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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성과비교
2020 09/14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성과비교 2020-20호 PDF
요약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동반 급락 이후, 주요국 주식시장은 각국 경제에 미친 충격의 규모와 주식시장의 특성에 따라 회복양상이 차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대비 2020년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작을수록, 주식시장에서 IT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그리고 주식시장 유동성이 풍부할수록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한국 주식시장이 주요국 중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이상의 세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양호한 경제성장률 전망과 주식시장의 신속한 회복은 근본적으로 코로나19 방역성과에 힘입은 바 크므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현 시점에서 주식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이 시작되면서 급락했던 주요국 주식시장은 3월말 이후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경제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되며, 각국의 통화완화정책으로 유동성이 확대된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초기에 비해 확산속도가 줄었다고는 해도 전세계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25만명을 넘고 코로나19의 재확산 징후가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어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본고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국 주가지수 성과에 영향을 준 요인을 점검해 보고자한다.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주가지수 급락시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과 유가급락 등이 공통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주요국 주가지수가 동조화된 양상을 보이고, 급격한 자금유출이나 투자자 심리와 같은 일시적 충격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급락 이후에는 코로나19 확산의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과 정책적 대응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각국 주식시장의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은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보고된 1월 11일 이후 주요국 주가지수의 저점기준 수익률과 8월 31일까지 수익률을 함께 표시하고 있다. 최저수익률은 평균 -34%, 8월말까지 전체기간 수익률은 평균 -10%로, 급락 이후 24%p, 즉 지수저점 대비 36%에 이르는 큰 폭의 반등이 있었던 것이 확인된다. 최저수익률과 전체기간 수익률의 편차를 비교해 보면, 최소 8%p(멕시코)에서 최대 58%p(아르헨티나)로, 국가별 주가지수 반등폭에 큰 차이가 관찰된다. 한편 주가지수가 1월 11일 수준 이상으로 회복된 국가는 35개국 중 5개 국가인데, 한국이 그 중 하나다.
 


    
실물경기 충격과 주가지수 성과

코로나19 이후 주가지수 변화에 영향을 준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의 규모로 볼 수 있다. <그림 2>는 2019년의 경제성장률과 2020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OECD와 IMF의 6월 전망 기준)를 국가별로 비교하고 있다.1)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6.9%, 2019년 대비 경제성장률 하락폭은 평균 8.9%로 코로나19가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의 실물경기 충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의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 이하로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중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은 -2%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특히, 한국은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3.7%로 주요국 중 가장 작다.
 
<그림 3>은 2019년 대비 2020년 경제성장률 변동폭과 1월 11일부터 6월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시점까지의 주가지수 수익률의 관계를 보여준다.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클수록 주가지수 수익률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경제성장률이 1% 추가로 하락할 때 주가지수 수익률은 약 1.5% 하락하는 관계가 관찰된다. 8월 말까지의 수익률을 이용하여 분석할 경우 국가간 격차는 더 벌어져,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할 때 주가지수 수익률은 약 2% 하락하는 관계가 나타난다. 경제성장률 변동폭과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수 최저점 수익률 사이에서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급락 이후 주가지수 반등과정에서 실물경기 충격의 규모가 반영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급락 이후 주식시장이 신속하게 회복될 수 있었던 배경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영향을 미친 핵심 요인은 결국 코로나19의 확산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경제봉쇄조치로 이어지고, 생산감소, 수요위축, 교역감소가 발생하면서 경기침체가 진전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코로나19의 확진자수가 많은 국가일수록 2020년 경제성장률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림 4>는 인구 100만명당 누적확진자 수와 2019년 대비 2020년 경제성장률 변동폭의 관계를 보여준다. OECD와 IMF가 전망치를 발표한 시점(6월)을 기준으로 누적확진자 수가 많은 국가일수록 2020년 경제성장률이 2019년 대비 낮게 전망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추정식에 따르면 100만명당 누적확진자수가 약 3배 증가할 때마다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씩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은 6월 기준 누적확진자수가 100만명당 240여명 정도로 주요국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며 현재까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2) 코로나19에 대한 적극적인 방역이 경제침체를 방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주식시장 특성과 주가지수 성과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 성과에 영향을 미친 시장요인을 살펴보자. 첫 번째 요인으로 상장기업의 구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의료 서비스 및 비대면-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의료와 IT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제활동의 기반이 비대면-디지털 방식으로 급격히 전환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IT와 의료섹터의 비중이 높은 국가수록 주가지수 성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림 5>는 주요국 지수의 IT 및 의료섹터 비중(2019년말 기준)과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8월말까지의 주가지수 수익률의 관계를 보여준다. IT섹터의 비중이 클수록 지수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그 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의료섹터의 경우에서도 섹터비중이 클수록 지수수익률이 상승하는 관계가 관찰되나 통계적 유의성은 제한적이다. 한국의 IT섹터 비중은 37%로 주요국 중 대만 다음으로 높아, 주가지수 반등을 견인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번째 시장요인은 주식시장 유동성이다. 주식시장 유동성은 가격효율성의 핵심 요소로 유동성이 풍부할수록 주가는 본질가치로 신속하게 조정된다. 다양한 투자목적과 거래수요를 가진 투자자가 충분히 존재할 때 시장에 대한 충격이 효과적으로 흡수되며,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다. 요컨대 유동성은 탄력성(resilience)을 의미한다. <그림 6>은 주요국 주식시장의 거래회전율(2015~2019년 평균)과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8월말까지의 주가지수 수익률의 관계를 보여준다. 주식시장 유동성이 높을수록 주가지수 수익률이 높은 경향이 관찰된다. 한국시장은 분석대상 주식시장 중에서 거래회전율이 세 번째로 높으며,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지수 성과의 또 다른 배경임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시장 과대평가 가능성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는 경제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나, 주가지수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낙관적 전망이나 시중 유동성 확대에 따른 과대평가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체 주식시장의 과대평가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우므로 한국 주식시장의 섹터별 성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근해보자. <그림 7>은 코로나 19 발생 이후부터 8월말까지 한국 섹터지수와 MSCI AC World 섹터지수3)의 수익률을 비교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 소재, 에너지 섹터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IT, 경기소비재, 유틸리티 섹터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의료섹터의 경우 글로벌 대비 58%, 소재섹터의 경우 글로벌 대비 39%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것이 두드러진다. 섹터 내 하위 업종 구성의 차이가 원인일 수도 있겠으나 두 섹터에서 공통적으로 단기급등이 관찰되었던 만큼 과대평가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4) 한편 IT섹터의 경우 수익률 3%로 글로벌 섹터지수에 비해 24% 낮은 수익률이 관찰된다. 한국 주식시장의 높은 IT 비중이 신속한 회복에 기여하였음에도 글로벌 IT 섹터에 비해서는 성과가 저조하다. 이는 IT섹터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소프트웨어 부문의 비중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맺음말

이상에서 35개국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8개월간의 주식시장 성과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검토하였다. 급락 이후, 주요국 주식시장은 각국 경제에 미친 충격의 크기와 주식시장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회복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대비 2020년 경제성장률의 하락폭이 작을수록, 주식시장에서 IT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주식시장 유동성이 풍부할수록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 주식시장이 35개국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다만, 일부 섹터가 글로벌 섹터와 비교할 때 현저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국의 양호한 경제성장률 전망과 최근의 주식시장 회복세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 방역성과에 힘입은 바 크다. 현 시점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1) OECD와 IMF의 전망치가 모두 존재하는 경우 평균값을, 한 기관의 전망치만 존재하는 경우 해당 기관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며, OECD 전망치는 코로나19 1회 확산(Single-Hit) 가정 전망치를 이용한다.
2) 8월 31일 기준 한국의 100만명당 누적확진자 수는 389명으로, 미국의 1/47, 스페인의 1/27, 영국의 1/13, 독일의 1/7 수준이다.
3) MSCI AC World 섹터지수는 23개 선진국과 26개 신흥국의 대형주와 중형주를 기준으로 산출되는 지수다.
4) 의료섹터의 경우 6월초에 약 30%, 소재섹터는 8월초에 약 20%의 단기급등이 관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