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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2.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의 투자자보호

Ⅱ. 공모펀드시장 투자자보호
  1. 펀드시장 현황 및 제도 동향
  2. 국내 펀드 투자자 및 운용사 행태적 특성
  3. 펀드 투자자보호를 위한 행동경제학적 접근 방법
  4. 국내 펀드 투자자보호 제도와 행동경제학적 개선 방안

Ⅲ. 파생결합증권 투자자보호
  1. 파생결합증권시장 현황
  2. 파생결합증권의 문제점
  3. 파생결합증권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
  4. 파생결합증권 설계ㆍ판매와 행태적 편의
  5. 파생결합증권 투자자보호
  6. 요약 및 정책적 시사점

Ⅳ. 퇴직연금과 투자자보호
  1. 우리나라 DCㆍIRP형 퇴직연금의 개관
  2. DC형 가입자의 행태적 편의
  3. DC형 연금플랜의 국가 간 비교와 함의
  4. 주요국 퇴직연금 정책의 행동경제학 적용 사례
  5. DC형 가입자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접근: 선택설계
  6. 정책제언
요약
가계의 금융자산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많은 일반인들이 금융서비스를 일반 소비재와 같이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더불어 고령층을 비롯하여 금융에 대한 이해가 취약한 이들의 금융서비스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상품의 대중화, 복잡한 금융상품의 등장, DC형 퇴직연금의 성장 등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투자자의 금융이해력(financial literacy) 부족이나 행태적 편의(behavioral bias)로 인해 불거지는 투자자보호의 문제들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서 행태적 편의는 전통경제학이 가정하는 합리성에서 벗어난 행동을 체계적으로 유발하는 심리적 기제를 말한다. 따라서 의사결정자의 합리성을 전제로 한 투자자보호정책은 금융소비자의 행태적 편의의 정도에 따라서는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 이는 각국이 투자자보호정책 수립에 있어 행동경제학적 통찰력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의 투자자보호정책이 암묵적으로 투자자의 취약한 의사결정을 고려하고 있지만 행동경제학적 통찰력은 여전히 기존 체계를 보완할 수 있는 이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금융당국이 특정한 금융서비스에서 나타나는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이해하고 식별할 수 있을 때 해당 금융서비스와 관련한 제도나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영국은 일부 투자자보호정책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행동경제학적인 실험연구들을 활용하고 있다(FCA, 2013). 둘째, 행동경제학적 접근방식의 정부개입은 덜 엄격하면서도 융통성이 있으며 효과 측면에서도 뛰어나다(FCA, 2013). 투자자보호정책은 대체로 투자자의 선택권을 일정부분 제약해야 하지만, 행동경제학에서 제시하는 넛지(nudge)나 선택설계(choice architecture)와 같은 자유주의적인 개입은 투자자의 선택권을 여전히 보장하면서도 의도한 정책효과를 추구할 수 있다. 셋째, 행동경제학적 접근방식은 기존 투자자보호정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인 정책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넛지나 선택설계 등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행동변화를 꾀하는 정책 도구들로서 기존의 정책이나 제도와 병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의 편향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넛지 방식의 정책은 낮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추구할 수 있다. 최근 몇몇 정부는 이메일 등을 활용한 넛지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행동변화를 유도하였고 단기간 내 정책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장점도 확인하였다.
최근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행동경제학적 통찰력을 투자자보호정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재는 금융당국이 행동경제학적인 관점에서 국내 현실에 적합한 정책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자본시장에서 금융투자상품을 선택하는 투자자들의 행태적 편의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 투자자보호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1. 펀드시장

국내 펀드시장을 행태적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국내 펀드 투자자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펀드 투자자의 투자판단 능력과 정보 분석력은 아직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펀드 투자자의 1/3 이상이 보수, 수수료, 투자자산 등 펀드 관련 핵심정보를 이해하지 못하고 판매사나 지인의 추천에 의존하여 펀드 가입을 결정했다. 이는 결국 펀드 운용상황에 대한 낮은 관심과 불충분한 이해로 이어졌다. 60% 가량의 투자자가 운용보고서를 읽지 않았고 읽어본 투자자 중 1/4은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운용인력 변동과 같은 주요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한편 펀드 판매 및 운용역 또한 다양한 행태적 특성을 보였는데, 자신의 고용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나 인센티브의 성과연동성, 펀드 내 개인 보유 지분 등 다양한 사적 이해가 동인으로 작용했다. 계열사 펀드 판매 쏠림 현상은 50% 규제로 전반적으로는 감소하였으나 일부 운용사의 경우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펀드매니저의 사적 동기는 위험선호도와 운용전략에 영향을 미쳐 결국 펀드의 위험수준과 수익을 변화시켰다. 국내 펀드 투자자가 판매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운용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상황임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이해상충의 우려가 높다.
우선 펀드 투자자의 타인 의존도를 완화하고 독립적 판단능력을 기르기 위하여 펀드 투자자의 금융이해력을 제고할 수 있는 효율적 금융교육이 필요하다. 금융이해도는 연령, 성별, 교육수준, 소득수준 등 금융 피교육자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 또한 금융교육은 자기과신 정도, 현재선호 여부, 정보 인지 정도 등 행태적 특성에 영향을 받는다. 효과적인 금융교육을 위하여 사전에 교육대상자의 특성과 행태를 분석하고 적정한 금융교육 참여 유인책과 특성에 따라 세분화된 실효성 있는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투자자의 공시에 대한 접근도와 이해도를 제고하기 위하여 펀드 관련 공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자산운용보고서의 경우 투자자와 관심도와 활용도가 낮아 공시 내용 및 형태의 변화가 요구된다. 투자자에게 제공되어야 할 핵심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투자자가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투자판단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공시 형태를 설계해야 한다. 또한 투자자 이해도 증진 효과에 대한 사후적 평가가 수반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판매사 및 운용사와 투자자 간 이해상충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펀드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상충 문제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전문자문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또한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상충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펀드매니저에 대한 보상체계를 비롯하여 펀드 운용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운용팀 구성원, 사모펀드 운용실적, 본인 및 직계가족 보유현황 등의 항목으로 공시 대상을 확대해 나가고 허위공시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2. 파생결합증권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행태적 편의가 나타나는 근본 원인은 상품의 복잡성이다. 수익구조가 복잡하고 위험-수익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사결정과정을 단순화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과거수익률에 의존하거나 익숙한 기초자산이나 익숙한 발행회사의 상품이 안전할 것이라 믿는다. 높은 쿠폰수익률에 현혹되거나, 투자위험을 간과하거나, 투자결정에 지나친 확신을 갖기도 한다. 금융회사는 수익극대화를 위해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활용하여 수익구조를 설계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유인을 갖는다. 행태적 편의로 발생하는 과잉수요가 파생결합증권의 과대평가로 이어진다면 이는 투자성과 하락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투자자의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행태적 투자의사결정 문제는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가 투자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때 자기책임원칙에 입각한 기존 투자자보호 체계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은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전제로 관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행태적 편의에 따른 투자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났을 때 투자자들은 자기책임원칙을 수용하기보다는 금융기관의 기회주의적 행위를 의심하기 쉽다. 따라서 파생결합증권과 같이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보호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자기책임원칙이 보다 유효하게 수용될 수 있도록 행태적 편의를 교정하거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정책수단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금융상품 복잡성에 따른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완화하고 금융기관의 잠재적 착취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 주요 정책수단은 한국에도 이미 도입되어 있다. 다만 규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투자자 적합성 원칙의 적용에 있어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파생결합증권을 비롯한 모든 금융투자상품 수익구조의 위험도와 복잡성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분류하여 체계적이고 일관된 적합성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위험도가 높을수록 손실감내 능력이 높아야 하고 복잡도가 높을수록 상품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가 정보제공 확대를 통해 해소되기 어렵다면 부적합한 투자자를 배제할 수 있도록 적합성 원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파생결합증권 위험등급체계와 정보제공 형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파생결합증권 위험등급산정은 판매회사에 위임되어 있어 동일한 특성의 상품이라도 등급이 다를 수 있고 위험수준의 차이가 큰 상품이라도 위험등급이 동일할 수 있다. 위험등급의 정보유용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적인 평가방법과 세분화된 등급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파생결합증권과 같이 복잡한 금융상품의 경우 어떤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투자자 선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자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행태적 편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보제공 형식이 고안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 행태에 대한 면밀한 실험연구가 필수적이다. 셋째,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를 유발하는 금융회사의 판매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파생결합증권을 예금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기대수익률을 과장하거나 판매성과를 강조하는 등의 판매관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선취수수료 체계를 성과연동형 자문보수 체계로 전환하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파생결합증권의 상장을 유도해야 한다. 이미 한국거래소에는 일부 파생결합증권이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으나 활성화되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상장을 통해 상품투명성 제고, 비교가능성 제고, 거래비용 절감, 유동성 확대 등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상장상품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3. 퇴직연금

우리나라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연금자산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는 주식 비중을 높게 두는 해외 DC형 연금자산의 운용 현황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그 원인으로, 첫 번째는 DC형 가입자들이 연금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일 수 있다. 두 번째는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 DC형 가입자들이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금융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 DC형 가입자들이 행태적 편의로 인해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거나, 선택한 후 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예를 들면, DC형 가입자들은 기존 퇴직금 제도로부터 굳어진 생각 즉 고정관념으로 인해 퇴직연금의 자산을 투자해야 할 자산이라기보다는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자산으로 인식하는 심리회계를 가질 수 있다. 이외에도 퇴직연금 도입 초기 대부분의 DC형 가입자들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것이 이후의 신규 DC형 가입자로 하여금 일종의 표준상품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을 가능성 즉 동료효과, 투자에 대한 명확한 선호의 부재와 판매직원의 투자상품에 대한 전문성 부족 등으로 DC형 가입자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을 선택할 가능성,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이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 않는 지연 및 타성의 행태, 주식 등의 위험자산에 대해 단기적인 위험요인에 자주 인지함으로써 이러한 자산에 대한 투자위험을 과도히 높게 평가하는 근시안적인 손실회피의 경향 등의 행태적 편의를 들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국가들은 DC형 연금플랜을 위해 대체로 디폴트옵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신규 DC형 가입자들의 디폴트옵션 선택 비율도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추세적으로는 디폴트옵션으로 설정되는 펀드의 유형이 보수적인 펀드에서 밸런스형 펀드 또는 TDF로 변화되고 있다. 해외 국가들의 DC형 연금자산의 운용 현황을 보면, 대체로 주식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채권, 밸런스형 펀드, 부동산, 예금 등의 순이었다. 미국의 2006년 연금보호법이나 영국의 2008년 연금법, 스웨덴의 프리미엄연금 정책 등은 DC형 가입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이들의 선택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기존의 연금정책을 수정한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이와 같은 정책들은 1990~2000년대 행동경제학의 실증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기존 정책에 자동가입제도, 디폴트옵션, 기여율의 자동상승제도 등의 선택설계들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선택설계는 금융이해가 부족하거나 행태적 편의로 인한 의사결정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만 명확한 선호를 가진 DC형 가입자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고 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퇴직연금 제도에 선택설계를 도입함으로써 금융이해가 부족하거나 명확한 선호를 가지지 못하여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DC형 가입자들에 대해 암묵적인 가이드를 제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디폴트옵션의 도입, 계층형 라인업 형태의 투자메뉴의 활성화, 재가입제도에 대한 검토, NEST 모형의 중소기업 지원방안, 효과적인 연금정보 전달방식의 고안과 디지털 넛지 등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