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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LIBOR 시대의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와 국내 시사점
2024-13호 2024.06.24
요약
LIBOR 산출 중단으로 주요국의 지표금리 개혁이 완료되고 포스트 LIBOR 시대가 시작되었다. 주요국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기존 지표금리인 IBOR(Inter-Bank Offered Rates)와 새로운 지표금리인 RFR(Risk-Free Reference Rates)을 병행하거나, IBOR 산출을 중단하고 RFR만을 지표금리로 사용하고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와 글로벌 규제당국이 추진해 온 지표금리 개혁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RFR을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RFR이 파생거래의 핵심 준거금리로 정착하였다.
국내에서도 CD 금리의 산출 방법을 개선하고 RFR로 KOFR(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를 산출 중이며, 민관이 협력하여 지표금리 체제를 KOFR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CD 금리는 산출 방법의 변화로 신뢰도가 향상되었지만, 기초거래 부진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이자율 파생거래의 핵심 준거금리를 CD 금리에서 KOFR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KOFR 파생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KOFR는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런 만큼, 금리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도 CD 금리의 산출 방법을 개선하고 RFR로 KOFR(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를 산출 중이며, 민관이 협력하여 지표금리 체제를 KOFR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CD 금리는 산출 방법의 변화로 신뢰도가 향상되었지만, 기초거래 부진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이자율 파생거래의 핵심 준거금리를 CD 금리에서 KOFR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KOFR 파생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KOFR는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런 만큼, 금리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023년 6월, 미 달러 LIBOR 산출이 중단되면서 1980년대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해 온 LIBOR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였다. 지표금리는 다양한 금융거래의 준거금리로 사용되어 금융시장의 작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금융안정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LIBOR 산출 중단으로 2013년경부터 추진되어 온 주요국의 지표금리 개혁이 마무리되고 포스트 LIBOR 시대가 시작되었다. 국내에서도 기존 지표금리인 CD 금리의 산출 방법을 개선하고, 무위험 지표금리인 KOFR(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 사용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본 고는 포스트 LIBOR 시대의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를 조망하고 국내 지표금리 개혁을 위한 시사점을 모색한다.1)
포스트 LIBOR 시대의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
LIBOR는 대형은행의 무담보 자금조달 비용을 대변하는데, 1960년대 말에 은행들의 신디케이트 대출과 변동금리부채권의 준거금리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후 1980년대 중반부터 이자율 스왑거래의 준거금리로 채택되면서 파생시장의 성장과 함께 LIBOR 활용이 전체 금융시장으로 확산되었다. 1990년대에 EURIBOR와 TIBOR 등의 금리가 도입되며 IBOR(Inter-Bank Offered Rates) 체제가 형성되었는데, IBOR 지표금리는 이자율 파생을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거래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잘 알려진 바와 같이, 2012년에 광범위한 금리 조작이 밝혀지면서 금융안정위원회(FSB) 총괄로 주요국의 지표금리 개혁이 추진되었다.2)
지표금리 개혁은 지표금리의 산출과 금융거래에 대한 지표금리의 적용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지표금리 산출은 지표금리가 대변하고자 하는 경제적 실질(예: IBOR는 은행의 무담보 자금조달 비용)을 측정하는 과정이다. IBOR 조작으로 지표금리의 신뢰도가 훼손됨에 따라 글로벌 규제당국은 지표금리에 대한 국제표준을 마련하고,3) 금리의 산출과 관리에 대한 공적 규율을 강화하였다. 지표 조작이 가능했던 이유가 실거래에 기반하지 않은 금리 산출에 있었던 만큼, IBOR 산출 방법을 개선하여 전문가 판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최대한 실거래에 기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기관의 담보부 자금조달이 증가하고 파생거래에 대한 담보 사용 및 중앙청산이 의무화되어 무위험 지표금리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국은 금융기관의 무위험 자금조달 비용을 측정하기 위한 무위험 지표금리(near Risk-Free Reference Rates: RFR)를 개발하였다. RFR은 국가(통화)별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실거래가 가장 많은 익일물 Repo 금리 또는 무담보 금리로 선정되었다. RFR과 IBOR는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데, 핵심적으로 IBOR가 은행의 신용위험을 포함하는 반면, RFR은 금융거래 중 무위험 금리에 가장 가까운 특성을 가진다. 이상을 통해 기존 IBOR 체제가 IBOR+(산출 방법이 개선된 IBOR)와 RFR 복수지표 체제로 변경되었다.
둘째, 지표금리의 사용은 금융거래의 손익(payoff)을 결정하는 준거금리로 지표금리를 선택하여 적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금융거래에 대한 지표금리의 적정성은 지표금리가 해당 금융거래의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 금융거래를 수행하는 목적은 특정 위험을 관리하는 데 있으므로, 금융거래에 대한 지표금리의 적합도는 지표금리가 측정하는 위험이 금융거래를 통해 관리하고자 하는 위험과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은행이 대출을 통해 무담보 자금조달 비용 위험을 차입자와 공유하고자 할 때의 대출 준거금리로는 IBOR가 적합하다.
과거 IBOR 체제에서는 지표금리의 특성 및 금융거래와의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IBOR를 적용하였다. 하지만 FSB는 금융거래별로 RFR과 IBOR 중 적합한 금리를 적용하도록 권고하였다. 대출 및 채권 등 현물거래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IBOR를 적용할 수 있게 하였으나, 이자율 파생거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IBOR 대신 RFR을 표준 준거금리(standard reference rate)로 적용하도록 하였다.
첫째, 이자율 파생거래는 IBOR 연계 금융거래 중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고 대규모이기 때문에 다른 금융거래보다 조작의 유인이 높다. 따라서 풍부한 실거래로부터 산출되어 원천적으로 조작이 어렵고 강건성이 높은 RFR을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 적용함으로써 금융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도모할 수 있다. 둘째, 이자율 파생거래의 주요 목적이 시장금리(무위험 금리, marketwide interest rates) 변동 위험의 관리에 있으므로 준거금리로 은행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IBOR보다 RFR이 더 적합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대형은행의 신용위험이 매우 낮은 것으로 인식되어 IBOR가 사실상 무위험 금리로 평가되었기 때문에 IBOR를 준거금리로 사용하는 이자율 파생거래를 통해 시장금리 위험의 관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은행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IBOR와 무위험 금리 간에 격차가 크게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금리 위험관리 측면에서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서 IBOR의 적합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를 IBOR에서 RFR 중심으로 변경하는 방향은 지난 10년간 추진되어 온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자 목표이다. 아울러, 동 원칙은 글로벌 규제당국과 함께 지표금리 개혁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다만, FSB는 대출 및 채권 등의 현물거래에 IBOR를 적용하여 위험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IBOR를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주요국은 복수지표 원칙에 따라 IBOR 산출 방법을 개선하였으며, RFR을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LIBOR 산출 중단이 확정됨에 따라 LIBOR만을 지표금리로 사용해 오던 미국, 영국, 스위스는 LIBOR와 연계된 모든 금융거래에 RFR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지표금리 개혁이 변경되었다. 이처럼 IBOR 산출이 중단되어 RFR만을 지표금리로 사용하는 지표금리 체제를 RFR 체제라 한다. 반면, 자국 내 IBOR를 사용하던 유로지역과 일본은 RFR과 IBOR+를 병행하여 사용하는 복수지표 체제가 자리 잡았다. 여타 국가들도 각국의 상황에 따라 RFR 체제 또는 복수지표 체제를 선택하였다. 아래에서는 주요 금융거래별 RFR 및 IBOR+ 적용 현황을 살펴본다.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의 주요 목적이 파생거래에 대한 RFR 적용에 있는 만큼, 이자율 파생시장에서 RFR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FSB는 복수지표를 선택한 국가에도 파생시장에 대해서는 RFR 적용 확대를 권고하였다.4) 미국, 영국, 스위스는 LIBOR 산출이 중단되었으므로 RFR이 파생거래의 표준 준거금리로 정착했다. <표 1>은 글로벌 이자율 파생거래 중 RFR을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거래의 비중을 보여준다. 영국과 스위스는 모든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가 RFR로 변경되었으며, 미국도 RFR 파생거래의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비중이 영국이나 스위스보다 낮은 이유는 미국에서는 RFR 파생거래와 함께 연방기금금리를 준거로 하는 파생거래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IBOR+와 RFR 복수지표 체제를 운영 중인 국가들도 RFR 파생거래의 비중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대부분의 이자율 파생거래가 RFR을 준거금리로 사용하고 있다. 유로지역과 호주의 경우, 과거에는 IBOR 연계 거래가 절대다수를 차지하였으나, RFR 도입으로 RFR과 IBOR+가 파생시장의 중요 준거금리로 공존하고 있다. 양 지역에서는 IBOR+가 대출과 채권에 널리 사용되고 있어, 헤지 수요로 IBOR+ 파생거래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IBOR+가 대출 및 채권의 준거금리로 활용되고 있으며, 동 거래에 대한 위험관리를 위해 일부 IBOR+ 파생거래가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변동금리부채권(FRN)의 경우, 미국, 영국, 스위스는 대략 2020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RFR이 시장의 표준 준거금리로 정착하였다. <표 2>에서 IBOR+를 유지하는 유로지역, 일본, 호주 등에서는 IBOR+가 FRN의 핵심 준거금리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유로지역과 일본에서는 RFR이 FRN 시장에서 준거금리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출의 경우, 준거금리 선택에 있어 국가별 제도와 역사적 특수성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대출에 대한 RFR 적용은 국가별로 차이가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 영국, 스위스 등에서는 RFR이 성공적으로 정착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동 국가들의 RFR 연계 대출은 기존 LIBOR 연계 대출의 준거금리 전환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해당 국가들에서는 RFR과 함께 중앙은행 기준금리 등 여타 준거금리에 기초한 대출도 활성화되어 있다. 유로지역과 일본에서는 여전히 IBOR+가 대출의 핵심 준거금리로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 변화는 <그림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국내 지표금리 개혁 방향에 대한 시사점
국내에서도「금융거래지표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지표법)을 제정하여 지표금리의 산출 및 공시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였다. 동시에 IBOR에 해당하는 CD 금리의 산출 방법을 개선하여 CD+를 도입하였고, 익일물 Repo 금리인 KOFR를 RFR로 선정하였다. CD 금리와 KOFR는 지표법상 중요지표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각각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산출을 담당하고 있다. 2023년에는 국내 지표금리 체제를 KOFR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민관합동으로「지표금리 및 단기금융시장 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출범하였으며, 2024년부터 KOFR 적용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었다.5)
구체적인 지표금리 개혁 방향은 협의회가 결정하겠으나, 일부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현재 활용도가 높은 CD 금리의 특성을 살펴본다. 금융감독원 등의 집계를 참고할 때, 국내에서 CD 금리를 준거금리로 사용하는 금융거래 규모는 대략 7,400조원(2023년 3분기 잔액 기준)이며, 이중 약 7,000조원 정도는 이자율 파생거래로 추정된다. 국내 CD 금리는 해외 금융기관 간 원화 이자율 스왑거래의 준거금리로도 활용되며, 대표적인 청산기관인 LCH가 청산하는 국내 CD 연계 이자율 스왑거래 규모가 5,200조원(2024년 6월 15일 잔액)에 달한다.
CD 산출을 담당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주요국 IBOR+와 같이 금리의 신뢰도와 강건성을 제고하기 위해 산출 방법을 개선하였으며, 2023년 10월부터 개선된 방법으로 CD+를 산출하고 있다. 또한 지표법을 통해 CD+의 산출 과정 등이 엄격히 규율되고 있어 지표 조작 및 산출 오류 가능성이 주요국 IBOR+와 견주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CD 발행기관(은행)과 금리제출기관(증권사)이 분리된 만큼, 양 기관(은행)이 동일한 주요국 IBOR+보다 구조적으로 조작의 유인이 낮은 상황이다.
CD 금리는 그동안 높은 경직성을 보여 가격발견 기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표 3>이 보여주듯 산출 방법의 개선으로 경직성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에 산출 방법이 개선된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같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초거래인 CD 발행이 부진하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금리의 강건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CD 금리가 다양한 금융거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현재의 체제는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협의회가 천명한 바와 같이, 국내에서도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 방향에 부합하여 이자율 파생거래에 대해 KOFR를 핵심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KOFR 연계 이자율 파생거래, 즉 KOFR-OIS(Overnight Index Swap, 이하 KOFR 스왑) 거래의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들 수 있다. KOFR 스왑은 KOFR 관련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금융 수단으로, 대출 및 채권 등 다양한 KOFR 연계 금융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향후 KOFR 생태계의 근간이 될 것이다.
KOFR 스왑시장 활성화는 금융안정 및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거래에 대한 담보 교환 및 중앙청산이 확대됨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IBOR 파생거래의 가치평가 시 기준이 되는 할인율을 기존 IBOR 수익률 곡선에서 무위험 금리인 OIS 수익률 곡선으로 변경하였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OIS시장이 형성된 반면, 우리나라는 OIS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CD-IRS(Interest Rate Swap) 거래를 포함한 다양한 파생거래의 가치평가에 여전히 CD-IRS 수익률 곡선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방식에서 발생하는 평가 오류6)는 금융기관의 손익 평가 왜곡, 시장위험 측정 오류, 회계상 경제적 손익 반영 오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KOFR 스왑시장을 활성화하여 파생거래의 가치평가 방법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KOFR 스왑시장 도입은 이자율 스왑거래의 준거금리로 CD 금리 대신 KOFR를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협의회에 참가하는 금융기관 간에 자율적으로 거래가 활성화될 수도 있겠으나, 경제적으로 이미 형성된 지표금리 생태계에는 유동성 외부효과가 작동하여 새로운 지표금리의 적용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 방향 선정을 이끌어 온 스탠퍼드대 Duffie 교수와 하버드대 Stein 교수는 관계 당국이 공적 조치를 통해 금융기관의 RFR 적용을 독려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7)
따라서 국내에서도 KOFR 스왑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첫째, 앞선 논의에 기초하여 파생상품 가치평가에 KOFR 스왑 수익률 곡선을 사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금융기관의 비즈니스에 KOFR 포지션이 생성되도록 하여 KOFR 스왑거래의 필요성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CD 금리를 사용하는 금융거래에 대한 fallback 금리8)가 KOFR에 기초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자율 파생거래에 대한 fallback을 마련하되, 장기적으로는 대출 및 채권 등 여타 금융거래에 대한 fallback도 수립해야 한다. 셋째, 통화스왑(Cross Currency Interest Rate Swap, 이하 CRS) 거래의 준거금리를 KOFR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CRS는 이종 통화 간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스왑거래로, 주요국의 경우 규제당국 등의 조치로 준거금리를 각국의 RFR로 통일하였다. IBOR를 유지하는 일본이나 유로지역도 CRS 거래에는 자국의 RFR을 사용한다. 이에 반해 국내 CRS 거래는 예를 들어, 미 달러화 준거금리는 미국의 RFR인 SOFR로 변경하였으나, 원화 금리는 여전히 과거와 동일하게 고정금리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통화 간의 프리미엄 차이를 currency basis라 하는데, 이는 통화별 리스크 프리미엄을 포착하며 CRS 거래의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currency basis에 대한 원활한 가격발견을 위해 주요 통화와의 CRS 거래 시 국내 금리도 RFR인 KOFR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RS 준거금리로 KOFR를 적용하면 금융기관의 KOFR 스왑을 통한 헤지 수요가 발생해 KOFR 스왑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편, 각국은 RFR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내에서도 KOFR가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므로, 금리 변동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KOFR는 콜금리와 마찬가지로 여타 위험이 배제된 무위험 금리인 만큼, 한국은행 기준금리에서 추세적으로 이탈하지 않는 가운데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통화정책 및 KOFR 활용 관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림 2>는 KOFR 금리의 일별 변화를 보여주는데, KOFR 산출이 시작된 이후 일별 금리 변화의 변동성이 11bp에 달한다. 절대 수준으로 변동성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것에 한계가 있겠으나, 낮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통상 국내외 RFR 및 익일물 단기자금시장 금리는 규제 비율 보고일을 중심으로 특정일에 반복적으로 금리가 급등ㆍ급락하는 경향(금리의 점프 현상)이 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SOFR도 2019년까지는 월말 및 분기말 효과가 존재하였다. 하지만 미 연준의 SRF(Standing Repo Facility) 도입 등으로 2021년부터는 이러한 점프 현상이 사라지며 금리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었다.9)
KOFR는 주요국 RFR과 비교해 점프 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 발생 빈도가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에 따르면, 국내 단기자금시장에서는 주요국보다 다양한 기술적 요인이 금리 점프를 유발하고, 때로는 은행의 지급준비금 상황과 상호작용하며 변동성을 증폭하는 것으로 파악된다.10) 이로 인해, 2021년 11월 26일 이후 일별 KOFR 금리 변화폭이 10bp 이상인 경우가 전체 영업일 중 15%에 달한다. 향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나, 이러한 요인들로 인한 금리 변화가 금융기관의 경제적 수급 변화를 반영하지는 않더라도 KOFR 파생거래의 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금융기관의 KOFR 활용에 불편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행이 시행 예정인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확대 등의 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11)
맺음말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 결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RFR의 활용 범위가 당초 예상보다 커졌다. CD 금리의 신뢰도가 개선되었지만, 국내 지표금리 체제를 국제적 흐름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KOFR 파생거래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지표금리 개선은 일부 금융기관의 노력으로 달성될 수 없는 만큼 협의회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공공부문은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여 금융기관의 KOFR 파생거래를 독려함과 동시에 금융기관별로 KOFR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1) 본고 작성에 유익한 조언을 해주신 하나은행 김진동 박사께 감사드린다.
2) Financial Stability Board (FSB), 2014, Reforming major interest rate benchmarks.
3)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ecurities Commissions (IOSCO), 2013, Principles for financial benchmarks.
4) Financial Stability Board (FSB), 2022, Progress report on LIBOR and other benchmark transition issues.
5) 금융위원회, 2024. 3. 29,「지표금리ㆍ단기자금시장 협의회」개최, 보도자료.
6) 파생거래 시 현금 또는 우량담보가 교환되므로 현금흐름 교환에 대한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이 제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파생거래 계약의 현재가치 산출에 사용되는 할인율은 은행의 신용위험이 반영된 CD-IRS 수익률 곡선이 아닌 무위험 금리의 수익률 곡선(KOFR 스왑 수익률 곡선)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7) Duffie, D., Stein, J. C., 2015, Reforming LIBOR and other financial market benchmarks,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29(2), 191-212.
8) Fallback 금리는 CD 금리를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금융거래에서, CD 금리 산출이 영구적으로 중단될 때 대체하여 적용할 수 있는 준거금리를 의미한다.
9) Brace, A., Gellert, K., Schlogl, E., 2023, SOFR term structure dynamics-Discontinuous short rates and stochastic volatility forward rates, Journal of Futures Markets 44(6), 936-985.
10) 이러한 특성은 콜시장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11) 한국은행, 2024. 1. 25, 한국은행,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확대 및 제도 개선, 보도자료.
포스트 LIBOR 시대의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
LIBOR는 대형은행의 무담보 자금조달 비용을 대변하는데, 1960년대 말에 은행들의 신디케이트 대출과 변동금리부채권의 준거금리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후 1980년대 중반부터 이자율 스왑거래의 준거금리로 채택되면서 파생시장의 성장과 함께 LIBOR 활용이 전체 금융시장으로 확산되었다. 1990년대에 EURIBOR와 TIBOR 등의 금리가 도입되며 IBOR(Inter-Bank Offered Rates) 체제가 형성되었는데, IBOR 지표금리는 이자율 파생을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거래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잘 알려진 바와 같이, 2012년에 광범위한 금리 조작이 밝혀지면서 금융안정위원회(FSB) 총괄로 주요국의 지표금리 개혁이 추진되었다.2)
지표금리 개혁은 지표금리의 산출과 금융거래에 대한 지표금리의 적용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지표금리 산출은 지표금리가 대변하고자 하는 경제적 실질(예: IBOR는 은행의 무담보 자금조달 비용)을 측정하는 과정이다. IBOR 조작으로 지표금리의 신뢰도가 훼손됨에 따라 글로벌 규제당국은 지표금리에 대한 국제표준을 마련하고,3) 금리의 산출과 관리에 대한 공적 규율을 강화하였다. 지표 조작이 가능했던 이유가 실거래에 기반하지 않은 금리 산출에 있었던 만큼, IBOR 산출 방법을 개선하여 전문가 판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최대한 실거래에 기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기관의 담보부 자금조달이 증가하고 파생거래에 대한 담보 사용 및 중앙청산이 의무화되어 무위험 지표금리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국은 금융기관의 무위험 자금조달 비용을 측정하기 위한 무위험 지표금리(near Risk-Free Reference Rates: RFR)를 개발하였다. RFR은 국가(통화)별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실거래가 가장 많은 익일물 Repo 금리 또는 무담보 금리로 선정되었다. RFR과 IBOR는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데, 핵심적으로 IBOR가 은행의 신용위험을 포함하는 반면, RFR은 금융거래 중 무위험 금리에 가장 가까운 특성을 가진다. 이상을 통해 기존 IBOR 체제가 IBOR+(산출 방법이 개선된 IBOR)와 RFR 복수지표 체제로 변경되었다.
둘째, 지표금리의 사용은 금융거래의 손익(payoff)을 결정하는 준거금리로 지표금리를 선택하여 적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금융거래에 대한 지표금리의 적정성은 지표금리가 해당 금융거래의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 금융거래를 수행하는 목적은 특정 위험을 관리하는 데 있으므로, 금융거래에 대한 지표금리의 적합도는 지표금리가 측정하는 위험이 금융거래를 통해 관리하고자 하는 위험과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은행이 대출을 통해 무담보 자금조달 비용 위험을 차입자와 공유하고자 할 때의 대출 준거금리로는 IBOR가 적합하다.
과거 IBOR 체제에서는 지표금리의 특성 및 금융거래와의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IBOR를 적용하였다. 하지만 FSB는 금융거래별로 RFR과 IBOR 중 적합한 금리를 적용하도록 권고하였다. 대출 및 채권 등 현물거래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IBOR를 적용할 수 있게 하였으나, 이자율 파생거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IBOR 대신 RFR을 표준 준거금리(standard reference rate)로 적용하도록 하였다.
첫째, 이자율 파생거래는 IBOR 연계 금융거래 중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고 대규모이기 때문에 다른 금융거래보다 조작의 유인이 높다. 따라서 풍부한 실거래로부터 산출되어 원천적으로 조작이 어렵고 강건성이 높은 RFR을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 적용함으로써 금융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도모할 수 있다. 둘째, 이자율 파생거래의 주요 목적이 시장금리(무위험 금리, marketwide interest rates) 변동 위험의 관리에 있으므로 준거금리로 은행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IBOR보다 RFR이 더 적합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대형은행의 신용위험이 매우 낮은 것으로 인식되어 IBOR가 사실상 무위험 금리로 평가되었기 때문에 IBOR를 준거금리로 사용하는 이자율 파생거래를 통해 시장금리 위험의 관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은행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IBOR와 무위험 금리 간에 격차가 크게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금리 위험관리 측면에서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서 IBOR의 적합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를 IBOR에서 RFR 중심으로 변경하는 방향은 지난 10년간 추진되어 온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자 목표이다. 아울러, 동 원칙은 글로벌 규제당국과 함께 지표금리 개혁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다만, FSB는 대출 및 채권 등의 현물거래에 IBOR를 적용하여 위험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IBOR를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주요국은 복수지표 원칙에 따라 IBOR 산출 방법을 개선하였으며, RFR을 파생거래의 준거금리로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LIBOR 산출 중단이 확정됨에 따라 LIBOR만을 지표금리로 사용해 오던 미국, 영국, 스위스는 LIBOR와 연계된 모든 금융거래에 RFR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지표금리 개혁이 변경되었다. 이처럼 IBOR 산출이 중단되어 RFR만을 지표금리로 사용하는 지표금리 체제를 RFR 체제라 한다. 반면, 자국 내 IBOR를 사용하던 유로지역과 일본은 RFR과 IBOR+를 병행하여 사용하는 복수지표 체제가 자리 잡았다. 여타 국가들도 각국의 상황에 따라 RFR 체제 또는 복수지표 체제를 선택하였다. 아래에서는 주요 금융거래별 RFR 및 IBOR+ 적용 현황을 살펴본다.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의 주요 목적이 파생거래에 대한 RFR 적용에 있는 만큼, 이자율 파생시장에서 RFR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FSB는 복수지표를 선택한 국가에도 파생시장에 대해서는 RFR 적용 확대를 권고하였다.4) 미국, 영국, 스위스는 LIBOR 산출이 중단되었으므로 RFR이 파생거래의 표준 준거금리로 정착했다. <표 1>은 글로벌 이자율 파생거래 중 RFR을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거래의 비중을 보여준다. 영국과 스위스는 모든 이자율 파생거래의 준거금리가 RFR로 변경되었으며, 미국도 RFR 파생거래의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비중이 영국이나 스위스보다 낮은 이유는 미국에서는 RFR 파생거래와 함께 연방기금금리를 준거로 하는 파생거래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IBOR+와 RFR 복수지표 체제를 운영 중인 국가들도 RFR 파생거래의 비중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대부분의 이자율 파생거래가 RFR을 준거금리로 사용하고 있다. 유로지역과 호주의 경우, 과거에는 IBOR 연계 거래가 절대다수를 차지하였으나, RFR 도입으로 RFR과 IBOR+가 파생시장의 중요 준거금리로 공존하고 있다. 양 지역에서는 IBOR+가 대출과 채권에 널리 사용되고 있어, 헤지 수요로 IBOR+ 파생거래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IBOR+가 대출 및 채권의 준거금리로 활용되고 있으며, 동 거래에 대한 위험관리를 위해 일부 IBOR+ 파생거래가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변동금리부채권(FRN)의 경우, 미국, 영국, 스위스는 대략 2020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RFR이 시장의 표준 준거금리로 정착하였다. <표 2>에서 IBOR+를 유지하는 유로지역, 일본, 호주 등에서는 IBOR+가 FRN의 핵심 준거금리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유로지역과 일본에서는 RFR이 FRN 시장에서 준거금리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출의 경우, 준거금리 선택에 있어 국가별 제도와 역사적 특수성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대출에 대한 RFR 적용은 국가별로 차이가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 영국, 스위스 등에서는 RFR이 성공적으로 정착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동 국가들의 RFR 연계 대출은 기존 LIBOR 연계 대출의 준거금리 전환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해당 국가들에서는 RFR과 함께 중앙은행 기준금리 등 여타 준거금리에 기초한 대출도 활성화되어 있다. 유로지역과 일본에서는 여전히 IBOR+가 대출의 핵심 준거금리로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 변화는 <그림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국내 지표금리 개혁 방향에 대한 시사점
국내에서도「금융거래지표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지표법)을 제정하여 지표금리의 산출 및 공시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였다. 동시에 IBOR에 해당하는 CD 금리의 산출 방법을 개선하여 CD+를 도입하였고, 익일물 Repo 금리인 KOFR를 RFR로 선정하였다. CD 금리와 KOFR는 지표법상 중요지표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각각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산출을 담당하고 있다. 2023년에는 국내 지표금리 체제를 KOFR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민관합동으로「지표금리 및 단기금융시장 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출범하였으며, 2024년부터 KOFR 적용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었다.5)
구체적인 지표금리 개혁 방향은 협의회가 결정하겠으나, 일부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현재 활용도가 높은 CD 금리의 특성을 살펴본다. 금융감독원 등의 집계를 참고할 때, 국내에서 CD 금리를 준거금리로 사용하는 금융거래 규모는 대략 7,400조원(2023년 3분기 잔액 기준)이며, 이중 약 7,000조원 정도는 이자율 파생거래로 추정된다. 국내 CD 금리는 해외 금융기관 간 원화 이자율 스왑거래의 준거금리로도 활용되며, 대표적인 청산기관인 LCH가 청산하는 국내 CD 연계 이자율 스왑거래 규모가 5,200조원(2024년 6월 15일 잔액)에 달한다.
CD 산출을 담당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주요국 IBOR+와 같이 금리의 신뢰도와 강건성을 제고하기 위해 산출 방법을 개선하였으며, 2023년 10월부터 개선된 방법으로 CD+를 산출하고 있다. 또한 지표법을 통해 CD+의 산출 과정 등이 엄격히 규율되고 있어 지표 조작 및 산출 오류 가능성이 주요국 IBOR+와 견주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CD 발행기관(은행)과 금리제출기관(증권사)이 분리된 만큼, 양 기관(은행)이 동일한 주요국 IBOR+보다 구조적으로 조작의 유인이 낮은 상황이다.
CD 금리는 그동안 높은 경직성을 보여 가격발견 기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표 3>이 보여주듯 산출 방법의 개선으로 경직성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에 산출 방법이 개선된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같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초거래인 CD 발행이 부진하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금리의 강건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CD 금리가 다양한 금융거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현재의 체제는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협의회가 천명한 바와 같이, 국내에서도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 방향에 부합하여 이자율 파생거래에 대해 KOFR를 핵심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KOFR 연계 이자율 파생거래, 즉 KOFR-OIS(Overnight Index Swap, 이하 KOFR 스왑) 거래의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들 수 있다. KOFR 스왑은 KOFR 관련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금융 수단으로, 대출 및 채권 등 다양한 KOFR 연계 금융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향후 KOFR 생태계의 근간이 될 것이다.
KOFR 스왑시장 활성화는 금융안정 및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거래에 대한 담보 교환 및 중앙청산이 확대됨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IBOR 파생거래의 가치평가 시 기준이 되는 할인율을 기존 IBOR 수익률 곡선에서 무위험 금리인 OIS 수익률 곡선으로 변경하였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OIS시장이 형성된 반면, 우리나라는 OIS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CD-IRS(Interest Rate Swap) 거래를 포함한 다양한 파생거래의 가치평가에 여전히 CD-IRS 수익률 곡선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방식에서 발생하는 평가 오류6)는 금융기관의 손익 평가 왜곡, 시장위험 측정 오류, 회계상 경제적 손익 반영 오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KOFR 스왑시장을 활성화하여 파생거래의 가치평가 방법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KOFR 스왑시장 도입은 이자율 스왑거래의 준거금리로 CD 금리 대신 KOFR를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협의회에 참가하는 금융기관 간에 자율적으로 거래가 활성화될 수도 있겠으나, 경제적으로 이미 형성된 지표금리 생태계에는 유동성 외부효과가 작동하여 새로운 지표금리의 적용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 방향 선정을 이끌어 온 스탠퍼드대 Duffie 교수와 하버드대 Stein 교수는 관계 당국이 공적 조치를 통해 금융기관의 RFR 적용을 독려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7)
따라서 국내에서도 KOFR 스왑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첫째, 앞선 논의에 기초하여 파생상품 가치평가에 KOFR 스왑 수익률 곡선을 사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금융기관의 비즈니스에 KOFR 포지션이 생성되도록 하여 KOFR 스왑거래의 필요성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CD 금리를 사용하는 금융거래에 대한 fallback 금리8)가 KOFR에 기초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자율 파생거래에 대한 fallback을 마련하되, 장기적으로는 대출 및 채권 등 여타 금융거래에 대한 fallback도 수립해야 한다. 셋째, 통화스왑(Cross Currency Interest Rate Swap, 이하 CRS) 거래의 준거금리를 KOFR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CRS는 이종 통화 간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스왑거래로, 주요국의 경우 규제당국 등의 조치로 준거금리를 각국의 RFR로 통일하였다. IBOR를 유지하는 일본이나 유로지역도 CRS 거래에는 자국의 RFR을 사용한다. 이에 반해 국내 CRS 거래는 예를 들어, 미 달러화 준거금리는 미국의 RFR인 SOFR로 변경하였으나, 원화 금리는 여전히 과거와 동일하게 고정금리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통화 간의 프리미엄 차이를 currency basis라 하는데, 이는 통화별 리스크 프리미엄을 포착하며 CRS 거래의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currency basis에 대한 원활한 가격발견을 위해 주요 통화와의 CRS 거래 시 국내 금리도 RFR인 KOFR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RS 준거금리로 KOFR를 적용하면 금융기관의 KOFR 스왑을 통한 헤지 수요가 발생해 KOFR 스왑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편, 각국은 RFR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내에서도 KOFR가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므로, 금리 변동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KOFR는 콜금리와 마찬가지로 여타 위험이 배제된 무위험 금리인 만큼, 한국은행 기준금리에서 추세적으로 이탈하지 않는 가운데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통화정책 및 KOFR 활용 관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림 2>는 KOFR 금리의 일별 변화를 보여주는데, KOFR 산출이 시작된 이후 일별 금리 변화의 변동성이 11bp에 달한다. 절대 수준으로 변동성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것에 한계가 있겠으나, 낮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통상 국내외 RFR 및 익일물 단기자금시장 금리는 규제 비율 보고일을 중심으로 특정일에 반복적으로 금리가 급등ㆍ급락하는 경향(금리의 점프 현상)이 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SOFR도 2019년까지는 월말 및 분기말 효과가 존재하였다. 하지만 미 연준의 SRF(Standing Repo Facility) 도입 등으로 2021년부터는 이러한 점프 현상이 사라지며 금리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었다.9)
KOFR는 주요국 RFR과 비교해 점프 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 발생 빈도가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에 따르면, 국내 단기자금시장에서는 주요국보다 다양한 기술적 요인이 금리 점프를 유발하고, 때로는 은행의 지급준비금 상황과 상호작용하며 변동성을 증폭하는 것으로 파악된다.10) 이로 인해, 2021년 11월 26일 이후 일별 KOFR 금리 변화폭이 10bp 이상인 경우가 전체 영업일 중 15%에 달한다. 향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나, 이러한 요인들로 인한 금리 변화가 금융기관의 경제적 수급 변화를 반영하지는 않더라도 KOFR 파생거래의 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금융기관의 KOFR 활용에 불편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행이 시행 예정인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확대 등의 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11)
맺음말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 결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RFR의 활용 범위가 당초 예상보다 커졌다. CD 금리의 신뢰도가 개선되었지만, 국내 지표금리 체제를 국제적 흐름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KOFR 파생거래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지표금리 개선은 일부 금융기관의 노력으로 달성될 수 없는 만큼 협의회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공공부문은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여 금융기관의 KOFR 파생거래를 독려함과 동시에 금융기관별로 KOFR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1) 본고 작성에 유익한 조언을 해주신 하나은행 김진동 박사께 감사드린다.
2) Financial Stability Board (FSB), 2014, Reforming major interest rate benchmarks.
3)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ecurities Commissions (IOSCO), 2013, Principles for financial benchmarks.
4) Financial Stability Board (FSB), 2022, Progress report on LIBOR and other benchmark transition issues.
5) 금융위원회, 2024. 3. 29,「지표금리ㆍ단기자금시장 협의회」개최, 보도자료.
6) 파생거래 시 현금 또는 우량담보가 교환되므로 현금흐름 교환에 대한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이 제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파생거래 계약의 현재가치 산출에 사용되는 할인율은 은행의 신용위험이 반영된 CD-IRS 수익률 곡선이 아닌 무위험 금리의 수익률 곡선(KOFR 스왑 수익률 곡선)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7) Duffie, D., Stein, J. C., 2015, Reforming LIBOR and other financial market benchmarks,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29(2), 191-212.
8) Fallback 금리는 CD 금리를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금융거래에서, CD 금리 산출이 영구적으로 중단될 때 대체하여 적용할 수 있는 준거금리를 의미한다.
9) Brace, A., Gellert, K., Schlogl, E., 2023, SOFR term structure dynamics-Discontinuous short rates and stochastic volatility forward rates, Journal of Futures Markets 44(6), 936-985.
10) 이러한 특성은 콜시장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11) 한국은행, 2024. 1. 25, 한국은행,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확대 및 제도 개선,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