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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과 시스템리스크
2026-12호 2026.06.15
요약
미국 사모신용 차입기업의 수익성은 상당부분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하이퍼스케일러에 의한 대규모 차입금 조달로 인해 이들 기업이 직면하는 금리부담 또한 가중될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 및 금리부담 증가는 이들 기업의 채무불이행을 야기하고, 이는 사모신용펀드의 순자산가치(NAV) 훼손으로 이어진다. 최근 사모신용펀드에 대한 환매신청 급증은 이러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아가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 악화는 해당 시장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사모신용시장이 다른 금융권역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문제를 사모신용시장만의 문제로 제한함으로써, 자칫 금융시스템 전체에 대한 그림을 놓치는 일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사모신용은 펀드라는 집합투자기구(collective investment vehicle)를 통해 비공개ㆍ비상장 중견기업(middle-market firm)에 제공되는 대출을 일컫는다. 사모신용을 제공하는 주체로 사업개발회사(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이하 BDC)라는 용어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 역시 펀드라고 보면 된다. 자산운용 요건 및 레버리지 규제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날 뿐, 경제적 실질이라는 측면에서 펀드와 다름없기 때문이다.1)
최근 사모신용펀드에 대한 투자자 환매 급증 현상이 지속되면서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을 평가하고, 사모신용시장발 시스템리스크 가능성을 점검한다.
차입기업의 상환능력 약화
사모신용펀드의 성과는 철저하게 차입기업의 성과에 연동된다. 그런데 지난 2~3년간 차입기업의 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차입기업의 상환능력을 낮추는 첫 번째 요인은 높은 금리부담이다. 사모신용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데, 구체적으로 각 시점의 SOFR (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2)에다 5~7%의 신용스프레드가 가산된다. 사모신용이 급증한 시점은 팬데믹 직후의 제로금리 시기로 당시 차입기업이 부담하는 금리는 평균 6%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2023~2024년 SOFR는 5%를 넘어섰다. 기준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스프레드 또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2020~2021년 550bp 수준이었던 스프레드는 2022~2023년 650bp로 100bp만큼 확대되었다.3) 그 결과 차입기업들은 제로금리 시기의 2배에 달하는 약12% 수준의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차입기업의 수익성 또한 악화되고 있다. 사모신용시장에서 차입하는 기업의 업종분포를 살펴보면, 정보기술(IT) 분야가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 분야에 속한 차입자의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기업, 소위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이다.4) 그런데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제품개발 주기가 단축되면서, 이들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최근 SaaS로 분류되는 기업 중 약50%가 마이너스(-) 현금흐름(EBITDA)을 기록 중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5)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차입금리까지 2배 가까이 상승함에 따라, 차입자의 상당수는 이자를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미 2023년 기준으로 사모신용 차입자의 약1/3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6) 최근의 악화된 시장환경을 고려하면 이자보상비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은 더욱 늘어났을 개연성이 크다.
PIK(Payment-In-Kind) 비중 변화 또한 차입기업의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한다. PIK란 대출이자를 현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펀드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아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펀드에는 일체의 현금유입이 발생하지 않으며, 대신 이자가 대출원금에 더해진다.
<그림 1>에서 보듯이 2023년부터 PIK 비중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2년 PIK적용 대출의 비중은 5~6%였으나 금리인상 시기인 2023년부터 PIK비중이 급증하기 시작, 2025년에는 12%까지 늘어났다.7) PIK 증가는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PIK는 차입자가 사실상 채무불이행(default) 상태에 진입했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않음으로써 손실을 이연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실제로 PIK가 적용된 대출의 경우 나중 시점에서 연체, 파산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8) 결과적으로 PIK비중 증가는 이자를 제 때 지급하지 못하는 기업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전술한 이자보상비율 하락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펀드가치 훼손
차입기업의 현금흐름 악화, 이자보상비율 하락, PIK비중 확대 등은 모두 펀드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차입자 중 일부가 채무이행에 실패하더라도 대출이 충분히 다각화되어 있다면 펀드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IT산업 등 수익성이 악화된 일부 업종에 대출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소수 업종에 대출이 집중될 경우 위험분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특정 기업에 대한 대출집중 또한 우려할 수준이다. 펀드에 편입된 차입기업 수는 평균적으로 100개를 넘지 않는데, 이 중 상위1개 기업 및 상위10개 기업이 펀드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 51%에 달한다.9) 이로 인해 소수 몇몇 기업의 채무불이행 만으로도 펀드가치가 큰 폭으로 훼손될 위험이 상존한다.
채무불이행시 펀드 투자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회수율(recovery rate upon default) 또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모신용의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 금융서비스, 헬스케어서비스 등 담보 설정이 어려운 무형자산 중심 산업에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사모신용 차입기업이 채무불이행에 처할 경우의 회수율은 33%에 불과하다.10)
이러한 문제는 실제 펀드가치(Net Asset Value, 이하 NAV) 하락으로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 2025년 9월 기준, 사모신용펀드에서 원금의 50% 이상을 상각처리(markdown)한 대출이 전체 대출의 10%를 넘어섰다. MSCI에 따르면 실제 가치가 원금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 대출의 비중은 소형펀드 12.6%, 대형펀드 8.3%이다. 그 결과 2025년 말 현재 NAV로 평가한 펀드수익률은 1.8%로, 6개월 전 수익률 3.7%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었다.11)
유동성이 극히 낮은 대출자산의 특성 상, 대출자산가치 하락이 NAV에 느리게 반영(stale valuation)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손실인식에 따른 NAV 하락이 운용사의 트랙레코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 일부 펀드의 경우 NAV를 기준으로 펀드보수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가능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상장BDC의 시장가격을 살펴보는 것이 사모신용펀드 전반의 실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IMF의 연구에 의하면, 상장BDC의 펀드가치가 훼손될 경우 NAV는 천천히 조정되는 반면 시장가격은 신속히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2) 그리고 NAV가 시장가격에 수렴하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었다.13) 2026년 5월말 현재, S&P BDC지수는 2025년 2월의 고점 대비 29.3% 하락14)했는데, 이는 상당수 사모신용펀드의 실제가치가 큰 폭으로 훼손되었음을 시사한다.
펀드가치 하락은 펀드 자체의 파산 우려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사모신용펀드의 평균적인 부채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5)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BDC구조의 경우에도 2024년말 현재 펀드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NAV 훼손에도 불구하고 펀드의 파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하겠다.
다른 한편으로, 펀드 투자자의 환매압력이 고조됨으로써 유동성 위기로 인해 파산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환매규모에 상한을 정하는 환매제한(gating), 나아가 환매전면중단(suspension of redemption) 등 현금유출을 차단할 다양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위기에 따른 펀드 파산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과소평가된 사모신용시장 규모
그렇다면 사모신용시장에 의한 시스템리스크 유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흔히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규모, 연계성, 레버리지, 단기차입(유동성위기) 등이 거론된다. 우선 규모부터 살펴보자. 현재 미국 사모신용시장 규모는 약 2조5천억달러로,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16) 그러나 여기에는 소위 이중차입자(dual borrower)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현재 펀드 차입기업의 약 절반은 은행에서도 차입하고 있다. 나아가 은행은 펀드 차입에 성공한 기업에 대해 사후적으로 대출한도를 늘려준 것으로 나타났다.17) 사모신용 차입자에 대한 은행의 노출이 상당함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은 사모신용펀드 자체에 대출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은행은 사모신용에 간접적으로 노출된다.
생명보험사의 숨겨진 사모신용도 고려해야 한다. 생명보험사는 그동안 펀드에 대한 출자를 통해 사모신용에 노출되었으나, 최근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사모신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모신용펀드는 자신이 보유한 기업대출을 SPV(Special Purpose Vehicle)에 이전하고, 이 SPV보유 기업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ABS(Asset-Backed Securities)를 발행한다. 그러면 생명보험사가 해당 ABS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규제차익 때문이다. 펀드에 출자하지 않고 대출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사모ABS를 매입할 경우 생명보험사의 규제자본 적립부담은 2~4배까지 낮아진다. 펀드 출자 대신 해당 펀드가 발행하는 사모채권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모신용펀드와 관련하여 발행되는 사모ABS 및 사모채권 시장규모가 8,490억달러로 급증했는데, 이는 전체 BDC시장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그런데 새로운 유형의 이들 자산은 사모신용으로 집계되지 않을 뿐, 경제적 실질은 사모신용과 다를 바 없다. 최근 생명보험사가 사모ABS 및 사모채권을 대거 매입(발행잔액의 65%)한 결과, 해당 자산이 생명보험사 전체 자산18)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한다.19) 생명보험사의 규모가 대체로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결국 이중차입자의 존재, 펀드에 대한 은행의 대출, 생명보험사의 사모ABSㆍ채권 보유 등을 감안하면 실제 사모신용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이러한 점에서 시장규모가 작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높은 연계성
여러 펀드가 동일한 차입자에게 대출을 제공할 경우, 이들 펀드는 공통의 위험에 직면한다. 그런데 사모신용시장 차입기업의 61%는 2개 이상의 펀드로부터 차입하고 있으며, 심지어 6개 이상의 펀드로부터 돈을 빌린 차입자도 18%에 달한다.20) 나아가 사모신용을 제공하는 펀드가 또 다른 펀드에 출자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일례로 대형 자산운용사 Cliffwater 산하의 사모신용펀드는 Barings이 운용하는 비상장BDC 지분 1/3을 보유하고 있다.21) 이처럼 동일한 기업에 여러 펀드가 대출하는 차입자 중첩, 한 펀드에 다른 펀드가 출자자로 참여하는 출자연쇄 등을 통해 사모신용시장의 펀드들은 상호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이는 차입기업의 건전성 훼손이 개별 펀드가 아닌 사모신용시장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모신용시장은 타 권역과도 밀접하게 얽혀있다. 은행은 펀드에 대한 대출(소위 백레버리지)을 통해 차입기업의 건전성과 간접적으로 연계된다. 더불어 이중차입자 문제는 은행을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에 직접 노출시킨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합성위험이전거래(Synthetic Risk Transfer, 이하 SRT)도 문제다. SRT는 은행이 대출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해당 대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거래상대방(사모신용펀드 포함)에게 이전하는 계약이다.22) 은행은 위험을 넘기는 대가로 일종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펀드는 신용위험을 떠맡는 대신 프리미엄을 받아 펀드수익률을 높인다. 그러나 SRT가 활발해질수록 사모신용시장과 은행 간의 연계가 강화되고, 금융시스템 전반의 시스템리스크도 그만큼 확대된다. 심지어 SRT를 통해 신용위험을 넘긴 펀드에 은행이 대출을 제공하는 사례도 발견되는데23), 이 경우 상호 연계성은 더욱 증폭된다.
생명보험산업은 사모신용시장과 가장 높은 연계를 형성하고 있는 권역이다. 2009년 대형 자산운용사 Apollo의 생명보험사 인수는 전통적인 생명보험 비즈니스 모델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24) 자산운용사 산하의 PE(Private Equity, 이하 PE)가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면, 인수된 생명보험사는 고객들이 납입하는 보험료를 PE와 계열관계에 있는 사모신용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 부상한 것이다. 여기서 생명보험사는 대규모 자금공급원이 되고, 펀드는 해당 자금을 중견기업에게 제공하는 대출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이 모델이 큰 성과를 내자 여타 대형 자산운용사 그룹들도 산하 PE를 통해 다투어 생명보험사를 인수했다. 그 결과 생명보험산업 전체 자산에서 PE소유 생명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에 불과했으나 2024년말에는 14%로 급증했다.25) 이처럼 생명보험사, 특히 대형 자산운용사 산하의 PE소유 보험사들은 사모신용시장에 직접 노출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 악화는 생명보험권역 전체의 건전성 훼손으로 직결된다.
시스템리스크 경로 점검
사모신용시장의 문제가 펀드에 출자한 기관투자자 및 개인투자자, 그리고 펀드와 긴밀히 연계된 생명보험사, 은행 등이 일정부분 손실을 입는 정도에서 끝날지, 아니면 시스템리스크로 확산될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차입기업의 건전성에 달려 있다. 그런데 전술한 바와 같이 이들 기업의 건전성은 이미 상당부분 훼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모대출은 시장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자산인만큼, 급격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펀드의 NAV는 천천히 조정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사모신용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금융회사의 손실인식도 제한적인 수준에서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며, 따라서 시스템리스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만약 NAV가 큰 폭으로 조정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공지능 발전이 가속화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 등 펀드로부터 차입한 기업의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되는 중이다. 금리부담 또한 점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하이퍼스케일러에 의한 대규모 차입 등이 겹치면서, 기존 사모신용 차입기업들은 조달금리 상승과 가용자금 부족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들어 BDC가 발행하는 채권 스프레드는 최대 140bp 상승했는데26), 이는 펀드에 편입된 사모신용 차입기업의 상태가 그만큼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차입기업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경우, 펀드 NAV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위험에 대한 급격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NAV가 한꺼번에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NAV하락이 임계수준을 초과하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사모신용시장 문제는 해당 시장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 경우 시스템리스크는 다음의 경로를 따라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펀드에 출자한 연금기금 등 기관투자자, 사모신용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생명보험사, 은행 등의 손실규모가 임계치를 넘어선다. 이로 인해 자산배분조정(rebalancing)이나 규제자본 충족을 위해 우량회사채 등 유동성 높은 자산을 처분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일부 자산가격이 하락한다. 이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부채가 많고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은 투자은행과 일부 헤지펀드가 될 것이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해당 자산을 담보로 단기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려 들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는 규모와 연계성은 물론 레버리지와 단기차입도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하는 모든 요건이 충족되는 셈이다. 즉, 대규모 부채를 단기차입으로 조달한 금융기관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고, 이들 금융기관이 서둘러 현금확보에 나서면서 대규모 자산매각이 뒤따른다. 자산매각 규모가 큰 만큼 자산가격 하락은 큰 폭으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진행된다. 유동성위기와 자산가격하락이 서로를 강화하는 국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전체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훼손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전술한 경로가 실제로 구현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된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민간부채가 큰 폭으로 집적되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가까이 금융위기를 겪지 않아 기업부문의 비효율이 누적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의 기업부문은 상당한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으며27), 어떤 계기로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업부문의 취약성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20여년간 금융권역 간 구분은 점차 약해져 왔으며, 이로 인해 전체 금융시스템은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연결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모신용시장만 분리해서 바라볼 경우, 자칫 금융시스템 전체에 대한 그림을 놓칠 수 있다. 당장 사모신용펀드의 레버리지가 낮고 유동성위기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 이하에서는 편의상 사모신용펀드와 BDC 둘을 구별하지 않고 ‘사모신용펀드’ 혹은 줄여서 ‘펀드’로 부르기로 한다.
2) 미국 국채(Treasury)를 담보로 하루동안(overnight) 차입할 때 적용되는 금리
3) Cai, F., Haque, S., 2024, Private credit: Characteristics and risks, FEDS Notes.
4) 분석대상을 BDC로만 국한할 경우 소프트웨어 분야의 비중(2025년 9월 기준)은 20%로 낮아진다. Mairone, N., 2026. 5. 1, Research Note: Mapping software exposure across BDC portfolios, Preqin.
5) Economist, 2026. 4. 1, Briefing: Private-Equity Firms, A guide to the Private-Credit Crisis.
6)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4,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The Rise and Risks of Private Credit
7) Pitch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PIK대출금 비중은 14%이다. PitchBook/LCD, 2025. 9. 30, US Private Credit & Middle Market Quarterly Wrap.
8) Rintamäki, P., Steffen, S., 2025, Pik now and pay later-how deferred interest reshapes private credit.
9) Davydiuk, T., Marchuk, T., Rosen, S., 2024, Direct lenders in the US middle market.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62, 103946.
10) 반면, 신디케이트론의 회수율은 52%이다. Cai, F., Haque, S., 2024, Private credit: Characteristics and risks, FEDS Notes.
11) MSCI, 2025. 5. 12, The State of Private Markets 2026: Building for What’s Next.
12) 이는 NAV 대비 시장가격이 큰 폭으로 할인됨을 의미한다.
13)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4,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The Rise and Risks of Private Credit.
14) S&P Global, https://www.spglobal.com/spdji/en/indices/equity/sp-bdc-index/#overview
15)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4,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The Rise and Risks of Private Credit; Aldasoro, I., Doerr, S., Todorov, K., 2025, Retail investors in private credit (No. 106).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16) JP Morgan, 2026. 3. 12, Private Credit Under the Microscope – Separating Headlines from Fundamentals.
17) Haque, S., Mayer, S., Stefanescu, I., 2024, Private debt versus bank debt in corporate borrowing.
18) 정확히는 일반계정(general account) 자산을 의미한다.
19) Meisenzahl, R. R., Overpeck, J., Polacek, A., 2026, Life Insurers’ Private Credit Investments and Annuity Market Share Capture, Federal Reserve Bank of Chicago.
20) Mairone, N., 2026. 5. 1, Research Note: Mapping software exposure across BDC portfolios, Preqin.
21) Economist, 2026. 4. 1, Briefing | Private-equity firms, A guide to the private-credit crisis.
22) 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2026, Synthetic Risk Transfers.
23) Cortes, F., Dionis, G. F., Li, Y., Ramirez, M. S., Zhang, X, 2025, Recycling Risk: Synthetic Risk Transfers, International Monetary Fund; Berrospide, J., Cai, F., Lewis-Hayre, S., Zikes, F., 2025, Bank lending to private credit: Size, characteristics, and financial stability implications, FEDS Notes.
24) Kirti, D., Sarin, N., 2024, What private equity does differently: Evidence from life insurance.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37(1), 201-230; Cortes, F., Diaby, M. M., Windsor, P., 2023, Private Equity and Life Insurers, Global Financial Stability Notes 2023/001,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5) Meisenzahl, R. R., Overpeck, J., Polacek, A., 2026, Life Insurers’ Private Credit Investments and Annuity Market Share Capture, Federal Reserve Bank of Chicago.
26) Reuters, 2026. 5. 22, Private credit bond spreads show smaller lenders priced at greater risk.
27) 2025년 미국 기업의 파산건수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Reuters, 2025. 11. 14, US corporate bankruptcies set to hit 15-year high amid credit jitters, S&P data shows; Mointordaily, 2026. 1. 12, S&P: U.S. Corporate bankruptcy filings accelerate further in December 2025.
최근 사모신용펀드에 대한 투자자 환매 급증 현상이 지속되면서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을 평가하고, 사모신용시장발 시스템리스크 가능성을 점검한다.
차입기업의 상환능력 약화
사모신용펀드의 성과는 철저하게 차입기업의 성과에 연동된다. 그런데 지난 2~3년간 차입기업의 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차입기업의 상환능력을 낮추는 첫 번째 요인은 높은 금리부담이다. 사모신용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데, 구체적으로 각 시점의 SOFR (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2)에다 5~7%의 신용스프레드가 가산된다. 사모신용이 급증한 시점은 팬데믹 직후의 제로금리 시기로 당시 차입기업이 부담하는 금리는 평균 6%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2023~2024년 SOFR는 5%를 넘어섰다. 기준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스프레드 또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2020~2021년 550bp 수준이었던 스프레드는 2022~2023년 650bp로 100bp만큼 확대되었다.3) 그 결과 차입기업들은 제로금리 시기의 2배에 달하는 약12% 수준의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차입기업의 수익성 또한 악화되고 있다. 사모신용시장에서 차입하는 기업의 업종분포를 살펴보면, 정보기술(IT) 분야가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 분야에 속한 차입자의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기업, 소위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이다.4) 그런데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제품개발 주기가 단축되면서, 이들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최근 SaaS로 분류되는 기업 중 약50%가 마이너스(-) 현금흐름(EBITDA)을 기록 중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5)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차입금리까지 2배 가까이 상승함에 따라, 차입자의 상당수는 이자를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미 2023년 기준으로 사모신용 차입자의 약1/3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6) 최근의 악화된 시장환경을 고려하면 이자보상비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은 더욱 늘어났을 개연성이 크다.
PIK(Payment-In-Kind) 비중 변화 또한 차입기업의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한다. PIK란 대출이자를 현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펀드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아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펀드에는 일체의 현금유입이 발생하지 않으며, 대신 이자가 대출원금에 더해진다.

<그림 1>에서 보듯이 2023년부터 PIK 비중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2년 PIK적용 대출의 비중은 5~6%였으나 금리인상 시기인 2023년부터 PIK비중이 급증하기 시작, 2025년에는 12%까지 늘어났다.7) PIK 증가는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PIK는 차입자가 사실상 채무불이행(default) 상태에 진입했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않음으로써 손실을 이연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실제로 PIK가 적용된 대출의 경우 나중 시점에서 연체, 파산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8) 결과적으로 PIK비중 증가는 이자를 제 때 지급하지 못하는 기업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전술한 이자보상비율 하락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펀드가치 훼손
차입기업의 현금흐름 악화, 이자보상비율 하락, PIK비중 확대 등은 모두 펀드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차입자 중 일부가 채무이행에 실패하더라도 대출이 충분히 다각화되어 있다면 펀드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IT산업 등 수익성이 악화된 일부 업종에 대출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소수 업종에 대출이 집중될 경우 위험분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특정 기업에 대한 대출집중 또한 우려할 수준이다. 펀드에 편입된 차입기업 수는 평균적으로 100개를 넘지 않는데, 이 중 상위1개 기업 및 상위10개 기업이 펀드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 51%에 달한다.9) 이로 인해 소수 몇몇 기업의 채무불이행 만으로도 펀드가치가 큰 폭으로 훼손될 위험이 상존한다.
채무불이행시 펀드 투자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회수율(recovery rate upon default) 또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모신용의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 금융서비스, 헬스케어서비스 등 담보 설정이 어려운 무형자산 중심 산업에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사모신용 차입기업이 채무불이행에 처할 경우의 회수율은 33%에 불과하다.10)
이러한 문제는 실제 펀드가치(Net Asset Value, 이하 NAV) 하락으로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 2025년 9월 기준, 사모신용펀드에서 원금의 50% 이상을 상각처리(markdown)한 대출이 전체 대출의 10%를 넘어섰다. MSCI에 따르면 실제 가치가 원금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 대출의 비중은 소형펀드 12.6%, 대형펀드 8.3%이다. 그 결과 2025년 말 현재 NAV로 평가한 펀드수익률은 1.8%로, 6개월 전 수익률 3.7%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었다.11)
유동성이 극히 낮은 대출자산의 특성 상, 대출자산가치 하락이 NAV에 느리게 반영(stale valuation)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손실인식에 따른 NAV 하락이 운용사의 트랙레코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 일부 펀드의 경우 NAV를 기준으로 펀드보수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가능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상장BDC의 시장가격을 살펴보는 것이 사모신용펀드 전반의 실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IMF의 연구에 의하면, 상장BDC의 펀드가치가 훼손될 경우 NAV는 천천히 조정되는 반면 시장가격은 신속히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2) 그리고 NAV가 시장가격에 수렴하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었다.13) 2026년 5월말 현재, S&P BDC지수는 2025년 2월의 고점 대비 29.3% 하락14)했는데, 이는 상당수 사모신용펀드의 실제가치가 큰 폭으로 훼손되었음을 시사한다.

펀드가치 하락은 펀드 자체의 파산 우려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사모신용펀드의 평균적인 부채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5)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BDC구조의 경우에도 2024년말 현재 펀드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NAV 훼손에도 불구하고 펀드의 파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하겠다.
다른 한편으로, 펀드 투자자의 환매압력이 고조됨으로써 유동성 위기로 인해 파산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환매규모에 상한을 정하는 환매제한(gating), 나아가 환매전면중단(suspension of redemption) 등 현금유출을 차단할 다양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위기에 따른 펀드 파산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과소평가된 사모신용시장 규모
그렇다면 사모신용시장에 의한 시스템리스크 유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흔히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규모, 연계성, 레버리지, 단기차입(유동성위기) 등이 거론된다. 우선 규모부터 살펴보자. 현재 미국 사모신용시장 규모는 약 2조5천억달러로,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16) 그러나 여기에는 소위 이중차입자(dual borrower)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현재 펀드 차입기업의 약 절반은 은행에서도 차입하고 있다. 나아가 은행은 펀드 차입에 성공한 기업에 대해 사후적으로 대출한도를 늘려준 것으로 나타났다.17) 사모신용 차입자에 대한 은행의 노출이 상당함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은 사모신용펀드 자체에 대출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은행은 사모신용에 간접적으로 노출된다.
생명보험사의 숨겨진 사모신용도 고려해야 한다. 생명보험사는 그동안 펀드에 대한 출자를 통해 사모신용에 노출되었으나, 최근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사모신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모신용펀드는 자신이 보유한 기업대출을 SPV(Special Purpose Vehicle)에 이전하고, 이 SPV보유 기업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ABS(Asset-Backed Securities)를 발행한다. 그러면 생명보험사가 해당 ABS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규제차익 때문이다. 펀드에 출자하지 않고 대출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사모ABS를 매입할 경우 생명보험사의 규제자본 적립부담은 2~4배까지 낮아진다. 펀드 출자 대신 해당 펀드가 발행하는 사모채권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모신용펀드와 관련하여 발행되는 사모ABS 및 사모채권 시장규모가 8,490억달러로 급증했는데, 이는 전체 BDC시장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그런데 새로운 유형의 이들 자산은 사모신용으로 집계되지 않을 뿐, 경제적 실질은 사모신용과 다를 바 없다. 최근 생명보험사가 사모ABS 및 사모채권을 대거 매입(발행잔액의 65%)한 결과, 해당 자산이 생명보험사 전체 자산18)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한다.19) 생명보험사의 규모가 대체로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결국 이중차입자의 존재, 펀드에 대한 은행의 대출, 생명보험사의 사모ABSㆍ채권 보유 등을 감안하면 실제 사모신용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이러한 점에서 시장규모가 작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높은 연계성
여러 펀드가 동일한 차입자에게 대출을 제공할 경우, 이들 펀드는 공통의 위험에 직면한다. 그런데 사모신용시장 차입기업의 61%는 2개 이상의 펀드로부터 차입하고 있으며, 심지어 6개 이상의 펀드로부터 돈을 빌린 차입자도 18%에 달한다.20) 나아가 사모신용을 제공하는 펀드가 또 다른 펀드에 출자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일례로 대형 자산운용사 Cliffwater 산하의 사모신용펀드는 Barings이 운용하는 비상장BDC 지분 1/3을 보유하고 있다.21) 이처럼 동일한 기업에 여러 펀드가 대출하는 차입자 중첩, 한 펀드에 다른 펀드가 출자자로 참여하는 출자연쇄 등을 통해 사모신용시장의 펀드들은 상호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이는 차입기업의 건전성 훼손이 개별 펀드가 아닌 사모신용시장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모신용시장은 타 권역과도 밀접하게 얽혀있다. 은행은 펀드에 대한 대출(소위 백레버리지)을 통해 차입기업의 건전성과 간접적으로 연계된다. 더불어 이중차입자 문제는 은행을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에 직접 노출시킨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합성위험이전거래(Synthetic Risk Transfer, 이하 SRT)도 문제다. SRT는 은행이 대출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해당 대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거래상대방(사모신용펀드 포함)에게 이전하는 계약이다.22) 은행은 위험을 넘기는 대가로 일종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펀드는 신용위험을 떠맡는 대신 프리미엄을 받아 펀드수익률을 높인다. 그러나 SRT가 활발해질수록 사모신용시장과 은행 간의 연계가 강화되고, 금융시스템 전반의 시스템리스크도 그만큼 확대된다. 심지어 SRT를 통해 신용위험을 넘긴 펀드에 은행이 대출을 제공하는 사례도 발견되는데23), 이 경우 상호 연계성은 더욱 증폭된다.
생명보험산업은 사모신용시장과 가장 높은 연계를 형성하고 있는 권역이다. 2009년 대형 자산운용사 Apollo의 생명보험사 인수는 전통적인 생명보험 비즈니스 모델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24) 자산운용사 산하의 PE(Private Equity, 이하 PE)가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면, 인수된 생명보험사는 고객들이 납입하는 보험료를 PE와 계열관계에 있는 사모신용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 부상한 것이다. 여기서 생명보험사는 대규모 자금공급원이 되고, 펀드는 해당 자금을 중견기업에게 제공하는 대출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이 모델이 큰 성과를 내자 여타 대형 자산운용사 그룹들도 산하 PE를 통해 다투어 생명보험사를 인수했다. 그 결과 생명보험산업 전체 자산에서 PE소유 생명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에 불과했으나 2024년말에는 14%로 급증했다.25) 이처럼 생명보험사, 특히 대형 자산운용사 산하의 PE소유 보험사들은 사모신용시장에 직접 노출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 악화는 생명보험권역 전체의 건전성 훼손으로 직결된다.
시스템리스크 경로 점검
사모신용시장의 문제가 펀드에 출자한 기관투자자 및 개인투자자, 그리고 펀드와 긴밀히 연계된 생명보험사, 은행 등이 일정부분 손실을 입는 정도에서 끝날지, 아니면 시스템리스크로 확산될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차입기업의 건전성에 달려 있다. 그런데 전술한 바와 같이 이들 기업의 건전성은 이미 상당부분 훼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모대출은 시장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자산인만큼, 급격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펀드의 NAV는 천천히 조정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사모신용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금융회사의 손실인식도 제한적인 수준에서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며, 따라서 시스템리스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만약 NAV가 큰 폭으로 조정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공지능 발전이 가속화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 등 펀드로부터 차입한 기업의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되는 중이다. 금리부담 또한 점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하이퍼스케일러에 의한 대규모 차입 등이 겹치면서, 기존 사모신용 차입기업들은 조달금리 상승과 가용자금 부족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들어 BDC가 발행하는 채권 스프레드는 최대 140bp 상승했는데26), 이는 펀드에 편입된 사모신용 차입기업의 상태가 그만큼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차입기업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경우, 펀드 NAV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위험에 대한 급격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NAV가 한꺼번에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NAV하락이 임계수준을 초과하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사모신용시장 문제는 해당 시장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 경우 시스템리스크는 다음의 경로를 따라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펀드에 출자한 연금기금 등 기관투자자, 사모신용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생명보험사, 은행 등의 손실규모가 임계치를 넘어선다. 이로 인해 자산배분조정(rebalancing)이나 규제자본 충족을 위해 우량회사채 등 유동성 높은 자산을 처분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일부 자산가격이 하락한다. 이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부채가 많고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은 투자은행과 일부 헤지펀드가 될 것이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해당 자산을 담보로 단기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려 들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는 규모와 연계성은 물론 레버리지와 단기차입도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하는 모든 요건이 충족되는 셈이다. 즉, 대규모 부채를 단기차입으로 조달한 금융기관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고, 이들 금융기관이 서둘러 현금확보에 나서면서 대규모 자산매각이 뒤따른다. 자산매각 규모가 큰 만큼 자산가격 하락은 큰 폭으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진행된다. 유동성위기와 자산가격하락이 서로를 강화하는 국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전체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훼손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전술한 경로가 실제로 구현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된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민간부채가 큰 폭으로 집적되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가까이 금융위기를 겪지 않아 기업부문의 비효율이 누적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의 기업부문은 상당한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으며27), 어떤 계기로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업부문의 취약성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20여년간 금융권역 간 구분은 점차 약해져 왔으며, 이로 인해 전체 금융시스템은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연결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모신용시장만 분리해서 바라볼 경우, 자칫 금융시스템 전체에 대한 그림을 놓칠 수 있다. 당장 사모신용펀드의 레버리지가 낮고 유동성위기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 이하에서는 편의상 사모신용펀드와 BDC 둘을 구별하지 않고 ‘사모신용펀드’ 혹은 줄여서 ‘펀드’로 부르기로 한다.
2) 미국 국채(Treasury)를 담보로 하루동안(overnight) 차입할 때 적용되는 금리
3) Cai, F., Haque, S., 2024, Private credit: Characteristics and risks, FEDS Notes.
4) 분석대상을 BDC로만 국한할 경우 소프트웨어 분야의 비중(2025년 9월 기준)은 20%로 낮아진다. Mairone, N., 2026. 5. 1, Research Note: Mapping software exposure across BDC portfolios, Preqin.
5) Economist, 2026. 4. 1, Briefing: Private-Equity Firms, A guide to the Private-Credit Crisis.
6)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4,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The Rise and Risks of Private Credit
7) Pitch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PIK대출금 비중은 14%이다. PitchBook/LCD, 2025. 9. 30, US Private Credit & Middle Market Quarterly Wrap.
8) Rintamäki, P., Steffen, S., 2025, Pik now and pay later-how deferred interest reshapes private credit.
9) Davydiuk, T., Marchuk, T., Rosen, S., 2024, Direct lenders in the US middle market.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62, 103946.
10) 반면, 신디케이트론의 회수율은 52%이다. Cai, F., Haque, S., 2024, Private credit: Characteristics and risks, FEDS Notes.
11) MSCI, 2025. 5. 12, The State of Private Markets 2026: Building for What’s Next.
12) 이는 NAV 대비 시장가격이 큰 폭으로 할인됨을 의미한다.
13)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4,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The Rise and Risks of Private Credit.
14) S&P Global, https://www.spglobal.com/spdji/en/indices/equity/sp-bdc-index/#overview
15)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4,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The Rise and Risks of Private Credit; Aldasoro, I., Doerr, S., Todorov, K., 2025, Retail investors in private credit (No. 106).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16) JP Morgan, 2026. 3. 12, Private Credit Under the Microscope – Separating Headlines from Fundamentals.
17) Haque, S., Mayer, S., Stefanescu, I., 2024, Private debt versus bank debt in corporate borrowing.
18) 정확히는 일반계정(general account) 자산을 의미한다.
19) Meisenzahl, R. R., Overpeck, J., Polacek, A., 2026, Life Insurers’ Private Credit Investments and Annuity Market Share Capture, Federal Reserve Bank of Chicago.
20) Mairone, N., 2026. 5. 1, Research Note: Mapping software exposure across BDC portfolios, Preqin.
21) Economist, 2026. 4. 1, Briefing | Private-equity firms, A guide to the private-credit crisis.
22) 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2026, Synthetic Risk Transfers.
23) Cortes, F., Dionis, G. F., Li, Y., Ramirez, M. S., Zhang, X, 2025, Recycling Risk: Synthetic Risk Transfers, International Monetary Fund; Berrospide, J., Cai, F., Lewis-Hayre, S., Zikes, F., 2025, Bank lending to private credit: Size, characteristics, and financial stability implications, FEDS Notes.
24) Kirti, D., Sarin, N., 2024, What private equity does differently: Evidence from life insurance.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37(1), 201-230; Cortes, F., Diaby, M. M., Windsor, P., 2023, Private Equity and Life Insurers, Global Financial Stability Notes 2023/001,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5) Meisenzahl, R. R., Overpeck, J., Polacek, A., 2026, Life Insurers’ Private Credit Investments and Annuity Market Share Capture, Federal Reserve Bank of Chicago.
26) Reuters, 2026. 5. 22, Private credit bond spreads show smaller lenders priced at greater risk.
27) 2025년 미국 기업의 파산건수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Reuters, 2025. 11. 14, US corporate bankruptcies set to hit 15-year high amid credit jitters, S&P data shows; Mointordaily, 2026. 1. 12, S&P: U.S. Corporate bankruptcy filings accelerate further in December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