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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의 확산과 시사점
2026-04호 2026.02.23
요약
최근 암호화 자산을 통한 국경간 거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경의 구분이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는 암호화 자산 거래는 기존 국경간 결제 인프라에 비해 높은 효율성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거래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글로벌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규모는 약 2.5조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전통적 자본흐름 대비 상대적 비중 또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는 신흥국의 참여도와 비중이 크고 다양한 국가로 분산되는 구조적 특징을 지닌다. 이는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가 기존 국제결제체계 대비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대안적 자금이동 수단으로 기능하는 한편 일부 경우에는 제도권 자금이동 경로를 보완하는 대체적 이전 경로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이러한 네트워크 기반 가치 이전 방식의 확대는 은행 중심 결제망을 전제로 설계된 외환 및 자본거래 관리체계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디지털 결제 인프라 변화에 대응하여 외환제도의 정합성을 점검하는 동시에 이를 활용한 국경간 결제 효율성 제고 및 유동성 관리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 자산을 매개로 한 국경간 거래는 국제 자본 이동과 결제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흐름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이전은 중앙화된 금융기관을 경유하는 기존 거래체계와 달리 분산된 네트워크 상에서 처리되며, 이에 따라 자본 이동의 경로ㆍ속도ㆍ중개 구조 측면에서 기존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는 기존 자본이동 통계 체계로는 충분히 포착되기 어렵고, 거래 규모와 구조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도 상당한 제약이 존재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의 구조적 특성과 최근 동향을 정리하고 그 경제적 함의를 살펴보았다.1)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 개념 및 특징
분산원장기술(DLT)을 기반으로 발행ㆍ유통되는 암호화 자산은 거래 기록과 소유권 이전이 물리적 국경과 무관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무국적 자산’의 성격을 지닌다. 전통적 금융자산이 중앙집중형 거래ㆍ결제 시스템을 통해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과 달리, 암호화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기록은 분산 네트워크 참여자에 의해 검증되며 이러한 블록체인 상 주소나 거래 경로에는 물리적 국경 개념이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국제수지 및 자본 이동 분석에서는 자산이 저장된 지갑의 위치가 아니라 해당 자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경제주체의 거주성(residency)을 기준으로 국경간 거래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이라 하더라도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소유권 이전이 발생할 경우 경제적 실질 측면에서는 국경간 자본 이동으로 해석된다.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는 자산 유형에 따라 경제적 성격과 해석이 상이하다. 비트코인과 같은 작업증명(PoW) 기반 암호화 자산은 이론적으로 국내 채굴 및 유통만으로 거래가 가능하나, 실제로는 국가간 전력 비용 및 규제 환경 격차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는 해외에서 채굴된 자산이 국경간 거래를 통해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2) 반면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가치연동형 자산은 채굴을 통해 내생적으로 생성될 수 없으며, 해외 발행기관의 중앙집중적 발행 메커니즘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내 보유ㆍ거래 과정에서 국경을 넘는 토큰 유입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두 유형 모두 온체인상에서는 블록체인 주소 간 전송이라는 동일한 방식으로 이전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자에 대한 상환 청구권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기타 암호화 자산과 구별된다.
공개 원장에 기반한 분산원장 방식의 특성상 암호화 자산의 거래기록은 온체인상에 기록되어 추적 및 관측이 가능하다.3) 그러나 이러한 기록은 자산 이동의 기술적 흔적에 불과하며, 블록체인 주소에 거주성 및 신원 정보가 내재되어 있지 않아 온체인 거래 데이터만으로는 경제통계상 요구되는 소유권 변동이나 거주자ㆍ비거주자 간 자본 이동을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요 수탁기관의 소재국, 주소 클러스터링4), AMLㆍKYC 정보5), 네트워크 분석 등 온체인ㆍ오프체인 정보를 결합한 다양한 추론 기법이 활용되고 있으나, 이는 본질적으로 확률적 식별에 기반하고 있어 통계적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이에 따라 현재의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통계는 국가별 자본 이동 규모를 정밀하게 측정하기보다는 글로벌 흐름의 방향성과 상대적 규모를 파악하는 데 보다 적합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IMF 및 BIS 등 주요 국제기구가 추정한 거래량 자료를 토대로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의 전반적인 현황을 정리하였다.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현황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Cross-border Crypto Flows: CBCF) 규모는 2024년 말 기준 약 2.5조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CBCF 거래량은 2019년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되다가 2021년을 정점으로 급증하였으며, 2022년에는 시장 조정의 영향으로 거래 규모가 일부 감소한 이후 최근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2022년 이후 USDTㆍ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거래 규모가 비트코인ㆍ이더리움 등 기타 암호화 자산의 거래 규모를 크게 상회하면서, 최근 CBCF 거래량 확대를 견인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비(非)연동형 암호화 자산6)의 거래가 가격 변동성과 투자 사이클에 크게 좌우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조정 국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가 유지되며 국경간 거래 확대의 중심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CBCF)의 확대는 전통적 자본 이동과의 상대적 규모 비교를 통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 순유입 대비 CBCF 거래량 비중은 2021년 기준 약 1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총 자본유출입 대비 비중 역시 약 6% 수준으로 나타난다.7) 해당 비중은 2014~2017년까지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으나, 2018년 이후와 특히 2021년을 전후로 급격히 상승하였는데, 이는 암호화 자산 시장의 확대와 국경간 활용 범위의 확장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CBCF의 글로벌 GDP 대비 비중도 2021년 기준 약 0.5%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암호화 자산을 통한 국제적 자금 이동이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거시경제적으로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의 지리적 분포는 전통적인 금융자산 거래와는 상이한 특징을 보인다. 즉, 전통적 금융자산 거래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과 달리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는 신흥국으로의 자본흐름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2020년 이후 신흥국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경우에는 터키ㆍ러시아ㆍ베트남 등 신흥국의 비중이 선진국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8) 이러한 패턴은 신흥국에서 높은 환율 변동성, 물가상승 압력, 자본유출 위험과 더불어 국내 금융시스템 접근성의 구조적 제약이 결합되면서 암호화 자산을 활용한 비공식적 외화 확보 및 대체적 결제 수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는 국제거래 네트워크의 연결 밀도와 집중도 측면에서도 기존 금융자산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국경간 거래의 방향성을 기준으로 한 네트워크 연결 밀도는 암호화 자산의 경우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은행자산 대비 현저히 높게 나타나며, 상위 5개 양방향 국가쌍 기준으로 측정한 네트워크 집중도 역시 전통적 금융자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인다.9) 이는 암호화 자산을 통한 국제 자금 이동이 기존 금융 구조보다 광범위한 국가 간에 분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국경간 거래가 특정 소수국에 집중되기보다는 다양한 국가군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국제거래 네트워크의 구조와 자금 이동 경로가 전통적 금융자산과는 상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흐름이 단순한 투자 목적의 변동성을 넘어 신흥국의 거시경제적 충격과 금융 접근성 격차를 조정ㆍ완충하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금융 흐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사점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CBCF)의 확대는 단순한 거래 규모 증가를 넘어 국제 자본 이동과 결제 구조의 작동 방식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CBCF는 자산 유형과 활용 목적에 따라 상이한 결정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실사용 목적의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사이클과 위험선호 변화에 민감한 전통적 증권투자 중심의 자본 이동과는 달리, 국경간 자금 이동에서 새로운 경로와 동인이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국경간 거래는 글로벌 은행의 중개 기능에 의존해 온 기존 결제ㆍ정산 인프라를 보완하거나 일부 우회하면서, 보다 직접적이고 네트워크 기반의 가치 이전 방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 결과 자본 이동의 경로와 속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은행 중심 결제망을 전제로 설계된 외환ㆍ자본거래 관리 체계의 적용 범위와 유효성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행을 경유하지 않는 거래에 대해서는 기존 규제의 적용 가능성이 약화되는 반면, 거래 식별ㆍ보고 및 사후 통제를 중심으로 한 정보 기반 관리 방식의 중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간 주도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확산과 더불어 최근에는 공공부문 차원에서도 국경간 디지털 결제ㆍ정산 인프라를 제도권 내로 포섭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한 통합 원장(unified ledger) 개념과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a)는 토큰화 예금, 도매형 CBDC, 민간 디지털 자산을 단일 결제ㆍ정산 레이어에서 상호운용하는 구조를 지향하며, 민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효율성과 중앙은행이 보장하는 지급 확정성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러한 구조가 정착될 경우 국경간 결제 비용과 결제 리스크가 축소되는 한편, 외환거래 역시 중개은행 중심의 전통적 구조에서 네트워크 기반의 실시간 유동성 교환 구조로 일부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외환시장 스프레드, 유동성 공급자 구성, 결제 리스크 관리 방식 등 외환시장 미시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실시간 결제ㆍ정산 환경의 확산은 거래 비용과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지는 한편, 전통적 은행 외에 비은행 참여자 및 네트워크 기반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외환시장 관리 체계는 기존의 사전적ㆍ은행 중심 규율 방식에서 벗어나, 거래 정보의 실시간 파악과 사후적 위험 관리, 그리고 다양한 참여자를 포괄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중심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기존 외환 및 자본거래 규율체계의 정합성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를 요구한다. 암호화 자산을 통한 비공식적 국경간 자금 이동 확대는 외환시장 변동성과 금융안정 측면에서 추가적 정책 고려를 필요로 하며, 기존 외환건전성 관리 체계가 변화된 거래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요구된다. 동시에 도매형 CBDC와 토큰화 예금의 상호운용 구조, 나아가 원화 가치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의 활용 가능성은 국경간 외환결제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결제ㆍ송금 기능과 글로벌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응은 국제 디지털 유동성 네트워크의 진화 속에서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의 역할과 한계를 포함한 중장기적 전략 검토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1) 본고는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김한수ㆍ이승호, 2026,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현황 및 시사점』(2026년 2월 27일 출간 예정)을 바탕으로 주요 내용을 요약ㆍ재구성하여 작성하였다.
2) 2018년 기준 비트코인 채굴 비용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15개국 가운데 채굴 비용이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Investopedia, 2018, Bitcoin Mining Cost by Country).
3) 온체인(on-chain)이란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되는 거래기록을 의미하나, 해당 기록에는 소유자의 거주성이나 신원 정보가 내재되어 있지 않다. 반면 오프체인(off-chain)은 거래소ㆍ수탁기관 등의 내부 기록 등 블록체인 외부 정보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관련 법규에 따라 AMLㆍKYC 규정 준수를 위해 계정 소유자의 신원 정보 등을 포함한다.
4) 주소 클러스터링(address clustering)이란 하나의 경제적 주체가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블록체인 주소를 거래 패턴, 입력ㆍ출력 구조, 공통 서명 사용 여부 등 온체인 정보에 기반해 통계적으로 묶는 기법을 의미한다.
5) 암호화폐 거래소 등 중앙화된 암호화 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관련 법ㆍ규제에 따라 자금세탁방지(Anti-Money Laundering) 및 고객확인(Know Your Customer) 절차를 의무적으로 이행한다.
6) 법정통화나 실물자산 등 특정 기준자산에 가치가 연동(pegged)되지 않고 시장의 수요ㆍ공급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는 암호화 자산을 의미한다.
7) 국제수지상 증권투자 흐름은 유입ㆍ유출을 상계한 순액 기준으로 집계되는 반면, 암호화 자산 거래는 총거래량(총유출입) 기준으로 산정됨에 따라 양자의 직접 비교에는 해석상 유의가 필요하다.
8) 해당 국가별 분포에 관한 분석은 ‘김한수ㆍ이승호, 2026,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현황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2026년 2월 출간 예정)’에 제시되어 있다.
9) 네트워크 연결 밀도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국가 간 방향성 거래 링크 중 최소 1건 이상의 양(+)의 거래가 관측된 링크의 비중으로 정의되며, 네트워크 집중도는 상위 양방향 국가쌍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측정된다.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 개념 및 특징
분산원장기술(DLT)을 기반으로 발행ㆍ유통되는 암호화 자산은 거래 기록과 소유권 이전이 물리적 국경과 무관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무국적 자산’의 성격을 지닌다. 전통적 금융자산이 중앙집중형 거래ㆍ결제 시스템을 통해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과 달리, 암호화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기록은 분산 네트워크 참여자에 의해 검증되며 이러한 블록체인 상 주소나 거래 경로에는 물리적 국경 개념이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국제수지 및 자본 이동 분석에서는 자산이 저장된 지갑의 위치가 아니라 해당 자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경제주체의 거주성(residency)을 기준으로 국경간 거래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이라 하더라도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소유권 이전이 발생할 경우 경제적 실질 측면에서는 국경간 자본 이동으로 해석된다.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는 자산 유형에 따라 경제적 성격과 해석이 상이하다. 비트코인과 같은 작업증명(PoW) 기반 암호화 자산은 이론적으로 국내 채굴 및 유통만으로 거래가 가능하나, 실제로는 국가간 전력 비용 및 규제 환경 격차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는 해외에서 채굴된 자산이 국경간 거래를 통해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2) 반면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가치연동형 자산은 채굴을 통해 내생적으로 생성될 수 없으며, 해외 발행기관의 중앙집중적 발행 메커니즘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내 보유ㆍ거래 과정에서 국경을 넘는 토큰 유입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두 유형 모두 온체인상에서는 블록체인 주소 간 전송이라는 동일한 방식으로 이전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자에 대한 상환 청구권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기타 암호화 자산과 구별된다.
공개 원장에 기반한 분산원장 방식의 특성상 암호화 자산의 거래기록은 온체인상에 기록되어 추적 및 관측이 가능하다.3) 그러나 이러한 기록은 자산 이동의 기술적 흔적에 불과하며, 블록체인 주소에 거주성 및 신원 정보가 내재되어 있지 않아 온체인 거래 데이터만으로는 경제통계상 요구되는 소유권 변동이나 거주자ㆍ비거주자 간 자본 이동을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요 수탁기관의 소재국, 주소 클러스터링4), AMLㆍKYC 정보5), 네트워크 분석 등 온체인ㆍ오프체인 정보를 결합한 다양한 추론 기법이 활용되고 있으나, 이는 본질적으로 확률적 식별에 기반하고 있어 통계적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이에 따라 현재의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통계는 국가별 자본 이동 규모를 정밀하게 측정하기보다는 글로벌 흐름의 방향성과 상대적 규모를 파악하는 데 보다 적합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IMF 및 BIS 등 주요 국제기구가 추정한 거래량 자료를 토대로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의 전반적인 현황을 정리하였다.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현황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Cross-border Crypto Flows: CBCF) 규모는 2024년 말 기준 약 2.5조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CBCF 거래량은 2019년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되다가 2021년을 정점으로 급증하였으며, 2022년에는 시장 조정의 영향으로 거래 규모가 일부 감소한 이후 최근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2022년 이후 USDTㆍ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국경간 거래 규모가 비트코인ㆍ이더리움 등 기타 암호화 자산의 거래 규모를 크게 상회하면서, 최근 CBCF 거래량 확대를 견인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비(非)연동형 암호화 자산6)의 거래가 가격 변동성과 투자 사이클에 크게 좌우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조정 국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가 유지되며 국경간 거래 확대의 중심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CBCF)의 확대는 전통적 자본 이동과의 상대적 규모 비교를 통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 순유입 대비 CBCF 거래량 비중은 2021년 기준 약 1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총 자본유출입 대비 비중 역시 약 6% 수준으로 나타난다.7) 해당 비중은 2014~2017년까지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으나, 2018년 이후와 특히 2021년을 전후로 급격히 상승하였는데, 이는 암호화 자산 시장의 확대와 국경간 활용 범위의 확장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CBCF의 글로벌 GDP 대비 비중도 2021년 기준 약 0.5%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암호화 자산을 통한 국제적 자금 이동이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거시경제적으로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의 지리적 분포는 전통적인 금융자산 거래와는 상이한 특징을 보인다. 즉, 전통적 금융자산 거래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과 달리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는 신흥국으로의 자본흐름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2020년 이후 신흥국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경우에는 터키ㆍ러시아ㆍ베트남 등 신흥국의 비중이 선진국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8) 이러한 패턴은 신흥국에서 높은 환율 변동성, 물가상승 압력, 자본유출 위험과 더불어 국내 금융시스템 접근성의 구조적 제약이 결합되면서 암호화 자산을 활용한 비공식적 외화 확보 및 대체적 결제 수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거래는 국제거래 네트워크의 연결 밀도와 집중도 측면에서도 기존 금융자산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국경간 거래의 방향성을 기준으로 한 네트워크 연결 밀도는 암호화 자산의 경우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은행자산 대비 현저히 높게 나타나며, 상위 5개 양방향 국가쌍 기준으로 측정한 네트워크 집중도 역시 전통적 금융자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인다.9) 이는 암호화 자산을 통한 국제 자금 이동이 기존 금융 구조보다 광범위한 국가 간에 분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국경간 거래가 특정 소수국에 집중되기보다는 다양한 국가군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국제거래 네트워크의 구조와 자금 이동 경로가 전통적 금융자산과는 상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암호화 자산의 국경간 흐름이 단순한 투자 목적의 변동성을 넘어 신흥국의 거시경제적 충격과 금융 접근성 격차를 조정ㆍ완충하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금융 흐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사점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CBCF)의 확대는 단순한 거래 규모 증가를 넘어 국제 자본 이동과 결제 구조의 작동 방식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CBCF는 자산 유형과 활용 목적에 따라 상이한 결정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실사용 목적의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사이클과 위험선호 변화에 민감한 전통적 증권투자 중심의 자본 이동과는 달리, 국경간 자금 이동에서 새로운 경로와 동인이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국경간 거래는 글로벌 은행의 중개 기능에 의존해 온 기존 결제ㆍ정산 인프라를 보완하거나 일부 우회하면서, 보다 직접적이고 네트워크 기반의 가치 이전 방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 결과 자본 이동의 경로와 속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은행 중심 결제망을 전제로 설계된 외환ㆍ자본거래 관리 체계의 적용 범위와 유효성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행을 경유하지 않는 거래에 대해서는 기존 규제의 적용 가능성이 약화되는 반면, 거래 식별ㆍ보고 및 사후 통제를 중심으로 한 정보 기반 관리 방식의 중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간 주도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확산과 더불어 최근에는 공공부문 차원에서도 국경간 디지털 결제ㆍ정산 인프라를 제도권 내로 포섭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한 통합 원장(unified ledger) 개념과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a)는 토큰화 예금, 도매형 CBDC, 민간 디지털 자산을 단일 결제ㆍ정산 레이어에서 상호운용하는 구조를 지향하며, 민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효율성과 중앙은행이 보장하는 지급 확정성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러한 구조가 정착될 경우 국경간 결제 비용과 결제 리스크가 축소되는 한편, 외환거래 역시 중개은행 중심의 전통적 구조에서 네트워크 기반의 실시간 유동성 교환 구조로 일부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외환시장 스프레드, 유동성 공급자 구성, 결제 리스크 관리 방식 등 외환시장 미시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실시간 결제ㆍ정산 환경의 확산은 거래 비용과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지는 한편, 전통적 은행 외에 비은행 참여자 및 네트워크 기반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외환시장 관리 체계는 기존의 사전적ㆍ은행 중심 규율 방식에서 벗어나, 거래 정보의 실시간 파악과 사후적 위험 관리, 그리고 다양한 참여자를 포괄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중심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기존 외환 및 자본거래 규율체계의 정합성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를 요구한다. 암호화 자산을 통한 비공식적 국경간 자금 이동 확대는 외환시장 변동성과 금융안정 측면에서 추가적 정책 고려를 필요로 하며, 기존 외환건전성 관리 체계가 변화된 거래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요구된다. 동시에 도매형 CBDC와 토큰화 예금의 상호운용 구조, 나아가 원화 가치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의 활용 가능성은 국경간 외환결제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결제ㆍ송금 기능과 글로벌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응은 국제 디지털 유동성 네트워크의 진화 속에서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의 역할과 한계를 포함한 중장기적 전략 검토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1) 본고는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김한수ㆍ이승호, 2026,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현황 및 시사점』(2026년 2월 27일 출간 예정)을 바탕으로 주요 내용을 요약ㆍ재구성하여 작성하였다.
2) 2018년 기준 비트코인 채굴 비용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15개국 가운데 채굴 비용이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Investopedia, 2018, Bitcoin Mining Cost by Country).
3) 온체인(on-chain)이란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되는 거래기록을 의미하나, 해당 기록에는 소유자의 거주성이나 신원 정보가 내재되어 있지 않다. 반면 오프체인(off-chain)은 거래소ㆍ수탁기관 등의 내부 기록 등 블록체인 외부 정보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관련 법규에 따라 AMLㆍKYC 규정 준수를 위해 계정 소유자의 신원 정보 등을 포함한다.
4) 주소 클러스터링(address clustering)이란 하나의 경제적 주체가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블록체인 주소를 거래 패턴, 입력ㆍ출력 구조, 공통 서명 사용 여부 등 온체인 정보에 기반해 통계적으로 묶는 기법을 의미한다.
5) 암호화폐 거래소 등 중앙화된 암호화 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관련 법ㆍ규제에 따라 자금세탁방지(Anti-Money Laundering) 및 고객확인(Know Your Customer) 절차를 의무적으로 이행한다.
6) 법정통화나 실물자산 등 특정 기준자산에 가치가 연동(pegged)되지 않고 시장의 수요ㆍ공급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는 암호화 자산을 의미한다.
7) 국제수지상 증권투자 흐름은 유입ㆍ유출을 상계한 순액 기준으로 집계되는 반면, 암호화 자산 거래는 총거래량(총유출입) 기준으로 산정됨에 따라 양자의 직접 비교에는 해석상 유의가 필요하다.
8) 해당 국가별 분포에 관한 분석은 ‘김한수ㆍ이승호, 2026,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현황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2026년 2월 출간 예정)’에 제시되어 있다.
9) 네트워크 연결 밀도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국가 간 방향성 거래 링크 중 최소 1건 이상의 양(+)의 거래가 관측된 링크의 비중으로 정의되며, 네트워크 집중도는 상위 양방향 국가쌍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측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