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금융 갈등과 중국기업의 IPO 현황 | 자본시장포커스 | 발간물 | 자본시장연구원
ENG

발간물

자본시장포커스

미중 금융 갈등과 중국기업의 IPO 현황
2021 05/17
미중 금융 갈등과 중국기업의 IPO 현황 2021-10호 PDF
요약
□ 미중 갈등이 무역 분쟁에서 금융 분야의 분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상장 외국기업들에 대한 회계감독기준을 강화하는 외국기업책임법이 통과되면서 중국기업의 미국 증권시장 퇴출 우려가 증가
□ 미국 상장 중국기업들은 상장 폐지 불확실성에 대응한 자금조달 다변화 및 홍콩의 우호적인 상장환경에 힘입어 홍콩 시장에서 2차 상장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음
□ 한편, 심화되는 미중 갈등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기업들의 미국 시장 IPO 선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021년 1분기 미국 시장 IPO 규모는 전년동기 수준을 크게 상회
□ 중국 본토의 상하이증권거래소도 2019년 7월 유니콘 기업과 혁신기업을 위한 커촹반 시장을 신설하고, 커촹반과 창업판 시장에서 등록제를 실시하는 등의 상장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기술기업에 대한 조사를 늘리면서 커촹반 시장에서의 상장 철회 기업들이 크게 증가
□ 향후 홍콩증권거래소의 지속적인 상장환경 개선으로 중국기업의 2차 상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기업책임법 발효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중국기업의 미국 시장 IPO 선호는 계속될 전망
□ 미중 갈등이 무역 분쟁에서 금융 분야의 분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상장 외국기업들에 대한 회계감독기준을 강화하는 외국기업책임법(The 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이 통과되면서 중국기업의 미국 증권시장 퇴출 우려가 증가
─ 지난 몇 년간 미국 시장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미국의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은 외국기업을 퇴출시키는 외국기업책임법이 2020년 5월과 12월 미국 상·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며, 같은 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함
• 외국기업책임법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외국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명해야 하고, 또한 3년 연속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ublic Company Accounting Oversight Board: PCAOB)의 회계 감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거래소에서 거래가 금지됨
• 2021년 3월 24일 SEC는 외국기업책임법 이행 개정안을 발표하고 발행인의 식별 메커니즘, 외국기업책임법 공개 요구사항과 제출사항의 구현을 포함한 세부적인 조항에 대해 공개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2021년 5월 5일에 마감
• 이에 따라 외국기업책임법은 2022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시행될 예정으로 실질적인 퇴출은 2025년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
─ 외국기업책임법은 미국 시장에 상장한 회계감독기준을 적용 받지 않는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 중 90% 이상은 중국과 홍콩기업1)이며, 중국공산당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중국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짐
• 2002년 ‘엔론 사태’를 계기로 제정된 사베인스 옥슬리법(Sarbanes-Oxley Act)에 따르면 모든 미국 상장기업들은 PCAOB의 감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그러나 미국 상장 중국기업은 2013년 체결한 ‘미중 회계협정’에 따라 PCAOB의 감리를 받는 대신 중국 증권감독기관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감리로 대체해 왔음2)
• 이에 따라 중국기업의 재무정보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으며, 특히 2020년 4월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중국 커피 체인 기업인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심화됨
─ 2021년 3월말 기준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기업은 230개사로 시가총액은 1조 6,000억달러에 달함
• 시가총액 기준 500억달러 이상의 기업은 7개사로 전체 미국 상장 중국기업 시가총액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시가총액 최대 기업인 알리바바가 35.6%(6,471억달러)를 차지
• 업종별로 보면 자유소비재, 통신, 금융, 기술, 헬스케어 기업 비중이 80%를 차지
 

□ 미국 상장 중국기업들은 상장 폐지 불확실성에 대응한 자금조달 다변화 및 홍콩의 우호적인 상장환경에 힘입어 홍콩 시장에서 2차 상장(secondary listing)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음
─ 홍콩증권거래소는 2018년 재무요건을 갖추지 못한 바이오기업의 상장을 허용하고 차등의결권 기업 및 해외 상장 중국기업의 홍콩 시장 2차 상장을 허용하는 등의 대대적인 상장제도 개혁을 단행
• 2차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혁신산업 기업으로 1) 시가총액 400억홍콩달러(52억달러) 이상, 혹은 2) 시가총액 100억홍콩달러(13억달러) 이상 및 매출 10억홍콩달러(1억 2,900만달러) 이상이며, 2개년 이상의 회계연도 기록이 있을 것을 요구
─ 또한 홍콩은 중국의 교두보로 중국 본토에 비해 다양한 투자자 구성 및 짧은 기업공개(IPO) 준비기간 등 이점이 있음
• 홍콩은 중국과 긴밀한 경제·정치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허브로 투자자 구성이 다양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높은 규제환경을 보유
• 특히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 기업들은 지분관계가 아닌 계약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계약통제모델(Variable Interest Entities: VIE) 구조를 가지고 있어 본토 주식시장 재상장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준비기간이 짧고 절차가 간단한 홍콩 시장을 선호3)
─ 2019년 11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홍콩증권거래소 2차 상장을 시작으로 2021년 4월말 기준 14개의 미국 상장 중국기업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여 380억달러를 모집
• 2019년 1개사(129억달러) → 2020년 9개사(169억달러) → 2021년 1~4월 4개사(81억달러)가 2차 상장

□ 한편, 심화되는 미중 갈등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기업들의 미국 시장 IPO 선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021년 1분기 미국 시장 IPO 규모는 전년동기 수준을 크게 상회
─ 중국기업 IPO는 역외에서 홍콩과 미국 시장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2020년 중국기업의 미국 시장 IPO 건수는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였으며, 공모금액은 124억달러로 알리바바가 상장4)했던 2014년에 버금가는 수준
• 2020년 중국기업의 미국 IPO 건수는 35건으로 전체 역외시장 중 23.8%를 차지하였으며, IPO 건수와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6.7%, 257% 증가
• 특히 2021년 1분기 전자담배업체 RLX Technology(14억달러), 중국 소프트웨어 업체 Tuya(9억달러) 등 두 건의 대형 IPO를 포함하여 19개 기업이 미국 시장에 상장하였으며, IPO 건수와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72.7%, 467.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남
─ 외국기업책임법은 실행까지 아직 몇 년 남아있고, 미국 시장이 보다 효율적이고 투자자를 확보하기 용이하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 IPO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임5)
 

 
□ 중국 본토의 상하이증권거래소도 2019년 7월 유니콘 기업과 혁신기업을 위한 커촹반(科创板, STAR market) 시장을 신설하고, 커촹반과 창업판(创业板, Chi-Next) 시장에서 등록제를 실시하는 등의 상장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기술기업에 대한 조사를 늘리면서 커촹반 시장에서 상장 철회 기업들이 크게 증가
─ 중국은 2019년 커촹반 시장 신설 및 IPO 등록제를 시행하고 차등의결권 구조 기업의 A주 시장 상장을 허용했으며, 2020년에는 창업판에서도 등록제를 시행하여 상장기간을 단축하는 등 자본시장 개혁을 단행
• 2020년 중국기업의 중국내 IPO 건수는 396건으로 전년대비 95.1% 증가하였으며, 그 중 커촹반 시장 IPO 건수는 145건으로 전년대비 107.1% 크게 증가
─ 그러나 최근 규제당국이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그룹(Ant Group)의 37억달러의 IPO를 무산시킨 후 기술기업에 대한 조사를 늘리면서 커촹반 시장에서 상장 시도를 포기하는 기업들이 크게 많아지고 있음
• 중국 규제당국은 상장 주관사에 더욱 엄격한 심사를 요구하는 한편 상장 신청 기업에 대한 서류 심사를 강화함에 따라 2021년 3월에만 76개 기업이 커촹반에서 IPO 신청을 철회하였으며, 2019년 9월 커촹반 신설 이후 누적 18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남6)
 

 
□ 향후 홍콩증권거래소의 지속적인 상장환경 개선으로 중국기업의 2차 상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기업책임법 발효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중국기업의 미국 시장 IPO 선호는 계속될 전망
─ 미국 상장 중국기업 중 2021년 4월말 기준 기상장한 기업을 제외하고 추가로 2차 상장 가능한 기업은 18개사7)이며, 홍콩증권거래소는 2021년 3월 31일 2차 상장 요건 완화안을 발표하고 공개 의견을 수렴하고 있음
• 홍콩증권거래소는 1) ‘혁신기업’ 제한을 폐지하여 전통산업 기업의 상장도 허용하고 2) 재무요건으로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의 경우 해외 상장 5년 이상이고 시가총액 30억홍콩달러 이상이거나, 혹은 상장 2년 이상이고 시가총액 100억홍콩달러 이상으로 완화할 예정
─ 중국의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의 빠른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미국 시장에서 대형 IPO가 예정되어 있어 올해 중국기업의 미국 시장 IPO는 전년대비 확대될 전망
• 중국의 빠른 경제 정상화로 2021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18.3% 크게 상승하였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대비 10.3% 성장  
• 올해 미국 시장에서 중국 최대 커뮤니티형 쇼핑몰인 샤오홍슈(小红书), 최대 승차공유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 알리바바 산하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인 헬로추싱(哈啰出行) 등의 대형 IPO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중국기업의 미국 시장 IPO는 전년대비 확대될 전망
─ 한편, 외국기업책임법 발효 후 중국기업의 미국 증권시장 퇴출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관련 법안의 진행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
• 외국기업책임법에 의한 실제 퇴출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으므로 그 기간 동안 중국의 대응과 미중 양국의 회계감리에 대한 합의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
• 그러나 실제로 중국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유기업의 퇴출 가능성 및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들은 자진 상장폐지 후 비상장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음
 
1) PCAOB에 의하면 2021년 4월 7일 기준 회계감독기준을 적용받지 않은 298개 기업 중 중국과 홍콩 기업은 269개로 집계
2)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증권법 제177조에서 ‘국무원 증권관리감독기관과 관련 부서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 어떠한 기업과 개인도 증권업무와 관련된 문서와 자료를 해외에 제공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3) 대부분의 해외상장 중국기업은 조세회피지역에 지주회사를 설립하여 그 지주회사를 상장의 주체로 상장하며, VIE 구조 기업들은 본토 시장 재상장시 해당 VIE 구조를 없애고 특수목적회사(SPV)와 중국내 주체 간의 지분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함
4) 2014년 9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여 250억달러를 모집
5) Financial Times, 2021. 4. 25, China stock sales in US surge to record despite delisting threat.
6) Financial Times. 2021. 4. 4, Chinese tech groups scrap IPOs at record pace after Ant listing pulled.
7) Sina.com, 2021. 4. 6, 中金:中概股回归再探讨 19家公司符合二次上市要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