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방법원의 루나 증권성 판결의 시사점 | 자본시장포커스 | 발간물 | 자본시장연구원
ENG

발간물

자본시장포커스

미연방법원의 루나 증권성 판결의 시사점
2024 04/15
미연방법원의 루나 증권성 판결의 시사점 2024-08호 PDF
요약
미국 연방법원이 루나 판매행위를 증권 판매행위로 인정한 최근 판결은 국내 테라-루나 판결에 있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 포괄주의 규정인 투자계약증권 정의 조항은 “미국의 Howey 기준을 원용”하여 입법화되었기 때문이다. 루나의 증권성에 관련된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은 증권성 판단이 획일적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며, 권리의 실질적 내용을 기준으로 하여 개별 사안별로 판단”된다는 점을 잘 나타내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해당 판결이 ‘디지털자산’ 자체의 내재적 권리관계가 아닌 ‘판매행위’의 거래구조에 중점을 둔 증권성 심사를 하였다는 점은 국내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에 큰 시사점을 준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유통되는 특정 디지털자산의 증권성이 인정된다고 해서 해당 가상자산거래소가 자본시장법상 불법 중개업자 또는 불법 거래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국내 수사당국과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의 증권성 인정에 대한 시장의 파급효과에 대해 너무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특히 불공정거래와 연루된 알트코인(소위 ‘잡코인’)에 대한 증권성 심사를 주저할 이유는 없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대량의 거래가 비대면·익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련한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수사당국이 모두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테라-루나 사건과 같은 디지털자산 사기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판매행위가 증권판매에 해당되는지를 엄격하게 심사하여 일반 사기죄보다 범죄 입증이 용이하고 처벌이 엄격한 자본시장법상의 불공정거래 조항을 적용할 필요성이 크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 수사당국과 금융당국은 미국의 ‘판매행위’ 중심적 증권성 인정 법리를 참조하여 국내 자본시장법과 시장환경에 부합하는 증권성 심사 기준과 실무를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서언

희대의 가상자산시장 사기인 테라-루나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권도형씨에 대한 국내 송환이 이슈이다. 몬테네그로 당국이 권씨를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인도하는 경우, 권씨의 처벌 수위는 낮아질 것이라고 국내 시장참여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 법제에 따르면 미국 법제에 비해 권씨의 가상자산 사기 행각을 입증하기도 어렵고, 피해자가 대규모인 경합 범죄에 있어 국내 형법의 형량 가중 방식이 미국 형법에 비해 엄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권씨의 가상자산 사기 혐의에 대해 국내 자본시장법상의 불공정거래 조항을 적용하지 못하고 형법상의 사기죄를 적용해야 하는 경우, 권씨에 대한 범죄 입증에 있어 난항과 피해자 구제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테라-루나(Terra-LUNA) 사건에 대한 자본시장법 적용의 전제는 테라 또는 루나에 대한 판매행위가 증권 판매행위인지의 여부이다. 테라 또는 루나는 디지털자산 그 자체로 자본시장법상의 증권에 해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루나의 판매행위가 자본시장법상의 투자계약을 구성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해당 판매행위가 투자계약증권의 판매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은 크다. 현재 미국에서 테라-루나 민사재판은 일반 사기 사건이 아닌 증권 사기 사건으로서 뉴욕남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해당 연방법원은 작년 12월 28일 루나의 판매행위를 증권신고서 미등록 증권판매로 선언하는 약식판결을 하였고1), 이에 루나는 해당 사안의 판매행위와 관련하여 증권임이 사실상 1심에서 확정되었다. 이러한 루나 등에 대한 증권성 판단을 바탕으로, 지난 4월 5일 해당 재판의 배심원단은 테라폼랩스와 권씨에 대한 민사상 증권사기 책임을 인정하였다.2) 해당 사건이 단순히 증권신고서 미등록 사건이 아닌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증권사기 사건이라는 점에서 루나의 증권성 판단을 뒤집는 상급 법원의 판결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 연방법원이 루나 판매행위를 증권 판매행위로 인정한 판결은 국내 테라-루나 판결에 있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 포괄주의 규정인 투자계약증권 정의 조항은 “미국의 Howey 기준을 원용”3)하여 입법화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루나의 증권성 판단에 있어 판례법인 Howey 기준이 적용되는 것처럼, 국내에서 루나의 증권성 판단에 있어서는 자본시장법상의 투자계약증권 조항이 적용된다.

루나의 증권성에 관련된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은 증권성 판단이 획일적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며, 권리의 실질적 내용을 기준으로 하여 개별 사안별로 판단”4)된다는 점을 잘 나타내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개별사안별 증권성 판단 원칙은 국내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및 토큰증권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관되게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루나 증권성 판결에 대한 올바른 시사점을 얻기 위해서는 비교법적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 한미 양국 증권규제 체계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인식하고, 양국의 시장 환경과 사회적 맥락을 이해(contextual understanding)하여야 올바른 분석과 시사점 도출이 가능하다. 본고는 미국 연방법원의 루나 증권성 판결의 구체적 내용을 분석하고, 루나의 증권성에 관련된 시장의 오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제시하고, 관련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루나 ‘판매행위’에 대한 Howey 기준 적용

작년 12월 28일 루나의 증권성을 확인한 연방법원의 약식명령은 루나라는 디지털자산 자체가 증권이라는 판결이 아닌 루나의 판매행위가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는 판결이다. 투자계약의 판단에 있어 투자대상 자체는 증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미국 증권 판례법의 오래된 입장이다. 리플 XRP 관련 증권신고서 미등록 사건에서 가상자산인 XRP 자체는 증권이 아니라는 것이 1심 연방법원의 판결(약식명령)5)이었으며 증권규제기관인 SEC도 이러한 입장에 동의하였다. 해당 판결에서 연방법원은 기관투자자에 대한 판매행위에 있어 관련 XRP는 증권이며,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불특정다수인에 대한 판매행위에 있어 관련 XRP는 증권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동일한 자산이 판매행위에 따라 증권법의 규율대상인 증권인지의 여부가 달라지는 이유는 Howey 기준이 ‘자산’이 아닌 ‘판매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즉, Howey 기준은 특정 ‘자산’의 내재적 계약구조가 투자계약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이라기보다는 해당 자산의 ‘판매행위’에 관련된 “계약, 거래, 거래구조”(contract, transaction, or scheme)6)가 투자계약을 성립하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닌 상품(commodity)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래구조가 투자계약을 형성하는 경우 해당 비트코인 관련 판매행위는 투자계약증권의 판매행위가 되어 증권법이 적용될 수 있다.7) 이러한 투자계약의 구성요건 충족 여부는 경제적 현실(economic reality)8)과 구체적 정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이루어진다.

뉴욕남부 연방지방법원도 루나라는 디지털자산 자체의 계약관계를 투자계약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다. 관련한 작년 12월 28일 판결은 루나 판매행위(offer or sale)의 거래구조가 Howey 기준을 충족하였기 때문에 해당 사안에 관련하여 루나를 증권으로 인정한 것이다. Howey 기준은 투자자가 i) 공동의 사업에 ii) 금전을 투자하여, iii) 제3자의 경영 노력에서 발생하는 iv) 수익에 대한 투자자의 합리적 기대가 있는 거래구조라는 네 가지 요건으로 구성된다. 먼저 SEC는 루나 판매 대금으로 루나 보유자의 이익을 위한 공동사업에 루나 투자자가 금전을 투자한다는 점을 입증하였다. 또한 SEC는 루나 판매 과정에서 있었던 테라폼랩스등(테라폼랩스, 권씨 등)의 발언이나 약속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제3자의 경영 노력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루나 투자자의 합리적 기대가 있었음을 입증하였다. 관련 입증을 위한 증거로서, “루나를 매입하는 것은 우리 회사의 지분(equity)을 사는 것과 같다”, “루나의 가치는 테라폼 생태계가 성장하는 만큼 커진다”는 등 테라폼랩스등이 루나 판매 과정에서 언급한 발언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취지의 발언이 루나 판매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행하여짐으로써 루나 투자자가 테라폼랩스측의 경영 노력으로 인한 수익을 합리적으로 기대하였다고 해당 연방법원은 판단하였다. 루나의 증권성 판결은 디지털자산의 증권성 판단에 있어, 해당 자산이 그 자체로 투자계약에 해당하는가에 관한 입증이 아닌 해당 자산 판매행위의 거래구조가 투자계약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입증이 핵심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루나 증권성 판결에 관한 오해와 진실

미연방법원의 루나에 관한 증권성 인정 판결은 관련 사안이 국내 사법당국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해당 판결의 국내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 증권규제 체계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전제로 사안에 접근하여야 한다. 이러한 비교법적 접근이 결여된 경우, 해당 판결에 관한 다음과 같은 오해가 발생한다.

첫째, 미국과 같이 루나 등 증권성 있는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인정하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업자(이하 ‘가상자산거래소’)가 미국 코인베이스 사건과 같이 불법 증권중개업무를 한 것으로 인정되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9)는 오해이다. 미국 SEC는 작년 6월 코인베이스 거래소가 미등록 증권업(투자중개 업무, 거래소 업무, 청산 업무)을 영유하였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10) 해당 사건에서 SEC는 코인베이스 거래소에서 거래된 13개의 가상자산이 투자계약으로서 판매되었다고 주장한다. 미국 증권법은 투자계약에 대한 법적용에 있어 원칙적으로 다른 증권의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한다. 그러나 국내 자본시장법은 발행공시(증권신고서), 부정거래행위 금지 및 배상책임,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 특례에 관해서만 투자계약증권을 증권으로 취급한다.11) 따라서 투자계약증권을 유통시키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미인가 투자중개, 무허가 거래소 등에 관한 사업자 규제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 2022년 증권선물위원회는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하였지만, 해당 투자계약증권을 유통시킨 뮤직카우가 자본시장법상 미인가 투자중개업자 또는 무허가 거래소로 처벌받지 않았다.12)

둘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개인투자자들(retail investors)이 디지털자산 거래를 하는 것은 증권의 발행·유통이 될 수 없다는 오해이다. 해당 사건에서 테라폼랩스등은 Ripple XRP 관련 약식명령13)을 원용하며, 개인투자자에 대한 2차 유통시장 거래는 증권 거래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루나의 개인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등이 디지털자산 판매대금을 이용하여 테라-루나 생태계를 개선하고 루나의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테라폼랩스등은 SEC가 제기한 소송을 각하해 달라고 담당 연방법원에 신청하였다. 그러나 디지털자산의 발행인이 불특정 다수인에 대해 자신의 노력으로 유통시장을 개설하고 성장시켜서 해당 디지털자산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상승된 가치를 이익실현할 수 있게 약속한 경우, Howey 기준상의 타인의 노력 요건과 이익의 합리적 기대 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해당 사건 담당 연방법원은 소송에서 제시된 증거에 비추어 루나 등의 2차 유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발행인의 노력으로 인한 이익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다는 이유로 테라폼랩스등의 각하 신청을 기각하였다. 이러한 기각 판결은 Howey 기준에 따른 증권성 판단은 일괄적 유형화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계약 구성요건의 해당 여부를 개별적으로 구체적 타당성을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잘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국내 전매차익형 디지털자산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의 권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오해이다. 이러한 주장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조항의 문리 해석상 인정되기 어렵다. 국내 투자계약증권의 요건은 미국 Howey 기준을 원용하여 입법화되었고, 그 결과 i) 금전 등의 투자 요건, ii) 공동사업 요건, iii) 타인의 노력 요건이 거의 동일하다. 다만 제4의 요건에 있어, Howey 기준은 타인의 노력으로부터의 “이익에 관한 투자자의 합리적 기대”를 요건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조항은 타인의 노력으로부터의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14)를 요건으로 하고 있다. 투자자가 합리적 기대를 가질 것을 요구하는 미국 Howey 기준의 제4요건에 비해, 투자자가 단순한 기대를 넘어서는 투자계약상의 ‘권리’를 가질 것을 요구하는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조항의 제4요건은 더욱 엄격하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계약증권 개념의 범위는 미국 Howey 기준을 충족하는 투자계약 개념의 범위보다 좁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계약증권의 권리성 요건을 상대방에게 이익을 배분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만 해석하자는 국내 일부 견해는 관련 조문의 문리해석상 맞지 않는다. 법조문에 충실하게 문리적으로 해석하면, 해당 요건상의 권리는 타인의 노력으로부터의 손해와 이익을 귀속받는 투자계약상의 권리로 해석되지 결코 이익배분청구권만으로 좁게 해석되지 않는다. 해당 권리성 요건 관련하여, 국내 금융당국도 “사업의 운영성과에 따른 배당권” 이외에 “사업 운영에 대한 지분권” 또는 “잔여재산에 대한 분배청구권”을 가지는 경우도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시하고 있다.15) 스마트계약 기능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자산 거래에 있어 상대방이 명시적·묵시적으로 동의를 한 경우 별도의 서면계약 없이 프로그램 코드만으로 계약이 체결될 수 있고 관련된 계약상의 의무 이행이 자동화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상대방에 대한 청구권 개념만을 가지고 투자계약증권의 권리성 요건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해석론적 측면 이외에 금융정책적 측면에서도 전매차익형 디지털자산을 투자계약증권이 아닌 것으로 유형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동사업의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유통시장을 활성화하여 투자자들이 배당수익에 준하여 전매차익을 누리도록 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사업 이익에 대한 청구권 중심으로 디지털자산의 증권성을 인정하게 되면, 높은 수준의 증권규제 대신 낮은 수준의 가상자산규제를 받으려는 시도가 만연하여 디지털자산시장의 규제공백과 규제차익이 확대될 위험이 크다.


시사점

미국 연방법원의 루나 증권성 인정 판결은 디지털자산 자체의 내재적 권리관계가 아닌 판매행위의 거래구조에 중점을 둔 증권성 심사를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즉, 특정 디지털자산 판매행위가 증권 판매행위로서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지의 여부는 ‘판매행위’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제반사정을 종합적(totality of circumstances)으로 감안하며 개별 사안별로 경제적 현실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16) 미국 Howey 기준과 유사한 국내 자본시장법상의 투자계약증권 조항의 해석상으로도 ‘판매행위’에 관련된 계약, 거래구조, 거래정황 등에 관한 종합적 고려 없이, 투자계약상의 권리 요건을 투자대상 자산의 내재적 권리에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축소 해석이다.

위의 본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유통되는 특정 디지털자산이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된다고 해서 해당 가상자산거래소가 자본시장법상의 불법 중개업자 또는 불법 거래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국내 수사당국과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의 증권성 인정에 대한 시장의 파급효과에 대해 너무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특히 불공정거래와 연루된 알트코인(소위 ‘잡코인’)에 대한 증권성 심사를 주저할 이유는 없다.

증권사기 혐의와 투자자 피해규모가 큰 테라-루나 사건과 같은 유형의 디지털자산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서는 엄정한 자본시장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오는 2024년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전까지 국내 가상자산시장의 불공정거래 규제체계에는 규제공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대량의 거래가 비대면·익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련한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수사당국이 모두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대규모 유통시설을 이용한 디지털자산 사기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판매행위가 증권판매에 해당되는지를 엄격하게 심사하여 일반 사기죄보다 범죄 입증이 용이하고 처벌이 엄격한 자본시장법상의 불공정거래 조항을 적용할 필요성이 크다. 특히 금융투자상품 포괄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자본시장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투자계약증권 조항을 축소해석하여 규제공백을 방치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 수사당국과 금융당국은 미국의 ‘판매행위’ 중심적 증권성 인정 법리를 참조하여 국내 자본시장법과 시장환경에 부합하는 증권성 심사 기준과 실무를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1) 해당 약식명령에서 LUNA 이외에 UST(US 테라), wLUNA, MIR도 Howey 기준을 충족하는 증권으로 인정되었다. SEC v Terraform Labs, 23-cv-1346, Opinion and Order (2023. 12. 28), p. 37.
본고에서는 지면의 한계상 LUNA의 판매행위에 대한 Howey 기준 적용에 따른 증권성 이슈만을 다룬다.
2) SEC v Terraform Labs, 23-cv-1346, Verdict (2024. 4. 5)
3) 재정경제부, 2006. 6. 30,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정안’ 설명자료, p. 11.
4) 금융위원회, 2023. 2. 6,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보도자료, p. 5.
5) SEC v. Ripple Labs Inc., 2023 WL 4507900 (S.D.N.Y. July 13, 2023)
6) SEC v. W.J. Howey Co., 328 U.S. 293, 298-299 (1946)
7) SEC v. Shavers, Case No. 4:13-CV-416 (E.D. Tex. Aug. 6, 2013) 참조.
8) United Housing Foundation v. Forman, 421 U.S. 837 (1975)
9) 조선비즈, 2024. 3. 28, [금융포커스] 두나무 대표가 ‘금융연구포럼’에 등장한 이유는.
10) SEC v. Coinbase, Complaint, 23 Civ. 4738 (2023. 6. 6)
11) 자본시장법 제4조제1항 단서.
      만약 현재 입법 발의된 토큰증권 발행·유통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경우, 자본시장법 제4조제1항 단서 조항은 삭제될 예정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2023. 7. 28, 윤창현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23531.
12) 해당 사건에서 뮤직카우는 관련 투자계약증권을 모집·매출함에 있어 증권신고서를 미제출한 사유로 제재 대상이었으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상을 참작하여 제재절차를 보류하였다. 금융위원회, 2022. 11. 29, ㈜뮤직카우 제재면제 의결 및 한우·미술품 조각투자의 증권성 판단, 보도자료, p. 1-2.
13) SEC v. Ripple Labs Inc., 2023 WL 4507900 (S.D.N.Y. July 13, 2023)
14) 자본시장법 제4조제6항
15) 금융위원회, 2023. 2. 6,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보도자료 별첨자료, p. 7.
16) Tcherepnin v. Knight, 389 U.S. 332, 336 (1967); Glen-Arden Commodities, Inc. v. Constantino, 493 F.2d 1027, 1034 (2d Cir.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