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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
2021 08/23
주식시장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 2021-17호 PDF
요약
국내 주식시장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급등한 주식,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을 보이며, 주가가 오를 경우 서둘러 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질 경우 매도를 미루고 보유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러한 매매행태는 과잉확신, 처분효과, 제한된 주의, 대표성 편의 등의 행태적 편의(behavioral bias)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직접투자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개인투자자는 정보열위에 있는 데다 합리적 투자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여러 행태적 편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투자위험에 상응하는 투자성과를 얻기 어렵다. 본인의 주식투자에 대한 이해도와 직접투자 능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며, 충분한 투자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된다면 간접적인 투자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어떻게 사고 어떻게 파는가. 전체 투자대상에 대한 가용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위험 대비 수익을 최대화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금융기관, 미디어, 주변사람에게서 얻은 정보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판단하여 몇 종목을 고르고, 투자자금을 적당히 쪼개 틈틈이 사고파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다.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감, 이 주식은 잘 안다는 자신감, 그 때 팔았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감, 언젠가는 다시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교차한다. 개인투자자를 합리성(rationality)에서 분리시키는 이러한 현실적 요소들은 행태적 편의(behavioral bias)로서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성과에 영향을 준다. 물론 그 영향은 대개 부정적이다.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
 

주식시장에서 관찰되는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는 매우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편의로 네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과잉확신(overconfidence)이다. 자신의 예측이나 평가가 정확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투자능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 경향으로,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거래, 투기적 거래를 유발하는 핵심 원인으로 평가된다. 남성투자자가 여성투자자에 비해 거래를 많이 하는 반면 투자성과는 저조하다는 분석, 오프라인에서 투자성과가 좋았던 투자자가 온라인 거래를 시작한 이후 거래가 늘고 투자성과가 악화된다는 분석 등이 과잉확신의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 번째는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로, 손실이 난 주식은 오래 보유하고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매도하는 경향이다. 손실의 실현을 미룸으로써 본인의 투자 의사결정 실수를 인정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불편함을 회피하고, 이익은 빨리 실현하여 만족감과 안도감을 얻고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처분효과는 이익이 난 주식의 추가적인 수익기회는 포기하고 손실이 난 주식의 손실은 누적하는 결과로 이어져 전체 투자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처분효과는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시장, 부동산시장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는 제한된 주의(limited attention)이다. 다양한 선택지와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을 때 주의를 끄는 대상이나 활용하기 쉬운 정보를 선택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는 사람이 갖는 정보처리 능력의 한계와 정보처리에 따르는 인지적(cognitive) 비용의 존재에서 기인한다. 정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두드러지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형식인 경우 간과하기 쉬우며, 미디어에 자주 노출된 주식, 주가나 거래량이 급등한 주식에 우선순위를 두기 쉽다.  
 
마지막 네 번째는 대표성(representativeness) 편의이다. 대표성 편의는 어떤 사안을 유사성이나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최근의 주가변동이나 재무적 성과를 근거로 당분간 유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 기업의 실질과 무관하게 사명에 “닷컴”이 포함되면 IT섹터 기업으로 “바이오”가 포함되면 의료섹터 기업으로 인식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안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소수의 관측치, 표면적인 특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편향된 평가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자의 매수ㆍ매도 의사결정 특성
 

행태적 편의의 관점에서 한국 주식시장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매도 의사결정의 특징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개인투자자 약 20만명의 상장주식 거래내역을 토대로 분석한다.  
 
<그림 1>은 개인투자자의 개별주식 매수일 전후의 누적수익률과 누적초과수익률의 추이를 보여준다. 누적초과수익률은 각 주식의 수익률에서 시장모형(market model)을 이용하여 계산한 기대수익률을 차감하여 누적한 값으로 개별주식의 투자위험을 고려한 초과성과를 의미한다. 그림에 따르면 매수일 이전 40일간(거래일 기준)의 누적수익률은 25.8%에 이른다, 직전 20일간 16.8%, 직전 10일간 10.6%, 직전 5일간 6.6%로 매수일에 가까워질수록 가파른 주가상승 추세가 관찰된다. 누적초과수익률의 경우에도 추세는 유사하다. 매수일 이전 40일, 20일, 10일, 5일 기준으로 각각 19.2%, 12.6%, 8.2%, 5.1%로 나타난다. 분석기간 동안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주가가 급등한 주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다. 매수일 이후의 성과를 보면, 매수일 이후 40일간 누적수익률은 11.6%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며 같은 기간 누적초과수익률은 -3.1%로 저조한 성과가 나타난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의사결정은 비효율적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림 2>는 개별주식 매수일 전후의 일간 거래회전율 추이를 제시하고 있다. 매수 40일전 거래회전율은 6.7%인데,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매수일 전일에는 15.4%, 매수일 당일에는 22.7%에 이른다.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이라는 결과다. 반면 매수일 이후 거래회전율은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투자자의 매수의사결정이 과잉확신, 제한된 주의, 대표성 편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주가가 급등한 주식,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에 주목하여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을 갖지 않았다면 이러한 매수행태가 나타나기 어렵다. 만약 개인투자자가 각 매수일에 주식을 무작위로 선택했다고 가정할 때 매수일 이후 40일간 누적초과수익률은 2.2%로 추정된다. 무작위 선택의 성과와 실제 관찰된 성과의 차이는 부분적으로 행태적 편의에 따른 비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어서 매도의사결정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각 개인투자자의 개별주식에 대한 매수와 매도를 선입선출(First-In-First-Out) 방식으로 매칭하고1), 매수일 이후 일간으로 주가(종가기준)가 매수가격보다 높을 경우 이익포지션으로, 주가가 매수가격보다 낮을 경우 손실포지션으로 구분한다. 매도일의 경우에는 매도가격과 매수가격을 비교하여 이익포지션과 손실포지션을 구분한다. 
 
<그림 3>은 이익포지션과 손실포지션의 보유기간별 매도비율을 보여주고 있는데, 보유기간과 무관하게 이익포지션 매도비율이 손실포지션 매도비율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을 매수한 다음 날(보유기간 1일), 이익포지션의 41%를 매도하는 반면 손실포지션은 22%만을 매도한다. 손실포지션의 78%는 좀 더 지켜보기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매수 후 10일간 보유한 경우(보유기간 10일)에도, 이익포지션은 11%를 매도하고 89%는 보유하는 반면 손실포지션은 5%를 매도하고 95%는 보유한다. 이익의 실현은 서두르고 손실의 실현은 미루는 개인투자자의 이러한 매도행태는 앞서 설명한 처분효과에 정확히 부합한다. 
 
<그림 4>는 분석기간 종료시점에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주식 포지션의 보유기간 수익률 분포를 제시하고 있다. 전체 포지션의 71.4%가 음(-)의 수익률, 즉 손실이다. 이익이 난 포지션은 이미 매도했으므로 남아 있는 것은 주로 손실포지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유기간 수익률 0% 부근에서 포지션 비중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익포지션의 매도가 수익률이 작은 구간에서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조금만 올라도 파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주가에 대한 사적정보(private information)에 근거하여 매도의사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면, 상승장에서 수익기회를 제한하고 하락장에서 손실을 누적하는 개인투자자의 이러한 매도행태는 비효율적인 투자행태로 평가할 수 있다.     
 

  
 
맺음말
  

개인투자자에 대한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주식 직접투자 성과는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결론이다. 거래를 많이 할수록, 공격적으로 투자할수록 성과는 더욱 저조하다. 개인투자자가 정보열위에 있는 데다 합리적 투자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여러 행태적 편의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급등한 주식,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을 매수하고, 주가가 오를 경우 서둘러 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질 경우 매도를 미루고 보유하는 행태를 보인다. 인간의 인지적 한계, 편향된 믿음, 감정에서 유래하는 행태적 편의는 불가피한 측면이 크나 직접투자 성과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주식시장 상승세가 둔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개인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추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020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대금은 130조원에 이르는데 이중 절반은 KOSPI 지수가 3,000을 돌파한 이후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난다.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도 여전히 활발하여 2021년 개인투자자 월간 거래대금은 450조원(매수ㆍ매도 평균), 거래비중은 70~75%로 지난해 하반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주식시장의 정체 상황을 고려할 때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증가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며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이다.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에 대한 이해도와 직접투자 능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면 간접적인 투자수단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동시에 개인투자자 행태적 편의를 유발하지 않는 그리고 감소시킬 수 있는 직접투자 환경을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가장 먼저 매수한 수량을 가장 먼저 매도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매도일이 매수일과 동일하게 매칭된 표본은 분석에서 제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