형 ELTIF가 명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실질적 환금성이 강화되고 일반투자자의 이용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5) ELTIF의 적격 자산에는 비상장기업, 시가총액 15억 유로 이하의 상장 중소기업, 인프라 프로젝트, 실물자산, 사모대출 등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이 포함되며, ELTIF 2.0에서는 UCITS(증권형 펀드)와 AIF(대체투자펀드) 등 다른 규정된 투자펀드에 대한 재간접 투자와 모자펀드 구조를 활용한 간접투자까지 허용되도록 범위가 확대되었다.
6) 2026년 도입이 예정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역시 이러한 흐름의 한 사례다. 우리나라는 상장 BDC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며, 장기자산펀드는 상장 BDC에 비해 환금성은 낮다. 그러나, 장기자산펀드는 NAV 기준으로 환매가 가능한 반면, 상장 BDC는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공정가치(NAV) 대비 프리미엄 또는 디스카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로 지적된다.
장기자산펀드(Long-Term Asset Fund)는 공모펀드의 폭넓은 투자자 접근성과 사모펀드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투자 기능을 결합한 운용 구조의 펀드로서, 비상장기업 지분, 사모대출, 인프라 등 기존 공모펀드가 취급하기 어려웠던 사모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일반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모형 체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표 1> 참고).1) 특히 개방형 구조를 유지하되 월ㆍ분기ㆍ반기 등 일정 주기의 환매 창구를 두고, 환매 사전 통지 및 이에 부합하는 유동성 관리 절차를 마련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운용사는 공정한 순자산가치 산정을 위해 체계화된 평가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민간의 장기자본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려는 정책적 목적과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민간 자본의 수요가 맞물리며 형성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해외 장기자산펀드 도입 현황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2021년 생산적 자산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장기자산펀드(Long Term Asset Fund: LTAF)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이후 규제 개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성장금융 정책 기조에 힘입어 LTAF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3년 규정 개정을 통해, 기존에는 DC 디폴트 펀드, 전문투자자, 고액투자자 등 제한된 투자자에게만 허용되던 LTAF의 판매 대상이 자문ㆍ일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투자자, 투자자산의 10% 범위 내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자기선택형 DC 가입자, 장기 보험상품 가입자 등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같은 해 영국 정부는 ‘Mansion House Compact’를 발표하며 DC형 퇴직연금과 마스터트러스트의 사모시장 참여 확대 의지를 재차 강조했고, 참여 기관들은 주로 LTAF를 활용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해당 정책을 이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다.2) 이러한 제도적 변화의 결과, 2025년 중반 기준 LTAF의 운용자산은 약 50억 파운드에 이르렀으며, 이 중 약 30억 파운드는 약정자본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 2025년 11월 기준 승인된 LTAF는 12개의 엄브렐라 펀드 아래 22개의 하위 펀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도 시행 3년 만에 실질적인 운용 규모를 확보하며 영국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투자 기반이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의 유럽장기투자펀드(European Long Term Investment Fund: ELTIF) 1.0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전체적으로 심화된 성장둔화와 투자 부족 그리고 은행 중심 금융중개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 2015년에 도입되었다. ELTIF 1.0의 출시 이후 7년간 설정된 펀드 수와 운용 자산 규모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업계는 규제 복잡성 때문에 ELTIF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1) 투자 가능한 자산 범위의 협소함, (2) 일반투자자 진입장벽, (3) 실질적 폐쇄형 구조 등이 시장 성장의 주요 장애물로 지적되었다. 이에 EU는 2023년 ELTIF 2.0을 통해 투자 자산 범위, 투자자 접근성, 유동성 구조, 운용 규제를 대폭 완화함으로써 공모형 장기투자펀드 시장을 본격 확대하고 장기 생산적 투자를 위한 자금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4)
2023년 7월까지만 해도 ESMA 공시 기준 ELTIF 수는 95개 수준에 그쳤으나 개정 이후 2024년 말까지 ELTIF는 150개로 늘어났다. ELTIF의 전체 설정규모는 2023년 말 149억 유로에서 2024년 말 205억 유로로 확대되어 1년 새 57억 유로(약 38%) 증가했다. 2025년 들어서도 신규 인가와 설정이 활발히 이어져, 2025년 7월 기준 전체 인가 ELTIF는 211개로 증가하는 등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개방형 공모펀드의 비유동성 자산 편입을 엄격히 제한해 왔으며, 사모투자는 적격투자자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허용되어 왔다.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완화하기 위해 캐나다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는 2024년 개인투자자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접근성을 확대하는 새로운 제도인 온타리오 장기자산펀드(Ontario Long-Term Asset Fund: OLTF)를 제안하였다. OLTF는 일반 투자자에게 벤처캐피털, 사모대출, 부동산, 인프라, 자원개발 프로젝트 등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OSC는 2025년 2월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LaunchPad Long-Term Asset Fund Project’의 공식 출범을 발표하며, 실제 상품 설계 및 새로운 펀드 구조의 시범 도입 단계에 본격 착수한 상황이다.
해외의 장기자산펀드 제도 비교
유럽의 ELTIF, 영국의 LTAF, 캐나다 온타리오의 OLTF는 모두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민간 투자자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실물경제로의 자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해외의 장기자산펀드는 장기ㆍ실물자산을 중심으로 한 최소 적격투자 비중을 규정하고, 제한적 환매가 허용되는 개방형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기본 틀을 공유하고 있다.
ELTIF 2.0은 최소 55% 이상을 적격자산에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5), LTAF 역시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에 배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투자자 접근성 측면에서 볼 때, 두 제도 모두 개인 투자자의 참여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ELTIF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개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과 범유럽적 판매를 핵심 목표로 설계된 반면, LTAF는 당초 기관 및 DC형 퇴직연금 중심의 운용을 목적으로 출범하여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에 대한 접근성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경로를 취하고 있다. 환매 구조를 보면, LTAF는 월 1회 이하 환매, 최소 90일 이상의 사전 통지 등 매우 엄격한 유동성 관리 기준을 요구하며, 개방형 ELTIF 역시 환매 요청 조건, 접수 기간, 환매 빈도와 주기, 제출 절차 등을 포함한 체계적 환매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개방형 ELTIF는 분기별 환매보다 더 잦은 환매나 3개월 미만의 사전통지 기간을 설정할 경우 운용사는 그 타당성과 ELTIF 구조와의 부합성을 감독당국에 설명해 정당화해야 한다.
이처럼 각국의 장기자산펀드는 규제 체계와 운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모두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민간 자본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려는 정책적 목표 아래 설계된 제도라는 점에서 방향성을 공유한다. 각국은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유동성 관리 장치를 정교화하면서도, 장기투자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시사점
사모ㆍ비유동성 자산은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률 제고의 중요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구조적인 진입 장벽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는 이러한 시장 접근이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시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장기자산펀드로 대표되는 ‘준유동성(Semi-liquid)’ 모델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동성 관리와 가치 평가의 기술적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이 모델은 일반 대중에게 사모투자 기회를 개방하여 자산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물 경제에 모험 자본을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기자산펀드 해외 사례는 한국이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투자체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또한 비상장주식, 사모대출 등 사모자산에 대한 민간 자본의 참여 경로를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성장금융 기조가 강화된 현재 다양한 투자 기간과 위험 선호를 가진 투자자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기투자 채널을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6) 이러한 점에서 완전 폐쇄형과 개방형의 중간 지점에 있는 장기자산펀드는 일반 투자자의 사모시장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장기자산펀드는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구조적 해법으로 활용 가능하다. 첨단전략산업 및 벤처생태계 육성에는 장기 인내 자본이 필수적이나, 일반 국민의 참여를 위해서는 적절한 환금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 자산 만기와 투자자 유동성 선호 간의 근본적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장기자산펀드의 주기적 환매 구조를 벤치마킹하여 정책 펀드의 완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영국의 LTAF가 연금ㆍ보험 등 기관 자금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을 형성했듯, 이를 국내 퇴직연금의 장기ㆍ비유동성 자산 편입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기자산펀드 제도가 지속가능한 인프라와 혁신기업 투자 확대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도 성장금융 정책 기조 속에서 장기자산펀드를 민간자본의 실물경제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제도적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본 고에서 ‘장기자산펀드(Long-Term Asset Fund)’란 영국의 LTAF, 유럽의 장기투자펀드(Long-Term Investment Fund)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공모 형태를 통해 일반 투자자의 접근을 허용하되 비유동성 자산 투자의 특성상 환매에 제약이 있는 펀드를 통칭한다.
2) Mansion House Compact는 2023년 7월 영국 재무장관의 Mansion House 연설에서 발표된 DC형 퇴직연금의 비상장ㆍ장기 대체투자 확대를 위한 업계 자발적 협약으로, 9개 주요 DC형 직장연금 제공사와 퇴직연금 위탁 전문 기금인 마스터트러스트 운영사가 2030년까지 디폴트 펀드 자산의 최소 5%를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비구속적 약속을 담고 있다. 이어서 좀 더 강화된 협약인 Mansion House Accord를 2025년에 발표하였다. 이 협약에는 최대 17개 주요 DC형 직장연금 제공사 및 마스터트러스트가 참여한다. 이 협약의 핵심은 2030년까지 이들 DC 디폴트 펀드 전체 자산의 최소 10%를 사모시장 자산에 배분하겠다는 것이며, 그중 최소 5%는 영국 내 사모시장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포함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영국 정부가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실효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3) Morningstar, 2025, LTAFs will get an ISA boost, but new investors should do their homework.
4) 2023년 ELTIF 2.0 개정은 일반투자자의 참여를 가로막던 기존 규제를 전면적으로 정비하여 접근성을 크게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우선 소매투자자에게 적용되던 최소 1만 유로 투자요건이 폐지되어 투자금액과 관계없이 참여가 가능해졌으며, 금융자산 50만 유로 미만 투자자에게 부과되던 투자총액의 10% 한도 규정도 삭제되어 비율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ELTIF에 별도로 적용되던 소매투자자 대상 적합성ㆍ적정성 테스트가 사라지고 MiFID II 규정 체계로 일원화되면서 투자자 보호기준이 보다 명확하고 일관된 틀 안에서 운영되도록 개선되었다. 더불어 기존에는 사실상 폐쇄형 구조만 허용되었으나, 2.0 개정에서 개방형 ELTIF가 명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실질적 환금성이 강화되고 일반투자자의 이용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5) ELTIF의 적격 자산에는 비상장기업, 시가총액 15억 유로 이하의 상장 중소기업, 인프라 프로젝트, 실물자산, 사모대출 등 장기ㆍ비유동성 자산이 포함되며, ELTIF 2.0에서는 UCITS(증권형 펀드)와 AIF(대체투자펀드) 등 다른 규정된 투자펀드에 대한 재간접 투자와 모자펀드 구조를 활용한 간접투자까지 허용되도록 범위가 확대되었다.
6) 2026년 도입이 예정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역시 이러한 흐름의 한 사례다. 우리나라는 상장 BDC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며, 장기자산펀드는 상장 BDC에 비해 환금성은 낮다. 그러나, 장기자산펀드는 NAV 기준으로 환매가 가능한 반면, 상장 BDC는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공정가치(NAV) 대비 프리미엄 또는 디스카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로 지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