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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련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최신 동향을 제공하는 격주간지

요약
최근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지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규제가 크게 완화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둔화가 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통화긴축의 영향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는 것은 경제의 성장세와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에 유의해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소비둔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소득에 비해 부채 상환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소득 중하위 가구를 중심으로 가계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인플레이션의 불안요인, 대외요인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압력 등으로 고금리 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존함에 따라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대내적으로 점진적인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대외요인에 의한 시장금리 상승 압력도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불안요인이다.

통화긴축기 정책당국은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왔으나 최근 가계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성장세 제고와 안정성 측면에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시장 연착륙과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라는 정책목표 간에 일정 부분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정교한 정책운용을 통해 정책목표 간 균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한편, 경제주체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를 갖지 않도록 정책당국은 향후 경제 여건에 대한 객관적인 전망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가계도 고금리 여건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부동산투자에 대한 위험을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최근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부동산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었던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최근 들어 다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그림 1>). 통상 통화긴축기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에 비추어볼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올해 5~7월 중 주택담보대출은 월평균 5.7조원으로 증가했는데,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크게 확대되었던 2020년 1월~2021년 10월 중 월평균 5.5조원 늘어났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빠른 증가세이다. 2022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던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을 포함)도 최근 들어 그 감소폭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최근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가계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진 데 크게 기인한다. 올해 들어 주택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그림 2>), 부동산규제가 크게 완화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둔화1)가 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기간을 전후로 부동산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경험도 이러한 기대가 형성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변화의 시차 간 영향력을 살펴보면(<그림 3>),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지속성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대출을 통한 유동성 증가가 주택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강화된 가격상승 기대가 다시 가계대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높은 가계부채 수준2)을 나타내고 있어 점진적인 디레버리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원리금 상환부담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가계부채 증가세에 유의할 필요

통화긴축의 영향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는 것은 경제의 성장세와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에 유의해야 한다. <그림 4>는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하여 계산한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이자부담 추이를 나타낸다.3)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소득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가구평균 기준)이 2022년 1분기 3.8%에서 2023년 2분기 5.7%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원금상환 규모를 함께 고려하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소비둔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부채 상환부담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데, 소득 중하위 가구를 중심으로 그 부담이 더 큰 모습이다. <표 1>은 2023년 2분기 기준 소득분위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과 이자지출을 나타낸다.4) 표를 통해 소득이 낮은 가구에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득 중하위 가구를 중심으로 가계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여건 장기화로 가계부채 상환부담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

국내 인플레이션의 불안요인, 대외요인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압력 등으로 고금리 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존함에 따라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대내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당폭 둔화되었으나,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물가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물가 확산세 억제를 위해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 왔으며, 이를 통해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에너지 공기업은 적자가 크게 누적되었으며, 차입 확대를 통해 대응하고 있음에 따라 재무여건이 악화되고 이자비용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그림 5>). 따라서 점진적인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공요금 인상은 여타 가격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고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침5)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하여 대외요인에 의한 시장금리 상승 압력도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요인이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이 대체로 마무리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연준의 정책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준의 양적긴축 지속, 재무부의 국채발행 확대 등 수급요인도 더해지면서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금리 상승세와 동조하여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사점

통화긴축기 정책당국은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를 바탕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어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가계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성장세 제고와 안정성 측면에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그림 6>). 주택시장 연착륙과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라는 정책목표 간에 일정 부분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정교한 정책운용을 통해 정책목표 간 균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한편, 경제주체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를 갖지 않도록 정책당국은 향후 경제 여건에 대한 객관적인 전망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실물경제에 비해 가계가 보유한 유동성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늘어났는데(<그림 7>), 가계 전반에 걸쳐 낙관적인 기대심리가 강화되는 경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계도 부동산투자에 대한 위험을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고금리 여건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1)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022년 7월 +6.3%를 기록한 이후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2023년 7월 +2.3%까지 낮아졌다. 다만,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상승률은 여전히 3%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 BIS가 발표하는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2022년말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로 스위스(128%), 호주(11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3)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는 가계의 원리금상환 중 원금상환을 제외한 이자지출만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이자지출이 있는 가구를 금융부채 보유가구로 간주하여 그 부담정도를 살펴본다.
4) 다만,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고소득 가구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3년 2분기 기준 금융부채 보유가구 중 소득4분위와 5분위의 비중은 각각 25.7%, 28.1%로 소득1~3분위(각각 7.8%, 17.0%, 21.3%)에 비해 높다.
5)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으로 공공요금이 2023년 1~8월 조사에서 가장 높은 응답빈도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