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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련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최신 동향을 제공하는 격주간지

요약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금융거래의 기본 채널로 자리 잡은 지금,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제고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조사된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는 59.3점으로 OECD 목표 기준(70점)에 한참 미달하였으며, 목표 점수를 달성한 고이해력 집단은 2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 디지털 금융 이해력은 연령, 금융서비스 이용 경험,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저연령층, 노년층, 무급 가족종사자 등의 금융 이해력이 낮았고, 디지털 금융서비스 이용 경험에 따라서 금융 이해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1점 증가할 때 BNPL(Buy Now Pay Later, 소액후불결제) 연체 발생 확률이 약 0.1%p 감소하는 등 이해력은 실제 금융 복지(financial well-being)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전한 디지털 금융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교육 확대와 함께, 업계의 보안 시스템 고도화, 다크 패턴(dark pattern) 자제, 개인정보 보호 강화 등 안전한 디지털 금융 환경 조성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편의성이 어떤 위험을 전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소비자는 빠르고 간편한 거래를 위해 주소, 결제수단, 연락처 등 다양한 정보를 플랫폼에 등록하지만, 이러한 정보가 어떠한 방식으로 저장ㆍ관리되고 활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편리성은 선택의 기준이 되지만, 그 이면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가시화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이미 우리나라의 금융거래 상당 부분은 비대면ㆍ디지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일부 이용자나 특정 서비스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소매 금융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최근 1개월 내 모바일금융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81.3%에 달했으며, 20~40대는 95% 이상, 50대 역시 90%에 가까운 이용률을 보였다.1) 또한 금융상품의 가입에서도 적금의 경우 5대 시중은행의 경우 비대면 가입 비중이 63.7%였고, 펀드 가입도 2023년부터 비대면 가입 비중이 대면 가입을 앞질렀다. 유가증권 거래의 경우, 2020년 이미 개인투자자 유가증권 거래의 97%가 디지털 환경(MTS, HTS)에서 이루어졌다.2) 모바일금융서비스는 결제와 송금, 잔액ㆍ거래내역 조회를 넘어 금융상품 가입까지 이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전 연령대에 걸쳐 일상적인 금융 채널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금융 이해력 수준과 결정 요인 분석    

디지털 금융은 더 이상 새로운 선택지가 아니라 다수의 금융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의존하는 기본 인프라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금융소비자가 더 나은 금융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금융 이해력을 갖추어야 한다. OECD의 정의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란 개인이 디지털 금융서비스와 디지털 기술을 인지하고 안전하게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금융 복지(financial well-being)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행동이 결합된 역량을 말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실시한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만18~79세)의 금융 이해력 점수는 65.7점으로 OECD 평균(2023년, 62.7점)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는 이보다 크게 낮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에서 조사한 「2025년 디지털 금융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는 59.3점으로 금융 이해력 점수보다도 낮을 뿐 아니라, OECD 목표기준(70점)을 크게 하회한다. 목표 점수를 달성한 디지털 금융 이해력 고이해력 집단은 28.2%에 불과하며, 조사대상의 70% 이상이 저이해력 집단에 해당된다.  

본고에서는 디지털 금융 이해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취약계층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 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실시한 「2025년 디지털 금융 이용실태 조사」 자료를 분석하였다. 디지털 금융 이해력은 지식, 태도, 행동의 세 영역으로 구성되며, 실태조사 문항은 OECD 지침에 따라 행동 5문항, 태도 3문항, 지식 7문항으로 구성되었다. 행동 영역에서는 비밀번호 관리, 온라인 금융상품 가입 시 금융회사 여부 확인 등 디지털 금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의 보안 관련 실천 여부를 측정한다. 태도 영역은 공공 와이파이 환경에서의 금융거래 인식, 금융거래 전 보안주의 정도, 온라인 금융서비스 이용 시 약관 확인 여부 등을 포함한다. 지식 영역에서는 디지털 금융계약의 유효성, 온라인과 오프라인 금융서비스의 공통점에 대한 이해, 가상자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등을 묻는다.   

이하는 디지털 금융 이해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기 위해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이다. 우선 연령과 디지털 금융 이해력 간에는 역U자형 관계가 관찰되어, 약 55세까지는 이해력 점수가 상승하다가 이후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패턴은 일반 금융 이해력과 디지털 금융 이해력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이는 디지털 금융이 전통적인 금융 지식뿐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와 활용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복합적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서비스의 이용 경험은 금융 이해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관계는 디지털 금융서비스 이해력에서도 드러났다. 카드, 금융투자, 보험 서비스 등 금융 서비스의 이용은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를 각각 2.2~3.5점 가량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은행 서비스나 대출 이용 여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은행 서비스는 조사 대상자의 대부분이 이용하는 보편적 서비스로, 이용 여부 자체가 디지털 금융 이해력 수준을 구분하는 변수로 기능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연구에서는 금융 이해력이 낮은 집단에서 대출을 더 많이 일으키거나, 높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하는 결과를 보였는데, 본 분석에서는 대출과 디지털 금융 이해력간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소득은 디지털 금융 이해력에 유의한 영향을 미쳐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의 월소득이 400만 원 이상인 경우 200만 원 이하 구간에 비해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가 약 5~6점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러한 차이는 주로 지식과 행동 영역에서 관찰되었다. 소득과 달리, 자산은 금융 이해력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의 경우 상용근로자, 임시ㆍ일용직,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등 여섯 가지 유형을 나누어 분석하였다. 그 결과 다른 직업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으나, 무급가족종사자의 경우 상용근로자와 비교할 때 7점가량 낮은 점수를 보였다. 

앞서 설명한 변수들과 달리 교육 수준, 성별, 결혼 여부, 가구 내 의사결정자 여부 등은 디지털 금융 이해력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특히 교육 수준이 유의미한 설명 변수가 아니라는 점은,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일반적인 학력이나 교육 연수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으며 별도의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실제 금융 복지(financial well-being)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가 BNPL(Buy Now Pay Later, 소액후불결제) 이용자의 연체 발생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3) BNPL은 신용카드 접근성이 낮은 소비자도 소액의 신용거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후불 결제형 서비스로, 네이버페이와 토스페이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낮으면, BNPL의 연체가 일반 대출의 연체와 동일하게 신용도 하락, 이자율 상승 등 차주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어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 나이, 소득, 성별, 자산 수준, 금융서비스 이용 경험 등 연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통제한 결과,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가 1점 증가할 때 BNPL 연체 발생 확률은 평균적으로 약 0.1%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이는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단순한 인식 수준을 넘어, 실제 금융 의사결정의 결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낮은 집단일수록 중복 결제, 환불 거부 등 디지털 금융 거래 과정에서 금전적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디지털 금융 이해력의 차이가 실제 금융생활에서의 행동 차이로 이어지며, 이해력이 낮을수록 금융 복지가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사점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이미 금융거래의 기본 채널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디지털 금융 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다. 디지털 금융의 확산이 실질적인 편의성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이해력과 안전한 이용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금융 교육은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될 필요가 있다. 첫째,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포용의 확대이다. 디지털 환경에 대한 친숙도가 낮거나 기술적 제약을 겪는 집단이 금융서비스 이용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기본적인 이용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디지털 금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 교육이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이용법을 넘어, 보안 인식, 개인정보 관리, 금융사기 예방 등 실질적인 위험 관리 역량을 포함한다.

금융 이해력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올해부터 고등학교 과정에 금융 교육이 의무화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금융 교육 과정에 디지털 금융 서비스 관련 내용이 포함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디지털 금융 이해력은 특정 연령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학교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저연령층, 노년층, 무급 가족종사자 등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낮은 계층을 대상으로한 맞춤형 금융교육 방안을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금융 교육은 금융포용의 확대뿐 아니라 고령층을 겨냥한 금융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디지털 금융 환경의 안전성은 소비자 개인의 역량 강화만으로 확보될 수 없으며, 그 책임을 소비자에게만 귀속시키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소비자가 안전하게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기본적인 보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보안 시스템의 고도화는 선택적 투자나 경쟁 수단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요건이다. 더 나아가 이용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다크 패턴(dark pattern)5)과 같은 기만적 서비스 설계는 사라져야 한다. 소비자의 금융 복지를 훼손하는 다크 패턴은 마케팅의 범주로 포장될 수 없으며, 반드시 배제되어야 할 행태이다. 특히 2025년 한 해 동안 통신사, 금융회사, 전자상거래 기업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크게 훼손하였고, 이는 향후 서비스 이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지속적인 이용 확대와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용 편의성이나 서비스 확장에 앞서 안전성과 신뢰를 기본으로 한 디지털 금융 환경을 조성하려는 업계 전반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1) 한국은행 2025, 『2024 지급결제 보고서』
2) 박소정, 2024, 디지털 금융이해력 (Digital Financial Literacy)에 관한 연구, 보험연구원  
3) <표 1>과 동일한 자료 사용, 저자 분석 
4) 이 수치는 BNPL 연체를 종속변수로 Probit 추정을 실시한 후 평균 한계 효과(average marginal effect)를 계산한 것이다. 
5) 다크패턴이란 온라인 환경에서 기업이 제한된 합리성을 악용하여 소비자를 기만하고, 효용을 감소시키는 선택을 유도하는 화면 설계를 말한다. 정수민, 2025, 국내외 다크패턴 규제 동향과 금융상품 분야 가이드라인의 필요성,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5-1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