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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환시장 현황 및 시사점
2020-09호 2020.04.13
요약
금융시장 불균형에서 촉발되었던 과거의 외화유동성 위기와는 달리 코로나19 사태는 실물부문으로의 충격이 선행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상환 능력 악화를 통해 금융 및 외환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감염병 종식에 대한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태확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 규모 및 지속기간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달러화 자금시장은 이미 자금경색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국내 외환시장으로 전이되어 외화자금 수급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개선, 통화스왑라인 등 위기시 가용재원 확보, 미연준의 적극적인 역외 달러화 유동성 확대 의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요인 확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현 사태로부터의 회복 여부는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만큼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외환부문의 경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외환시장 수급상황 및 글로벌 달러화 자금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안정적으로 외화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국내 외환시장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달러화 자금시장 경색 기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두 차례 외화유동성 위기를 경험한 우리나라는 외화자금시장 수급불안 요인 확대에 대한 철저한 경계가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외환시장 현황 및 주요 외환수급 불안요인을 살펴보고, 향후 외환시장 전망을 위한 주요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최근 현황
원/달러 환율은 국내 첫 확진자 발표시점인 1월 말 이후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경보 등급을 ‘범세계적 유행병(pandemic)’으로 선언한 3월 11일 이후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안전자사인 미달러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고 있는 달러인덱스는 3월 11일~19일 기간 중 급등세를 보였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동기간 절하세를 기록하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3월 19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인 1,285.7원을 기록하였으나, 동일 오후 한국은행의 한·미 통화스왑 체결 발표1) 이후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후 3월 31일 및 4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한·미 통화스왑자금이 시중에 제공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 4월 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19원으로 연중 최고치 대비 약 5% 하락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 또한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외환수급 불안요인 점검
환율은 은행간 외환시장의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된다.3) 이에 환율은 은행간 외화자금시장의4) 외화조달 여건 및 국내·외 기업 및 투자주체의 외환수급 상황 등에 영향을 받는다. 전자의 경우에는 역외 달러화 시장의 유동성 상황 및 국내·외 경제여건에 따른 신용도 변화 등에 영향을 받게 되는 반면, 대고객 외환시장의 수급현황을 나타내는 후자의 경우에는 경상수지 및 외국인의 국내증권 거래 등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는 실물부문의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전자 및 후자 요인 모두 국내 외환수급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은행간 외환시장의 외화자금 조달여건 악화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으로 3월 중 글로벌 안전자산 및 유동성 확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외국환은행의 외화자금 조달여건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국내 중·단기 외화자금시장의 조달여건 지표는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3월 중 급격한 악화 추세를 보였으며, 동기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및 유동성 지수(VIX 및 Libor-OIS 스프레드)5) 또한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이후 미연준의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인해 국내·외 달러화 유동성 상황은 크게 진정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6),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신용위험 또한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달러화 강세 및 유동성 선호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고객(소매) 외환시장에서는 현재 경상거래 및 외국인 채권투자 부문에서의 외환순공급 추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 회수 및 국내증권사의 해외 ELS 관련 증거금 수요 증가 등의 외환수급 변동요인 또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지난 3월 5일 이후 현재(4월 9일)까지 연속 25거래일 순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경상거래 및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입을 통한 외화순유입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2월말 기준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약 64억달러로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매수 또한 3월 말 기준 약 6.7조원으로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7) 이에 2월 말 기준 국제수지 상 경상거래 및 증권거래를 통한 국내 외환수급은 <그림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순공급(외화유입 > 외화유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인한 경상수지 악화가 4월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추세 또한 지속되고 있어, 국내 대고객 외환시장에서의 외환수급 또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향후 전망
한·미 통화스왑자금 대출 실시에 따른 국내 외환시장 안정세 회복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최근 외환부문의 충격은 금융부문의 불균형에서 촉발되었던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 대유행은 주요국의 일시적 경제활동 중단이라는 직접적인 실물부문의 충격을 초래하고 있으며, 현금흐름이 악화된 기업들의 부도위험 증가가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로서는 금번 사태의 경제적 파급효과의 크기 및 지속 여부에 대한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현 상황의 개선여부는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첫째, 미연준의 역외 달러공급의 속도 및 역량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번 위기의 확산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미연준은 3월 19일 한국을 포함한 9개국과의 양자간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3월 31일에는 외국 중앙은행이 미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Repo 기구(FIMA Repo Facility) 창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미국은 미연준의 국제적 최종대부자로서의 역할 강화가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도 일치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8)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험한 바와 같이 미연준의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확대는 위기 확산을 제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미연준의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은 국내 뿐 아니라 주요국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성 회복에 상당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우리나라의 외환부문 거시건전성이 매우 건실하다는 측면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과도한 외화유입을 차단함으로써 외환부문 거시건전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여 왔으며9),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요 거시건전성 지표는 <표>와 같이 대폭 개선되었다. 또한 김한수(2108)의 한국을 포함한 22개 신흥국의 대외 위험노출도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대외부문 건전성은 대상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10) 이는 신흥국의 금융위기 발발은 대외부문 취약성이 높은 국가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국내 외환부문의 유동성 위기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임을 시사한다.
셋째, 외화유동성 위기 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최후의 방어막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크게 개선되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Global Financial Safety Net)이란 외화유동성 부족 시 각국이 활용할 수 있는 범세계적 차원의 유동성 지원체계로 국제금융기구의 융자, 지역금융안전망, 국가간 통화스왑 등이 이에 포함된다.11) 즉 이는 외화유동성 위기 발발 시 외환보유액 이외 제2선의 위기방어막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을 포함한 8개국과 양자간 통화스왑협정을 체결하고 있으며, 아시아 주요국과 다자간 통화스왑협정(치앙마이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체결 양자간 통화스왑협정 대상에는 미국과 영구적 통화스왑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스위스와 캐나다를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캐나다 통화스왑계약은 한도 무제한 계약이다. 실제 위기 발발 시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안전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심리적으로 외환시장 불확실성을 제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시사점
우리나라는 양호한 대외부문 건전성을 기반으로 최근 주요기관의 외채발행이 재개되는 등 외화조달 여건이 일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향후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외환부문 불확실성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외화자금 조달여건 악화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대외부문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경계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확산되고 있는 주요 신흥국의 위기발발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위기의 전이효과로 인해 국내 외환시장 또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이후 위기발발 가능성이 크게 확대되어온 터키 및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최근 코로나19 사태 및 유가 급락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의 위기발발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위험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미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경제전망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국가 및 기업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하고 있으며, 투자자의 모국투자 선호현상 또한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국내 외환시장 수급상황 및 글로벌 달러화 자금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안정적으로 외화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한국은행은 3월 19일 22시 미연준과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하였음을 발표
2) 한국은행의 미연준과의 통화스왑자금을 활용한 두 차례 경쟁입찰 실시(3월 31일 및 4월 7일) 결과 응찰금액(131.3억달러)은 입찰금액(205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낙찰금리(1차 기준) 또한 0.91%(84일물) 및 0.52%(7일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낙찰금리(6.84%, 1차 기준)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남.
3) 외환시장은 일종의 도매시장인 은행간시장과 소매시장인 대고객시장으로 구분되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환율은 은행간 외환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통해 결정됨(대고객시장을 통한 외환순공급(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의 국내 증권매수 자금 유입 등)은 은행의 외환포지션 변동를 통해 은행간시장의 거래요인으로 작용).
4) 외화자금시장은 금리를 매개로 일정기간 외화를 빌려오는 대차시장으로, 환율을 매개로 외화 및 원화의 매매거래가 이루어지는 외환시장과는 구별됨(빈기범, 2009,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의 구분 및 KRX 통화시장 역할의 중요성, 자본시장연구원 이슈페이퍼 09-03 참조).
5)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지수(VIX) 및 달러화 유동성 지수(Libor-OIS 스프레드) 양지수 모두 3월 중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
6) 미연준은 현재 14개국(5개 상설 계약국 포함) 중앙은행과 통화스왑라인을 통해 약 3,658억달러의 자금을 공급하였으며, 모든 통화스왑 대상국의 단기 달러유동성 지표(스왑베이시스(3개월))는 3월 이전 수준을 회복(국제금융센터, 2020. 4. 7, 주요국 대미 통화스왑 자금 공급 현황)
7) 금융투자협회, 2020. 4. 9, 2020년 3월 장외채권시장 동향, 보도자료.
8) 달러화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미국채 투매로 이어질 수 있기에 미국 입장에서도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할 인센티브가 존재하며, 미연준의 최종대부자의 역할 강화는 기축통화로서 미달러화의 입지를 강화
9)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건전성부담금, 선물환포시션규제,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등 과도한 자본유입을 사전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거시건정성정책을 실시
10) 김한수, 2108,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 배경 및 위험요인 점검,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18-07.
11) 이승호(2020 발간예정), 환율의 이해와 예측(개정판), 12장 글로벌 금융안정망 내용을 참조함.
최근 현황
원/달러 환율은 국내 첫 확진자 발표시점인 1월 말 이후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경보 등급을 ‘범세계적 유행병(pandemic)’으로 선언한 3월 11일 이후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안전자사인 미달러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고 있는 달러인덱스는 3월 11일~19일 기간 중 급등세를 보였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동기간 절하세를 기록하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3월 19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인 1,285.7원을 기록하였으나, 동일 오후 한국은행의 한·미 통화스왑 체결 발표1) 이후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후 3월 31일 및 4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한·미 통화스왑자금이 시중에 제공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 4월 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19원으로 연중 최고치 대비 약 5% 하락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 또한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은 은행간 외환시장의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된다.3) 이에 환율은 은행간 외화자금시장의4) 외화조달 여건 및 국내·외 기업 및 투자주체의 외환수급 상황 등에 영향을 받는다. 전자의 경우에는 역외 달러화 시장의 유동성 상황 및 국내·외 경제여건에 따른 신용도 변화 등에 영향을 받게 되는 반면, 대고객 외환시장의 수급현황을 나타내는 후자의 경우에는 경상수지 및 외국인의 국내증권 거래 등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는 실물부문의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전자 및 후자 요인 모두 국내 외환수급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은행간 외환시장의 외화자금 조달여건 악화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으로 3월 중 글로벌 안전자산 및 유동성 확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외국환은행의 외화자금 조달여건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국내 중·단기 외화자금시장의 조달여건 지표는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3월 중 급격한 악화 추세를 보였으며, 동기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및 유동성 지수(VIX 및 Libor-OIS 스프레드)5) 또한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이후 미연준의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인해 국내·외 달러화 유동성 상황은 크게 진정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6),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신용위험 또한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달러화 강세 및 유동성 선호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미 통화스왑자금 대출 실시에 따른 국내 외환시장 안정세 회복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최근 외환부문의 충격은 금융부문의 불균형에서 촉발되었던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 대유행은 주요국의 일시적 경제활동 중단이라는 직접적인 실물부문의 충격을 초래하고 있으며, 현금흐름이 악화된 기업들의 부도위험 증가가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로서는 금번 사태의 경제적 파급효과의 크기 및 지속 여부에 대한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현 상황의 개선여부는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첫째, 미연준의 역외 달러공급의 속도 및 역량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번 위기의 확산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미연준은 3월 19일 한국을 포함한 9개국과의 양자간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3월 31일에는 외국 중앙은행이 미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Repo 기구(FIMA Repo Facility) 창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미국은 미연준의 국제적 최종대부자로서의 역할 강화가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도 일치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8)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험한 바와 같이 미연준의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확대는 위기 확산을 제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미연준의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은 국내 뿐 아니라 주요국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성 회복에 상당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우리나라의 외환부문 거시건전성이 매우 건실하다는 측면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과도한 외화유입을 차단함으로써 외환부문 거시건전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여 왔으며9),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요 거시건전성 지표는 <표>와 같이 대폭 개선되었다. 또한 김한수(2108)의 한국을 포함한 22개 신흥국의 대외 위험노출도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대외부문 건전성은 대상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10) 이는 신흥국의 금융위기 발발은 대외부문 취약성이 높은 국가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국내 외환부문의 유동성 위기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임을 시사한다.
셋째, 외화유동성 위기 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최후의 방어막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크게 개선되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Global Financial Safety Net)이란 외화유동성 부족 시 각국이 활용할 수 있는 범세계적 차원의 유동성 지원체계로 국제금융기구의 융자, 지역금융안전망, 국가간 통화스왑 등이 이에 포함된다.11) 즉 이는 외화유동성 위기 발발 시 외환보유액 이외 제2선의 위기방어막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을 포함한 8개국과 양자간 통화스왑협정을 체결하고 있으며, 아시아 주요국과 다자간 통화스왑협정(치앙마이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체결 양자간 통화스왑협정 대상에는 미국과 영구적 통화스왑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스위스와 캐나다를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캐나다 통화스왑계약은 한도 무제한 계약이다. 실제 위기 발발 시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안전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심리적으로 외환시장 불확실성을 제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양호한 대외부문 건전성을 기반으로 최근 주요기관의 외채발행이 재개되는 등 외화조달 여건이 일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향후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외환부문 불확실성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외화자금 조달여건 악화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대외부문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경계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확산되고 있는 주요 신흥국의 위기발발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위기의 전이효과로 인해 국내 외환시장 또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이후 위기발발 가능성이 크게 확대되어온 터키 및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최근 코로나19 사태 및 유가 급락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의 위기발발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위험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미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경제전망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국가 및 기업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하고 있으며, 투자자의 모국투자 선호현상 또한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국내 외환시장 수급상황 및 글로벌 달러화 자금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안정적으로 외화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한국은행은 3월 19일 22시 미연준과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하였음을 발표
2) 한국은행의 미연준과의 통화스왑자금을 활용한 두 차례 경쟁입찰 실시(3월 31일 및 4월 7일) 결과 응찰금액(131.3억달러)은 입찰금액(205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낙찰금리(1차 기준) 또한 0.91%(84일물) 및 0.52%(7일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낙찰금리(6.84%, 1차 기준)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남.
3) 외환시장은 일종의 도매시장인 은행간시장과 소매시장인 대고객시장으로 구분되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환율은 은행간 외환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통해 결정됨(대고객시장을 통한 외환순공급(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의 국내 증권매수 자금 유입 등)은 은행의 외환포지션 변동를 통해 은행간시장의 거래요인으로 작용).
4) 외화자금시장은 금리를 매개로 일정기간 외화를 빌려오는 대차시장으로, 환율을 매개로 외화 및 원화의 매매거래가 이루어지는 외환시장과는 구별됨(빈기범, 2009,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의 구분 및 KRX 통화시장 역할의 중요성, 자본시장연구원 이슈페이퍼 09-03 참조).
5)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지수(VIX) 및 달러화 유동성 지수(Libor-OIS 스프레드) 양지수 모두 3월 중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
6) 미연준은 현재 14개국(5개 상설 계약국 포함) 중앙은행과 통화스왑라인을 통해 약 3,658억달러의 자금을 공급하였으며, 모든 통화스왑 대상국의 단기 달러유동성 지표(스왑베이시스(3개월))는 3월 이전 수준을 회복(국제금융센터, 2020. 4. 7, 주요국 대미 통화스왑 자금 공급 현황)
7) 금융투자협회, 2020. 4. 9, 2020년 3월 장외채권시장 동향, 보도자료.
8) 달러화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미국채 투매로 이어질 수 있기에 미국 입장에서도 역외 달러화 유동성 공급할 인센티브가 존재하며, 미연준의 최종대부자의 역할 강화는 기축통화로서 미달러화의 입지를 강화
9)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건전성부담금, 선물환포시션규제,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등 과도한 자본유입을 사전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거시건정성정책을 실시
10) 김한수, 2108,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 배경 및 위험요인 점검,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18-07.
11) 이승호(2020 발간예정), 환율의 이해와 예측(개정판), 12장 글로벌 금융안정망 내용을 참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