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련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최신 동향을 제공하는 격주간지
기대 인플레이션의 특징과 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사점
2024-22호 2024.11.04
요약
우리나라에 대한 전망기관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분석해 보면, 팬데믹 이후 물가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초 전망의 불일치 정도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연중 조정 과정을 보면, 기관들의 전망은 관련 정보를 대체로 합리적으로 반영하면서 실제치에 근접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기관들이 제시한 당해와 다음 연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실적치와 양(+)의 관계를 나타내는데, 동 결과는 중요한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이는,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과정에서 기관들이 지속성을 크게 의식한다는 점을 의미하므로, 물가 상승 압력 확대 시 지속성을 차단하기 위해 단호한 정책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는 최근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기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데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었음을 의미하는 바도 있다. 아울러,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에 따라 실질 기준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추가 완화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은행의 속도 조절 과정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참가자들은 이에 따른 변동성에 유의하는 한편, 한국은행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의 충격이나 과잉 기대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한국은행의 정책 전환이 공식화되었다. 이러한 결정에는 1% 중반까지 낮아진 지표 물가와 함께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4년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들은 고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이후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안착1)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는 경우 실제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높아지면서 물가안정목표로의 수렴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도 있다.2) 이러한 점들로 볼 때, 10월의 금리 인하는 최근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를 달성하는 데 우호적인 조건이라는 판단이 뒷받침된 데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통화정책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의 중요성은 비단 국내에서만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최근 논의 과정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은 기조 전환을 위해 통과해야 할 마지막 구간(last mile)으로 거론된 바 있고3), 구체적인 형성 방식을 고려한 기대 인플레이션의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4)
기대 인플레이션은 일반 대중의 응답을 통해 조사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 및 전망기관이 제시한 예측치를 통해 파악할 수도 있다. 특히 경제 연구기관이나 금융기관 등 전망기관의 예측은 정보력에 기반한 기대(informed expectation)로 인식되므로, 이는 여타 경제주체들의 기대 형성이나 의사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5) 아울러 금융기관들의 전망은 자체 투자 전략 수립을 위한 주요 전제치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향후 금융시장의 흐름을 예상하는 데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 따라 주요국에서는 전문가 및 전망기관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아직 미진한 실정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고는 전망기관들이 제시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6)을 바탕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에 내재된 주요 특징과 시사점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팬데믹 이후 기대의 불일치 확대
기관들이 연초에 제시한 물가 전망의 분포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기관 간 시각차가 확대되었다는 점이 관측된다. <그림 1>은 매 1분기 당시 기관들이 당해 연도를 대상으로 제시한 물가 상승률 전망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제시된 분포에 따르면, 1분기 전망치의 횡단면 표준편차(그래프 내 ‘SD’로 표시)는 2018~2020년 중 0.2%p 내외 수준에서 이후 0.3~0.6%p로 확대되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이 매우 높았던 2022년의 경우, 기관별 전망치가 큰 편차와 함께 평탄화된 분포를 나타내면서 각 기관의 시각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상황을 보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2021년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나타낸 바 있는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판단이 전망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즉, 2022년에도 높은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한 판단이 기관별로 나뉘는 한편, 변화폭 측면에서도 시각차가 커지면서 그림과 같은 분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기대 조정
전망의 불일치가 확대되기는 했지만, 기관들은 물가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면서 기대를 형성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기관들이 전망을 연중 조정하는 과정에서 실적치와 같은 핵심적인 정보에 제대로 주의를 기울인다면(attentive),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전망치가 사후적인 실제치에 가까워지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데이터에서 관측되는 결과도 전술한 가정에 부합하는 형태를 나타낸다.
<그림 2>는 각 연도에 기관들이 제시한 당해 연도 전망치의 변화 추이를 월별로 나타내고 있다. 이 그림에는 각 월의 기관별 전망에서 중위수(실선)와 상‧하단 5% 값(점선)이 실제 물가 상승률(연간 기준, 실선)과 함께 표시되어 있다. 해당 전망치들은 연중 지속적으로 수정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여기에서 한 가지 특징적인 패턴이 발견된다. 즉, 연초 전망의 경우에는 예측오차가 크게 나타나지만, 이후 비교적 정확하게 수정되면서 전망치가 실제치에 근접해 감을 알 수 있다. 그림을 보면, 물가 상승률의 중위 전망과 상‧하단 값이 연초에는 실제치와 큰 격차를 보였다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실제치에 수렴해 가는 형태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기관들이 실제 인플레이션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매월 전망을 조정해 왔음을 시사한다. 만약 최근 인플레이션 정보와 무관하게 전망치를 제시했다면, 전망의 중위수와 상‧하단 값이 모두 실제치에 가까워지는 패턴을 일관되게 관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통해 기관들은 관련 정보를 합리적으로 반영하여 유의미한 자료를 전망치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과 실제 인플레이션의 영향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전망 시계별로 보면, 기관들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크게 의식하여 기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전망기관들의 당해(Y)와 다음 연도(Y+1) 물가 상승률 전망 간 관계(<그림 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은 전망 시점을 연도별로 그룹화하여 해당 연도의 1~12월 중에 각 기관이 제시한 당해 및 다음 연도 전망치의 쌍을 표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두 기간의 전망치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경향이 뚜렷하게 관측된다. 이 중 특정 연도의 계열을 볼 때7), 두 기간에 대한 전망치는 당해 연도의 물가 상승률 전망이 높을수록 다음 연도의 전망도 높은 경향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관관계와 함께 연도별 전망치 그룹이 우상향하는 모습도 두드러지는 편이다. 해당 그림을 보면 각 계열들이 연도별로 군집을 이루는 한편, 이 군집이 우상향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패턴은 당해 연도와 다음 연도의 전망치가 전망 시점별로 각각 같은 방향으로 조정되는 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8) 이상의 특징은 기관들이 인플레이션에 높은 지속성이 내재된 것으로 인식하고 현 상황을 연장하여 기대를 형성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 판단하였다면, 당해 연도를 높게 전망하더라도 다음 연도 전망을 낮추면서 일정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띠게 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양(+)의 관계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점은 주요 정보변수를 통제한 실증분석9)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표 1>은 당해 및 다음 연도 대상의 물가 상승률 전망과 각 설명 변수와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당해 연도(Y)에 대한 추정 결과에서 첫 번째 행을 보면, 당해 연도 전망치는 물가 상승률 실적치와 유의한 양(+)의 관계를 나타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기관들이 매월 발표되는 소비자물가 정보를 반영하여 당해 연도 전망을 같은 방향으로 수정해 왔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두 번째 결과 열에 제시된 다음 연도(Y+1) 전망치에 대한 실적치의 계수도 양(+)의 값을 보이면서, 전망 당시의 실제 물가 상승률이 높을 경우 다음 연도 대상의 전망치까지 상향 조정된다는 점을 나타낸다.10) 이는 현 실적치에 영향을 미친 물가의 동인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인식하는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사점
팬데믹 이후 물가 전망에서 기관 간 시각차가 커진 점은 있지만, 이들의 기대를 진정성(seriousness) 측면에서 의미 있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 기관들의 전망치는 연중 실제치에 수렴해 가는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는 전망기관들이 물가 관련 데이터를 진지하게 고려하면서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근거로 판단된다. 만약 현실적인 물가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예상치가 제시된다면 전망치가 실제 연간 상승률에 근접해 가는 모습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전망을 형성하는 데 있어 다음 연도 전망이 실적치와 양(+)의 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기관들이 1년 이상 시계의 전망에도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지표로 확인되는 성과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경우 단호한 정책 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 간 상승 작용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전술한 양(+)의 관계는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하는 데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바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물가 안정세가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중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물가에 있던 무게추를 이동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점을 의미한다.
아울러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에 따라 실질 기준금리11)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추가적인 완화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국은행이 환율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고려하여 속도 조절의 필요성12)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인하보다는 금리 인하와 동결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후속 인하 시기나 조정 폭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장참가자들은 이에 따른 변동성에 유의하는 한편, 한국은행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의 충격이나 과잉 기대를 예방할 필요가 있겠다.
1)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임금 및 가격 인상을 통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이 발생하고 이것이 다시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2) 한국은행, 2024, 『2024년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 참조
3) Financial Times, 2023. 12. 12, Is the last mile really hardest? 참조
4)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3, World Economic Outlook: 2023 October 참조
5) Carroll, C. D., 2003, Macroeconomic expectations of households and professional forecasters,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18(1), 269-298 참조
6) 분석에서는 Bloomberg 사가 매월(2018년 1월~2023년 12월, 분포는 2024년 3월까지의 자료) 국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자료를 이용한다. 2018년 1월~2023년 12월 중 전망을 제시한 기관은 총 45개로 이 중 금융기관은 35개, 비금융 기관은 10개이며 국내 기관은 3개, 외국계 기관은 42개이다. 본 데이터와 관련된 세부적인 사항은 ‘강현주ㆍ장보성, 발간 예정, 『거시경제 전망의 동태적 특성과 한국은행의 영향력』,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를 참고할 수 있다.
7) 예컨대, <그림 3>에서 별표(*)로 표시된 계열을 통해 2022년에 제시한 2022년과 2023년 대상의 전망치를 보는 것이다.
8) 2022년의 예를 들면, 당해 연도(2022년 대상) 전망치가 2021년의 당해 연도(2021년 대상) 전망치보다 상향되었는데, 2022년의 다음 연도(2023년 대상) 전망치도 2021년의 다음 연도(2022년 대상) 전망치보다 전반적으로 상향되었다.
9) 동 분석은 당해 및 다음 연도 물가상승률 전망과 소비자물가의 실적치(소비자물가지수의 연초 대비 변화율)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서는 예측기관 및 연도 고정효과, WTI 3개월 선물가격 상승률, 원/달러 환율 변화율, 콜금리, 기간 스프레드(3년 만기 국고채금리-콜금리),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를 통제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강현주ㆍ장보성(발간 예정)을 참고할 수 있다.
10) 지면 제약상 결과를 수록하지는 않았지만, 대외변수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및 산업생산지수 증가율을 추가하거나 월별 고정 효과를 통제하는 경우 등에서도 소비자물가 실적치는 당해 및 다음 연도 전망에 대해 모두 양(+)의 부호를 나타낸다.
11) 통상적으로 실질 기준금리는 명목 기준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차감한 값으로 계산된다.
12) 2024년 10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당시 답변 내용을 참고할 수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일반 대중의 응답을 통해 조사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 및 전망기관이 제시한 예측치를 통해 파악할 수도 있다. 특히 경제 연구기관이나 금융기관 등 전망기관의 예측은 정보력에 기반한 기대(informed expectation)로 인식되므로, 이는 여타 경제주체들의 기대 형성이나 의사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5) 아울러 금융기관들의 전망은 자체 투자 전략 수립을 위한 주요 전제치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향후 금융시장의 흐름을 예상하는 데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 따라 주요국에서는 전문가 및 전망기관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아직 미진한 실정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고는 전망기관들이 제시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6)을 바탕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에 내재된 주요 특징과 시사점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팬데믹 이후 기대의 불일치 확대
기관들이 연초에 제시한 물가 전망의 분포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기관 간 시각차가 확대되었다는 점이 관측된다. <그림 1>은 매 1분기 당시 기관들이 당해 연도를 대상으로 제시한 물가 상승률 전망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합리적인 기대 조정
전망의 불일치가 확대되기는 했지만, 기관들은 물가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면서 기대를 형성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기관들이 전망을 연중 조정하는 과정에서 실적치와 같은 핵심적인 정보에 제대로 주의를 기울인다면(attentive),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전망치가 사후적인 실제치에 가까워지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데이터에서 관측되는 결과도 전술한 가정에 부합하는 형태를 나타낸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과 실제 인플레이션의 영향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전망 시계별로 보면, 기관들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크게 의식하여 기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전망기관들의 당해(Y)와 다음 연도(Y+1) 물가 상승률 전망 간 관계(<그림 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사점
팬데믹 이후 물가 전망에서 기관 간 시각차가 커진 점은 있지만, 이들의 기대를 진정성(seriousness) 측면에서 의미 있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 기관들의 전망치는 연중 실제치에 수렴해 가는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는 전망기관들이 물가 관련 데이터를 진지하게 고려하면서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근거로 판단된다. 만약 현실적인 물가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예상치가 제시된다면 전망치가 실제 연간 상승률에 근접해 가는 모습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전망을 형성하는 데 있어 다음 연도 전망이 실적치와 양(+)의 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기관들이 1년 이상 시계의 전망에도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지표로 확인되는 성과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경우 단호한 정책 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 간 상승 작용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전술한 양(+)의 관계는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하는 데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바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물가 안정세가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중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물가에 있던 무게추를 이동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점을 의미한다.
아울러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에 따라 실질 기준금리11)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추가적인 완화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국은행이 환율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고려하여 속도 조절의 필요성12)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인하보다는 금리 인하와 동결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후속 인하 시기나 조정 폭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장참가자들은 이에 따른 변동성에 유의하는 한편, 한국은행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의 충격이나 과잉 기대를 예방할 필요가 있겠다.
1)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임금 및 가격 인상을 통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이 발생하고 이것이 다시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2) 한국은행, 2024, 『2024년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 참조
3) Financial Times, 2023. 12. 12, Is the last mile really hardest? 참조
4)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3, World Economic Outlook: 2023 October 참조
5) Carroll, C. D., 2003, Macroeconomic expectations of households and professional forecasters,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18(1), 269-298 참조
6) 분석에서는 Bloomberg 사가 매월(2018년 1월~2023년 12월, 분포는 2024년 3월까지의 자료) 국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자료를 이용한다. 2018년 1월~2023년 12월 중 전망을 제시한 기관은 총 45개로 이 중 금융기관은 35개, 비금융 기관은 10개이며 국내 기관은 3개, 외국계 기관은 42개이다. 본 데이터와 관련된 세부적인 사항은 ‘강현주ㆍ장보성, 발간 예정, 『거시경제 전망의 동태적 특성과 한국은행의 영향력』,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를 참고할 수 있다.
7) 예컨대, <그림 3>에서 별표(*)로 표시된 계열을 통해 2022년에 제시한 2022년과 2023년 대상의 전망치를 보는 것이다.
8) 2022년의 예를 들면, 당해 연도(2022년 대상) 전망치가 2021년의 당해 연도(2021년 대상) 전망치보다 상향되었는데, 2022년의 다음 연도(2023년 대상) 전망치도 2021년의 다음 연도(2022년 대상) 전망치보다 전반적으로 상향되었다.
9) 동 분석은 당해 및 다음 연도 물가상승률 전망과 소비자물가의 실적치(소비자물가지수의 연초 대비 변화율)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서는 예측기관 및 연도 고정효과, WTI 3개월 선물가격 상승률, 원/달러 환율 변화율, 콜금리, 기간 스프레드(3년 만기 국고채금리-콜금리),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를 통제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강현주ㆍ장보성(발간 예정)을 참고할 수 있다.
10) 지면 제약상 결과를 수록하지는 않았지만, 대외변수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및 산업생산지수 증가율을 추가하거나 월별 고정 효과를 통제하는 경우 등에서도 소비자물가 실적치는 당해 및 다음 연도 전망에 대해 모두 양(+)의 부호를 나타낸다.
11) 통상적으로 실질 기준금리는 명목 기준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차감한 값으로 계산된다.
12) 2024년 10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당시 답변 내용을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