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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의 독창적인 분석틀 하에서 이루어진 이론적·실증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산업 및 금융시장 발전과 관련한 시사점이나 금융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보고서

보고서 1
DC형 퇴직연금의 노후안전망 역할 강화 연구 [22-03]
선임연구위원 송홍선 / 2022. 02. 14
단층연금에서 다층연금으로 연금제도의 진화적 역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DB형 연금에서 DC형 연금으로 전환이다. 영미형 국가에서 DC형은 순수 DC형을 중심으로, 유럽 국가에서는 DB형과 DC형 성격을 절충한 소위 혼합형 연금 형태로 발전하였다. 그런데 어떤 유형의 DC형 연금이든 DC형 연금의 성장은 노후소득안전망의 관점에서 보면 노후안전망의 약화를 의미한다. DC형 연금은 고령으로 근로 능력을 상실한 국민들의 노후소득 마련에서 국가나 회사의 책임이 아닌 근로자 자신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연금자산 축적과정에서 투자위험과 인플레이션위험을 근로자 자신이 부담해야 하며 연금화 결정과 장수위험의 관리도 근로자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노후안전망으로서의 강점 때문이 아닌 DB형 연금의 성장 한계 때문에 DC형 연금이 연금제도의 주류가 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DC형 연금의 노후안전망 기능을 강화하려는 시장과 산업, 정부와 국제기구의 제도 개혁 움직임은 일찍부터 나타났다. 퇴직연금의 사적연금으로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의무가입 또는 자동가입제도가 확산되고 있으며, 투자위험 관리를 위한 디폴트옵션제도나 혼합형 연금제도의 도입, 그리고 노후자산의 임의 유출 억제와 연금화를 위한 제도적 유인이 강화되고 있다. 편차가 있지만 이런 흐름은 때로는 금전적 유인의 강화로, 그리고 때로는 제도적 강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IRP를 포함해 연금자산의 40%가 DC형 연금인 우리나라도 근년들어 DC형 연금의 노후안전망 기능을 강화하려는 제도적 논의가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결실은 맺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는 계약형의 낙후된 연금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보니 제도 개선 논의가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가입제도와 관련해서는 선진국의 의무가입이나 자동가입제도와 달리, 강제가입제도의 대상을 현행 퇴직금제도에서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하는 형태의 가입제도 의무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까다로운 가입 요건을 완화하여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를 포함한 비정규 근로를 포용하는 ‘전국민’ 퇴직연금제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 경영부담이 높아지는 영세사업장에 대해서는 기여금 초과 손비인정, 기여금 직접 지원 등을 통해 경영과 복지의 장기적인 선순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낮은 수익률 극복을 위한 운용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더라도 DC형의 경우 운용지시권이 가입자에게 있어 기금형 도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선진국의 대응은 운용지시권을 일정한 요건 아래 연금 사업자(전문가)로 전환하는 디폴트옵션제도를 도입하거나, DB형처럼 적립금을 풀링(pooling)하여 전문가가 직접 운용하는 혼합형 연금의 도입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최근 두 흐름을 동시에 수용하는 제도 개혁를 단행했다. 디폴트옵션제도의 경우 면책논란을 디폴트옵션 도입 의무화와 대표상품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소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나, 원리금보장상품의 지정을 허용함에 따라 반면교사 일본의 성장 경로를 밟지 않기 위한 가입자 교육의 중요성과 디폴트옵션펀드의 경쟁력 제고라는 과제를 남겼다. 기금형 지배구조와  전문가에 의한 집합운용을 특징으로 새로 도입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경우 국내 최초의 혼합형퇴직연금 제도로서 운용수익률을 두고 디폴트옵션제도와 제도적 경쟁을 하며 연금자산 운용체계의 다양성과 선진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연금자산의 연금화와 관련하여서는 순수 DC형의 경우 어느 연금선진국도 연금화를 강제하지 않은 글로벌 표준이 존재하는 바, 일정 규모 이상의 연금자산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인출, 종신연금 등 선택지 다양화를 통해 일시금인출 최소화를 유도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다만, 한국의 낮은 연금화율이 DC형의 과도한 중도인출보다 통산계좌인 IRP의 자유로운 해지에 근본 원인이 있는 만큼, 연금자산축적과정에서 IRP 해지를 세제나 인출한도제한 등의 정책수단을 통해 연금선진국 수준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연금화 유도를 위해서는 연금화와 디폴트옵션상품의 결합, 프로그램인출서비스 혁신, 높은 연금화비용의 합리화 등 상품과 서비스 혁신을 유도하는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혼합형 연금으로 집합운용이 가능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경우 연금화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디폴트어뉴이티(default annuity)제도의 도입 가능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 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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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1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 [22-02]
연구위원 김민기 외 / 2022. 02. 03
기존연구에 따르면 주식시장 개인투자자는 과도하게 거래하고 시장수익률을 하회하는 투자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난다. 2020년 코로나19 국면에서도 국내 개인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은 무려 연 1,600%에 달했던 반면 투자수익률은 주가지수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김민기ㆍ김준석, 2021).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거래와 저조한 투자성과는 유동성 수요, 포트폴리오 조정과 같은 합리적 거래동기 혹은 정보비대칭성과 같은 요인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며, 행태적 편의(behavioral bias)에서 비롯된 비합리적 투자의사결정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본 보고서는 한국 주식시장 개인투자자 약 20만명의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일별 거래내역을 토대로, 과잉확신(overconfidence),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 복권형(lottery-type) 주식 선호, 군집거래(herding) 등 네 가지 대표적인 행태적 편의가 개인투자자의 거래행태와 투자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증분석을 통해 확인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직전 시점의 시장수익률이 높을수록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거래빈도가 높은 투자자 유형에서 이러한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또한 거래빈도가 높은 투자자 유형에서 매수주식의 수익률이매도주식의 수익률보다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투자자의 과잉확신 성향이 과도한 거래를 유발하고 투자성과를 저해하는 요인임을 보여준다. 
 
둘째, 매수가격을 기준으로 주가가 상승한 주식을 매도할 확률이 주가가 하락한 주식을 매도할 확률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 개인투자자 거래에서 처분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처분효과는 투자경험이 부족한 투자자, 가치평가가 어려운 종목에서 현저하며, 처분효과가 강한 투자자일수록 투자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개인투자자는 외국인투자자나 국내 기관투자자에 비해 복권형 주식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비중이 높고, 특히 남성투자자와 연령대가 낮은 투자자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복권형 주식 선호 경향은 낮은 분산투자 수준 및 높은 거래빈도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파악되며, 복권형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을수록 투자성과는 저조하다.
 
넷째, 종목별 순매수 개인투자자 비중은 일간 및 주간으로 양(+)의 시계열 상관관계를 보여 개인투자자의 단기군집거래 경향이 관찰된다. 단기군집거래 경향은 신규투자자와 연령대가 낮은 투자자에서, 그리고 투자자 관심도가 높은 주식에서 강하게 관찰되어 제한된 주의(limited attention)와 같은 행태적 편의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군집거래 이후 수익률 반전현상이 관찰되어 군집거래는 비합리적인 거래행태로 판단된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국내 주식시장 개인투자자가 다양한 행태적 편의에 노출되어 있으며 행태적 편의는 투자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주식거래 편의성이 높아지고 투자대상과 투자정보가 증가할수록 행태적 편의의 영향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완화하고, 행태적 편의가 투자성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개인투자자의 간접투자수단 및 투자자문 서비스에 대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개인투자자 본인이 충분한 투자경험과 역량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거나 전문가의 자문을 활용함으로써 행태적 편의의 영향을 줄여야 한다. 이는 펀드운용자 및 자문제공자와 개인투자자 사이에 이해상충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둘째,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감소시킬 수 있는 직접투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투자자에게제공되는 정보의 유형과 형식, 주문의 방법과 절차 등을 개선함으로써 행태적 편의가 유발되지 않도록, 행태적 편의가 투자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도록 해야 한다. 셋째, 주식투자의 특성과 행태적 편의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직접투자 역량을 키우는 한편, 본인의 투자역량을 이해하고 적절한 투자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해야 한다. 다만 금융지식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교육방식보다는 투자행태를 실질적으로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내용과 방식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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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1
주요국 내부통제 제도 현황 및 한국 내부통제 제도 개선 방향 [22-01]
선임연구위원 이효섭 외 / 2022. 01. 27
최근 발생한 사모펀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건을 계기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2017년 지배구조법 시행으로 금융회사로 하여금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내부통제를 소홀히 마련한 경우 감독자책임의 일환으로 CEO까지 제재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의 위반 근거가 모호한 가운데, 내부통제 소홀의 이유로 CEO까지 책임을 묻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감독당국은 내부통제 소홀 시 CEO에게까지 책임을 부과하지 않고는 금융회사가 유인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내부통제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반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내부통제가 본래 자율 규범적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자율 규범적 속성의 내부통제를 소홀히 했다고 해서 CEO까지 제재하는 것이 다소 과하다는 주장이다. 
 
내부통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가운데, 미국, 영국 등 주요국 금융회사가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인적, 물적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온 반면 과거 한국 금융회사는 내부통제를 컴플라이언스 준수로 인식하여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또한 국내에서 주요국 내부통제의 발전 과정 및 내부통제 제도 현황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이 많지 않으며, 한국 내부통제 제도의 특징을 비교법적으로 접근한 연구도 많지 않다. 이에 본 연구는 주요국 내부통제 제도의 발전과정과 주요 현황을 살펴보고, 한국 내부통제 제도의 규제 격차 등을 비교법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기초로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제도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국 증권회사의 내부통제 및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은 증권거래법상 감독자책임 조항과 관련한 FINRA 규정들에 기반을 두고 발전하였다. 다만, 기관제재의 경감방식, 이사회의 감독책임, SOX 법, Dodd-Frank 법 등 여러 법률과 제도에 의해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으며 진화해왔다. 증권회사의 내부통제 및 컴플라이언스 마련과 관련해서는 ‘합리성’ 또는 ‘합리적인 수준’을 강조하고 있는데, COSO 프레임워크를 따르는 SOX 법과 증권거래법상 감독자책임 조항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법상 감독자책임은 감독책임의 부재에 해당하는 요건만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증권회사는 합리적인 감독시스템과 절차를 마련하였음을 스스로 입증함으로써 면책받을 수 있다. 따라서 증권회사나 CEO는 감독책임에 대한 자신의 방어를 위해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활용할 유인이 있다. 한편, 증권회사의 CEO는 CCO에게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위임할 수 있다. 다만 SEC는 CEO가 컴플라이언스 부서에 필요한 자원과 전문인력을 충분하게 제공하고 위임한 감독 기능에 대한 검토와 후속 조치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행할 때 CEO의 감독자책임을 면한다고 보고 있다. 자율규제기관인 FINRA는 여러 규정을 통해 최소한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운영 체계를 구체적으로 가이드하고 요구함으로써 실무적으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고, 면책조항으로만 제시된 증권거래법상 감독자책임 조항을 보완하고 있다. 또한 SEC의 여러 의사소통 채널은 금융환경 및 규제 변화에 따라 개선될 필요가 있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대해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1980년대 양형제도의 개혁과 잇따른 USSG의 발표를 계기로 미국의 기관제재는 기관의 직원에 대한 감독 조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즉 화이트칼라 범죄의 높은 사회적 비용과 낮은 적발 가능성을 반영하여 기업에 높은 제재금을 부과하는 대신,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마련, 자진신고와 정부 조사에 대한 협조 등에 따라 제재금이 경감되는 인센티브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러한 기관제재의 방식은 기업 범죄를 저지하는 효과성과 집행의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최적인 것으로 학계로부터 평가받고 있다. 기업들의 감시활동과 자진신고, 정부 조사에 대한 협조 등 사후 조치에 대한 경감 정책을 통해 사전적으로 컴플라이언스 마련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있는 점도 미국 기관제재의 특징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큰 변화를 가져온 주요한 계기는 금융위기의 발생이었다. 금융기관의 보수관행이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금융기관의 장기적인 성공과는 이해관계가 일치되어 있지 않는다는 점이 비판받아왔다. 이러한 문제점은 결국 재발되는 내부통제 미비로 인한 금융피해를 예방하도록 금융서비스시장법(FSMA)에 명문으로 내부통제 미비로 위법·위규 행위가 발생한 경우 금융회사 뿐 아니라 경영자를 포함한 고위임원 개인에 대해서도 행정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법적 책임질 의무(duty of responsibility)’가 그것이다. 
 
이는 (i)금융회사의 규정 위반이 있고 (ii)당해 위반행위가 발생한 기업의 업무와 관련하여 고위 임원이 책임지는 지위에 있으며, (iii)그와 같은 위반행위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그 지위상 예방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reasonable steps)를 취하지 않은 경우 해당 임원에 대하여 제재조치가 부과된다. 이 경우 지위상 기울여야 할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에 대한 증명책임은 감독기관이 진다.
 
이와 관련하여 소속한 회사에 위법행위가 발생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경영자에게 바로 직접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즉 법령에 ‘책임질 의무(duty of responsibility)를 명시하고 금융감독기관의 감독규정에 마련한 원칙과 규정들을 위반한 것을 이유로 개인에 대하여 제재조치를 부과하지만 그 요체는 법규준수와 내부통제를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치(reasonable steps)’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 개인적으로 규제상 책임을 지는 것이다. 따라서 감독기관이 부과하는 행정조치로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영자 및 상급임원들은 각각 회사 내 자신이 책임지는 부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여 영국의 금융감독기관은 책임문서(Statements of Responsibilities)와 책임지도(Responsibilities Maps)를 사전에 마련하도록 회사에 의무화함으로써 경영자가 개인적으로 행정상의 제재조치를 받는 것과 연계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최근까지 금융회사의 경영자에게 내부통제 미비로 부과한 행정제재의 유형은 특정 지위의 박탈이라는 신분적 제재조치보다는 금전적 제재를 부과하는 경우가 더 많은 점, 개인제재에 대해서는 조치부과 사례가 현저하게 많지는 않은 점 등에서 제도 개선 효과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1995년 다이와은행 뉴욕지점의 대규모 손실 사건과 1996년 스미토모 상사의 선물거래 손실 사건을 계기로 내부통제 제도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일본 경제의 장기불황이 이어지며 상당수 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이 부도 위험에 처하고 다이와은행의 주주대표소송, 고베제강의 주주대표소송, 세이부철도의 유가증권보고서 허위기재 등의 사건이 일어나자 내부통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에 미국 COSO(1992) 연구 및 2002년 SOX법을 벤치마크하여 2005년 회사법과 2006년 금융상품거래법에서 각각 내부통제 관련 제도를 마련하게 되었다. 
 
우선 2005년 개정 회사법에서는 대기업의 이사회로 하여금 내부통제의 기본 방침을 결정할 의무를 부여했다. 당시 일본 회사법은 미국 SOX법의 재무보고에 관한 주요 사항을 넘어 법규 준수, 업무 효율성 제고, 재무 보고서 신뢰 제고를 위한 사항 등 COSO(1992)에서 제시한 주요 내부통제의 범위를 모두 포섭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이 내부통제에 대한 기본방침을 정할 의무를 소홀히 한다고 해서 임직원에 대한 제재를 수행하거나 금전 제재를 수행한다는 규정은 찾기 어렵다. 한편 2006년 금융상품거래법에서는 상장기업에 대해 매사업연도마다 재무보고에 관한 사항을 중심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평가한 내부통제보고서 제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상장기업이 내부통제를 소홀히 마련한 것은 그 자체로는 금융상품거래법에 따른 위반사항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내부통제보고서에 마땅히 보고해야 할 사항 또는 중요한 결함 등을 기재하지 않는 것은 금융상품거래법의 위반으로 본다.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금융상품거래업자 매뉴얼 등에서 비교적 구체적인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일본은 회사법과 금융상품거래법에서 각각 대기업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데, 내부통제의 구축 및 운영을 소홀히 했다고 해서 엄격한 법적 제재를 부과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금융상품거래법에서 상장회사로 하여금 내부통제보고서를 제출하고 감사증명을 받도록 하는 것이 구별되는 특징이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IMF의 권고에 따라 (구)기촉법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도입되었다. 당시 재무보고를 중심으로 내부통제 제도가 마련되었다.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과거 은행법, 보험업법, 자본시장법 등 개별 금융업법에서 내부통제에 관한 규정을주로 마련했다. 2017년 지배구조법 시행으로 은행법, 보험업법, 자본시장법 등 개별 금융업법에서 규율하였던 내부통제 제도가 지배구조법으로 합쳐졌다. 지배구조법에서는 주요 금융회사로 하여금 법령 준수, 건전 경영, 주주 및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 및 절차(이하 내부통제기준)를 마련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지배구조법 시행령에서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요 사항을 내부통제기준에 포함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지배구조법 감독규정에서는 금융회사로 하여금 내부통제기준을 설정하고 운영함에 있어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지배구조법 제24조 제1항에서 명시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면 해당 법령을 위반한 자에게 최대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금융회사 임직원이 해당 조항을 위반하면 임원에 대해서는 해임요구, 6개월 이내의 직무정지 또는 직무대행 관리인의 선임,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직원에 대해서는 면직, 6개월 이내의 정직, 감봉, 견책, 주의 등의 조취를 취할 수 있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도 내부통제 관련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의 내부통제 제도를 주요국과 비교분석하면, 내부통제의 정의와 관련해서는 미국, 영국, 일본과 한국 간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 금융회사들 중 상당수는 내부통제를 법규 준수와 관련된 컴플라이언스 준수 의무로 이해하고 있는 반면, 주요국 금융회사는 내부통제를 전사적 운영리스크 관점으로 이해하여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인적, 물적 투자를 수행하고 있다.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와 관련해서, 한국과 주요국은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은 감독규정에서 금융회사의 가능한 모든 업무를 포함하도록 규율하고 있어,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의 부담이 다소 크며 추상적이다. 반면, 미국, 영국의 경우 합리적인 수준에서 내부통제 구축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 내부통제를 구축하는데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비용 대비 편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 내부통제 구축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지 않아도 된다.
 
기관 제재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규제 강도가 다소 낮다. 한국은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시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나 미국, 영국의 경우 내부통제 구축 의무 위반 시 매우 높은 수준의 민사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반대로 인적 제재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규제 강도가 다소 높다. 한국의 경우 CEO를 포함한 임원이 내부통제 소홀 마련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 해임권고, 직무정지 등 매우 높은 수준의 인적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 감독자책임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주요국 간의 규제 강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감독자책임을 언제, 어떻게 적용하는지와 관련해서 한국은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 미국, 영국 등의 경우 감독자책임을 부과하기 위해 감독소홀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최종감독자, 중간감독자 등의 역할과 책임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사안에 따라 CEO까지 책임을 묻지 않고 중간관리자에게 최종 책임을 묻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 영국은 한국과 달리 내부통제를 높은 수준의 제재 조치의 경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영국 등에서는 금융사고 발생 이후 인적 제재 또는 금전 제재를 받은 이후라도 내부통제 개선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수행한 것을 사후적으로 인정받으면 금전 제재 등을 경감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내부통제 제도 규제 격차를 근거로 한국 내부통제 제도의 개선 방향을 법적 측면과 인프라 측면에서 제시한다. 첫째, 금융회사로 하여금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법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때 영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금융회사로 하여금 책임문서와 책임지도 마련 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업 법제 전반의 제재 방식을 인적 제재에서 금전 제재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 영국 등의 사례를 참조하여 금융회사가 내부통제의 충실한 마련을 입증하는 경우 인적 제재 또는 금전 제재를 경감 받을 수 있는 면책 제도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금융사고 이후라도 금융회사가 내부통제를 충실히 마련한 것을 입증하면 일정 부분 제재를 경감 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미국 FINRA, 영국 FCA 핸드북 등의 사례를 참조하여 합리적 수준에서 금융회사가 준수할 수 있는 업권별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내부통제 평가보고서 제출 의무화 등을 통해 내부통제 주요 현황을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감독당국이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내부통제 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공개함으로써 내부통제 마련 및 준수 범위 관련 모호성을 완화하고, 금융회사로 하여금 유인부합적인 내부통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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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1
기업회생 신청기업의 재무성과 분석 [21-06]
선임연구위원 박용린 / 2021. 12. 14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은 국민경제의 자원 재배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로서 효율적 구조조정 시스템은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기업구조조정은 정상기업의 사전적 기업구조조정과 채무 변제가 어려워진 기업의 구조조정인 사후적 기업구조조정으로 구분되며 사후적 기업구조조정은 변제가 어려워진 채무를 채권자와의 사적 협의를 통해 조정하는 워크아웃이나 법원을 통해 조정하는 기업회생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사후적 기업구조조정의 핵심 제도로서 기업회생의 중요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기업회생 신청기업의 체계적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아 기업회생 제도의 효율성 평가에 대한 연구가 어렵다. 이러한 현실에서 본 보고서는 기업회생 제도 도입 이후 2006~2020년간 1,530건의 외감기업 기업회생 신청 자료를 활용하여 기업회생 제도의 효율성을 분석하고 관련 시사점을 도출한다.
 
기업회생의 효율성 평가를 위해 기업회생 인가기업의 특징, 기업회생 절차의 특징과 결과, 기업회생 절차 종결 후의 재무성과와 부실유형별 기업회생 종결방식을 중심으로 실증분석을 수행하며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회생은 회생 가능성이 낮은 부실기업의 기업회생 절차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둘째, 기업회생 종결기업의 종결 후 수익성이나 성장성 회복은 종결 후 5년 내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기업회생이 기업의 체질 개선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셋째, 채무조정을 통한 종결에서의 채무조정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기업회생이 제도의 본질적인 역할인 채무조정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넷째, 부실유형과 정합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기업회생이 종결됨으로써 기업회생이 자산재배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적 부실기업과 한계기업은 M&A를 통한 종결방식의 비중이 높은 반면 재무적 부실기업과 비한계기업은 채무조정을 통한 종결방식의 비중이 높았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국내 기업회생 제도가 회생 가능성이 높은 부실기업의 선별과 채무조정 기능, 그리고 부실유형에 따른 종결방식의 선택 등 재건형 구조조정 절차로서 본질적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기업회생을 통한 기업의 체질 개선과 재무성과 개선은 다소 불완전함을 시사한다. 기업회생이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선별 역량과 사업성 회복 및 체질 개선과 같은 진정한 회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가, 인가 후 회생계획안 수행, 종결 등 기업회생 절차의 각 단계별로 절차 운영의 미시적 개선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M&A 시장 발전과 DIP금융 활성화 등 자본시장을 포함한 금융환경의 중장기적, 거시적 개선이 필요하다.
 
본 보고서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계기업은 기업회생을 통한 재건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기업회생 신청 전 부실 단계에서 M&A를 통해 사전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거나 기업회생 신청 시 M&A를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의 경우에만 인가를 허용하는 등 엄격한 인가 기준을 적용하거나 청산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의 가치제고 또는 구조조정을 독려할 수 있는 인센티브 기제가 기업회생에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회생으로 지분율이 대폭 축소된 기존경영자관리인에 대해 기업회생 종결 전후에 출자전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으며 구조조정전문임원의 역할 강화나 DIP금융 공급자의 권리 강화 등 채권자를 통한 모니터링 강화 등이 필요하다. 셋째, 채무조정을 통한 종결기업의 의미 있는 기업재건을 위해서는 회생절차 종결 직후부터 민간여신의 공급 재개 시점까지 자금조달이 필요하므로 동 기간 정책적 여신의 체계적, 선별적 자금지원 체계의 구축과 민간자금의 공급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하다. 넷째, 다양한 유형의 자본시장 투자자의 존재는 M&A를 통해 자산재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업회생 생태계의 구축에 큰 기여를 하므로 회생기업 M&A를 위한 수요기반의 추가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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