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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련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최신 동향을 제공하는 격주간지

요약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원인으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수익률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 퇴직연금 수익률 문제의 핵심은 위험자산 비중 조정뿐만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 개인이 투자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현재의 자산운용 체계에서는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배분이 자동적으로 조정되는 TDF(Target Date Fund)는 개인 중심 투자 구조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자산운용에 적극적인 일부 가입자들이 ETF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자산운용에 소극적인 가입자에게는 자동 자산배분 구조를 제공하는 TDF가 보다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TD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에서 그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디폴트 옵션 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TDF 활용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25년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이 500조원을 넘어섰다.1) 퇴직연금 적립액이 증가하고,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IRP)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는 제도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중요한 정책 과제이다. DC형과 IRP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투자 위험을 직접 부담하면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최근 가입자 수의 증가와 운용 성과 개선 등에 따라 DC형과 IRP형 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편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 퇴직연금의 경우 퇴직급여가 임금 상승률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가입자의 퇴직급여는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 그러나 DB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의 경우 운용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낮으면 그 차이를 기업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DB형 퇴직연금에서 낮은 운용 수익률은 도입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증가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임금 상승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를 고려할 때 퇴직연금 수익률 문제는 DCㆍIRP형 퇴직연금뿐 아니라 DB형 퇴직연금에서도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된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의 확대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TDF(Target Date Fund)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상품으로, 디폴트 옵션 제도의 도입을 계기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향후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여부와 관계없이 현행 TDF의 개선과 확대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국내 TDF 시장의 동향과 성과를 살펴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개선 방향을 검토한다.


퇴직연금 수익률 현황

2025년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96.8조원으로, 2024년말(427.2조원) 대비 16.3% 증가하였다.2)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4년말 113.9조원에서 2025년말 137.0조원으로 20.3% 증가하였으며, IRP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4년말 98.2조원에서 2025년말 130.9조원으로 33.2% 증가하였다. 반면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같은 기간 214.6조원에서 228.9조원으로 6.7% 증가에 그쳤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대부분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DC형 퇴직연금과 IRP를 중심으로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25년말 기준 전체 적립금 496.8조원 중 373.6조원(75.2%)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123.2조원(24.8%)이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3)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이 전년 대비 7.4%p 증가하였다.

2024년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누적 수익률을 다시 앞섰으며, 2025년 임금상승률보다 높아졌다(<그림 1> (a) 참조). 다만 기간별로 보면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을 하회한 시기도 존재했다. 2024년 DC형 퇴직연금의 분위수별 수익률을 보면, 상위 20%의 수익률이 평균 임금 상승률(3.6%)보다 높았다(<그림 1> (b) 참조).4) 즉 전반적인 수익률은 양호했으나, 상당수 가입자의 수익률은 임금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수익률 격차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에서 개인별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DB형 퇴직연금 수익률도 DC형 퇴직연금 수익률보다 격차의 정도는 작지만,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원인으로 가장 자주 지적되는 것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이다. 실제로 국내 퇴직연금 자산의 상당 부분이 예금이나 보험과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되어 있다. 이러한 자산 구성은 단기적인 안정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퇴직연금의 성격을 고려하면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비중을 낮추고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퇴직연금 수익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 역시 국내 주가의 장기 횡보 등으로 인해 크게 높지 않았던 기간도 있었다. 또한 실적배당형 상품은 수익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산운용 과정에서 상당한 전문성과 운용 역량이 요구된다. 특히 개인이 직접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에서는 이러한 운용 역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현재와 같이 개인이 투자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에서는 가입자가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지식의 차이, 정보비용, 그리고 투자 행동 편향 등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는 장기 투자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따라서 퇴직연금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위험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접근을 넘어, 투자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배분이 자동적으로 조정되는 TDF는 개인 중심 투자 구조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더라도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활성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행 자산운용 체계의 지속적인 개선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 체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산운용 방식으로 TDF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TDF 시장의 현황과 성과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배분 비중이 자동적으로 조정되는 투자 상품으로, 장기 투자에 적합한 구조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투자 초기에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가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정자산의 비중을 점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러한 구조는 장기 투자에서 중요한 자산배분 전략을 자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TDF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비해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TDF는 자산배분 전략을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구조를 통해 개인 투자자의 투자 행동 편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는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퇴직연금 투자에서는 개인이 직접 자산배분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가입자가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TDF는 개인 투자자의 자산운용 부담을 완화하면서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TDF 시장은 2016년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2025년말 기준 TDF 설정액은 16.5조원, 순자산액은 25.5조원에 이르렀다. 2022년 주식 시장의 침체로 TDF 순자산액이 0.4조원 감소하기도 하였으나, 2020년말 기준 5.2조원에서 2025년말 25.5조원으로 약 5배 성장하였다.

실적배당형 상품 중 TDF의 비중은 2022년 22.6%로 높아졌다가, ETF 확산 등의 영향으로 2023년 21.1%, 2024년 20.6%, 2025년 16.5%로 낮아졌지만, TDF는 여전히 퇴직연금 자산운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그림 2> (a) 참조). 2025년말 기준 TDF에 투자된 퇴직연금 자산은 20.3조원으로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된 퇴직연금 자산 123.2조원의 16.5%에 해당한다. 2022년 크게 하락했던 TDF의 수익률은 2023년 이후 1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유지하며, 퇴직연금 투자 상품으로서의 유효성을 보여주고 있다(<그림 2> (b) 참조).
 

이와 함께 최근에는 자산운용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ETF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퇴직연금 자산운용 방식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모든 가입자가 직접 자산배분 전략을 설계하고 관리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자동화된 자산배분 구조를 제공하는 TDF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TDF 역할 확대를 위한 정책 과제

퇴직연금 제도 내에서 TDF가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디폴트 옵션 제도의 운영 방식, 상품 경쟁력 강화, 그리고 퇴직연금 도입 기업의 역할 강화 등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디폴트 옵션 제도의 개선을 통해 TDF 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디폴트 옵션 제도는 가입자가 별도의 투자 의사결정을 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TDF는 생애주기 기반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디폴트 옵션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TDF의 활용도를 높이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현재처럼 가입자들에게 디폴트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퇴직연금 사업자가 디폴트 상품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정보가 부족한 가입자들이 적절한 선택을 하기 어렵다.

둘째, TDF 상품의 경쟁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ETF가 등장하면서 TDF의 비용이 부각되고 있으므로 비용 개선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직접 운용 펀드를 확대하거나, ETF 중심의 TDF 확대 등이 검토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의 역할을 강화하여 가입자의 선택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국내 퇴직연금 제도에서는 가입자의 합리적 선택을 강조하는 구조가 유지되어 왔으나, 실제로는 정보 비대칭과 금융 이해도의 한계로 인해 가입자가 적극적으로 운용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가입자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보다, 사용자(사업주 및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이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디폴트 옵션과 표준 선택지 설정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고, 이에 상응하는 면책과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경우, TDF를 중심으로 한 자동 자산배분 구조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보다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1) 2025년말 42개 퇴직연금 사업자의 적립액 496.8조원과 근로복지공단의 퇴직연금 적립액 4.5조원(2024년말 기준)을 합친 금액이다(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판매회사별 적립금).
2) 2025년말 기준 42개 퇴직연금 사업자의 적립액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근로복지공단의 적립금은 제외하였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의 2024년말 적립액은 4.5조원인데, 42개 퇴직연금 사업자의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만큼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5년말 적립액은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판매회사별 적립금).
3) 퇴직연금 유형별로 보면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228.9조원 중 18.6조원(8.1%),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137.0조원 중 46.5조원(34.0%), IRP형 퇴직연금 적립금 130.9조원 중 58.0조원(44.4%)이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4)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 2025, 「2024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