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I 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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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접근성(Market Accessibility): 해외 금융기관의 시각 [24-02]
- 선임연구위원 최순영 / 2024. 06. 28
- 한국 자본시장은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규모에 비해 걸맞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기준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2조달러로 세계 11위, 상장기업 수는 2,318개로 세계 8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22년 한국 채권시장 발행잔액은 2.2조달러로 세계 11위 국가에 속하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수기관인 MSCI 및 FTSE Russell은 각각 한국 주식, 국채를 신흥시장지수에 포함하고 있다.
MSCI 및 FTSE Russell이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시장접근성(market accessibility)에 있다. MSCI 및 FTSE Russell은 지수에 포함할 국가를 결정하기 위한 국가 분류 기준을 두고 있으며, 이는 양적 평가와 질적 평가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두 지수기관이 사용하는 양적 평가에서 선진시장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지만, 시장접근성으로 명칭되는 질적 평가에 있어서 선진시장 수준에 못 미친다. 따라서 한국 자본시장이 선진시장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MSCI 및 FTSE Russell이 정의하는 시장접근성의 제고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해외 금융기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접근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아본다. 인터뷰 대상에는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은행, 커스터디은행, 시장조성자, 헤지펀드, 시스템트레이더와 ASIFMA 및 GFMA가 포함된다. 인터뷰 해외 금융기관 수는 15개, 인터뷰 참여자는 45명에 달한다. 특히, 인터뷰 대상 다수 금융기관은 MSCI 및 FTSE Russell의 국가 분류에도 의견을 제공하고 있어 인터뷰에서 제기되는 의견들이 의미를 지닌다.
해외 금융기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주요 시사점이 도출된다. 첫째, 시장접근성 제고는 포괄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접근성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전체적 투자과정의 용이성 및 효율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투자과정의 특정 단계나 부분만 개선하고 다른 부분에 문제가 남아 있을 경우 시장접근성 제고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각종 시장접근성 개선 방안에 관해서도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정책이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이와 더불어 누락된 부분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무적인 측면은 시장접근성의 사항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핵심 사항의 해결로 여러 연계된 부분들이 함께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시장접근성 제고에는 절차와 관행이 포함되어야 한다. MSCI 및 FTSE Russell의 시장접근성은 단순히 제도나 규제의 평가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제도와 규제가 외국인 투자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 시장접근성의 많은 문제가 제도나 규제 자체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제도와 규제가 적용되는 투명성, 일관성 및 예측 가능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시장접근성 제고 계획은 한국 자본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절차, 관행 및 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도 포함되어야 한다.
셋째, 시장접근성 제고에는 외국인 투자자 및 해외 금융기관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MSCI 및 FTSE Russell의 정책에 의해 해외 금융기관은 시장접근성 평가의 주요 결정자 역할을 한다. 시장접근성 개선 방안이 아무리 잘 설계되었더라도 해외 금융기관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접근성 제고 방안이 의도한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려면, 계획의 초기 단계부터 해외 금융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여 의미 있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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