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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련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최신 동향을 제공하는 격주간지

요약
최근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신용채권시장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투자자의 신용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2024년 11월 현재 신용채권 발행 규모는 전년도 연간 발행 규모를 넘어섰다.

신용채권시장 확대의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은 금리 하락이다. 금리가 하락하는 방향성을 보임에 따라 신용채권 투자자의 신용위험에 대한 선호가 변화하여 A등급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신용채권에 대한 수요 증대는 신용스프레드의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금리 하락기조의 지속 여부와 일부 산업 부문 신용도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하여 금리 상승기에 단기화된 신용채권의 만기 구조는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2025년 신용채권시장은 경제 및 금융 여건, 금리 하락의 지속성, 수급 요인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금리 변화의 방향은 인플레이션의 향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낮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은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은 물가 및 금리의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5년도 신용채권 차환 수요 감소는 국내 신용채권의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국고채 발행 확대는 신용채권 수급에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신용채권시장 내부의 요인과 더불어 최근의 국내 정치 불안정성은 내년도 신용채권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신용채권시장1)은 거시경제, 금융정책, 수급 상황 및 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국내 신용채권시장은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발행 수요 증대 및 견조한 투자 기반에 힘입어 발행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발행자 수가 크게 증가하였고, 채권 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 신용채권의 발행은 일부 신용도 높은 대기업과 금융기관으로 제한되어 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신용채권의 만기도 단기화되어 장기 자금조달 수단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향후에는 외부 환경의 변화가 신용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정치적 이슈나 대외적인 환경 변화에 따른 시장 불안정성은 신용채권의 수급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불안이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경우 발행자의 신용사건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최근 신용채권시장의 현황과 특성을 분석하고, 2025년 신용채권시장을 전망한다.


2024년 신용채권시장 동향

최근 국내 신용채권 발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4년 11월말 현재 신용채권 발행은 전년도 연간 발행을 넘어선 468.6조원을 기록하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9.2% 증가한 규모이다. 올해 신용채권 발행이 크게 증가한 것은 회사채 발행이 전년에 비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형별 발행 규모를 보면 회사채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하였고 특수채와 금융채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에서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차환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자 측면에서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A등급 회사채의 투자를 확대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세부 유형별 발행 현황을 보면 특수채의 경우 한전채 발행 감소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2022년 한전의 대규모 채권 발행으로 인해 특수채의 발행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다. 한전채 발행은 2023년에 이어 2024년 들어서도 줄어들었고, 다른 공기업의 채권 발행도 크게 늘어나지 않아 일반 특수채의 발행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였다. 반면 지방공기업과 기타공기업의 채권 발행이 늘어남에 따라 특수채 발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였다. 금융채의 경우에는 대출 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은행채 발행은 감소하였으나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채권 발행 증가로 인해 전체 금융채 발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의 경우 일반회사채와 자본증권의 발행이 대폭 증가하였다. 일반 회사채는 기존의 고금리 채권을 낮은 금리로 차환하는 수요가 증대함에 따라 전년 대비 대폭적인 증가를 기록하였다. 자본증권 발행이 확대된 것은 보험회사가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였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들은 금리 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으로 K-ICS(Korean Insurance Capital Standard) 비율이 하락하였고, 이에 따라 자본확충을 위해 자본증권 발행을 확대하였다. 주식관련사채는 불공정 거래 및 기존 주주 희석화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발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였다.
 


2024년 신용채권시장의 주요 특징

2024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였고, 이에 따라 금리가 하향 추세로 전환되었다. 금리 방향의 변화는 신용채권의 신용도, 만기 및 스프레드의 변화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체 신용채권의 신용등급 분포 추이를 보면 AAA등급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신용채권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기업과 은행의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전체 신용채권에서 AAA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 반면 AA등급과 A등급의 비중은 증가하였다. 이는 AA등급 금융채 발행과 A등급 무보증회사채 발행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채권 발행시장에서 신용등급 분포가 변화한 것은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자의 위험 선호가 변화하고 기업 및 금융기관의 차환 수요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 기조에서 신용채권 투자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신용위험을 지닌 채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이러한 신용채권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A등급 발행자는 신용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확대하였다. 또한 기업과 보험 부문의 자본증권 발행 증가도 AA등급과 A등급 신용채권 비중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신용채권 평균 만기는 유형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수채의 평균 만기는 다른 유형에 비해 비교적 장기인 반면 금융채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채의 만기가 다른 유형에 비해 짧은 것은 은행이 단기 채권을 주로 발행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수신을 대체하거나 자본확충을 위해 채권을 활용하며, 자본증권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짧은 만기의 채권을 발행한다.

신용채권의 평균 만기는 2022년부터 급격히 단기화된 이후 최근까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수채의 경우 한전의 채권 발행이 크게 증가한 2022년에 급격히 단기화된 이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회사채는 2024년 들어 A등급 회사채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평균 만기가 줄어들고 있다.

신용채권의 신용등급별 평균 만기를 보면 전기간에 걸쳐 AA등급의 평균 만기가 AAA등급에 비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AA등급 신용채권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이 주로 단기채를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24년 들어 A등급의 평균 만기가 과거에 비해 짧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금리 방향성이 변화하는 단계에서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장기채권보다는 단기채권을 선호하는 투자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상에서와 같이 신용채권의 만기는 시장상황, 발행자의 신용도와 특성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신용채권의 만기구조의 변화는 금리 방향성이 변화하는 초기 단계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일부 등급의 경우에는 신용도 변화 가능성을 감안하여 짧은 만기의 채권이 주로 소화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하향 기조로 전환됨에 따라 국고채 대비 신용채권의 신용스프레드는 대폭 축소되고 있다. 신용등급별 스프레드 추이를 보면, 모든 등급에 걸쳐 신용스프레드가 낮아지고 있다. 특히 다른 신용등급과 달리 2023년까지 상승하였던 A등급의 신용스프레드가 2024년 들어 대폭 하락하였다. 이는 신용위험을 지닌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유형별로 보면 특수채와 금융채의 신용스프레드는 낮아지는 반면 회사채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등급 회사채의 비중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상에서와 같이 최근 금리 하향 기조는 신용스프레드를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하락에 따라 투자자들의 신용채권에 대한 수요 증가가 신용스프레드 축소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신용스프레드 축소는 궁극적으로 기업 및 금융기관의 채권 발행을 통한 조달 비용률을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상과 같이 최근 금리 방향성의 변화는 신용채권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신용채권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신용 스프레드를 축소시키고 있다. 그러나 신용채권의 만기 구조는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금리 방향성과 크레딧시장 여건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25년 신용채권시장 전망

채권시장은 대외 및 경제, 수요, 발행 및 가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2025년 신용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의 변화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금리의 변화는 신용채권시장 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확대시키고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역캐리 국면이 지속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금리의 하향 방향성 지속 여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방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저금리로의 회귀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금리 하향의 추세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외부 요인의 불안정성이 금리 변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의 추진에 따른 물가 압력은 금리 하락의 지속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신용채권의 수급 요인은 비교적 우호적인 상황이다. 은행의 대출 축소 정책으로 채권 투자 여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관투자자의 경우에도 수익성 제고를 위한 신용채권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25년도 신용채권 만기도래 금액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 측면의 부담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로 보면 특수채의 만기 도래는 소폭 증가하지만 금융채와 회사채의 만기도래 규모는 2024년 대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규 자금수요가 크게 확대되지 않는 경우 2025년도 신용채권 발행 물량은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5년도 국고채의 발행 확대는 신용채권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와 신용채권은 신용위험의 측면에서 다른 유형의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도 높은 일부 특수채와 금융채의 경우에는 국고채와의 대체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국고채 발행 확대는 일부 신용도 높은 특수채와 은행채의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용채권의 조달 비용률은 대외 요인과 시장 상황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 일정기간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취임 이후 관세 정책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내 정치 불안정에 따른 환율 변화 및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국내 정치적인 요인이 가장 큰 리스크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정치 상황의 불안정성은 기업 및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해하고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신용채권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을 둘러싼 상황이 단기간에 정리되는 경우에는 금리의 방향성이 하락 기조를 유지하고, 수급 안정성 요인이 더해지며, 신용채권시장은 안정화 단계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인 안정이 금융시장 안정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1) 신용채권은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ABS, MBS 제외)를 포함한 신용위험이 존재하는 채권으로 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