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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및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
2026-05호 2026.03.09
요약
최근 원화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며 물가상승 압력 등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상승의 주된 원인의 하나로 우리나라 해외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순공급 규모의 축소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증권투자 확대는 경상수지 흑자 및 풍부한 외화유동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흐름이며 일본의 사례와 같이 소득수지 기반의 안정적인 경상흑자 구조의 달성에 기여한다. 따라서 해외투자의 효용을 극대화하되 외환시장의 불안정은 최소화하는 두 가지 정책목표의 조화로운 달성이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신뢰 제고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해 외환순공급 증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일기관으로서 해외투자비중이 가장 큰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함으로써 국내 외환시장을 거치지 않고 해외투자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대하여 외환수급 변화나 다양한 외부충격 발생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쏠림현상을 완화하는 것이 환율 안정화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방향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신뢰 제고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해 외환순공급 증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일기관으로서 해외투자비중이 가장 큰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함으로써 국내 외환시장을 거치지 않고 해외투자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대하여 외환수급 변화나 다양한 외부충격 발생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쏠림현상을 완화하는 것이 환율 안정화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방향으로 생각된다.
최근 원화환율이 상승(원화의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물가상승 압력과 금융안정성 저해, 그리고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에 대한 부담 증가로 인한 경제의 양극화 심화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주요인으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등 외환수급 상황 변화가 지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내 연기금 등의 해외투자가 과도하므로 환율안정을 위해 이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본고에서는 최근의 우리나라 외환수급을 중심으로 환율 움직임을 살펴본 후 환율과 외환수급 안정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원화환율 및 외환수급 현황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2025년 상반기중 하락세에서 하반기 이후 상승세로 반전되어 연말에는 1439.75원을 기록하였으며 금년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은 1,450원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에 따른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 등 외환공급에도 불구하고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주요 경쟁국통화 움직임과 비교해 보더라도 다소 이례적이다.
원화와 미달러화의 움직임과 비교(<그림 1>)해 보면 원화와 미달러화의 괴리가 2022년경부터 확대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미달러화지수(US Dollar Index)가 2024년말 108.5에서 2025년말에는 98.3를 기록하여 전년대비 –9.4%(미달러화 약세)를 기록한 데 반해 원화환율은 –2.2%(연말기준) 하락하는 데 그쳤다. 또한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수출경쟁력을 반영한 명목실효환율(NEER)과 실질실효환율(REER)에서도 원화가 약 5% 절하되었다. 이는 원화환율이 다양한 국제금융시장 요인 못지않게 외환수급 등 국내요인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외환수급 현황을 국제수지 통계를 이용하여 살펴보면 공급 측면에서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액이 외환공급을 견인하고 있다. 2025년중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231억달러로 GDP의 약 7%에 육박하는 큰 수준이며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자금 유입액도 525억달러에 달해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다만, 금년 2월 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6.3조원(1.29~2.26일 기준) 상당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요측면에서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 수요 및 대외유출 증가가 현저하다. 국민연금이나 서학개미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증권투자자금 유출액이 2025년중 1,403억달러에 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 이를 주체별로 보면 단일기관으로서 국민연금의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두드러지며 최근에는 개인의 해외투자도 크게 증가하여 2025년 기준으로 이들의 해외증권투자 비중은 각각 29% 및 33%에 달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환율상승의 주요인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외환의 공급과 수요1)를 종합하여 보면 전체적인 외환수급은 여전히 공급우위를 보이고 있다. 즉, 외환순공급 규모는 2025년중 99억달러로 2024년(175억달러)에 비해 절반 정도 축소되었으나 여전히 전체적인 외환수급이 순유입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만으로 최근의 환율상승을 설명하기에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겠으나 환율은 외환수급의 절대 수준보다는 변화의 방향과 속도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순공급의 축소 자체가 최근 원화환율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외환순공급 규모의 축소와 더불어 미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한국과 미국과의 성장률 차이, 관세정책에 따른 대외불확실성 지속도 시장참가자들의 심리적 쏠림현상에 영향을 미치면서 환율상승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증권투자 확대는 경상수지 흑자의 필연적인 결과
국제수지 항등식 [CA – KA= 0]에서 알 수 있듯이 경상수지 흑자(외자유입)는 사후적으로 자본금융계정의 적자(외자유출)로 귀결된다. 즉, 경상수지 흑자는 해외증권투자를 통한 대외금융자산 증가로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0년 이후 실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누적액은 순대외금융자산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2025년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9,042억달러에 달한다. 최근의 상황은 외화유동성 부족에 의한 환율 상승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화유동성이 상당 부분 해외투자 형태로 유출되면서 외환매입 수요 및 환율 상승압력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2)

더욱이 국내 인구구조 변화와 국내 성장동력 약화, 그리고 해외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 증가 등으로 국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와 개인들이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 예로 미국 주가는 2023~2025년 기간중 다우존스 45.0%, 나스닥 122.1% 상승하였고, 미국과 한국의 경제성장률 격차도 지속되고 있으며 한미간 내외금리차 역전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향후에도 우리나라의 경상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해외투자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유지되는 여건이 유지될 경우 해외증권투자에 따른 환율상승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해외증권투자의 증가세는 1990년대 일본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당시 일본은 인구구조 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상수지의 누적적인 흑자가 대규모 해외증권투자로 나타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꾸준히 증가하였다. 특히 1990년대 중반경에는 저금리 엔화를 조달하여 해외투자에 활용하는 엔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가 크게 유행한 바 있다. 다만, 해외증권투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던 2010년경까지 일본 엔화는 추세적인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와는 반대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 구성을 보면 해외금융자산으로부터의 이자 및 배당 소득이 전체 경상수지 흑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3) 이는 일본의 지속적인 해외금융자산 축적의 결과로서 국제수지가 글로벌 경기 상황이나 무역분쟁 등에 영향을 적게 받으며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발판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일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저성장·고령화라는 구조적 여건 하에서 해외투자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며, 이를 인위적으로 위축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는 일본과 같은 소득수지 기반의 안정적 경상수지 구조를 구축하는데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환율 및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
위에서의 논의를 종합해 볼 때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 확대는 어느 정도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이는 경상수지 흑자 누적과 경제주체들의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한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따라서 이를 통해 대외건전성 유지와 안정적인 국부 창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해외투자의 효용을 극대화하되 외환시장의 불안정은 최소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두 가지 정책 목표의 조화로운 운용이 긴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양호한 외환수급 여건의 유지는 대외건전성을 확보하고 환율안정을 달성하는 첩경이라는 점에서 경상수지의 흑자기조 유지는 물론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자금 유입을 위한 유인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신뢰 제고에 더욱 노력하고 특히 국내 주식시장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을 통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가 새로운 균형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외환수급 및 환율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내 경제주체들의 해외증권투자는 풍부한 외화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투자수익률 제고 노력의 결과로서 대외금융자산 증가를 통한 국부창출과 대외건전성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글로벌 무역 및 관세 분쟁이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소득수지 기반의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 기조의 달성은 대외부문 체질 강화에 매우 중요하다. 다만,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수익률 제고 못지않게 환위험 등에 대비한 적절한 위험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주요국의 통화정책 여건변화 등으로 원화가 강세로 반전될 경우에는 해외투자에 따른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하여 각 경제주체들의 상황에 맞는 환헤지 전략이나 위험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단일기관으로서 해외증권투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한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향후 상당기간 동안 원화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외환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환헤지 비율의 상향 조정보다는 국민연금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외화채권을 직접 발행하여 이를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민연금기금이 해외증권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내 외환시장을 거치지 않고 조달함으로써 원화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적으로 차단하고 투자수익률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내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를 넓혀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환시장의 양적 및 질적 발전은 다양한 외부충격이나 외환수급 상황의 변화 등에 대해 환율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시장친화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외환시장의 거래량과 깊이가 미흡하여 이러한 구조적 수급 변화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 만약 다양한 시장참가자의 확대가 이루어질 경우 상이한 환율기대로 특정 방향으로의 환율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동일한 충격에 대해 환율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해외증권투자 증가에 따른 외환순공급 규모의 축소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양적 및 질적 발전은 시장참가자들의 막연한 환율상승 기대를 완화하고 환율 안정화를 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금년 하반기 당국이 시행계획으로 있는 24시간 외환시장 개설의 성과를 보아가며 글로벌 금융중심지에 원화 현물환시장을 개설함으로써 역외 NDF시장을 흡수하고 시장의 양적, 질적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1) 자본금융계정중 파생상품거래나 은행의 대출 및 차입금은 환율 영향이 불명확하므로 제외하였다.
2) 과거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작고 외채상환 부담이 컸던 시기에는 경상흑자가 나타나더라도 해외증권투자 보다는 외채상환 등에 외화유동성이 직접 활용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외환수요 및 환율상승 압력이 나타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3) 2025년중 우리나라는 상품수지 흑자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상회하며, 소득수지가 경상수지 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원화환율 및 외환수급 현황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2025년 상반기중 하락세에서 하반기 이후 상승세로 반전되어 연말에는 1439.75원을 기록하였으며 금년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은 1,450원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에 따른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 등 외환공급에도 불구하고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주요 경쟁국통화 움직임과 비교해 보더라도 다소 이례적이다.
원화와 미달러화의 움직임과 비교(<그림 1>)해 보면 원화와 미달러화의 괴리가 2022년경부터 확대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미달러화지수(US Dollar Index)가 2024년말 108.5에서 2025년말에는 98.3를 기록하여 전년대비 –9.4%(미달러화 약세)를 기록한 데 반해 원화환율은 –2.2%(연말기준) 하락하는 데 그쳤다. 또한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수출경쟁력을 반영한 명목실효환율(NEER)과 실질실효환율(REER)에서도 원화가 약 5% 절하되었다. 이는 원화환율이 다양한 국제금융시장 요인 못지않게 외환수급 등 국내요인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수요측면에서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 수요 및 대외유출 증가가 현저하다. 국민연금이나 서학개미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증권투자자금 유출액이 2025년중 1,403억달러에 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 이를 주체별로 보면 단일기관으로서 국민연금의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두드러지며 최근에는 개인의 해외투자도 크게 증가하여 2025년 기준으로 이들의 해외증권투자 비중은 각각 29% 및 33%에 달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환율상승의 주요인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제수지 항등식 [CA – KA= 0]에서 알 수 있듯이 경상수지 흑자(외자유입)는 사후적으로 자본금융계정의 적자(외자유출)로 귀결된다. 즉, 경상수지 흑자는 해외증권투자를 통한 대외금융자산 증가로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0년 이후 실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누적액은 순대외금융자산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2025년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9,042억달러에 달한다. 최근의 상황은 외화유동성 부족에 의한 환율 상승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화유동성이 상당 부분 해외투자 형태로 유출되면서 외환매입 수요 및 환율 상승압력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2)

이러한 해외증권투자의 증가세는 1990년대 일본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당시 일본은 인구구조 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상수지의 누적적인 흑자가 대규모 해외증권투자로 나타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꾸준히 증가하였다. 특히 1990년대 중반경에는 저금리 엔화를 조달하여 해외투자에 활용하는 엔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가 크게 유행한 바 있다. 다만, 해외증권투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던 2010년경까지 일본 엔화는 추세적인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와는 반대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환율 및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
위에서의 논의를 종합해 볼 때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 확대는 어느 정도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이는 경상수지 흑자 누적과 경제주체들의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한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따라서 이를 통해 대외건전성 유지와 안정적인 국부 창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해외투자의 효용을 극대화하되 외환시장의 불안정은 최소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두 가지 정책 목표의 조화로운 운용이 긴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양호한 외환수급 여건의 유지는 대외건전성을 확보하고 환율안정을 달성하는 첩경이라는 점에서 경상수지의 흑자기조 유지는 물론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자금 유입을 위한 유인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신뢰 제고에 더욱 노력하고 특히 국내 주식시장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을 통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가 새로운 균형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외환수급 및 환율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내 경제주체들의 해외증권투자는 풍부한 외화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투자수익률 제고 노력의 결과로서 대외금융자산 증가를 통한 국부창출과 대외건전성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글로벌 무역 및 관세 분쟁이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소득수지 기반의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 기조의 달성은 대외부문 체질 강화에 매우 중요하다. 다만,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수익률 제고 못지않게 환위험 등에 대비한 적절한 위험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주요국의 통화정책 여건변화 등으로 원화가 강세로 반전될 경우에는 해외투자에 따른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하여 각 경제주체들의 상황에 맞는 환헤지 전략이나 위험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단일기관으로서 해외증권투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한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향후 상당기간 동안 원화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외환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환헤지 비율의 상향 조정보다는 국민연금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외화채권을 직접 발행하여 이를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민연금기금이 해외증권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내 외환시장을 거치지 않고 조달함으로써 원화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적으로 차단하고 투자수익률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내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를 넓혀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환시장의 양적 및 질적 발전은 다양한 외부충격이나 외환수급 상황의 변화 등에 대해 환율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시장친화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외환시장의 거래량과 깊이가 미흡하여 이러한 구조적 수급 변화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 만약 다양한 시장참가자의 확대가 이루어질 경우 상이한 환율기대로 특정 방향으로의 환율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동일한 충격에 대해 환율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해외증권투자 증가에 따른 외환순공급 규모의 축소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양적 및 질적 발전은 시장참가자들의 막연한 환율상승 기대를 완화하고 환율 안정화를 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금년 하반기 당국이 시행계획으로 있는 24시간 외환시장 개설의 성과를 보아가며 글로벌 금융중심지에 원화 현물환시장을 개설함으로써 역외 NDF시장을 흡수하고 시장의 양적, 질적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1) 자본금융계정중 파생상품거래나 은행의 대출 및 차입금은 환율 영향이 불명확하므로 제외하였다.
2) 과거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작고 외채상환 부담이 컸던 시기에는 경상흑자가 나타나더라도 해외증권투자 보다는 외채상환 등에 외화유동성이 직접 활용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외환수요 및 환율상승 압력이 나타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3) 2025년중 우리나라는 상품수지 흑자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상회하며, 소득수지가 경상수지 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