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의 회사채 시장 특성 변화 | 자본시장포커스 | 발간물 | 자본시장연구원
ENG

발간물

자본시장포커스

금리 상승기의 회사채 시장 특성 변화
2022 05/02
금리 상승기의 회사채 시장 특성 변화 2022-09호 PDF
요약
최근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은 회사채 발행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또한 신용채권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지면서 회사채를 통한 조달비용을 상승시키고 있다. 특히 2021년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국내 회사채시장은 발행금리가 올라가고, 만기가 짧아지는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은 유형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모 무보증회사채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의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사모사채는 조달비용의 상승폭이 크고 만기도 단기화되는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에도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로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공모 무보증회사채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도를 지닌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 변화의 영향이 제한적이고, 일정 수준 이내의 금리 상승이 기업의 재무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낮다. 반면 사모사채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이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리 변화에 대응하여 신용도가 낮은 부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금리 상승을 포함한 대내외적인 여건 변화가 생산이나 수출과 같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경제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공모 무보증회사채시장은 우량채 위주의 시장 구조로 인하여 신용사건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회사채 투자자 저변 확대와 저금리 기조에 따라 발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최근 국채 금리 상승과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회사채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회사채 투자자의 손실이 발생하였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일부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 등으로 회사채시장 전반의 신용위험 증가를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최근 국내 회사채시장의 환경 변화에 따른 회사채시장의 영향 및 특성 변화를 살펴보고, 회사채시장의 건전성을 점검해 본다.

 
회사채 발행 추이

국내 회사채시장은 2021년 하반기 이후 무위험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발행이 둔화되고 있다. 2021년 3분기 전체 회사채 발행은 전분기 대비 대폭 감소하였고, 이러한 추세는 4분기에도 이어졌다. 그러나 2022년 들어 조건부 자본증권을 포함한 AA등급 공모 회사채 발행이 증가함에 따라 회사채 발행시장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 1분기 회사채 발행을 주도한 기관은 은행 계열 금융지주회사와 AA등급의 대기업 및 발전자회사 등이다. 일부 기업과 발전자회사는 ESG채권을 활발히 발행하였고, 금융지주회사의 경우에는 조건부 자본증권을 주로 발행하였다.
 
주식관련 사채는 2021년 4분기까지 분기당 3조원 내외를 발행했으나 2022년 1분기에는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발행이 대폭 감소하여 1.4조원 발행을 기록했다. 일반 사모사채1)는 2021년 3분기 이후 P-CBO 발행 감소의 영향으로 발행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2022년 1분기 회사채 발행은 신용도 높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 확대에 힘입어 공모 무보증회사채를 중심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도가 우량한 기업들의 회사채시장 선점 현상은 신용등급별 비중 추이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공모 무보증회사채에서 AA등급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분기 일시적으로 59.7%까지 낮아졌으나 이후 그 비중이 크게 증가하여 2022년 1분기에는 74.1%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금리 상승 등에 대응하여 높은 신용도를 지닌 기업들이 회사채를 통한 장기의 자금조달을 확대하는 한편 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확충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2022년 1분기말 현재 무보증회사채에서 AA등급 이상의 초우량 회사채의 비중은 80.7%를 차지하고 있고, BBB등급 이하의 비중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국내 무보증회사채시장은 신용도가 우수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무보증회사채시장의 진입이 거의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회사채 수익률의 변화

최근 무위험채권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풀렸던 유동성을 회수하려는 움직임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시장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망 병목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자원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 것도 금리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무위험채권 금리의 상승은 회사채 금리 및 신용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채 금리의 변화 추이를 보면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2021년 초 1.24%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올해 4월초에는 3.82%까지 상승하였고 이후에는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위험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신용스프레드도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초반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으로 확대되었던 신용스프레드는 이후에 안정세를 보였으나 2021년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AA등급 회사채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2021년 2월 26.2bps에서 2022년 3월말에는 63.8bps로 확대되었다. 
 

 
이와 같이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은 신용채권의 펀더멘털 악화 요인보다는 금리 상승 및 외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과 국채 수급 부담 등에 따라 채권 전반의 투자자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무위험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투자자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있고 이러한 투자자 수요 감소가 신용스프레드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전체 신용채권의 수급 요인도 신용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하반기부터 한국전력이 대규모 한전채 발행2)을 추진함에 따라 공사공단채의 공급이 크게 증가하였다. 한전채 공급 확대는 공사공단채의 스프레드를 확대시키고 있고, 이는 회사채 스프레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리 상승이 회사채 발행조건에 미친 영향

시장금리 상승과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회사채의 만기구조와 이표 금리 등 발행조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의 금리 상승이 회사채 발행조건에 미친 영향을 살피기 위해 공모 무보증회사채와 사모사채를 대상으로 만기구조와 발행 수익률의 변화를 분석한다.
 
공모 무보증회사채의 신용등급별 평균 만기3) 추이를 보면 신용등급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AAA등급 회사채는 시기별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평균 만기가 다른 등급에 비해 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4분기에 AAA등급 회사채의 만기가 길어진 것은 일부 발전자회사가 장기의 ESG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한 영향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22년 들어서는 AAA등급 회사채의 평균 만기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우량 기업들의 장기채 조달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A등급이나 AA등급의 경우에는 평균 만기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만기가 소폭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금리 상승기에 투자자들이 비교적 짧은 만기의 채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공모 무보증회사채의 발행금리는 발행 시점의 유통수익률을 감안하고 수급 요인 등을 반영하여 결정된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발행금리도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무보증회사채의 발행금리는 등급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2021년 2분기부터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A등급 회사채의 경우에는 2021년 하반기부터 다른 등급에 비해 높은 상승 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채권에 대한 프리미엄을 높게 매기는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모 무보증회사채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신용도 낮은 기업의 경우에는 금융기관 대출이나 사모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국내 사모사채는 주식관련채권, 유동화관련 사모사채(AB Bond), P-CBO의 기초자산 그리고 일반 사모사채로 구성되어 있다. 본 분석에서는 주식관련사채와 AB Bond를 제외한 사모사채를 대상으로 평균 만기와 발행금리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사모사채의 평균 만기는 공모 무보증회사채에 비해 짧고,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따라 일반 사모사채의 평균 만기는 2021년 3분기 2.55년에서 2022년 1분기에는 1.71년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금리 상승기에는 투자자의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서 만기가 긴 채권의 투자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한편 전체 사모사채와 P-CBO 기초자산을 제외한 일반 사모사채는 평균 만기에 있어 기간별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P-CBO의 경우 기초자산의 만기가 2년 혹은 3년으로 표준화되어 있는 반면 일반 사모사채의 경우 다양한 만기의 채권이 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사채의 평균 발행금리 추이를 보면 유형별‧기간별로 발행금리에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P-CBO 기초자산의 경우 정책지원 목적으로 사모사채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시장금리에 비해 낮은 이자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P-CBO를 제외한 일반 사모사채의 경우 대부분의 기간에 걸쳐 전체 사모사채에 비해 발행금리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기간별로 보면 전체 사모사채의 경우 2021년 1분기부터 평균 발행금리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일반 사모사채의 경우 2021년 3분기부터 발행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전체 사모사채의 경우 정책적으로 금리가 결정되는 P-CBO의 발행금리가 영향을 미쳐서 상대적으로 낮은 발행금리를 보인 반면, P-CBO를 제외한 일반 사모사채의 경우에는 시장금리의 상승이 즉시 발행금리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 및 대응방안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풀렸던 유동성을 회수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기조를 보임에 따라 향후에도 시장금리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의 상승은 회사채시장의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회사채 발행 구조도 점진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은 신용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에는 발행 채권의 금리가 상승하고 만기도 짧아지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자부담의 증가는 기업의 재무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모사채시장의 변화 추이를 살피고 선제적인 신용도 분석과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반면 국내 무보증회사채시장은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높은 신용도를 지닌 기업만이 무보증채권을 발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정 수준 이내의 금리 상승은 무보증채권 발행 기업의 재무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
 
회사채시장의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금리 상승과 더불어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는 경우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되고 긴축에 따른 성장률 둔화는 우량기업의 펀더멘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의 성과가 하락하게 되면 외부 차입이 증가하고 신용도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회사채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1) 유동화관련사채(AB Bond)와 주식관련사채를 제외한 사모사채
2) 2020년 하반기 이후 발행을 거의 하지 않았던 한국전력은 2021년 3분기 4.5조원, 2021년 4분기 4.1조원, 2022년 1분기 6.3조원의 한전채를 발행하였다. 
3) 발행금액 가중 평균 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