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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의 부상과 기업 부문의 자원 배분 효율성 저하
2026-01호 2026.01.05
요약
본 고는 우리 경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세 둔화와 잠재성장률 하락의 배경을 기업 부문의 자원 배분 효율성 관점에서 분석한다. 기업 경쟁력에서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형자산 집약 기업은 담보 부족과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성장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구조적인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과 제도적 환경이 무형자산의 부상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기업 부문의 자원 배분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
실증분석 결과, 국내 기업 부문의 무형자산 비중은 지난 20여 년 간 꾸준히 확대되었으며, 특히 무형자산 의존도가 높은 무형자산 집약 산업군에서 그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2003~2023년 동안 국내 기업 부문의 자원 배분 비효율성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는 해당 기간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을 약 0.7%p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배분 효율성 저하는 주로 무형자산 집약 산업군 내부의 배분 비효율성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무형자산의 부상이 성장의 기회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자원 배분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무형자산 기반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하고, 무형자산의 특성을 반영한 금융·자본시장 환경을 조성하여 생산성 중심의 자원 배분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고, 기업의 무형자산 관련 정보가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실증분석 결과, 국내 기업 부문의 무형자산 비중은 지난 20여 년 간 꾸준히 확대되었으며, 특히 무형자산 의존도가 높은 무형자산 집약 산업군에서 그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2003~2023년 동안 국내 기업 부문의 자원 배분 비효율성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는 해당 기간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을 약 0.7%p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배분 효율성 저하는 주로 무형자산 집약 산업군 내부의 배분 비효율성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무형자산의 부상이 성장의 기회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자원 배분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무형자산 기반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하고, 무형자산의 특성을 반영한 금융·자본시장 환경을 조성하여 생산성 중심의 자원 배분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고, 기업의 무형자산 관련 정보가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기업 부문의 생산성 둔화와 자원 배분 효율성의 중요성
우리 경제는 장기간에 걸친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이하 TFP) 증가세 둔화와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그림 1>). 저출산‧고령화의 심화와 물적자본의 한계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노동 및 물적자본 투입의 양적 확대에 기반한 성장은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 기업 부문의 생산성 제고는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 부문의 TFP 증가세마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기업 부문의 TFP 둔화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되고 있으며1), 그 원인으로는 기업 내부(within-firm) 요인과 기업 간(across firms) 자원 배분 요인이 함께 지적되고 있다. 먼저 기업 내부 요인과 관련해서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기여가 과거에 비해 둔화되었다는 점2), 지식 축적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노력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기술 진보의 속도가 둔화되었다는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제시된다.3) 우리나라의 경우, 후발 기업들의 생산성 정체와 기업 역동성 저하4), 혁신 활동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과가 충분히 동반되지 않는 문제5) 등이 기업 내부 효율성 저하의 사례로 지적되어 왔다.
한편, 기업 부문의 TFP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기업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있다. 동일한 기술 수준과 생산요소의 총량 하에서도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가 한계생산성이 낮은 기업에서 한계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 원활히 재배분될 경우, 경제 전체의 산출량은 증가하며 그 결과 기업 부문의 TFP 역시 제고될 수 있다. 이러한 기업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은 경제 여건과 제도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금융시장 마찰, 기업 퇴출 및 구조조정의 지연, 제도적 경직성 등은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의 자원 이동을 제약함으로써 기업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와 같은 마찰이 지속될 경우,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성장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반면 생산성이 낮은 기업에 자원이 잔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업 간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누적·확대시켜 기업 부문 TFP 성장세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형자산의 부상과 자원 배분 효율성의 저하 가능성
한편, 세계 경제는 공장, 기계, 설비 등 유형자산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지식, 노하우, 조직역량과 같은 무형자산 중심의 생산구조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2008~2024년 동안 세계 무형자산 투자는 유형자산 투자보다 세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으며6), 이러한 추세 속에서 무형자산은 기업 경쟁력과 장기 성장의 핵심 원천으로서 그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무형자산의 축적은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진보, 지식의 축적과 활용, 조직 구조 및 경영 역량의 개선 등을 통해 기업 내부의 생산성과 핵심 역량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기업들의 무형자산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융시장과 제도적 환경이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기업 간 자원 배분의 왜곡이 심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무형자산은 유형자산에 비해 투자의 위험도와 가치평가의 불확실성이 크고, 외부에서 관찰 및 회수가 용이하지 않다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무형자산은 담보로 활용되기 어렵고, 기업과 외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 또한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무형자산 집약 기업일수록 전통적인 담보 중심 금융시스템 하에서는 구조적으로 외부 자금조달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특히 신생기업이나 비상장기업의 경우 이러한 제약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그 결과 무형자산 집약 기업 중 생산성이 높고 유망한 투자 기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성장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다수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과 제도적 환경이 무형자산의 부상이라는 경제 구조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무형자산 집약 산업을 중심으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업 부문 전체의 총요소생산성 제고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 부문의 무형화와 산업군 간 격차
이하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 부문에서 무형자산의 중요성 증대와 산업군 간 격차와 관련된 실증적 패턴을 살펴보고, 나아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평가한다. 분석을 위해 국내 외감기업 재무자료7)를 바탕으로 연구개발비 및 판매관리비의 일부를 자본화하여 지식자본과 조직자본을 포괄하는 기업 수준의 무형자본스톡을 추정하였다.8)
<그림 2>는 기업 수준에서 추정한 무형자본스톡을 집계하여 산출한 기업 부문 전체 및 산업군별 무형자본 집약도의 시계열 추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무형자본 집약도는 총자본스톡(무형자본스톡과 유형자산의 합) 대비 무형자본스톡의 비중으로 정의한다. 기업 부문 전체의 무형자본 집약도는 1999년 23.1%에서 2023년 36.6%로 상승하였으며, 2000년대 중후반의 일시적인 정체 국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는 국내 기업의 자산구조가 점차 무형자산 중심으로 전환되어 왔음을 시사한다.

한편, 무형자산에 대한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높은 산업들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산업-연도별 무형자본 집약도의 시계열 평균을 기준으로 상위 1/3에 속하는 산업들을 무형자산 집약 산업군(이하 무형산업군)으로 분류한 결과9), 무형산업군의 무형자본 집약도는 1999년 35.8%에서 2023년 50.6%로 크게 상승하였다. 그 외 산업들로 구성된 비무형산업군에서도 무형자본 집약도가 증가하였으나,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부문의 배분 효율성 저하
다음으로 국내 기업 부문과 각 산업군의 자원 배분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완전히 제거될 경우 발생하는 TFP의 상승을 의미하는 재배분 이득(reallocation gain)을 산출하였다.10) 기업 부문 전체의 재배분 이득은 산업별 재배분 이득을 각 산업의 부가가치 비중(기업 부문 전체 부가가치 대비)을 가중치로 하여 집계한 값이며, 산업군별 재배분 이득은 해당 산업군에 속한 산업들의 재배분 이득을 산업군 내 부가가치 비중을 기준으로 가중하여 집계한 값으로 정의된다.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낮을수록 비효율적 배분을 제거함으로써 발생하는 TFP의 증가가 커질 것이므로, 재배분 이득은 배분 비효율성의 크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3>은 이러한 방법에 따라 산출한 기업 부문 전체 및 산업군별 재배분 이득의 2003~2023년 추이를 보여준다. 분석 결과, 해당 기간 동안 기업 부문의 재배분 이득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국내 기업 부문에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장기적으로 저하되어 왔음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업 부문의 배분 비효율성은 2000년대 중후반에 빠르게 확대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0년대에 들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배분 효율성의 저하는 배분 비효율성으로 인한 잠재적 생산 손실의 규모가 2003년 대비 2023년에 약 14.8%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를 연평균 성장률(compound annual growth rate)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0.7%p에 해당한다. 이는 만약 해당 기간 동안 자원 배분 효율성이 악화되지 않았다면, 국내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매년 약 0.7%p 더 높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11)
산업군별 재배분 이득을 살펴보면, 무형산업군의 재배분 이득은 분석 기간 전반에 걸쳐 비무형산업군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이며, 지난 20년 동안 그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기업 부문에서 관측되는 자원 배분 효율성의 저하가 주로 무형산업군 내부의 배분 비효율성 확대에 기인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 4>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산출한 산업군별 재배분에 따른 기업 부문 TFP 상승률의 추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산업군별 재배분에 따른 기업 부문 TFP 상승률이란, 특정 산업군 내부의 비효율적 자원 배분만을 제거했을 때 기업 부문 전체에서 발생하는 TFP 상승률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무형산업군의 재배분에 따른 기업 부문 TFP 상승률은 지난 20년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기업 부문 전체의 재배분 이득 가운데 무형산업군의 배분 비효율성에 기인하는 비중은 2003년 약 42%에서 2023년 약 70%로 크게 확대되었다. 반면, 비무형산업군의 배분 비효율성에 기인하는 비중은 동 기간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종합적으로, 기업 부문 전체의 배분 효율성 저하는 무형산업군 내부의 배분 비효율성 확대뿐만 아니라, 배분 비효율성이 상대적으로 큰 무형산업군의 부가가치 비중이 확대되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시사점
본 고의 분석 결과는 무형자산의 부상이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자원 배분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무형자산 집약 산업군에서 관측되는 배분 비효율성의 확대는, 기존의 금융‧제도적 환경이 무형경제로의 이행 과정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무형자산의 순기능을 강화하고 기업 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무형자산 기반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형자산 중심 기업, 특히 저업력·비상장 기업의 경우 유형자산 담보 위주의 전통적인 금융시스템 하에서는 구조적으로 자금조달과 성장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12)
이러한 제약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형자산 기반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혁신 역량을 평가하고, 불확실성과 위험을 감내하며 성장을 지원하는 전문투자자 및 금융중개기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저업력·비상장 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고, 기업이 성장 단계별로 원활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의 고도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식재산(IP) 금융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가치 있는 IP를 창출한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보다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자금조달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보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보 비대칭은 담보 제약과 더불어 무형자산 집약 기업의 금융제약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따라서 기업의 무형자산 관련 정보가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에 보다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시장 내에서 관련 정보가 생성·전달·활용되는 방식 전반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는 정보의 유용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신뢰성과 투자자 보호를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노력 전반은 자금조달 제약에 직면한 무형자산 중심 기업들의 성장 제약을 완화하고, 자원이 보다 생산적이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배분되도록 함으로써 기업 부문 전체의 자원 배분 효율성과 총요소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 IMF, 2024, World Economic Outlook, April 2024, Chapter 3: Slowdown in Global Medium-Term Growth — What Will It Take to Turn the Tide?
2) Fernald, J. G., 2015, Productivity and Potential Output before, during, and after the Great Recession, NBER Macroeconomics Annual 29(1), 1-51.
3) Bloom, N., Jones, C.I., Van Reenen, J., Webb, M., 2020, Are ideas getting harder to find?, American Economic Review 110(4), 1104-1144.
4) 최창호‧이종호‧함건, 2018, 우리나라 기업간 생산성 격차 확대의 배경과 총생산성 및 임금격차에 대한 시사점,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18-4호.
5) 한국은행, 2024, 경제전망(2024년 5월)
6) WIPO, 2025, World Intangible Investment Highlights 2025
7) 국내 외감기업의 재무자료는 DataGuide로부터 추출하였으며, 표본 기간은 1999~2023년이다. 데이터의 구성과 추정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정희철, 발간예정, 『무형자산의 부상과 생산요소의 배분 효율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보고서’를 참고할 수 있다.
8) 재무상태표상 무형자산은 회계상 인식 기준의 제약으로 인해 기업이 실제로 창출·축적한 무형자산을 제한적으로 반영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는 손익계산서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연구개발비와 판매관리비를 기반으로 영구재고법(perpetual inventory method)을 적용하여 무형자본을 추정하는 접근법을 사용해 왔으며, 본 연구 역시 이러한 방법론을 따른다. 관련된 대표적인 연구로는 다음을 참고할 수 있다: Peters, R.H., Taylor, L.A., 2017, Intangible capital and the investment-q relation,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23(2), 251-272.
9) 이렇게 정의된 무형산업군에는 의약, 컴퓨터, 정밀기기 등 무형자산 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함께 정보서비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의 지식집약적 서비스업이 포함된다.
10) 이를 위해 배분 효율성 분석에 표준적으로 활용되어 온 ‘Hsieh, C.T., Klenow, P.J., 2009, Misallocation and manufacturing TFP in China and India,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24(4), 1403-1448.’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무형자본을 생산요소로 포함한 확장 모형을 구축하고 이에 기초하여 재배분 이득을 추정하였다. 모형의 구체적인 설정과 추정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정희철(발간 예정)을 참고하기 바란다.
11) 다만, 재배분 이득의 증가는 자원 배분 비효율성의 변화뿐만 아니라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나 모형 설정상의 한계(misspecification) 등에도 일부 기인할 수 있는 만큼, 제시된 수치의 해석에는 일정한 주의가 필요하다.
12) 추가 분석에 따르면, 무형산업군 내부의 배분 비효율성은 주로 자원을 과소 보유한 채 성장 제약에 직면한 기업들에 의해 설명되며, 이러한 성장 제약 현상은 저업력·비상장 무형기업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우리 경제는 장기간에 걸친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이하 TFP) 증가세 둔화와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그림 1>). 저출산‧고령화의 심화와 물적자본의 한계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노동 및 물적자본 투입의 양적 확대에 기반한 성장은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 기업 부문의 생산성 제고는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 부문의 TFP 증가세마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한편, 기업 부문의 TFP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기업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있다. 동일한 기술 수준과 생산요소의 총량 하에서도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가 한계생산성이 낮은 기업에서 한계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 원활히 재배분될 경우, 경제 전체의 산출량은 증가하며 그 결과 기업 부문의 TFP 역시 제고될 수 있다. 이러한 기업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은 경제 여건과 제도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금융시장 마찰, 기업 퇴출 및 구조조정의 지연, 제도적 경직성 등은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의 자원 이동을 제약함으로써 기업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와 같은 마찰이 지속될 경우,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성장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반면 생산성이 낮은 기업에 자원이 잔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업 간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누적·확대시켜 기업 부문 TFP 성장세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형자산의 부상과 자원 배분 효율성의 저하 가능성
한편, 세계 경제는 공장, 기계, 설비 등 유형자산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지식, 노하우, 조직역량과 같은 무형자산 중심의 생산구조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2008~2024년 동안 세계 무형자산 투자는 유형자산 투자보다 세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으며6), 이러한 추세 속에서 무형자산은 기업 경쟁력과 장기 성장의 핵심 원천으로서 그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무형자산의 축적은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진보, 지식의 축적과 활용, 조직 구조 및 경영 역량의 개선 등을 통해 기업 내부의 생산성과 핵심 역량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기업들의 무형자산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융시장과 제도적 환경이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기업 간 자원 배분의 왜곡이 심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무형자산은 유형자산에 비해 투자의 위험도와 가치평가의 불확실성이 크고, 외부에서 관찰 및 회수가 용이하지 않다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무형자산은 담보로 활용되기 어렵고, 기업과 외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 또한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무형자산 집약 기업일수록 전통적인 담보 중심 금융시스템 하에서는 구조적으로 외부 자금조달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특히 신생기업이나 비상장기업의 경우 이러한 제약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그 결과 무형자산 집약 기업 중 생산성이 높고 유망한 투자 기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성장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다수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과 제도적 환경이 무형자산의 부상이라는 경제 구조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무형자산 집약 산업을 중심으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업 부문 전체의 총요소생산성 제고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 부문의 무형화와 산업군 간 격차
이하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 부문에서 무형자산의 중요성 증대와 산업군 간 격차와 관련된 실증적 패턴을 살펴보고, 나아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평가한다. 분석을 위해 국내 외감기업 재무자료7)를 바탕으로 연구개발비 및 판매관리비의 일부를 자본화하여 지식자본과 조직자본을 포괄하는 기업 수준의 무형자본스톡을 추정하였다.8)
<그림 2>는 기업 수준에서 추정한 무형자본스톡을 집계하여 산출한 기업 부문 전체 및 산업군별 무형자본 집약도의 시계열 추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무형자본 집약도는 총자본스톡(무형자본스톡과 유형자산의 합) 대비 무형자본스톡의 비중으로 정의한다. 기업 부문 전체의 무형자본 집약도는 1999년 23.1%에서 2023년 36.6%로 상승하였으며, 2000년대 중후반의 일시적인 정체 국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는 국내 기업의 자산구조가 점차 무형자산 중심으로 전환되어 왔음을 시사한다.

국내 기업 부문의 배분 효율성 저하
다음으로 국내 기업 부문과 각 산업군의 자원 배분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완전히 제거될 경우 발생하는 TFP의 상승을 의미하는 재배분 이득(reallocation gain)을 산출하였다.10) 기업 부문 전체의 재배분 이득은 산업별 재배분 이득을 각 산업의 부가가치 비중(기업 부문 전체 부가가치 대비)을 가중치로 하여 집계한 값이며, 산업군별 재배분 이득은 해당 산업군에 속한 산업들의 재배분 이득을 산업군 내 부가가치 비중을 기준으로 가중하여 집계한 값으로 정의된다.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낮을수록 비효율적 배분을 제거함으로써 발생하는 TFP의 증가가 커질 것이므로, 재배분 이득은 배분 비효율성의 크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3>은 이러한 방법에 따라 산출한 기업 부문 전체 및 산업군별 재배분 이득의 2003~2023년 추이를 보여준다. 분석 결과, 해당 기간 동안 기업 부문의 재배분 이득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국내 기업 부문에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장기적으로 저하되어 왔음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업 부문의 배분 비효율성은 2000년대 중후반에 빠르게 확대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0년대에 들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배분 효율성의 저하는 배분 비효율성으로 인한 잠재적 생산 손실의 규모가 2003년 대비 2023년에 약 14.8%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를 연평균 성장률(compound annual growth rate)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0.7%p에 해당한다. 이는 만약 해당 기간 동안 자원 배분 효율성이 악화되지 않았다면, 국내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매년 약 0.7%p 더 높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11)
산업군별 재배분 이득을 살펴보면, 무형산업군의 재배분 이득은 분석 기간 전반에 걸쳐 비무형산업군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이며, 지난 20년 동안 그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기업 부문에서 관측되는 자원 배분 효율성의 저하가 주로 무형산업군 내부의 배분 비효율성 확대에 기인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사점
본 고의 분석 결과는 무형자산의 부상이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자원 배분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무형자산 집약 산업군에서 관측되는 배분 비효율성의 확대는, 기존의 금융‧제도적 환경이 무형경제로의 이행 과정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무형자산의 순기능을 강화하고 기업 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무형자산 기반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형자산 중심 기업, 특히 저업력·비상장 기업의 경우 유형자산 담보 위주의 전통적인 금융시스템 하에서는 구조적으로 자금조달과 성장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12)
이러한 제약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형자산 기반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혁신 역량을 평가하고, 불확실성과 위험을 감내하며 성장을 지원하는 전문투자자 및 금융중개기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저업력·비상장 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고, 기업이 성장 단계별로 원활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의 고도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식재산(IP) 금융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가치 있는 IP를 창출한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보다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자금조달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보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보 비대칭은 담보 제약과 더불어 무형자산 집약 기업의 금융제약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따라서 기업의 무형자산 관련 정보가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에 보다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시장 내에서 관련 정보가 생성·전달·활용되는 방식 전반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는 정보의 유용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신뢰성과 투자자 보호를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노력 전반은 자금조달 제약에 직면한 무형자산 중심 기업들의 성장 제약을 완화하고, 자원이 보다 생산적이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배분되도록 함으로써 기업 부문 전체의 자원 배분 효율성과 총요소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 IMF, 2024, World Economic Outlook, April 2024, Chapter 3: Slowdown in Global Medium-Term Growth — What Will It Take to Turn the Tide?
2) Fernald, J. G., 2015, Productivity and Potential Output before, during, and after the Great Recession, NBER Macroeconomics Annual 29(1), 1-51.
3) Bloom, N., Jones, C.I., Van Reenen, J., Webb, M., 2020, Are ideas getting harder to find?, American Economic Review 110(4), 1104-1144.
4) 최창호‧이종호‧함건, 2018, 우리나라 기업간 생산성 격차 확대의 배경과 총생산성 및 임금격차에 대한 시사점,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18-4호.
5) 한국은행, 2024, 경제전망(2024년 5월)
6) WIPO, 2025, World Intangible Investment Highlights 2025
7) 국내 외감기업의 재무자료는 DataGuide로부터 추출하였으며, 표본 기간은 1999~2023년이다. 데이터의 구성과 추정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정희철, 발간예정, 『무형자산의 부상과 생산요소의 배분 효율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보고서’를 참고할 수 있다.
8) 재무상태표상 무형자산은 회계상 인식 기준의 제약으로 인해 기업이 실제로 창출·축적한 무형자산을 제한적으로 반영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는 손익계산서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연구개발비와 판매관리비를 기반으로 영구재고법(perpetual inventory method)을 적용하여 무형자본을 추정하는 접근법을 사용해 왔으며, 본 연구 역시 이러한 방법론을 따른다. 관련된 대표적인 연구로는 다음을 참고할 수 있다: Peters, R.H., Taylor, L.A., 2017, Intangible capital and the investment-q relation,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23(2), 251-272.
9) 이렇게 정의된 무형산업군에는 의약, 컴퓨터, 정밀기기 등 무형자산 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함께 정보서비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의 지식집약적 서비스업이 포함된다.
10) 이를 위해 배분 효율성 분석에 표준적으로 활용되어 온 ‘Hsieh, C.T., Klenow, P.J., 2009, Misallocation and manufacturing TFP in China and India,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24(4), 1403-1448.’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무형자본을 생산요소로 포함한 확장 모형을 구축하고 이에 기초하여 재배분 이득을 추정하였다. 모형의 구체적인 설정과 추정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정희철(발간 예정)을 참고하기 바란다.
11) 다만, 재배분 이득의 증가는 자원 배분 비효율성의 변화뿐만 아니라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나 모형 설정상의 한계(misspecification) 등에도 일부 기인할 수 있는 만큼, 제시된 수치의 해석에는 일정한 주의가 필요하다.
12) 추가 분석에 따르면, 무형산업군 내부의 배분 비효율성은 주로 자원을 과소 보유한 채 성장 제약에 직면한 기업들에 의해 설명되며, 이러한 성장 제약 현상은 저업력·비상장 무형기업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