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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플레이션 특성과 주식ㆍ채권 분산투자 효과에 대한 시사점
2022 12/19
최근 인플레이션 특성과 주식ㆍ채권 분산투자 효과에 대한 시사점 2022-25호 PDF
요약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승하였던 주요 자산들의 가격은 2022년 들어서 크게 조정받았다. 경기역행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전통적인 주요 투자 자산인 주식과 채권의 가격이 동조화되면서, 지난해까지 유효했던 주식ㆍ채권 분산투자 효과가 사라졌다. 또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식ㆍ채권 포트폴리오는 인플레이션 상승위험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거시환경 변화는 향후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자산배분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다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저물가ㆍ저금리 시대로 회귀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주식ㆍ채권 분산투자 효과도 이전과는 다를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하며,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과 투자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승하였던 주요 자산들의 가격은 2022년 들어서 크게 조정받았다.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인플레이션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을 들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주요 투자 자산인 주식과 채권의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주요 경제주체들이나 연기금들의 투자 성과가 좋지 않았다.1) 자산배분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글로벌 주식 및 채권의 가격이 동조화되면서 지난해까지 유효했던 주식ㆍ채권 분산투자 효과(헤지 효과)가 2022년 중 사라졌다는 점이다. 또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식ㆍ채권 포트폴리오는 인플레이션 상승위험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본고에서는 인플레이션의 경제적 특성에 따라 주식 및 채권의 수익률과 인플레이션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주식ㆍ채권 분산투자 효과에 대한 시사점을 논의하려고 한다.


주식ㆍ채권의 분산투자 효과

전통적인 주요 투자 자산으로 주식과 채권을 들 수 있으며, 주식과 채권에 분산하여 투자하는 것은 자산 배분 전략의 기본 단계로 여겨져 왔다. 지난 20년간 포트폴리오의 60%를 주식으로, 40%를 채권으로 보유(이하 ‘60/40 포트폴리오’)함으로써 투자자는 위험자산인 주식의 높은 기대 수익과 채권의 안정성이라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었다. 특히 채권은 경제가 좋지 않고 주식 가격이 조정받는 구간에서 안전자산2) 역할을 하였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과 미국 모두 2000~2021년 동안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음(-)의 값으로 60/40 포트폴리오의 분산투자 효과(헤지 효과)가 컸다.3)
 

 
<그림 2>는 60/40 포트폴리오의 누적투자성과 추이를 나타내는데, 주식(주가지수) 대비하여 분산투자 효과가 나타남을 볼 수 있다. 60/40 포트폴리오는 주식에 투자한 경우와 비슷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변동성은 주식보다 낮은 수준이다. 2000년말을 100으로 표준화하고 2022년 11월말 기준으로 지수 성과를 보면, 한국의 경우 코스피지수와 60/40 포트폴리오는 각각 490, 473이고, 미국의 경우 S&P500지수와 60/40포트폴리오는 각각 309, 316으로 누적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 분기수익률의 변동성을 보면, 한국 코스피지수와 60/40 포트폴리오가 각각 22.5%와 12.9%이며, 미국 S&P500지수와 60/40포트폴리오는 각각 17.1%, 9.3%로, 60/40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주가지수의 약 55% 수준이다.
 

 

 
<그림 3>은 60/40 포트폴리오의 연도별 수익률을 나타내는데, 2022년을 제외하면,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을 포함해서 음(-)의 수익률이 실현된 시기에는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하였지만, 채권 수익률이 손실을 완화해 주었다. 2022년은 계산 기간 중 한국과 미국의 주가지수 및 채권지수 수익률이 모두 음(-)인 유일한 해가 된다.4) 또한, 2022년 구간에서 주식ㆍ채권 상관관계는 0.5 이상으로 높아졌다(<그림 1>). 이처럼 2022년에 주식과 채권의 성과가 동시에 좋지 않고, 자산간 상관관계도 양(+)으로 전환되면서 분산투자 효과도 사라졌는데, 이러한 현상을 인플레이션의 경제적 특성과 연결지어 해석해 보려고 한다.


인플레이션의 경제적 특성과 주식ㆍ채권 수익률간 상관관계

2022년 자산시장에 영향을 끼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플레이션이었다. 인플레이션과 자산 수익률간 관계를 살펴볼 때 통상 실현된 인플레이션을 기대(예상)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구분하여 효과를 분석한다(<그림 4> 참고). 최근 물가상승률 발표 시기에 보면 실현된 인플레이션이 금융시장의 기대치(예상치)와 다른 정도, 즉 인플레이션 충격이 자산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자산가격이 예상 인플레이션 수준을 이미 반영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충격이 자산시장에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5)
 

 
한편, 인플레이션과 자산 수익률간 관계는 인플레이션의 경제적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인플레이션의 경제적 특성을 경기순응적(pro-cyclical)과 경기역행적(counter-cyclical)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백인석ㆍ장근혁, 2022). 미국의 경우 저물가가 위험요인이었던 시기에는(예를 들면 2000~2021년) 인플레이션이 상승할수록 디플레이션(저물가-저성장)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경기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기순응적 인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 한편, 1970년대 및 1980년대 초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을 경기역행적 인플레이션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6)

<표 1>은 인플레이션의 경제적 특성별로 인플레이션 충격과 주식 및 채권 수익률간 예상되는 관계를 정리한 표이다.7) 주가는 인플레이션 충격에 따른 경기상황에 따라 상승 및 하락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채권의 경우는 금리(명목금리)를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의 합으로 분해하여8) 고려하여야 한다. 다른 조건을 고정하면, 채권은 인플레이션이 증가할수록 금리가 상승하여 채권가격이 하락하고(‘인플레이션 효과’), 경기상황이 나빠질수록 실질금리가 낮아져 채권가격이 상승하게 된다(‘실질금리 효과’). 경기순행적 인플레이션에서는 인플레이션 효과와 실질금리 효과는 채권가격에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며, 양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발생하면 금리는 상승하고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반면, 경기역행적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인플레이션 효과와 실질금리 효과는 채권가격에 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더 큰 경우에 인플레이션 효과가 경기 악화에 대한 실질금리 효과를 상회하게 된다.9) 2022년 인플레이션은 경기역행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양(+)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발생하면서(<그림 4> 참고) 금리가 상승하고 채권가격이 하락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표 1>의 첫째 경우).
 

 
주식과 채권 수익률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살펴보자면, 경기순응적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인플레이션 충격을 매개로 주식ㆍ채권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음(-)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주식 가격이 하락하고 경제가 저조할 때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2022년과 같은 경기역행적 특징을 보이는 인플레이션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양의 충격이 채권 및 주식 수익률에 동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며(<표 1>의 첫째 경우) 두 자산간 상관관계도 양(+)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가 저조하더라도 채권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므로, 채권 또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맺음말

2000년 이후 유지되던 주식ㆍ채권 분산투자의 유용성과 안전자산으로서 채권의 역할에 2022년 중 큰 변화가 있었다. 경기역행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두 자산간 상관관계가 음(-)에서 양(+)으로 전환되면서 분산투자 효과(헤지 효과)는 사라졌으며, 양(+)의 인플레이션 충격은 두 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거시환경 변화는 향후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자산배분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주식ㆍ채권 분산투자 유효성의 회복을 기대해 볼 수도 있지만, 다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저물가ㆍ저금리 시대로 회귀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10) 기존의 60/40 포트폴리오 전략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난 2000년대와 같은 분산투자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으며, 2022년과 같은 경기역행적인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과 함께 투자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한편, 최근과 같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기에서 단기(3개월)국채 같은 현금성 자산은 안전자산으로서 역할과 함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헤지하는 데 유용하다(백인석ㆍ장근혁(2022) 부록 참고)는 점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1) 2000년대에 채권은 경기침체나 주식의 위험을 헤지하는 역할을 하였다. 보험사나 연기금의 채권 보유는 주식 위험에 대한 헤지 외에 부채 헤지 수단으로 사용되는 측면도 있는데, 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에 부정적이지만 부채 가치도 하락시킨다.
2) 위험자산은 투자자의 한계효용이 높을 때(예: 경기침체 시기) 가격이 하락하고, 한계효용이 낮을 때(예: 경기호황 시기) 가격이 상승하는 자산으로 정의할 수 있다(백인석ㆍ장근혁(2022) 참고). 안전자산은 이와 반대로 해석할 수 있다. 주식은 실질경제가 저조할 때 가격이 하락하므로, 위험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3) 미국의 경우를 보면(<그림 2>의 오른쪽) 2000년을 기점으로 주식ㆍ채권 상관관계의 부호가 양(+)에서 음(-)으로 변화하는데, 이러한 특성은 다수의 연구에서 검증된 결과이다(백인석ㆍ장근혁(2022) 참고).
4) 2022년 3분기까지 60/40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한미 모두 약 –21% 수준이었으며, 4분기 중에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약 –14% 수준까지 회복했다.
5) 현재(t) 시점의 실제 인플레이션을 과거(t-1)정보에 기초해 형성된 기대인플레이션() 및 실제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의 차이, 즉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구분할 수 있다. . 자산배분이나 인플레이션 위험관리 측면에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은 단기국채를 통해 헤지가 용이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충격과 자산 수익률간 관계가 중요하다(백인석ㆍ장근혁, 2022).
6) 미국은 2000년 이전을 경기역행적, 이후를 경기순응적 인플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으며, 한국은 1982년 이후를 경기순응적 인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백인석ㆍ장근혁(2022) 및 포함된 참고문헌을 참고).
7) 한국과 미국 실증분석 결과는 <표 1>의 예상에 부합한다(백인석ㆍ장근혁, 2022).
8) 피셔 가설에 따르면, ‘명목금리=실질금리+인플레이션’이다.
9) 1970년대 및 1980년대 초와 같이 강한 인플레이션에서는 인플레이션 효과가 실질금리 효과를 상회하게 된다(Piazzesi & Schneider, 2007).
10) 팬데믹 영향의 지속, 지정학적 갈등 심화, 기후변화 대응 가속화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및 공급망 문제가 장기적 관점에서 물가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장근혁ㆍ백인석, 2022).


참고문헌

백인석ㆍ장근혁, 2022, 『인플레이션과 자산수익률간 관계: 인플레이션 헤지 관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2-25.
장근혁ㆍ백인석, 2022, 『국내 인플레이션 결정요인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2-19.

Piazzesi, M., Schneider, M., 2007, Equilibrium yield curves, NBER Chapters, in: NBER Macroeconomics Annual 2006, Volume 21, 389-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