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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신용채권시장의 구조 변화
2024-12호 2024.06.10
요약
최근 국내 신용채권시장은 금리 상승, 수급 불안정, 신용위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금리의 변동성 증가로 인하여 국내 신용채권 평균 만기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조달비용률은 크게 상승하였다. 시장 여건의 변화에 따른 차환 불안정성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기간 중에는 변동금리채 발행이 확대되었다. 또한 자금조달 본연의 목적 이외에 자기자본 보완을 목적으로 신용채권이 활용되기도 하였다.
채권시장의 구조 변화는 시장환경 변화와 이에 대응한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조달 전략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신용채권 발행기업의 조달 효율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향후의 시장 여건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지 않아 정책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과거의 저금리 상태로 회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지 않고 있고, 일부 산업의 경우에는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있다. 또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률 상승은 기업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신용채권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용채권 발행기관이 수익성을 제고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하며, 재무적인 안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신용채권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거시적인 금융 안정성 제고 정책과 더불어 시장 경색을 불러오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차단하는 신속한 금융지원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채권시장의 구조 변화는 시장환경 변화와 이에 대응한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조달 전략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신용채권 발행기업의 조달 효율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향후의 시장 여건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지 않아 정책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과거의 저금리 상태로 회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지 않고 있고, 일부 산업의 경우에는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있다. 또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률 상승은 기업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신용채권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용채권 발행기관이 수익성을 제고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하며, 재무적인 안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신용채권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거시적인 금융 안정성 제고 정책과 더불어 시장 경색을 불러오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차단하는 신속한 금융지원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하여 신용채권1)시장이 커다란 경색을 겪은 이후 대규모 한전채 발행에 따른 신용채권시장의 수급 불안정성,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 지속 및 PF 부실화 우려에 따른 일부 산업의 신용위험 증가 등 신용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 환경 변화는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조달 비용과 차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채권 발행기관은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만기를 조정하고, 다양한 채권 구조의 도입을 추진하는 등 조달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금리 상승을 포함한 시장 환경 요소의 변화가 신용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국내 신용채권의 신용등급 분포, 조달비용률2), 만기구조 및 채권 특성의 변화 추이를 분석하여 최근 금융환경 변화가 신용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향후 신용채권시장의 주요 위험요인과 대응방안을 점검해 본다.
신용채권 발행 추이
신용채권은 공기업, 금융기관 및 일반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 중에 하나이다. 국내 신용채권의 발행 규모는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용채권 발행은 2015년 234.4조원에서 2020년에는 374.5조원으로 성장하였고, 2023년에는 전년에 비해 대폭 증가한 460조원이 발행되었다. 최근에도 신용채권 발행 증가 추세가 지속되어 2024년 5월말 현재 신용채권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188.1조원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신용채권 발행 규모의 확대를 주도한 것은 금융채이다. 금융채 발행은 2015년 142.3조원에서 매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2023년에는 303.2조원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발행 규모 증가세는 2024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특수채의 발행은 연도별로 다소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한전채 발행 확대로 인하여 특수채 발행 규모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한전채 발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특수채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였다. 회사채는 우량한 신용도를 지닌 기업의 조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발행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모 무보증 신용채권은 대부분 A등급 이상이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A등급 이상의 신용채권을 적격 투자대상으로 하는 보수적인 투자 기준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채권의 신용등급별 비중은 거시적인 요인과 신용채권의 수급 요인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2022년의 경우 레고랜드 사태로 투자자의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확대되면서 AA등급의 신용채권 조차도 소화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AAA등급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였다. 최근에는 투자자의 수익성 제고에 대한 유인이 높아짐에 따라 A등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우량채 위주의 국내 신용채권시장 구조는 다양한 기업과 금융기관의 채권을 통한 조달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공모 무보증 채권을 발행하는 대신 금융기관 차입이나 사모사채 및 주식관련사채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신용채권의 만기구조
채권은 기업 및 금융기관의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국내 신용채권의 만기는 3년 내외로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의 기능에 제약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특수채의 만기가 늘어나고 자본증권의 발행이 증가하면서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신용채권의 활용도가 제고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발행기관이 신용채권을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다. 신용도가 높은 금융기관과 기업에 한하여 장기 채권의 발행이 가능하다.
국내 신용채권의 만기구조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들어 평균 만기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신용채권의 평균 만기는 2015년 4.34년에서 2020년에는 3.86년으로 줄어들었고, 2024년 5월까지 발행된 신용채권의 평균 만기는 2.72년을 기록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들어 신용채권의 평균 만기가 줄어드는 것은 금리 상승에 따라 단기의 신용채권 발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2024년 들어 금리 하락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단기로 채권을 발행하고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장기 채권을 발행하려는 발행 전략이 도입되고 있다.
신용채권 유형별로 평균 만기의 추이를 살펴보면, 특수채의 평균 만기가 긴 반면 금융채는 평균 만기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기관별로 평균 만기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관별로 선호하는 조달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사의 경우에는 비교적 장기의 자금조달을 하기 때문에 평균 만기가 다른 유형의 신용채권에 비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기관의 경우 시장의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무보증 공모채권의 경우 비교적 짧은 만기로 발행을 하고, 장기의 조달은 조건부 자본증권을 활용하는 조달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신용도가 높을수록 장기의 신용채권의 비중이 높다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높은 신용도를 지닌 신용채권 발행기관들은 장기 채권의 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금리 상황에서 장기 신용채권 발행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2021년까지는 평균 만기가 4년 이상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높은 신용도를 지닌 기관의 경우에도 향후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단기의 채권 발행을 늘림에 따라 평균 만기가 줄어들고 있다.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 추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물가 상승에 따라 각국의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인상하였고, 이에 따라 2022년말까지 대부분의 실세금리가 크게 상승하였다. 2023년 들어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대하는 시장의 심리가 확대되면서 일시적으로 금리가 하락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정책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고 있고,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과거의 저금리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 실세금리의 상승은 공모 무보증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모 무보증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 평균은 2021년 1.89%에서 2022년에는 4.09%로 상승하였다. 2023년의 경우 채권수익률이 전년에 비해 다소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모 무보증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은 전년 대비 상승한 4.45%를 기록하였다. 2024년 들어서는 하반기 금리 하락 기대감에 따른 채권 발행금리 하락이 조달비용률에 영향을 미쳐 5월말까지 발행된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 평균은 전년 대비 하락한 4.14%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채권 유형별로 보면 2023년 특수채의 조달비용률은 전년 대비 하락한 반면 금융채와 회사채는 전년 대비 상승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의 조달비용률 평균이 채권금리 변동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신용채권의 신용도 및 발행 기관의 구성이 조달비용률 평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채와 회사채의 경우 투자자의 수익성 추구 및 위험선호 경향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채권의 비중이 상승한 것이 전년 대비 평균 조달비용률이 증가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2023년 신용등급별 조달비용률은 AAA등급과 AA등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반면 A등급 이하는 전년 대비 대폭 상승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경색기에 A등급 이하의 신용채권 발행기관이 차환 발행 등을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발행을 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2024년 들어서는 모든 등급에 걸쳐 조달비용률이 감소하고 있고, 등급간 금리차도 줄어들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신용채권 발행
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신용채권 발행기관들은 다양한 유형의 채권 발행을 통해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금리 상승 및 신용채권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투자자의 수요에 부응하여 변동금리채(Floating Rate Note: FRN) 발행을 일시적으로 확대하였다. 기간별로 추이를 살펴보면 한전의 채권 발행 확대로 인한 수급 불안정성이 높은 2022년과 2023년에 변동금리채 발행 비중이 크게 증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 기간 변동금리채 발행 비중이 확대된 것은 일부 금융기관과 기업이 수급 불안정에 따라 이표채의 원활한 소화에 제약이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투자수요를 반영하여 변동금리채 발행을 확대하였다.
이와 더불어 변동금리채의 기준금리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발행된 대부분의 변동금리채의 기준 금리는 기존의 91일물 CD 금리 대신에 CMS(Constant Maturity Swap)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변동금리채의 기준금리가 바뀌는 것은 CMS 금리가 CD금리에 비해 시장금리를 신속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용채권은 기업 및 금융기관의 장기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이다. 신용채권은 이러한 자금조달 기능 이외에도 보완자본을 확충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신용채권 발행기관들은 장기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장기의 자금을 조달하고,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도모하기도 한다.
자본증권은 주로 은행, 은행지주회사, 보험사, 증권사, 여전기관 등 금융기관이 발행한다. 최근에는 일반기업도 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최근의 추이를 보면, 2023년 일반기업의 자본증권 발행은 1.4조원을 기록하였고, 2024년 들어서도 2.1조원이 발행되었다.
자본증권은 후순위 구조로 인해 조달비용률이 상승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본구조를 개선하고, 상대적으로 장기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효과를 제공한다. 이로 인하여 금융기관 및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자본증권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향후 전망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신용채권시장은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만기구조, 조달비용률 및 채권 구조 등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과 신용채권 수급 여건의 변화에 대응하여 국내 신용채권 발행기관은 짧은 만기의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으며, 다양한 구조의 채권을 통한 조달을 시도하는 등 조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상승이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을 높임에 따라 신용채권 발행기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신용채권시장을 둘러싼 여건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지 않아 정책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금리가 하락기에 접어들더라도 과거의 저금리 상태로의 회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같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률의 상승은 기업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PF 부실화 및 건설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산업의 경우에는 영업실적 둔화 등으로 인하여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금년도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채권 물량이 전년에 비해 증가함에 따라 채권의 수급요인도 녹녹치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신용채권 발행기업은 수익성을 제고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하며, 재무적인 안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자금 조달 여건 변화에 대응한 조달 구조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영업규모, 신용도, 기존 조달 구조 및 차환 가능성 등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개별적인 특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조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신용채권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신용채권시장의 조달 여건 악화는 발행기관의 조달 구조에 따른 문제보다는 외부적인 요소가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외부적인 쇼크는 발행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키고, 차환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자금시장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시장 경색을 불러오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차단하는 신속한 금융지원체계도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신용채권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정책적인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금리를 안정화시키는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리 하락은 신용채권 발행기업의 차환 비용과 부담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신용채권은 신용위험이 존재하는 채권을 의미하며, 본고에서는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를 포괄하여 신용채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 발행 채권의 수익률을 조달비용률로 정의함
최근 금융시장 환경 변화는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조달 비용과 차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채권 발행기관은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만기를 조정하고, 다양한 채권 구조의 도입을 추진하는 등 조달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금리 상승을 포함한 시장 환경 요소의 변화가 신용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국내 신용채권의 신용등급 분포, 조달비용률2), 만기구조 및 채권 특성의 변화 추이를 분석하여 최근 금융환경 변화가 신용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향후 신용채권시장의 주요 위험요인과 대응방안을 점검해 본다.
신용채권 발행 추이
신용채권은 공기업, 금융기관 및 일반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 중에 하나이다. 국내 신용채권의 발행 규모는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용채권 발행은 2015년 234.4조원에서 2020년에는 374.5조원으로 성장하였고, 2023년에는 전년에 비해 대폭 증가한 460조원이 발행되었다. 최근에도 신용채권 발행 증가 추세가 지속되어 2024년 5월말 현재 신용채권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188.1조원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신용채권 발행 규모의 확대를 주도한 것은 금융채이다. 금융채 발행은 2015년 142.3조원에서 매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2023년에는 303.2조원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발행 규모 증가세는 2024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특수채의 발행은 연도별로 다소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한전채 발행 확대로 인하여 특수채 발행 규모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한전채 발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특수채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였다. 회사채는 우량한 신용도를 지닌 기업의 조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발행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량채 위주의 국내 신용채권시장 구조는 다양한 기업과 금융기관의 채권을 통한 조달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공모 무보증 채권을 발행하는 대신 금융기관 차입이나 사모사채 및 주식관련사채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채권은 기업 및 금융기관의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국내 신용채권의 만기는 3년 내외로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의 기능에 제약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특수채의 만기가 늘어나고 자본증권의 발행이 증가하면서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신용채권의 활용도가 제고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발행기관이 신용채권을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다. 신용도가 높은 금융기관과 기업에 한하여 장기 채권의 발행이 가능하다.
국내 신용채권의 만기구조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들어 평균 만기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신용채권의 평균 만기는 2015년 4.34년에서 2020년에는 3.86년으로 줄어들었고, 2024년 5월까지 발행된 신용채권의 평균 만기는 2.72년을 기록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들어 신용채권의 평균 만기가 줄어드는 것은 금리 상승에 따라 단기의 신용채권 발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2024년 들어 금리 하락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단기로 채권을 발행하고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장기 채권을 발행하려는 발행 전략이 도입되고 있다.
신용채권 유형별로 평균 만기의 추이를 살펴보면, 특수채의 평균 만기가 긴 반면 금융채는 평균 만기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기관별로 평균 만기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관별로 선호하는 조달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사의 경우에는 비교적 장기의 자금조달을 하기 때문에 평균 만기가 다른 유형의 신용채권에 비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기관의 경우 시장의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무보증 공모채권의 경우 비교적 짧은 만기로 발행을 하고, 장기의 조달은 조건부 자본증권을 활용하는 조달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신용도가 높을수록 장기의 신용채권의 비중이 높다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높은 신용도를 지닌 신용채권 발행기관들은 장기 채권의 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금리 상황에서 장기 신용채권 발행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2021년까지는 평균 만기가 4년 이상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높은 신용도를 지닌 기관의 경우에도 향후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단기의 채권 발행을 늘림에 따라 평균 만기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물가 상승에 따라 각국의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인상하였고, 이에 따라 2022년말까지 대부분의 실세금리가 크게 상승하였다. 2023년 들어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대하는 시장의 심리가 확대되면서 일시적으로 금리가 하락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정책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고 있고,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과거의 저금리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 실세금리의 상승은 공모 무보증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모 무보증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 평균은 2021년 1.89%에서 2022년에는 4.09%로 상승하였다. 2023년의 경우 채권수익률이 전년에 비해 다소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모 무보증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은 전년 대비 상승한 4.45%를 기록하였다. 2024년 들어서는 하반기 금리 하락 기대감에 따른 채권 발행금리 하락이 조달비용률에 영향을 미쳐 5월말까지 발행된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 평균은 전년 대비 하락한 4.14%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채권 유형별로 보면 2023년 특수채의 조달비용률은 전년 대비 하락한 반면 금융채와 회사채는 전년 대비 상승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의 조달비용률 평균이 채권금리 변동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신용채권의 신용도 및 발행 기관의 구성이 조달비용률 평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채와 회사채의 경우 투자자의 수익성 추구 및 위험선호 경향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채권의 비중이 상승한 것이 전년 대비 평균 조달비용률이 증가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2023년 신용등급별 조달비용률은 AAA등급과 AA등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반면 A등급 이하는 전년 대비 대폭 상승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경색기에 A등급 이하의 신용채권 발행기관이 차환 발행 등을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발행을 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2024년 들어서는 모든 등급에 걸쳐 조달비용률이 감소하고 있고, 등급간 금리차도 줄어들고 있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신용채권 발행기관들은 다양한 유형의 채권 발행을 통해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금리 상승 및 신용채권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투자자의 수요에 부응하여 변동금리채(Floating Rate Note: FRN) 발행을 일시적으로 확대하였다. 기간별로 추이를 살펴보면 한전의 채권 발행 확대로 인한 수급 불안정성이 높은 2022년과 2023년에 변동금리채 발행 비중이 크게 증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 기간 변동금리채 발행 비중이 확대된 것은 일부 금융기관과 기업이 수급 불안정에 따라 이표채의 원활한 소화에 제약이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투자수요를 반영하여 변동금리채 발행을 확대하였다.
이와 더불어 변동금리채의 기준금리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발행된 대부분의 변동금리채의 기준 금리는 기존의 91일물 CD 금리 대신에 CMS(Constant Maturity Swap)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변동금리채의 기준금리가 바뀌는 것은 CMS 금리가 CD금리에 비해 시장금리를 신속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증권은 주로 은행, 은행지주회사, 보험사, 증권사, 여전기관 등 금융기관이 발행한다. 최근에는 일반기업도 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최근의 추이를 보면, 2023년 일반기업의 자본증권 발행은 1.4조원을 기록하였고, 2024년 들어서도 2.1조원이 발행되었다.
자본증권은 후순위 구조로 인해 조달비용률이 상승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본구조를 개선하고, 상대적으로 장기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효과를 제공한다. 이로 인하여 금융기관 및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자본증권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향후 전망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신용채권시장은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만기구조, 조달비용률 및 채권 구조 등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과 신용채권 수급 여건의 변화에 대응하여 국내 신용채권 발행기관은 짧은 만기의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으며, 다양한 구조의 채권을 통한 조달을 시도하는 등 조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상승이 신용채권의 조달비용률을 높임에 따라 신용채권 발행기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신용채권시장을 둘러싼 여건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지 않아 정책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금리가 하락기에 접어들더라도 과거의 저금리 상태로의 회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같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률의 상승은 기업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PF 부실화 및 건설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산업의 경우에는 영업실적 둔화 등으로 인하여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금년도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채권 물량이 전년에 비해 증가함에 따라 채권의 수급요인도 녹녹치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신용채권 발행기업은 수익성을 제고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하며, 재무적인 안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자금 조달 여건 변화에 대응한 조달 구조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영업규모, 신용도, 기존 조달 구조 및 차환 가능성 등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개별적인 특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조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신용채권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신용채권시장의 조달 여건 악화는 발행기관의 조달 구조에 따른 문제보다는 외부적인 요소가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외부적인 쇼크는 발행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키고, 차환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자금시장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시장 경색을 불러오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차단하는 신속한 금융지원체계도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신용채권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정책적인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금리를 안정화시키는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리 하락은 신용채권 발행기업의 차환 비용과 부담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신용채권 발행기관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신용채권은 신용위험이 존재하는 채권을 의미하며, 본고에서는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를 포괄하여 신용채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 발행 채권의 수익률을 조달비용률로 정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