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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보고서

금융산업 및 시장, 혹은 국가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안에 대해 시의성 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시사점 및 정책대안을 제공하는 보고서

공매도는 시장효율성을 제고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것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부 종목의 주가 급락 사태 발생 시 그 원인이 공매도로 의심되는 등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공매도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2017년 3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하는 등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공매도가 과도하게 증가한 종목을 지정·공개하며 지정 익일 자동으로 공매도 거래를 금지시키는 제도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에도 시장참여자들의 공매도 규제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었으며 정책당국은 의견을 반영하여 제도 시행 6개월만에 공매도 지정기준을 강화하였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지정종목의 주가 하락 폭이 제도 도입 이전에 비하여 감소하고 공매도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줄어드는 변화가 관측되었다. 공매도 집중 종목을 일반투자자에게 알려 주의를 환기시키고 공매도 거래 금지를 통해 주가하락 가속화를 방지한다는 제도 도입 취지를 일부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는다. 과열종목 도입 이전에 비하여 공매도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는 지속되고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는 증가하였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통해 공매도 관련 문제를 극적으로 타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공매도 문제는 공매도에 대한 전면적 규제 강화가 아닌 공매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하고 관련 규제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과열 지정종목을 분류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정종목의 공매도 과열 원인을 규명하여 부당한 거래행위로 판단될 경우 구체적 방지책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및 개정

많은 연구에서 공매도가 유동성을 개선하고 가격발견기능을 제고하여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이와는 별개로 일반투자자들 사이에 공매도에 대한 반감과 불신이 여전히 높다. 규제당국은 공매도 관련 규제를 강화하여 일반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불신을 완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6년 11월 10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신설하였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비정상적으로 공매도가 증가하고 가격이 급락한 종목을 선정하고 익일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제도로 공매도 급증을 시장에 알려 투자자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그런데 실제 제도를 시행해본 결과 과열종목 지정 빈도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2017년 3월 27일 제도가 시행된 이후 7월 26일까지 4개월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5건과 코스닥시장 상장종목 6건을 합하여 총 11건이 적출되었는데, 이는 각각 16.6일, 13.8일당 1건에 해당하는 수치로 예상의 절반 수준이 었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지난 6월에 발생한 엔씨소프트 사태로 공매도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공매도 물량은 과거 6개월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고 주가는 하루만에 11.41%가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과열종목 지정에서는 제외되었다. 당초 규제에 따르면 공매도 과열종목은 당일 총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을 기준으로 선정되는데, 엔씨소프트의 경우 시장에 악재가 알려지면서 공매도 외의 거래 또한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공매도 비중은 기대보다 낮게 나타났고 과열종목 지정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 공매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규제당국은 비판여론을 수렴하여 제도가 시행된 지 불과 5개월만인 8월 24일 과열종목 지정기준을 개정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공매도 과열종목 적출 기준을 기존보다 강화하여 공매도 적출건수를 대폭 확대하였다.

이렇게 일반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면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공매도와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과 지정 이후 공매도 기준의 신속한 개정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본 연구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도입 취지 측면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분석하고 제도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향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하여 논의해보고자 한다.


II.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기준 및 결과

1.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기준1)

2017년 3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기준과 9월말 시행된 과열종목 지정기준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우선 3월의 과열종목 지정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기로 한다. 개정 전 공매도 과열종목은 공매도 비중 및 증가율, 주가수익률 등을 기준으로 결정되었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주가수익률이다. 즉, 시장에 비이상적인 주가하락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공매도 비중이 높더라도 주가에 변화가 없으면 지정대상이 되지 않으며, 당일 종가가 전일 종가대비 5% 이상 하락한 종목에 한해 과열종목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그 다음 단계로 각 종목의 거래빈도와 공매도 비중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차별화된 수치를 적용한다.
 

 
구체적으로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거래가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나고 공매도 비중이 20~50%로 압도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과거대비 2배로 상대적으로 높은 종목(유형1), 거래가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나고 공매도 비중이 5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은 종목(유형2), 거래가 체결된 날이 40거래일 중 20거래 일 미만으로 드물게 발생하나 공매도 비중이 30% 이상으로 높은 경우(유형3)이다.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T일 18시 이후)되면 1일간 공매도가 금지된다. 즉, 익일인 (T+1)일 공매도 거래가 금지되며 익익일, (T+2)일에 공매도 제재가 해제되고 다시 거래가 허용된다. 공매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비중도 평균적으로 6~8% 수준이며 대부분의 종목에서 거래가 원활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정기준이 높은 유형2 또는 유형3을 통해 지정되는 건수는 드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편 개정기준에 따르면 주가하락은 기존 판별기준과 마찬가지로 주요한 판단 기준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유형1과 유형2에 따르면 5% 이상 주가가 하락한 경우 선별 대상이 된다. 그런데 몇 가지 측면에서 기존 규정과 차이를 보인다. 첫째, 공매도 과열에 대한 판단기준이 달라졌다. 기존의 규정에 따르면 당일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주요한 지표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개정된 기준안에서는 당일 공매도 비중은 단독 지표로 이용되지 않으며 대신 과거대비 공매도 거래대금이 주요 지표로 도입되었다. 따라서 공매도가 총거래대금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적은 종목일지라도 과거에 비하여 공매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급증할 경우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다. 둘째, 과거 시장상황에 따른 공매도 규모변화를 반영하기 위하여 당일 공매도 비중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상수에서 변수로 전환하였다. 즉, 1차 기준에서는 과열 공매도 비중을 판단하기 위하여 20%, 30%, 50% 등의 고정 비중을 이용하였으나 2차 기준에서는 직전 분기 전체 상장종목(코스닥시장 및 코넥스시장의 경우 코스닥150 구성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의 6배(코스닥시장 및 코넥스시장의 경우 5배)로 전분기 상황에 따라 정기적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는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 같이 상승장이 이어질 경우 시장 전반의 공매도량이 감소할 수 있는데, 이러한 추세적 변화에 따른 공매도 변화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셋째, 코스닥시장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기준이 신설되었다(유형 3). 주가변화와 무관하게 직전 40거래일 평균 공매도 비중이 5%를 넘고 당일공매도대금이 이전 40일평균 공매도대금의 5배를 넘을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된다. 따라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라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개정된 기준은 기존 기준에 비해서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9월 개정 당시 시장 공매도의 기준이 되는 2017년 2분기 공매도 비중은 코스피시장, 코스닥시장 각각 6.3%, 3.9%로 과열기준인 3배를 적용하면 18.9%, 11.7%가 된다. 이는 기존의 20%, 15%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주가변화와 무관하게 과거 공매도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은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적출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2.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결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한 3월 27일부터 지정기준이 변경되기 전까지의 1차 기간 동안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건수는 유가증권 시장이 11건, 코스닥시장이 8건이다. 유형별로는 모든 지정종목이 ‘유형1’에 해당하였으며 다른 유형에 해당하는 지정종목은 없었다. 이후 2차 기간에는 예상했던 바와 같이 과열종목 지정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2017년 9월 25일부터 2017년 10월 30일까지 20거래일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49건이 지정되어 전에 비하여 지정 빈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종목의 지정 사례는 1건에 불과하고 나머지 48건이 코스닥시장에 해당하며, 코스닥시장 중에서도 ‘유형3’에 해당하는 지정건수가 31건으로 전체 코스닥시장 지정건수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표 II-2>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이전 기간을 바탕으로 공매도 과열 기준을 적용하여 산출한 지정 빈도와 실제 지정 빈도를 보여준다. 1차 과열 종목 지정기준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가 아직 도입되지 않은 2016년 1월 1일부터 2017년 3월 26일까지 일평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예상 건수는 유가증권시장이 거래일당 평균 0.14건, 코스닥시장이 0.12건이었다. 2017년 3월 27일 실제 제도를 시행 한 후 지정된 건수는 0.09건과 0.06건으로 예상보다 낮았다. 이는 각각 11일, 16.7일에 1건의 빈도로 지정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빈번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며 이는 9월 기준 변경의 계기가 되었다.

변경된 2차 기준을 기반으로 2017년 10월 30일까지 실제 지정건수를 살펴보면, 코스닥시장에서의 지정건수는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제도 도입 전 일평균 1.3건이 지정될 것이라 예상되었는데 실제 지정 빈도는 거래일당 2.4건으로 두 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일평균 0.05건으로 예상빈도인 0.63건이나 1차 실현빈도인 0.0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전 기간이나 1차 제도 시행기간에서의 가상 지정건수로 예상해보았을 때 시장상황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이전에 비하여 빈번하게 공매도 과열종목이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III.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효과

본 장에서는 우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이 시장 전체의 공매도 거래 변화를 유발하였는지 분석한다. 즉,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도입된 2017년 3월 27일을 전후로 공매도 거래 추이에 차이가 존재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단, 분석기간 및 분석사례 부족 등의 문제로 2차 제도 시행 기간에 대한 분석은 본 장에서는 배제하기로 한다.

또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을 대상으로 제도 도입 목적이 충분히 달성되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공매도 거래 금지를 통해 주가하락 가속화를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즉,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강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시키는 것은 공매도로 인한 추가적 주가하락과 추종매매를 억제하여 급격한 가격변동을 완화시킬 것이다. 둘째, 공매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그 영향을 경감시키는 것이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으로 공매도 거래 현황이 공개되고 익일 거래가 정지되기 때문에 불순한 의도를 가진 공매도 세력은 계획한 거래를 실행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공매도가 과도하게 집중된 종목을 시장참여자들에게 알려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 시키고자 한다. 특히 정보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가 단기간 집중적으로 발생한 종목 정보를 제공하여 정보비대칭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장에서는 이와 같은 취지가 달성되고 있는지를 제도 도입 전후 공매도 거래규모, 해당 종목의 주가 및 거래량, 투자자별 순매수의 변화를 분석하여 평가한다.
 

 
1. 시장 공매도 거래규모 변화

우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으로 시장 전체의 공매도 거래 추세에 변화가 발생하였는지 살펴본다. <그림 III-2>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전후의 일간 공매도 거래대금 추이와 총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을 도시하고 있다. 2016년 9월부터 1차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시행되기 이전까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2016년 9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2,650억원이었으며 2017년 3월 제도 시행 전에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3,3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시행 이후 기간에는 공매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2017년 9월에는 다시 일평균 2,88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반대로 2016년 초부터의 감소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졌다. 2017년 초반 소폭 증가한 이후로 제도 시행 이후에는 큰 변화 없이 500억원 수준에서 유지 되었다. 단, 9월말에는 하루 695억원의 공매도 거래가 발생하는 등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최근 주가 상승이 지속되었던 일부 종목에서 주가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공매도가 급격히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표 III-1>은 2017년 3월 27일 제도 도입을 전후로 각각 120거래일, 60거래일, 20거래일, 10거래일간의 시장별 공매도 거래의 변화 정도를 살펴본 결과이다. 각 수치는 해당기간 동안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각각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과 총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 비중의 평균값을 산출한 값이며, 일부 구간에 대해 전후 일평균 거래의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 검증을 시행하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017년 3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으로 인해 공매도 규모가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 기준 공매도 비중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전 10거래일([-10, -1])에 비하여 도입 이후 10거래일([0, 10])동안 0.32%p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으며, 20거래일 기준 전후 비교에서는 0.6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이후 유가증권 공매도 거래비중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120일 기준 공매도 비중은 6.92%에 서 6.32%로 0.60%p 감소하였으며 이는 1% 수준에서 유의하다. 그런데 해당기간 동안 공매도의 절대적 규모는 과거에 비하여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공매도 규모는 증가한 반면, 비중이 감소한 이유는 유가증권시장 수익률이 장기간의 보합세에서 벗어나 상승 추세를 보여, 시장 호황으로 거래가 공매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속하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상황이 1차 기간 동안 공매도 과열 지정 빈도가 예상에 비하여 낮게 나타나는 원인이 되었다.

유가증권시장과는 달리 코스닥시장에서는 제도 도입 직후 공매도 비중이 상당히 감소하였다. 도입 후 20일간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1.97%에서 1.45%로 줄어들었으며 10일 기준으로도 유사한 감소폭을 보인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단기적으로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를 축소시키는 효과를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60거래일 또는 120거래일로 분석기간을 확대할 경우 유의한 수준의 공매도 변화가 관측되지 않는다.
 

 
패널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도출된다. 2016년부터 2차 제도 시행 이전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총거래대금, 시가총액, 수익률, 과거 누적수익률, 주가변동성 등의 영향을 통제한 후 과열종목 지정제도 시행이 공매도 비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제도 도입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에서 유의하게 공매도 비중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4월 30일까지로 분석기간을 단축하여 단기적 영향을 살펴본 바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도리어 공매도 비중이 높아졌으며 코스닥시장에서는 반대로 단기의 공매도 비중 감소 효과가 장기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 공매도 과열 지정종목 주가 변화

다음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지정종목의 주가 변화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에 대하여 지정 전 20일부터 누적수익률을 비교하였는데, 제도변화로 인한 효과를 기타 요인에 의한 영향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하여 두 가지 통제 방법을 적용하였다. 우선 시장 전체의 주가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하여 각 종목 해당일의 지수수익률을 차감하였다. 즉, 과열종목의 일간 수익률에서 유가증권 종목의 경우 코스피지수 수익률, 코스닥 종목의 경우 코스닥지수 수익률을 차감한 초과수익률을 산출하였다. 두 번째로 공매도 과열 자체로 인한 주가 변화의 움직임을 제도 도입효과로 부터 분리하기 위하여 제도 도입 이전 기간을 기준치로 삼아 비교하였다. 즉,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도입되기 이전 기간을 대상으로 가상의 과열종목을 분류한 후 해당 가상 종목의 수익률과 초과수익률을 도출하였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목적에 따르면 제도 도입으로 주가의 지속적 급락을 제어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표 III-3> 패널1의 실현치는 1차 제도 시행 기간인 2017년 3월 27일부터 2017년 9월 22일까지 공매도 과열로 지정된 종목의 누적수익률을 의미한다. 결과를 살펴보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이전 20거래일 동안 주가는 3.46% 상승하다가 지정 당일 크게 하락하여 누적수익률이 –3.16%까지 떨어진 후 서서히 회복하여 지정 20거래일 전의 수준에 근접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시장 수익률을 통제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

제도 도입으로 인한 추가적 영향을 분리하기 위하여 실현치를 도입 이전인 기준치와 비교해본 결과(<표 III-3> 패널1의 기준치 및 차이) 과열종목 지정 이전까지는 실현치와 기준치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그러나 지정 이후 기간에서 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데, 제도 시행 이전에는 가상지정일에 주가가 급락한 이후에도 하락세는 지속되어 20거래일에는 지수수익률 대비 7.34%p가 하락한다. 반면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이후에는 주가 하락폭이 기준치에 비하여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후 주가가 상당부분 회복되는 양상이 관측된다. 초과수익률을 기준으로 지정 10거래일 후 실현치는 기준치에 비하여 3.03%p 더 높았으며 20거래일 후에는 4.55%p까지 차이가 증가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는 유가증권시장과는 다른 형태의 주가 움직임이 보인다. 우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이전 주가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표 III-3> 패널2). 실현치 기준으로 지정 이전 20일간 주가는 0.55%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기준치의 경우에는 지정 이전에도 주가하락이 선행돼 20일간 5.48% 낮아졌다. 지정 이후 주가는 10% 전후의 급격한 하락 양상을 보였으며 20거래일이 지난 이후에도 주가는 회복되지 못하고 지정일의 하락폭이 유지되거나 추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스닥시장에서 집중적 공매도의 주가하락 영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하여 장기간에 걸쳐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한 이후 주가의 하락폭은 과거에 비하여 도리어 더 커졌다. 시장 상황을 고려한 누적수익률, 즉 초과 누적수익률을 살펴보면 과열종목 지정 후 10거래일 동안 주가는 제도 도입 이전에 비하여 3.11%p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거래일 이후에는 차이가 5.38%p까지 확대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이 주가하락 예방에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3. 공매도 과열 지정종목 공매도 거래 변화

<그림 III-3>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시행 이후 공매도 비중의 변화를 제도 도입 이전과 비교하여 보여준다. 2016년 1월부터 제도 도입 이전까지의 기간에 공매도 과열 지정기준을 적용하여 과열에 해당하는 종목들을 추출하여 기준으로 삼은 뒤 실제 과열 지정 종목 값과 함께 나타내었다. 공매도 과열의 영향이 통제되거나 공매도 과열 정보가 알려지기 이전인 제도 도입 전과 비교하여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으로 공매도 억제 효과를 보이는지 관측한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공매도 규모가 제도 도입 이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이후 공매도 집중도를 살펴보면 지정 2거래일 이후 공매도 비중이 기준치에 비하여 낮게 나타났다. 즉, 공매도 거래 정지가 풀린 이후에도 확연한 공매도 집중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경우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공매도 비중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당일의 수준으로 높게 측정되었다. 공매도 과열종목 거래정지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거래는 줄지 않았으며 남은 공매도 분량을 거래정지가 해제된 이후에 곧바로 거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지정 당일 공매도 비중은 평균 17.1%였으며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날의 공매도 비중은 19.0%로 과열종목 지정일에 비해서도 높았다.

4. 공매도 과열 지정종목 투자자별 순매수 변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의 또 다른 취지는 투자자간의 정보비대칭성을 완화하여 정보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일반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데에 있다. <그림 III-4>는 지정제도 시행 전후 기간 각각에 대하여 지정 전 10거래일부터 지정 후 10거래일까지의 투자자별 총거래대금 대비 순매수 비중 추이를 보여준다. 우선 1차 기간 중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에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당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급증하였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의 순매수 비중은 각각 29.8%, 29%였으며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이와 반대로 순매도하였다. 개인투자자의 매수 급증은 지정 당일 주가의 급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지정일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 단기적 이익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경우 공매도 지정 이후 급락한 주가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앞서 살펴보았다시피 공매도 지정 이전 20일간 주가가 큰 변화가 없던 상태에서 급락이 발생한 것이라 과열종목 지정 이전 기간에 비하여 주가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더 큰 우려는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고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이후 지속적인 주가하락이 관측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주가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지정제도 시행 전에는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지속 양상이 관측되지 않고 있는 반면 지정 이후 순매수가 보이기 때문에 지정제도가 코스닥시장에서 충분한 투자자보호 효과를 발휘하였는지 의심스럽다.


IV. 결론 및 시사점

공매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사전에 적발하여 차단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의심되는 사례를 적발했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내기 어려우며 법적 책임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질적 처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에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공매도가 과도하게 집중된 종목을 적시에 시장참여자들에게 알려 시장에 경고를 준다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공매도에 대한 암묵적 불신을 제도화를 통해 공식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단적으로 주가의 이상급등 현상을 적출한다는 측면에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와 대척점에 있는 단기과열완화 장치의 경우 거래 형태를 특정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단기과열완화장치는 주가 급상승이 발생할 당시 거래 체결방법을 신용융자매수 등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반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거래방법을 공매도에 한정하여 주가의 이상적 하락 행태를 지정하고 지정과 동시에 즉각적으로 다음날 거래가 정지된다. 제도 도입 취지의 근원에 공매도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미 상당수의 연구에서 공매도가 시장 유동성을 제고하고 가격발견을 도와 시장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공매도를 악용한 사례에 대한 선별적 규제가 아닌 공매도 집중 거래에 대한 전면적 규제는 시장효율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공매도 거래마저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전후 공매도 변화를 살펴본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시장 전반에서 공매도 거래가 일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공매도 과열 원인의 정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가져올 득이 실을 능가할 것인지 단언하기 어렵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비중이 높아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더 중요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1차 제도 도입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취지 측면에서 제한적 효과를 보이고 있다. 과열종목 지정 이전에 비하여 지정 이후에도 공매도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도 지속되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매도한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여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는 도리어 증가하였다. 그 결과 주가 또한 지정 이전에 비하여 하락폭이 커졌다. 결국 코스닥시장에서 개인들의 행태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향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고 공매도를 악용한 투자세력을 억제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매도 과열종목을 분류해내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통해 지정된 종목의 실제 공매도 과열 원인을 규명하고 공매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를 방지할 구체적 제도를 도입해나가는 후속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 즉, 실제 공매도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 과도하게 발생하였으며 공매도가 정당한 사유가 아닌 내부정보 이용, 주가조작 등과 같은 불순한 목적 하에 악용된 경우인지에 대해 검증하여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매도 과열종목의 지속적인 확대나 공매도 지정기준 강화보다 이러한 구체적 조치들이 공매도를 둘러싼 논란과 불신을 해소하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된다.

또한 지속적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과 보완이 필요하다. 현재 과열종목 지정기준이 변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입 효과에 대한 신뢰할만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미 일부 사례에서 의도하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변경된 2차 지정기준의 ‘유형3’에 의하면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은 주가의 하락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공매도가 집중될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된다. 주가하락 기준이 적용되지 않다보니 지정 빈도가 높아졌고 심지어 공매도 비중이 평균적으로 높은 일부 종목의 경우 지속적으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즉,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고 익일 공매도가 금지된 후 거래 금지가 해제된 익익일 또다시 공매도 과열로 지정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해당 종목 주가 및 거래의 안정성과 공매도 과열 완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또 다른 문제적 사례는 단기과열종목과 단기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동시에 지정된 경우이다. 단기과열종목은 테마주 등에서와 같이 이상급등과 과열이 지속될 경우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지속적 급등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이렇게 주가가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일 경우 공매도는 추가적 가격상승을 완화하고 가격발견을 돕는 긍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동시에 지정되어 공매도 거래가 금지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결국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공매도의 긍정적 효과마저 억제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향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의 이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도 도입 효과에 대한 분석과 함께 지정기준에 대한 지속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 자세한 규정은 유가증권 업무규정 제17조제6항, 제17조제8항, 유가증권 업무규정 시행세칙 제24조의3, 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제9조의2제6항, 제9조의2제8항, 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제8조의5, 코넥스시장 업무규정 제11조6항, 제11조8항, 코넥스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제14조를 참고하기 바란다.

 
I.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및 개정
 
II.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기준 및 결과
  1.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기준
  2.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결과
 
III.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도입 효과
  1. 시장 공매도 거래규모 변화
  2. 공매도 과열 지정종목 주가 변화
  3. 공매도 과열 지정종목 공매도 거래 변화
  4. 공매도 과열 지정종목 투자자별 순매수 변화

IV. 결론 및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