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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현황 및 시사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현황 및 시사점

2025-25호 2025.12.08

요약
한국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를 자율공시 형태로 2017년에 도입하였다. 이후 2019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자산 규모에 따라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왔으며, 2026년부터는 그 적용 대상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기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기업들은 10개 핵심원칙과 15개 핵심지표에 대해 준수 여부를 밝히고 미준수 시 그 사유를 설명하는 준수 또는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으로 공시를 하고 있다.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살펴보면, 절차적ㆍ운영상 이행 부담이 비교적 적은 형식적 항목은 높은 준수율을 보이는 반면, 이사회 선임 및 운영 등 실질적 개선이 필요한 항목은 여전히 낮은 준수율을 나타낸다. 준수율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정성적 평가에서 여전히 낮은 순위에 머물고 있어, 이는 형식적 준수와 실질적 개선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단순한 공시 절차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 지배구조 개선으로 보다 잘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비와 공시 품질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19년부터 한국에서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자산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의무화되었으며, 2026년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전체로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본 글에서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제도의 도입 배경과 현황을 살펴보고, 각 핵심지표의 준수율과 그 특징을 점검하고자 한다. 나아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실질적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도입과 현황

전 세계적으로 기업지배구조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한 핵심 요소로 강조되며, 이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기업지배구조 원칙과 코드를 제정하고 관련 공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왔다. 한국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IMF 권고에 따라 1999년에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제정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상법 및 자본시장법을 바탕으로 주주총회 운영, 이사회 구성 등 일부 지배구조 정보를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시해왔다.1)

그러나 모범규준에 제시된 각 원칙의 준수 여부를 기업이 체계적으로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제도적 장치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늦게 도입된 편이다.2) OECD와 G20 등 국제기구가 투명한 지배구조와 ESG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확립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으며, 2017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계기로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 활동이 확대되면서 지배구조 관련 정보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기업지배구조 원칙 전반의 준수 여부를 공시하도록 하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2017년에 처음 자율공시 형태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참여율과 공시의 질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2019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자산 규모에 따라 공시가 의무화되었다. 2019년에는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 2022년에는 1조 원 이상, 2024년에는 5천억 원 이상 기업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되었으며, 2026년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가 의무적으로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그림 1>은 이러한 기준에 따라 실제로 2019년, 2022년, 2024년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를 한 기업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한국거래소에서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지배구조 핵심원칙 10개 항목과 그에 따른 세부 원칙에 대한 준수 여부를 공시하게끔 되어 있으며, 공시 방식은 각 원칙에 대해 준수 여부와 미준수시 그 사유를 설명하는 준수 또는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이다. 핵심원칙은 크게 주주 권리, 이사회 기능과 역할, 감사제도와 관련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지표 준수 현황

현재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10가지 핵심원칙뿐만 아니라 15가지 핵심지표에 대한 준수 현황을 표 형태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표는 각 지표별 준수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전체 지표 중 준수 항목 수를 기반으로 준수율이라는 정량적 정보를 제공한다.


2025년 기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준수율을 계산했을 때, <표 1>은 각 핵심지표별 준수율을 나타낸다. 준수율이 가장 높은 상위 지표 3개는 ⑮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98%), ⑬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89%), ② 전자투표 실시(82%)였다. 반면, 준수율이 가장 낮은 지표 3개는 ⑨ 집중투표제 채택(3%), ⑧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14%), ⑥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36%)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별 준수율 차이를 살펴보면, ⑨ 집중투표제 채택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자산 규모가 큰 기업 집단일수록 준수율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2조 원 이상 기업과 5천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 기업 간 준수율 격차는 ⑪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 ⑭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⑤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지표에서 각각 52%, 50%. 44% 차이로 가장 두드러졌다.

<그림 2>는 의무공시가 시작된 2019년도부터 기업 자산 규모별 준수율 변화를 나타낸다. 이는 전체 지표에 대하여 자산 규모가 클수록 준수율이 높으며, 전반적으로 준수율이 상승했음을 보여준다.3)



기업지배구조 원칙 준수와 실질적 개선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은 긍정적 변화이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여전히 정성적 요소를 중시하는 평가에서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정량 지표 중심의 World Bank Doing Business(WDB)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정성적 요인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WEF Global Competitive Index(CGI)에서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4) 또한 정성적 평가 비중이 큰 Asia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ACGA) 순위에서도 한국은 여전히 12개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8위에 그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원칙(또는 지표) 준수와 지배구조의 실질적 개선 간의 괴리는 여러 요인에서 비롯될 수 있다. 우선, 핵심지표 준수율이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업들의 이행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형식적인 지표들의 준수율이 상승한 데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 실제로 각 핵심지표의 준수율을 살펴보면, 절차 마련 여부와 같은 형식적 요소가 중심인 지표는 높은 준수율을 보이는 반면, 이사회 선임 및 운영과 관련된 실질적인 구조 변화를 요구하는 지표들은 여전히 낮은 준수율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정량적이고 형식적 요소의 준수만 먼저 달성되고 변하기 어려운 구조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전반적인 준수율이 높아지더라도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세부원칙이나 핵심지표 자체가 실질적 개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지표 준수와 실질적 개선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주총회 집중일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지표는5) 상대적으로 높은 준수율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정기주주총회의 90% 이상이 3월 말 10일(영업일 기준 7일)에 집중되고 있다. <그림 3>은 집중일 3일 동안의 주주총회 개최 비율이 감소했지만, 10일(영업일 7일) 기준으로는 오히려 집중도가 높아진 것을 보여준다. 즉, 지표 준수가 향상되었더라도 본래 목적이었던 주주총회의 실질적 분산 효과는 제한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지표가 실질적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준수만으로는 의미 있는 개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나아가 준수 여부가 반드시 실질적 준수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준수 또는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에 기반하고 있어, 준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기업이 최소한의 형식적 요건만 갖추거나 간단한 설명만 제시하더라도 사실상 준수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이나 운영 방식에 변화가 없더라도 공시상으로는 준수로 표기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지표의 준수와 실질적 개선 간의 괴리로 이어질 수 있다.



시사점 및 제언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의무화 확대에 따라 공시 참여 기업 수가 늘고 핵심지표 준수율도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ACGA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 주요 12개국 중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9위를 유지하다가 2023년에는 8위로 상승했으며, 이러한 점수 개선의 요인 중 하나로 기업지배구조 공시 가이드라인 개정을 지목하였다. 이는 공시 제도의 개선이 지배구조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가 여전히 정성적 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배구조의 실질적 개선을 유도할 수 있도록 공시 내용을 보완하고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개선 방향을 고려해볼 수 있다.

우선, 공시 항목인 핵심지표 및 세부원칙이 지배구조의 실질적 개선과 질적 수준을 보다 명확히 반영하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실질적 변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지표로 항목을 재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공시 항목은 주주총회 및 이사회 관련 항목 등에서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측면에서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6) 국제 기준과 시장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항목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실질적인 원칙 준수와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공시 내용의 질을 높이는 제도적 유인이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준수 여부뿐 아니라 그 근거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고, 미준수 사유 또한 설득력 있게 서술하도록 함으로써 공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7) 아울러 공시의 충실도를 점검하는 감독체계를 강화한다면 공시 내용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공시를 통해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보다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공시는 단순한 보고 절차를 넘어 기업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 2026년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의무화 대상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기업으로 확대되는 만큼, 공시 항목과 기준을 정비해 제도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 사업보고서뿐 아니라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공시에도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내용이 일부 공시되고 있다. 
2) OECD Corporate Governance Factbook(2017)
3) 2025년에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의 핵심지표 준수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기존에 핵심지표를 잘 준수하던 기업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2025년(회계연도 기준 2024년)에 자산 규모가 2조 원 이상인 기업의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즉, 핵심지표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2조 원 미만 기업들이 새로 포함되면서 전체 평균 준수율이 하락한 것이다. 한편, 2024년에도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만을 대상으로 추세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준수율 상승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4) 김준석ㆍ강소현, 2023,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3-05.
5) 상장사협회는 과거 주주총회 개최 일정 통계를 분석해 전년도 주주총회 일정 패턴을 바탕으로 매년 초 주주총회 집중예상일 3일을 지정 및 공포하고 있다. 
6) ACGA, 2023, CG Watch 2023 – Dismantling the discount
7) 예를 들어, 영국은 기업지배구조 공시에서 단순한 준수 여부가 아닌 적용 방식, 실질적 이행, 배경 설명 등을 포함하는 고품질 보고(high-quality reporting)를 명확히 요구하며, 미준수 시에도 사유와 예상되는 영향, 향후 준수 가능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FRC, 2021. Improving the Quality of ‘Comply or Explain’ Reporting). 일본의 경우, 도쿄증권거래소가 구체적인 불충분한 설명 사례를 제시하고(JPX, 2023, 建設的な対話に資する 「エクスプレイン」のポイントㆍ事例について), 공시 내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