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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국제화의 기대효과와 과제: 역외 원화거래 확대를 중심으로
2026-17호 2026.08.24
요약
원화 국제화는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과 깊게 통합된 국내 자본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던 원화의 거래ㆍ결제 인프라를 개선하고, 원화 유동성의 기반을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정책이다. 특히 역외에서 원화의 거래와 결제가 가능해질 경우 현재 NDF에 집중된 글로벌 원화거래 수요가 현물환, 선도환, 외환스왑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되고, 글로벌 은행과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를 통해 원화시장의 거래기반과 시장심도, 가격발견 기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이미 국제화된 국내 자본시장에 상응하는 외환시장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투자자의 시장접근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제도적 개방만으로 충분한 유동성이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시장참여와 마켓메이킹을 유도하고, 글로벌 금융충격의 신속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모니터링과 유동성 관리체계를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6년 7월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하기 위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하였다.1) 이번 로드맵은 그동안 추진해 온 외환시장 개방과 거래시간 확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원화의 거래ㆍ결제 기반을 해외로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과 깊게 통합된 우리 경제와 자본시장에 상응하는 원화거래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본고에서는 원화 국제화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살펴보고 향후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본시장과 외환시장 간 정합성 제고
원화 국제화의 필요성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국제화된 국내 자본시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외환거래 인프라 간의 정합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ㆍ채권 투자가 확대되고 국내 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또한 크게 증가하면서 우리 자본시장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투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그림 1>에서 보듯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잔액과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국경간 증권투자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약 2조 6,180억달러로 2010년 말 대비 4배 이상 확대되었다. 반면 이러한 국경간 투자를 뒷받침하는 원화의 거래ㆍ환헤지ㆍ자금조달 및 결제는 여전히 국내 외환시장과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MSCI 선진시장 편입 문제는 이러한 불일치를 잘 보여준다. MSCI는 2026년 시장분류 검토에서도 원화의 제한적인 역외 태환성이 한국의 선진시장 재분류를 가로막는 핵심 장애요인으로 남아 있음을 지적하였다.2)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과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시장 참여 확대 등 최근 제도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원화의 역외 인도가 여전히 제한되어 있고 연장 거래시간대의 시장 유동성도 선진시장 통화에 비해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MSCI의 평가는 실제 원화 외환시장의 거래구조에서도 확인된다. 이승호ㆍ김경훈(2023)은 우리나라 역내 외환시장의 거래규모가 실물경제 규모와 자본시장 발전 정도, 국경간 증권투자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비거주자의 원/달러 NDF 거래는 역외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고 지적한다.3) 즉 원화에 대한 글로벌 거래수요 자체가 부족하다기보다 국내 외환시장이 이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거래ㆍ결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면서 상당한 거래가 역외 NDF 시장으로 이동해 온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원화는 전체 외환거래의 약 68%가 역외에서 이루어지는 등 거래의 무게중심이 뚜렷하게 역외에 형성되어 있다. 이는 자본시장의 국제화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는 원화거래 인프라의 국제화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원화 국제화는 외환시장 자체의 확대를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시장접근성을 높이는 과제로 볼 필요가 있다. MSCI의 시장접근성 평가는 주식시장 관련 제도와 더불어 외환거래,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계좌ㆍ결제 및 투자자금 회수 등 투자과정 전반의 운영 효율성을 포함한다. 이런 점에서 원화 국제화는 이미 국제화된 국내 자본시장에 상응하는 거래ㆍ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글로벌 투자자의 국내 자산 접근성을 높이는 기반조성 과제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원화 유동성 기반의 확충
원화 국제화의 가장 직접적인 기대효과는 원화 유동성의 저변을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도 원화에 대한 글로벌 거래수요는 폭넓게 존재하고 있으나, 역외에서는 실물 원화의 인도 없이 환율 차이만 달러화로 결제하는 NDF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chmittmann & Chua(2020)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원화ㆍ인도 루피ㆍ대만달러 NDF는 전 세계 NDF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이들 통화의 NDF 거래규모는 현물환을 포함한 여타 외환상품 거래규모를 상회하였다.4) 이러한 특징은 2025년에도 이어져, <그림 2>에서 보듯 원/달러 NDF의 글로벌 일평균 거래규모는 약 681억달러로 현물환의 두 배 수준까지 확대되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원화 익스포저에 대한 거래수요가 이미 상당한 규모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거래수요가 현재 NDF라는 제한된 거래구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원화를 실제로 보유하고 조달ㆍ결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기존 NDF 거래수요의 일부가 현물환, 인도가능 선물환, 외환스왑 및 원화 단기자금시장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따라서 원화 국제화는 새로운 원화수요를 창출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글로벌 원화거래 수요가 실제 원화의 보유·조달ㆍ결제로 이어지고 다양한 금융상품과 시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적 제약을 완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거래구조의 차이는 기존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Caballero et al.(2022)은 인도가 가능한 통화에서는 외환스왑이 파생상품 거래의 중심을 이루며 해외투자의 자금조달과 환헤지에 폭넓게 활용되는 반면, 인도가 제한된 통화에서는 NDF에 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을 제시하였다.5) 거래수단의 다양화는 외환시장 전반의 유동성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Patel & Xia(2019)는 신흥국 통화의 역외거래 확대가 외환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전자거래 확산과 다양한 글로벌 금융기관의 참여, 주요 금융센터 간 거래시간의 중첩이 거래기반을 넓혀 사실상 24시간에 가까운 거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6)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원화 국제화의 목표를 독립적인 대규모 역외 원화시장을 형성하는 것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방향은 24시간 국내 외환시장과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를 연결하고, 역외의 거래수요가 현물환과 외환스왑 등 다양한 시장으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역내외를 아우르는 글로벌 원화 유동성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다. 다만 제도적 개방만으로 이러한 유동성 기반이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며, 글로벌 은행과 기관투자자의 실질적인 참여와 마켓메이커의 안정적인 호가 제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책의 성패는 단순한 역외 거래량 증가나 거래 가능성 확보보다는, 글로벌 시장참가자의 실제 원화거래와 유동성 공급이 활성화되어 충분한 규모와 깊이를 갖춘 원화시장이 형성되는지에 달려 있다.
외환시장 효율성 제고
글로벌 원화 유동성 확대는 거래량 증가를 넘어 외환시장의 시장심도와 가격발견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참가자가 늘어나면 서로 다른 환율전망과 거래목적을 가진 투자자가 참여하게 되고, 특정 방향의 주문이 집중되더라도 이를 반대편에서 흡수할 수 있는 유동성이 확대된다. 현재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수출입기업의 결제ㆍ네고나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실수요가 일정한 방향으로 집중될 경우 주문흐름이 단기 환율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은행과 기관투자자, 마켓메이커의 원화거래가 활성화되면 동일한 규모의 외환수요가 발생하더라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완화될 수 있다.
이승호ㆍ김경훈(2023)의 모형 분석에서도 외환시장 참가자가 증가하면 환율변동성의 큰 변화 없이 거래량이 늘어나며, 특히 연장시간대에 충분한 시장참가자가 확보될 경우 거래량 확대와 함께 환율변동성이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개방의 효과가 단순한 거래량 증가를 넘어 시장심도 확대로 이어질 경우 개별 수급충격의 가격영향을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의 경험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강현주(2026)는 2024년 7월 거래시간 연장 이후 동일한 야간시간대의 역내시장 변동성이 기존 NDF 시장보다 높아지지 않았으며, 시장 폐장시간 중 누적되던 갭 변동성도 유의하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하였다.7) 이는 거래시간 확대를 통해 정보가 보다 연속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외환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개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글로벌 원화거래 확대가 항상 환율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Patel & Xia(2019)는 평상시에는 역내 현물환과 역외 NDF 시장 간 가격영향이 대체로 양방향으로 나타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확대되는 시기에는 역외 NDF 시장이 역내 가격을 선도하는 경향이 강화된다고 분석하였다. 이는 국제화로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연결성이 높아질수록 해외에서 발생한 정보와 충격이 원화시장에 보다 신속하게 전달될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는 한편 역내외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장불안 시 유동성 관리체계를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시사점
정부가 추진하는 원화 국제화는 이미 국제화된 국내 자본시장에 걸맞은 거래ㆍ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에 집중되어 있던 원화 유동성 기반을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대하는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원화의 역외 태환성과 외환시장 유동성이 국내 자본시장의 주요 시장접근성 과제로 지적되어 온 만큼, 원화 국제화는 외환시장 개방을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글로벌 접근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조성 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정책의 초점은 제도적 개방 자체보다 충분한 규모와 깊이를 갖춘 원화 유동성이 실제로 형성되는 데 두어야 한다. 정책성과 역시 원/달러 환율의 변화보다는 거래량, 매수ㆍ매도 호가차, 대규모 주문의 가격충격, 야간시간대 유동성, 글로벌 금융기관의 시장참여 등 원화시장의 폭과 깊이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글로벌 금융여건의 변화가 원화시장에 보다 빠르게 전달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역내외 거래 모니터링과 유동성 공급체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원화시장 유동성 확대는 원화 및 원화자산의 거래 편의성과 투자매력도를 높이고, 유동성 부족에 따른 가치 할인을 축소함으로써 원화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제화와 원화가치 상승 간의 직접적인 실증근거는 아직 제한적인 만큼 이를 정책의 직접적인 목표로 삼기보다는 보다 깊고 효율적인 외환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결국 원화 국제화의 핵심은 ‘원화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화를 깊고 유동적인 통화로 만드는 것’이며, 정책의 성패 역시 단기적인 환율 변화보다 충분한 원화 유동성과 안정적인 거래‧결제 및 위험관리 인프라가 실제로 형성되는지에 달려 있다.
1) 재정경제부, 2026. 7, 「원화 국제화 로드맵」.
2) MSCI, 2026, Results of the MSCI 2026 Market Classification Review.
3) 이승호ㆍ김경훈, 2023, 『역내ㆍ외 원화외환시장의 구조적 특징과 개방 확대에 따른 영향 분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보고서 23-07.
4) Schmittmann, J. M. H. T. Chua, 2020, Offshore currency markets: Non-deliverable forwards (NDFs) in Asia, IMF Working Paper, No. 20/179, International Monetary Fund.
5) Caballero, J., Maurin, A., Wooldridge, P., Xia, D., 2022, The Internationalisation of EME Currency Trading, BIS Quarterly Review, December, 49–65..
6) Patel, N., Xia, D., 2019, Offshore Markets Drive Trading of Emerging Market Currencies, BIS Quarterly Review, December.
7) 강현주, 2026,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이 환율 변동성에 미친 영향』,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6-11.
자본시장과 외환시장 간 정합성 제고
원화 국제화의 필요성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국제화된 국내 자본시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외환거래 인프라 간의 정합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ㆍ채권 투자가 확대되고 국내 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또한 크게 증가하면서 우리 자본시장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투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그림 1>에서 보듯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잔액과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국경간 증권투자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약 2조 6,180억달러로 2010년 말 대비 4배 이상 확대되었다. 반면 이러한 국경간 투자를 뒷받침하는 원화의 거래ㆍ환헤지ㆍ자금조달 및 결제는 여전히 국내 외환시장과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MSCI의 평가는 실제 원화 외환시장의 거래구조에서도 확인된다. 이승호ㆍ김경훈(2023)은 우리나라 역내 외환시장의 거래규모가 실물경제 규모와 자본시장 발전 정도, 국경간 증권투자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비거주자의 원/달러 NDF 거래는 역외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고 지적한다.3) 즉 원화에 대한 글로벌 거래수요 자체가 부족하다기보다 국내 외환시장이 이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거래ㆍ결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면서 상당한 거래가 역외 NDF 시장으로 이동해 온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원화는 전체 외환거래의 약 68%가 역외에서 이루어지는 등 거래의 무게중심이 뚜렷하게 역외에 형성되어 있다. 이는 자본시장의 국제화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는 원화거래 인프라의 국제화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원화 국제화는 외환시장 자체의 확대를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시장접근성을 높이는 과제로 볼 필요가 있다. MSCI의 시장접근성 평가는 주식시장 관련 제도와 더불어 외환거래,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계좌ㆍ결제 및 투자자금 회수 등 투자과정 전반의 운영 효율성을 포함한다. 이런 점에서 원화 국제화는 이미 국제화된 국내 자본시장에 상응하는 거래ㆍ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글로벌 투자자의 국내 자산 접근성을 높이는 기반조성 과제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원화 유동성 기반의 확충
원화 국제화의 가장 직접적인 기대효과는 원화 유동성의 저변을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도 원화에 대한 글로벌 거래수요는 폭넓게 존재하고 있으나, 역외에서는 실물 원화의 인도 없이 환율 차이만 달러화로 결제하는 NDF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chmittmann & Chua(2020)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원화ㆍ인도 루피ㆍ대만달러 NDF는 전 세계 NDF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이들 통화의 NDF 거래규모는 현물환을 포함한 여타 외환상품 거래규모를 상회하였다.4) 이러한 특징은 2025년에도 이어져, <그림 2>에서 보듯 원/달러 NDF의 글로벌 일평균 거래규모는 약 681억달러로 현물환의 두 배 수준까지 확대되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원화 익스포저에 대한 거래수요가 이미 상당한 규모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거래구조의 차이는 기존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Caballero et al.(2022)은 인도가 가능한 통화에서는 외환스왑이 파생상품 거래의 중심을 이루며 해외투자의 자금조달과 환헤지에 폭넓게 활용되는 반면, 인도가 제한된 통화에서는 NDF에 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을 제시하였다.5) 거래수단의 다양화는 외환시장 전반의 유동성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Patel & Xia(2019)는 신흥국 통화의 역외거래 확대가 외환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전자거래 확산과 다양한 글로벌 금융기관의 참여, 주요 금융센터 간 거래시간의 중첩이 거래기반을 넓혀 사실상 24시간에 가까운 거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6)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원화 국제화의 목표를 독립적인 대규모 역외 원화시장을 형성하는 것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방향은 24시간 국내 외환시장과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를 연결하고, 역외의 거래수요가 현물환과 외환스왑 등 다양한 시장으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역내외를 아우르는 글로벌 원화 유동성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다. 다만 제도적 개방만으로 이러한 유동성 기반이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며, 글로벌 은행과 기관투자자의 실질적인 참여와 마켓메이커의 안정적인 호가 제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책의 성패는 단순한 역외 거래량 증가나 거래 가능성 확보보다는, 글로벌 시장참가자의 실제 원화거래와 유동성 공급이 활성화되어 충분한 규모와 깊이를 갖춘 원화시장이 형성되는지에 달려 있다.
외환시장 효율성 제고
글로벌 원화 유동성 확대는 거래량 증가를 넘어 외환시장의 시장심도와 가격발견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참가자가 늘어나면 서로 다른 환율전망과 거래목적을 가진 투자자가 참여하게 되고, 특정 방향의 주문이 집중되더라도 이를 반대편에서 흡수할 수 있는 유동성이 확대된다. 현재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수출입기업의 결제ㆍ네고나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실수요가 일정한 방향으로 집중될 경우 주문흐름이 단기 환율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은행과 기관투자자, 마켓메이커의 원화거래가 활성화되면 동일한 규모의 외환수요가 발생하더라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완화될 수 있다.
이승호ㆍ김경훈(2023)의 모형 분석에서도 외환시장 참가자가 증가하면 환율변동성의 큰 변화 없이 거래량이 늘어나며, 특히 연장시간대에 충분한 시장참가자가 확보될 경우 거래량 확대와 함께 환율변동성이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개방의 효과가 단순한 거래량 증가를 넘어 시장심도 확대로 이어질 경우 개별 수급충격의 가격영향을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의 경험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강현주(2026)는 2024년 7월 거래시간 연장 이후 동일한 야간시간대의 역내시장 변동성이 기존 NDF 시장보다 높아지지 않았으며, 시장 폐장시간 중 누적되던 갭 변동성도 유의하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하였다.7) 이는 거래시간 확대를 통해 정보가 보다 연속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외환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개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글로벌 원화거래 확대가 항상 환율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Patel & Xia(2019)는 평상시에는 역내 현물환과 역외 NDF 시장 간 가격영향이 대체로 양방향으로 나타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확대되는 시기에는 역외 NDF 시장이 역내 가격을 선도하는 경향이 강화된다고 분석하였다. 이는 국제화로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연결성이 높아질수록 해외에서 발생한 정보와 충격이 원화시장에 보다 신속하게 전달될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는 한편 역내외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장불안 시 유동성 관리체계를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시사점
정부가 추진하는 원화 국제화는 이미 국제화된 국내 자본시장에 걸맞은 거래ㆍ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에 집중되어 있던 원화 유동성 기반을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대하는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원화의 역외 태환성과 외환시장 유동성이 국내 자본시장의 주요 시장접근성 과제로 지적되어 온 만큼, 원화 국제화는 외환시장 개방을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글로벌 접근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조성 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정책의 초점은 제도적 개방 자체보다 충분한 규모와 깊이를 갖춘 원화 유동성이 실제로 형성되는 데 두어야 한다. 정책성과 역시 원/달러 환율의 변화보다는 거래량, 매수ㆍ매도 호가차, 대규모 주문의 가격충격, 야간시간대 유동성, 글로벌 금융기관의 시장참여 등 원화시장의 폭과 깊이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글로벌 금융여건의 변화가 원화시장에 보다 빠르게 전달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역내외 거래 모니터링과 유동성 공급체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원화시장 유동성 확대는 원화 및 원화자산의 거래 편의성과 투자매력도를 높이고, 유동성 부족에 따른 가치 할인을 축소함으로써 원화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제화와 원화가치 상승 간의 직접적인 실증근거는 아직 제한적인 만큼 이를 정책의 직접적인 목표로 삼기보다는 보다 깊고 효율적인 외환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결국 원화 국제화의 핵심은 ‘원화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화를 깊고 유동적인 통화로 만드는 것’이며, 정책의 성패 역시 단기적인 환율 변화보다 충분한 원화 유동성과 안정적인 거래‧결제 및 위험관리 인프라가 실제로 형성되는지에 달려 있다.
1) 재정경제부, 2026. 7, 「원화 국제화 로드맵」.
2) MSCI, 2026, Results of the MSCI 2026 Market Classification Review.
3) 이승호ㆍ김경훈, 2023, 『역내ㆍ외 원화외환시장의 구조적 특징과 개방 확대에 따른 영향 분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보고서 23-07.
4) Schmittmann, J. M. H. T. Chua, 2020, Offshore currency markets: Non-deliverable forwards (NDFs) in Asia, IMF Working Paper, No. 20/179, International Monetary Fund.
5) Caballero, J., Maurin, A., Wooldridge, P., Xia, D., 2022, The Internationalisation of EME Currency Trading, BIS Quarterly Review, December, 49–65..
6) Patel, N., Xia, D., 2019, Offshore Markets Drive Trading of Emerging Market Currencies, BIS Quarterly Review, December.
7) 강현주, 2026,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이 환율 변동성에 미친 영향』,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