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 자료를 소개합니다.

2024년 12월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절대 인구의 감소와 생산연령인구 축소로 대표되는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 시대에는 세대 간 부양을 전제로 하는 부과방식(PAYG) 공적연금만으로 적정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공적연금을 보완하는 적립방식(funded system)의 퇴직연금을 다층연금체계의 핵심 축으로 재정립하고, 적립금의 실질적 증식과 연금화를 통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퇴직연금의 제도 목적을 적정 소득대체율 확보에 두고 적립금 운용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한 뒤,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과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라는 두 축의 개편 방향을 제시한다. 2025년 말 적립금은 501.4조원으로 최근 5년간 두 배로 성장하였으나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은 75.4%, 10년 평균 수익률은 2.64%에 머물고 전체 퇴직자의 연금수령 비중도 16.5%에 불과하다. 현행 구조에서는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13% 수준을 넘기 어렵지만, 중도누수 차단과 운용수익률 제고가 병행될 경우 그 기여도는 20%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의 핵심은 적립금을 단순히 집합하는 데 있지 않고,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독립적 의사결정과 수탁자책임을 통해 전문적 운용과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는 데 있다. OECDㆍIOPS의 원칙과 영국ㆍ호주ㆍ일본의 경험은 독립성ㆍ전문성ㆍ이해상충 관리ㆍ투명한 공시와 함께 기금 간 실질적인 운용 경쟁이 제도 성패를 좌우함을 보여준다. 2026년 노사정 공동선언이 제시한 비영리 연합형ㆍ금융기관 개방형ㆍ공공형은 각각 지속 가능한 연대와 확장성, 장기수익률 제고, 사각지대 해소라는 상이한 목적에 맞추어 지배구조와 성과기준을 차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기금형 도입 이후에도 상당 부분 병존할 계약형 퇴직연금의 효율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DB형에서는 적립금운용위원회와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실질화하고 ALM 기반의 OCIO 일임운용을 확대하며, DC형에서는 사전지정운용제도를 opt-out 방식과 TDF 중심의 실질적인 디폴트제도로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 제도 개편의 본질은 상품 변경이 아니라 의사결정과 책임구조의 변화다. 퇴직연금사업자와 자산운용업 역시 장기 자산배분과 위험관리를 수행하는 실질적 운용 주체로서 역량과 수탁자책임을 강화하여야 한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퇴직연금의 제도 목적을 적정 소득대체율 확보에 두고 적립금 운용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한 뒤,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과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라는 두 축의 개편 방향을 제시한다. 2025년 말 적립금은 501.4조원으로 최근 5년간 두 배로 성장하였으나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은 75.4%, 10년 평균 수익률은 2.64%에 머물고 전체 퇴직자의 연금수령 비중도 16.5%에 불과하다. 현행 구조에서는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13% 수준을 넘기 어렵지만, 중도누수 차단과 운용수익률 제고가 병행될 경우 그 기여도는 20%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의 핵심은 적립금을 단순히 집합하는 데 있지 않고,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독립적 의사결정과 수탁자책임을 통해 전문적 운용과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는 데 있다. OECDㆍIOPS의 원칙과 영국ㆍ호주ㆍ일본의 경험은 독립성ㆍ전문성ㆍ이해상충 관리ㆍ투명한 공시와 함께 기금 간 실질적인 운용 경쟁이 제도 성패를 좌우함을 보여준다. 2026년 노사정 공동선언이 제시한 비영리 연합형ㆍ금융기관 개방형ㆍ공공형은 각각 지속 가능한 연대와 확장성, 장기수익률 제고, 사각지대 해소라는 상이한 목적에 맞추어 지배구조와 성과기준을 차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기금형 도입 이후에도 상당 부분 병존할 계약형 퇴직연금의 효율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DB형에서는 적립금운용위원회와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실질화하고 ALM 기반의 OCIO 일임운용을 확대하며, DC형에서는 사전지정운용제도를 opt-out 방식과 TDF 중심의 실질적인 디폴트제도로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 제도 개편의 본질은 상품 변경이 아니라 의사결정과 책임구조의 변화다. 퇴직연금사업자와 자산운용업 역시 장기 자산배분과 위험관리를 수행하는 실질적 운용 주체로서 역량과 수탁자책임을 강화하여야 한다.
Ⅰ. 서론
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23일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1) 노인인구 비중이 7%(고령화사회, 2000년)에서 14%(고령사회, 2017년)를 거쳐 20%(초고령사회, 2024년)에 이르기까지의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다. 이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이른바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세대 간 부양을 전제로 하는 노후소득보장 체계 전반에 근본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이미 통계로 확인된다. 국민연금기금 제5차 재정계산(2023)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대비 고령인구의 비율인 노인부양비는 2065년 102.3%에 이르고, 연금제도 가입자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의 비율인 제도부양비는 같은 시점 131.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2) 연금 수급자가 보험료 납부자의 1.3배 이상 많다는 뜻이다. 기금 적립금은 2040년 무렵 최대 1,755조원까지 적립된 뒤 2055년경 소진되어, 부분적립방식에서 완전부과방식(PAYG)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3) 기금 소진 이후 부과방식으로 이전할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은 인구 가정에 따라 비현실적인 수준에 이르러, 공적연금만으로 적정 노후소득을 보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4)
이러한 배경에서 초고령사회에서의 노후소득보장은 단일 제도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층위의 연금이 상호 보완하는 다층연금체계(multi-pillar pension system)를 통해 달성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1994년 「Averting the Old Age Crisis」5)에서 제시한 3층 연금체계를 출발점으로, 우리나라의 연금체계는 0층의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안전망(SSN), 1층의 공적연금(국민연금ㆍ특수직역연금), 2층의 퇴직연금, 3층의 개인연금이 중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의 역할과 경계는 여전히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6)
연금체계의 층(pillar)에 대한 정의와 구성은 국제기구마다 상이하다. 세계은행은 2층을 법적으로 강제되는 기업연금으로서 소비평준화와 빈곤방지를, 3층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기업연금으로서 소비평준화를 담당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OECD는 소득과 연관된 사적연금을 의무가입인지 자발적 선택인지에 따라 2층과 3층으로 나눈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하면 전체 연금체계는 법에 의한 강제를 특징으로 하는 필수연금과 세제 등을 통한 자발적 유인을 특징으로 하는 선택연금으로 이원화하여 이해할 수 있다. 즉 0층의 조세 기반 필수공적연금(기초연금)과 1층의 보험료 기반 필수공적연금(국민연금), 2층의 사업장 기반 필수퇴직연금(DBㆍDCㆍ퇴직 IRP)이 필수연금을 구성하고, 3층의 개인 기여 기반 선택사적연금(적립 IRPㆍ개인연금ㆍ재형저축수단)과 4층의 자산 기반 선택사적연금(주택연금ㆍ농지연금)이 선택연금을 구성한다.
부과방식적 성격을 갖는 공적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가가 강제하는 사적연금제도의 확대는 공적연금을 보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2025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연금자산 규모는 국민연금(1,458조원), 퇴직연금(501조원), 개인연금(440조원)을 합하여 2,399조원에 이르나7), 노후소득보장 관점에서 퇴직연금의 역할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강성호(2023)의 퇴직연금 추계 방법론을 기반으로 저자가 추정한 결과에 의하면 적극적인 제도 개편이 추진되지 않는 경우 퇴직연금제도의 소득대체율은 구조적으로 13.2%를 넘기 어렵다. 하지만 적극적인 중도누수 차단과 운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률 제고를 가정하면 퇴직연금의 소득대체 기여는 20.1%(운용수익률 5% 가정)에서 29.7%(운용수익률 7% 가정)까지 확대될 수 있다. 최근 모수개혁으로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은 43%로 상향되었으나, 평균 가입기간을 반영한 실질소득대체율은 30% 수준임을 감안하면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적정 소득대체율(60~70%)을 달성하기 위한 퇴직연금의 역할은 명확하다.
한편, 급격한 기금 소진을 전제로 하는 국민연금의 재정 전망과 그에 따른 시장붕괴(market melting down)라는 자본시장의 부정적 충격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재 500조원 규모에서 향후 국민연금기금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은 제도적ㆍ시장적 관점 모두에서 국민연금과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국민연금 적립금이 급격히 감소하는 2040~2055년 구간에서 퇴직연금의 성장이 이러한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남재우(2024b)에 의하면 이러한 기대 역시 현재 추진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 개편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퇴직연금의 현행 운용체계와 자산구성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 감소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출되는 자금 대비 퇴직연금의 유입 규모는 4.5%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익률 제고를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이 원활히 추진된다면 국민연금 감소기에 퇴직연금의 국내 주식시장 유입 규모는 국민연금 유출의 17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하에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이어지는 Ⅱ장에서는 퇴직연금제도의 적립금ㆍ운용성과ㆍ자산배분 현황 및 디폴트옵션제도를 중심으로 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다. Ⅲ장에서는 수익률 제고의 핵심 기제로 논의되는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을 국제 기준과 해외ㆍ국내 사례, 노사정 합의와 기금 유형 설계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의 부적절함을 자세히 기술한다. Ⅳ장에서는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장기간 차지할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를 DB형 적립금 운용과 DC형 디폴트옵션 개편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Ⅴ장에서는 이러한 제도 개편이 금융기관에 요구하는 역할과 대응 방향을 정책적 시사점으로 정리한다.
Ⅱ. 퇴직연금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1. 적립금 규모와 제도 유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0년 말 255.5조원에서 2021년 295.6조원, 2022년 335.9조원, 2023년 382.4조원, 2024년 431.7조원을 거쳐 2025년 말 501.4조원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16.8% 증가한 규모이며 2020년 이후 5년간 증가율은 96.2%로, 퇴직연금이 노후소득원으로서 갖는 사회적 중요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축에서 투자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가운데, 2025년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6.5%였으며 같은 기간 실적배당상품 수익률은 16.8%에 이른 반면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은 3.1%에 불과하였다.
2025년 말 현재 제도 유형별로 보면 전체 적립금 501.4조원 가운데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75.4%, 실적배당상품 비중이 24.6%를 차지한다. 확정급여형(DB)은 228.9조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하나 사용자가 운용책임을 지는 구조적 특성상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1.9%에 달하여 실적배당형 비중은 8.1%에 그치는 등 적극적 운용의 유인이 취약하다. 확정기여형(DC)은 141.6조원으로 전체의 28.2%를 차지하며 가입자가 운용책임을 지는 가운데 실적배당형 비중이 33.0%로 상대적으로 높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은 130.9조원으로 전체의 26.1%를 차지하며 2025년 증가율이 32.6%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실적배당형 비중도 44.3%로 가장 높으나 개인별 편차 또한 크게 나타난다.8)
은행, 보험, 증권으로 구성되는 퇴직연금사업자 업권별 시장 점유율은 은행업이 52.0% 비중으로 절반을 상회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증권업의 시장 점유율이 26.2%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최근 실적배당상품 비중의 확대로 촉발된 이른바 퇴직연금의 머니무브 현상을 의미한다. <표 Ⅱ-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IRP의 실적배당상품 비중은 44.3%에 이르며, 이로 인해 IRP 시장에서 증권업의 시장 점유율은 35.5%에 달한다. 최근 국내 및 글로벌 자본시장의 호황으로 인해 IRP의 연간 수익률은 9.4%에 이르며, 이는 증권업으로의 머니무브를 가속화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2. 운용성과와 자산배분 현황
제도 유형별 수익률 격차는 운용구조의 격차를 그대로 반영한다. 2025년 연간 수익률은 DB 3.53%, DC 8.47%, IRP 9.44%로,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제도일수록 높은 성과를 기록하였다. 다만 이는 2025년 시장 상승 효과가 반영된 단기 성과로, 5년 평균 장기수익률로 보면 DB 2.81%, DC 3.75%, IRP 3.83%로 그 격차가 축소된다. 10년 평균 수익률에서는 DC와 IRP의 성과가 역전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자산의 운용에서 실적배당상품의 장기적 성과 제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전체 10년 평균 수익률은 2.64% 수준이며 여기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이 2.11%, 실적배당상품이 4.48%를 기록하였다. 실적배당상품의 장기수익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하다가 2022년 전통자산의 동반 하락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 가치 유지의 관점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은 연금자산의 보편적 운용 수단이 될 수 없다. 위험자산에 대한 장기투자가 연금자산의 유의미한 증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투자 신뢰의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적배당형으로의 전환과 증권업으로의 머니무브를 견인하는 핵심 기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편입 확대다. 2024년 퇴직연금계좌의 ETF 잔액은 48.7조원으로 전년 대비 131.9% 증가하여 3년 연속 100%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적배당형 적립금 내 ETF 비중은 2023년 18.3%에서 39.6%로 상승하였으며, 전체 집합투자증권 내 ETF 비중은 41.6%에 이른다. 제도 유형별 ETF 비중은 DC 51.6%, 개인형 IRP 45.9%인 반면 DB는 0.7%에 그쳐, ETF 편입이 DC 및 IRP에 집중되면서 저비용ㆍ분산투자 수단으로 실적배당형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디폴트옵션제도 현황 및 문제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 효과에 대한 평가는 규모보다 운용유형의 편중을 과제로 남기고 있다.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53.3조원 규모로 성장하였으나 안정형에 85.4%(45.5조원)가 집중되어 전체 연간 수익률은 3.69%에 머물렀다. 안정형의 연간 수익률이 2.63%인 반면 중립형은 10.81%를 기록하였음에도 중립형의 적립금 비중은 4.7%에 불과하다. 투자유형별 연간 수익률이 적극투자형 14.9%, 중립투자형 10.8%, 안정투자형 7.47%, 안정형 2.63%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안정형 쏠림을 완화하고 투자성향별 중립ㆍ적극형의 선택을 확대하여 이를 실제 적립금 배분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 틀 내에서 적립금 배분만으로 사전지정운용제도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형 디폴트옵션제도는 선택형 구조와 원리금보장 편중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지정운용제도는 첫째, 가입자가 디폴트 상품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 선택형(opt-in)의 역설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둘째, 원리금보장상품을 포함함으로써 기존의 운용 관행을 제도 안에서 반복하고 있다. 셋째, 자동가입과 비선택자에 대한 자동배분을 전제로 하는 미국식 적격디폴트투자상품(QDIA) 구조와 괴리가 있으며9), 넷째, 연령별 단일 TDF의 자동배정이 어려운 위험성향 중심의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디폴트옵션제도의 실효성은 가입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가 선택하지 않아도 저수익 상품에 방치되지 않고 분산된 위험의 투자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도록 만드는 것이다.10)
생애주기형 자산배분을 자동화하는 타깃데이트펀드(이하 TDF)는 DCㆍIRP의 실적배당 운용과 디폴트옵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년 퇴직연금계좌의 TDF 투자금액은 20.1조원으로 전년 대비 50.0% 증가하였고, 전체 TDF 순자산의 78.5%가 퇴직연금을 경유한다. 2025년 TDF 연간 수익률은 13.7%로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6.5%)의 두 배를 상회하였다. 제도 유형별 집합투자증권 내 TDF 비중은 개인형 IRP 25.3%, DC 16.3%, DB 2.2%로, TDF 역시 DCㆍIRP를 중심으로 편입이 확대되면서 디폴트옵션의 자동 운용 취지와 결합하여 장기투자의 지속적인 리밸런싱 부담을 완화하는 효율적인 투자 수단으로 기능한다.11)
특히 TDF 중심의 적격상품 설계에 있어 유념할 부분은 일반적으로 TDF의 위험수익 특성은 목표일(빈티지)로 규정되나, 상품별 실제 특성은 매우 다양하여 단순히 명칭만으로 위험 수준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펀드를 구성하는 하위 기초자산에 대한 분석, 이른바 룩스루 분석(look-through analysis)이 필요한 이유다.12) GLIDE(2025)에 의하면 퇴직연금의 TDF 순자산은 2030(3.4조원), 2025(2.4조원), 2035(2.4조원) 구간에 투자자산이 집중되어 있으며, 목표일이 멀수록 환노출과 수익률이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동일 빈티지에서도 개별 상품의 글라이드패스는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인다. 빈티지별 평균 주식 비중은 2030년 49.3%에서 2055년 71.7%까지 은퇴시점이 멀수록 높아지는 생애주기 구조를 보이나, 동일 빈티지 상품이라도 주식 비중의 최대-최소 범위가 18~25%p에 이른다. 예컨대 2030 빈티지의 주식 비중 범위는 37.9%~56.2%이고, 2050 빈티지의 경우 54.3%~79.7%에 달한다. 2030 빈티지 TDF의 주식 비중이 2050 TDF보다 높은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평균 글라이드패스와 함께 실제 구성 종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이유다.13)
TDF의 보수 구조 역시 구성 자산과 운용 전략에 의존한다. 국내 TDF의 운용수수료는 9~40bp의 범위를 보이는데, ETF 기반 패시브 시리즈는 9~12bp의 저비용 구조인 반면 액티브ㆍ전략배분형 시리즈는 23~40bp 수준이다. 장기 연금자산에서는 이러한 보수 차이가 누적성과에 직접 반영되므로, 보수는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장기성과의 구조적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앞서 언급한 룩스루 분석을 통해 하위펀드 비용까지 합산하여 비교할 필요가 있다.
4. 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
이상의 제도 현황 분석은 퇴직연금제도의 향후 개편 방향 설정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먼저, 공적이든 사적이든 연금자산의 적극적 운용은 지속가능한 연금제도의 근본 기제라는 점이다. 지난 20년 동안 퇴직연금 적립금이 원리금보장상품에 방치되어 온 배경에는, 이른바 ‘이연된 후불임금’이라는 퇴직급여의 기본 속성이 적립금 운용에 부적절하게 적용된 측면이 있다. 퇴직급여가 후불임금으로서 보전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기업의 도산이나 사회적 채무 등으로부터 임금에 준하는 수준의 최우선 변제를 보장하는 것이지, 적립금의 운용 과정에서 단기적인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공적연금은 재정안정화와 노후소득보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연금개혁 과정에서 기금운용수익률 제고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어야 하고, 퇴직연금은 제도 일원화ㆍ중도누수 차단ㆍ연금화 등 법적 강제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 환경으로써 적립금의 장기수익률 제고가 시현되어야 한다. 연금자산의 효율적 운용에 대한 투자 신뢰가 가입자의 자발적 참여와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전제조건이다.
수익률 제고는 본질적으로 자산배분의 문제이며, 분산된 위험의 글로벌 투자포트폴리오 구축으로 귀결된다.14) 실질 가치 유지의 측면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의 구조적 취약성을 인식하고 장기투자에서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받아들여, 장기투자의 투자시계(investment horizon)에 상응하는 위험프리미엄(risk premium)을 추구함으로써 장기수익률을 제고하고, 자산별ㆍ지역별로 위험의 분산을 담보할 수 있는 글로벌 포트폴리오(global investment portfolio)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금자산의 운용은 개인이 아닌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간접투자와 위탁운용을 극대화하여야 한다. 투자의사결정의 전 과정에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포괄적 위탁운용(OCIO)의 개념이 확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DB형 적립금에 대한 일임투자 허용과 DC형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로보어드바이저 확대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이 운용하는 DC형 적립금을 집합(pooling)하여 전문가가 운용하는 집합운용DC의 도입과 opt-out 방식의 디폴트옵션제도 도입 등이 논의된다. 이러한 제도 개편 방향은 이어서 살펴볼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과 계약형 운용 효율화로 구체화된다.
Ⅲ.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
1. 연기금 지배구조 설계 및 해외사례
기금형 제도 도입 논의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배구조 설계다.15) 연기금(pension fund) 지배구조는 기금의 지배기구(governing body)와 가입자 및 이해관계자 사이의 관계, 그리고 기금이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휘ㆍ관리되는 구조와 절차를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연기금 지배구조를 ‘지배기구와 가입자ㆍ이해관계자 간의 관계 및 목표 달성을 위한 지휘ㆍ관리의 구조와 절차’로 정의하고16), 국제연금감독기구(IOPS)는 ‘기금이 운영ㆍ통제되는 체계로서 참여자 간의 권한과 책임 분배 및 기금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 규칙과 절차’로 규정한다.17)
IOPS의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지배구조 설계의 여섯 가지 축을 제시하고 있다.18) 첫째, 수탁자책임과 적격성으로, 모든 수탁자는 연금회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독립적 판단을 하여야 하며 적격성(fitness and propriety)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감독당국은 지배기구의 전문성ㆍ역량 부족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여 수탁자의 역량 개발과 교육을 핵심 관심사로 삼는다. 둘째, 투명성과 정보공개로, 가입자가 연금권리를 이해하고 감독당국이 효과적으로 감독하도록 운용보고서ㆍ수수료ㆍ위험공시 등을 명확하고 쉽게 공시한다. 셋째, 내부통제와 위험관리로, 체계적 내부통제 시스템과 위험기반 감독을 통해 운영상의 오류ㆍ부정을 방지하고 위험수준에 따라 감독자원을 집중한다. 넷째, 이해상충 관리로, 수탁자가 회원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중요한 거버넌스 위험요인이므로 이를 회피하거나 적절히 관리하고 관련 의무를 법규에 명시한다. 다섯째, 책임성과 규제 준수로, 이사회 의사결정에 명확한 책임성을 부여하고 규제 프레임워크 준수와 성과 모니터링, 수탁자책임의 문서화를 핵심으로 삼는다. 여섯째, 회원 권익보호와 민원처리로, 금융소비자 보호 원칙을 연금감독에 통합하여 복잡한 연금상품에 대한 가입자 신뢰를 제고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에서 주로 참조되는 해외사례는 영국과 호주다. 영국은 2012년, 공공형 기금인 NEST(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를 포함하여 다수의 상업적 연금기금인 마스터 트러스트(Master Trust)를 도입하면서 앞서 살펴본 국제기구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반영하여 지배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의장 및 이사로 구성되는 기금 이사회는 관련 규제에 따라 과반의 독립이사와 독립 의장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감사위원회ㆍ위험관리위원회ㆍ투자위원회를 설치하여 위임사항을 사전 규정하고, 이해상충 관리 정책과 이해관계자 등록부를 운영하며, 가입자ㆍ고용주 패널을 통해 의사결정에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여야 한다. 연금감독청(The Pensions Regulator: TPR)의 인가ㆍ감독을 받고 재무제표는 국가회계검사원(NAO)의 감사를 통해 공공책임을 확보하며, 수탁자에게는 TPR이 제공하는 수탁자 도구(Trustee Toolkit)에 대한 교육 이수와 활용이 의무화된다. 지배구조의 적절성은 연간 자체평가 및 3년 단위 외부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토된다.19)
영국 퇴직연금 지배구조(pension governance)는 기금형에 해당하는 신탁형(trust based)과 계약형(contract based)으로 구분된다. 신탁형은 DB형과 DC형을 포괄하며 운용위원회가 가입자의 이익에 우선하여 자산을 운용하는 신의성실의무를 부담하고, 퇴직연금 자산은 사용자와 원천적으로 분리된다. 반면 계약형은 DC형만 가능하며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시한 계약에 따라 자산이 운용되며 각 계약자가 분리된 계좌를 소유한다. 양자 모두 TPR과 금융행위감독청(FCA)의 규제를 받는다.
영국 신탁형 연금의 대표적 사례가 DC형 마스터 트러스트다. TPR은 ‘2025 DC Landscape’에서 마스터 트러스트의 전체 운용규모를 £211.5bn으로 발표하였으며, 이후 결산 시점을 2025년 12월 말 동일 기준으로 정렬하여 영국 DC형 마스터 트러스트의 공식적인 운용규모를 £279.9bn으로 보고하였다.20) 2025년 말 현재 29개의 마스터 트러스트가 등록되어 있으며 약 3,010만 개의 가입계좌를 보유하고 있다.21) 이 중 상위 5개 기관22)의 운용규모가 전체 마스터 트러스트 시장의 64%를 차지하고 있어 후술하는 호주 수퍼에뉴에이션 사례와 유사하게 대형 기금으로의 집중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기금형 제도 도입 논의에서 공공형 기금으로 설립된 NEST 사례가 중요하게 참조된다. NEST는 전체 마스터 트러스트 계좌의 45.5%를 차지하는 일종의 자동가입 기금(auto-enrollment master trust)의 역할이나, 운용규모 기준 시장 점유율은 19.0% 수준이다.23) 이는 공공형인 NEST의 가입자 특성과 평균 적립금 규모가 다른 상업용(commercial) 마스터 트러스트와는 차별적이어서 민간 금융기관과의 경쟁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24) 민간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마스터 트러스트 제도에서 공공기관으로 설립된 NEST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소형 계좌라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NEST 설립을 위한 정부의 초기 재정 지원 역시 이러한 공공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금형 제도 도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벤치마킹 대상은 호주다. 호주 Superannuation 펀드의 지배구조는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의 동등 대표 이사회를 기본으로 하며, 최근에는 독립 의장 선임과 독립이사 추가가 강화되는 추세다. 위험ㆍ준법위원회가 전사 리스크관리ㆍ컴플라이언스ㆍ이해상충을 감독하고, 감사위원회와 투자위원회가 각각 재무보고 검증과 투자전략 심의를 담당한다. 엄격한 법적 충실의무와 이해상충 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연례보고서를 통해 운용성과ㆍ보수ㆍ수수료를 상세 공시하며 거버넌스 코드 준수 보고로 투명성을 확보한다.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이 상시 감독ㆍ검사하며 거버넌스가 미흡할 경우 시정명령과 이사 자격 박탈 등 제재가 가능하고, 가입자 최선의 재무이익과 선관주의 의무(prudential duty)를 명확히 규정하여 이사의 위법 시 민형사 처벌과 자격상실이 가능하다. 사전에 정교하게 설정된(Fit & Proper) 기준에 따라 이사 적격성을 지속 관리하고 임기 제한과 후계 계획으로 이사회 활력을 제고하는 것이 호주 Superannuation 지배구조 설계의 기본 방향이다.25)
호주 Superannuation 제도의 성공 요인은 제도 운영 및 기금운용에 있어 민간 금융기관의 적극적 참여다. 하지만 이는 기금형 제도 도입을 모색하고 있는 우리가 바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퇴직연금기금 지배구조 설계에서 노동ㆍ사회정책적 관점의 제도 운영과 엄격한 금융ㆍ건전성 감독(prudential supervision)이 요구되는 기금운용의 제도적 조화는 매우 어렵고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호주는 기금운용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을 단순히 금융사업자로서가 아니라 별도의 수탁법인 면허(Registrable Superannuation Entity: RSE)를 취득한 별도의 인가기관(licensee)으로 정의하였다. 우리 기금형 제도에서도 수탁법인을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획득한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려는 이유다. 다만, 이러한 수탁법인에 대한 감독 기능을 이원화할 것인가 단일화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후술하는 일본은 노동ㆍ사회정책적 감독은 후생노동성에, 금융ㆍ건전성 감독은 금융청으로 이원화된 반면, 호주는 건전성감독청(APRA)의 신설로 일원화한 사례다. 통합형의 경우 어떤 정부 부처 산하로 배치할 것이냐의 문제도 제기된다. 호주 건전성감독청은 재무부 산하의 독립기관이다. IOPS의 연금감독 원칙은 전문감독형 또는 통합형 등 다양한 형태의 감독 구조가 모두 가능한 것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중요한 것은 단일화냐 이원화냐가 아니라 감독 기구의 독립성과 기금의 재무적 건전성에 대한 최종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호주의 기금선택제(Super Choice)는 적립금의 운용 구조 설계에 있어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호주는 1992년 Superannuation 제도를 설계하면서 다양한 층위의 기금선택제와 디폴트(default) 개념26)을 통해 구현되는 기금 간 운용 경쟁을 제도의 핵심으로 삼았다. 기금 유형은 기업이 자체 설립한 기업형(Corporate), 특정 산업의 근로자를 위한 산업형(Industry), 정부ㆍ공공부문의 공적기금(Public Sector), 금융회사가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소매형(Retail), 가입자가 수탁자가 되는 자기관리기금(SMSFs)으로 구분된다. 기업 주도의 비영리 기금과 금융기관 주도의 영리 기금이 경쟁하는 구조다.27)
기금선택제하에서 호주의 Superannuation은 기금 간 경쟁을 통해 대형화ㆍ과점화되는 경향을 보였다.28) 경쟁 관계인 기업형은 축소되고 산업형은 확대되었으며, 가입 대상을 공공기관으로 한정하는 공공형은 쇠퇴하였다. APRA가 발표하는 분기 통계를 보면, 기금의 개수는 2017년 소매형 117개ㆍ산업형 40개ㆍ공공형 37개ㆍ기업형 25개로 총 219개에서 2023년에는 각각 66개ㆍ22개ㆍ28개ㆍ8개, 총 124개 기금으로 크게 감소하였다.29) 주목할 점은 운용규모가 커질수록 장기수익률(10년 평균)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된다는 것이다.30) APRA 자료에 따르면 산업형 기금의 10년 평균 연환산 수익률은 기업형 기금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직접적 경쟁 관계인 산업형과 기업형 간 장기수익률 격차는 2017년 38bp(4.90% 대 4.52%)에서 2023년 96bp(7.53% 대 6.57%)로 확대되었으며, 2025년에는 102bp(7.16% 대 6.14%)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장기수익률 차이는 유형 간 경쟁 및 이로 인한 기금 통합의 직접적인 배경이 된다.
DC형 기금형 제도에서는 자금의 집합운용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을 강조한다. 호주 Superannuation 제도에서는 개별 펀드가 제공하는 단 하나의 디폴트옵션, 즉 MySuper가 일종의 집합운용DC 개념으로 작동한다.31) 기금선택제하에서 개별 기금이 제공하는 디폴트옵션의 성과는 바로 기금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인식된다. Superannuation 전체의 자산배분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비중은 4:6이고 대체투자 비중은 19%였으나, 2023년에는 각각 3:7, 23%로 보다 적극적인 운용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MySuper의 2023년 투자성향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비중이 2:8, 대체투자 비중이 25%로 한층 공격적이다. 전문적인 집합운용과 위험관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위험프리미엄을 수취함으로써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금 차원의 노력으로 사료된다.
기금형 제도 관련 해외사례가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본의 퇴직연금 지배구조는 기금형(Fund-Type)과 규약형(Agreement Type)으로 구분된다. 규약형은 기업(사용자)이 수탁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어 부담금을 납입하고 지급을 지시하는 구조이며, 기금형은 별도의 기금이 집행기관(이사장ㆍ이사ㆍ감사)과 대의원회를 갖추고 연금규약에 따라 수탁 금융기관과 계약하는 구조이다.32) 일본은 2012년 AIJ 사건을 통해 부실한 지배구조의 위험을 경험하였다. AIJ 사건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맡긴 퇴직연금기금(EPF) 자산을 금융회사가 파생금융상품 등 대체상품에 불법 투자하여 원금의 약 90% 손실을 초래한 사건으로, 여기에 가입한 연기금이 연쇄 파산하면서 은퇴자금을 맡긴 가입자들이 노후파산에 직면하였다. 그 원인은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도덕적 해이, 주의 부족, 업무 태만과 다양한 불법 행위에 있었다. 32개 연기금에서 사업비 잉여금의 불법 위험자산 투자, 위원회 회의 출석 태만 및 회의결과 미기록, 금품수수와 횡령, 사무국의 업무ㆍ주의 태만, 감사결과 누락 등이 확인되었다. 이에 일본은 후생노동성 주도로 자산운용 방법 개선과 사후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 퇴직연금 관련 법규를 개정하였으며, 금융청은 금융상품거래법규 개정 등 지배구조 개선을 시행하였다.33) 서구에 비해 연금자산의 운용 환경과 연금제도의 발전 궤적이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경험은 기금형 지배구조 설계에 있어 반면교사로서의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2. 기금형 제도 도입 경과
우리나라 퇴직급여제도는 1973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제도로 시작되었다. 이후, 기업의 도산으로부터 근로자의 수급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 사외적립을 의무화하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었다. 사외적립된 적립금의 관리와 연금제도의 운영은 민간 금융기관인 퇴직연금사업자와 사용자와의 계약을 통해 실행된다. 이른바 계약형 지배구조의 퇴직연금제도를 의미한다. 앞서 2장에서 살펴본 현행 퇴직연금제도의 제반 문제점, 특히 저조한 운용수익률 등이 지배구조의 한계에 기인한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2022년 중소ㆍ영세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사각지대 해소라는 정책 목적하에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이 도입되었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은 기존 퇴직연금사업자인 근로복지공단이 OCIO 위탁운용을 통해 집합운용DC 방식으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다.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정부ㆍ사용자ㆍ근로자 대표 등 10~15명 규모의 운영위원회이며, 집행위원회 조직으로 5인 이내의 자산운용위원회를 둔다. 상시 50명 이하 중소기업의 사용자와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으로 기금을 조성하되 근로복지공단이 별도의 수탁법인 설립 없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하에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34) 최근 기금형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가입 대상 사업장의 확대(100인~300인 미만 사업장)와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 중소기업퇴직연금공단 설립 등 공공형 기금의 대상 근로자와 운용주체에 대한 논의가 주요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여 퇴직연금 관리ㆍ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집합운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민간 금융기관의 운용 경쟁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5년 상반기 도입 추진 자문단과 하반기 노사정 TF의 논의를 거쳐 2026년 2월 6일 제도개선에 대한 노사정 공동선언이 이루어졌다.35) 합의의 핵심은 계약형과의 병행, 가입자 선택권, 다양한 기금 유형, 수탁자책임, 사외적립 확대 등이다. 2026년 상반기 이행작업반의 논의를 거쳐 연내에 유형별 세부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사정 TF 공동선언의 핵심 합의사항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복수 지배구조로서 계약형 배제나 기금형 일원화가 아닌 병존을 통해 사업장과 가입자의 선택권을 확대한다. 둘째, 기금형 퇴직연금의 적용대상을 DC형으로 설정하여 개인 운용위험을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셋째, 금융기관 개방형ㆍ비영리 연합형ㆍ공공기관 개방형의 3개 기금 유형으로 제도 목적과 운영주체를 차등화한다. 넷째, 안전관리와 합리적 위험수준의 적정수익을 추구하되 정책목적 등 가입자 이익과 무관한 활용을 금지한다. 다섯째, 수탁자책임의 법제화, 내부통제, 이해상충 방지와 함께 독립 이사회 및 별도의 전문운용기구를 통해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 한다. 이행작업반의 전문가 논의는 철저히 공동선언문에 기반하여 진행되었다.
기금형 제도 도입의 의의는 단순히 상품의 변경이 아니라 연금자산의 관리에 있어 의사결정 및 책임구조의 변화에 있다. 계약형에서는 제도 관리를 퇴직연금사업자가, 적립금 운용은 금융회사와 가입자 선택으로, 의사결정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담당한다. 감독은 사업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경쟁은 상품 및 사업자 단위에서 전개된다. 반면 기금형에서는 관리를 수탁법인이, 운용을 기금위원회와 위탁운용이, 의사결정을 이사회ㆍ운용위원회가 담당하고 감독이 개별 기금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경쟁이 지배구조ㆍ성과ㆍ비용 단위로 전환된다.
3. 기금 유형별 제도 설계36)
기금형 퇴직연금은 단일 모델보다 목적이 상이한 복수 유형의 병존을 지향한다. 따라서 기금 유형별 제도 설계는 유형 간 경쟁의 관점이 아니라, 개별 유형이 지향하는 제도 목적이 온전히 달성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비영리 연합형은 산업ㆍ직종ㆍ단체를 기반으로 공동의 가입 기반과 대표성을 갖춘 비영리 수탁법인을 통해 공동운영하는 유형으로, 동질 집단 근로자의 연대와 이를 통해 연금 급여 지급까지 연결되는 제도의 확장성을 지향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영리형으로 설계된 기금 수탁법인을 통해 가입자가 기금과 상품을 선택하고 금융기관의 전문적 운용역량과 경쟁을 활용하는 유형으로, 경쟁 촉진과 이해상충 규율을 통해 차별적인 수익성과 제고를 지향한다. 공공형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이나 영국의 NEST처럼 공공기관이 수탁 또는 관리 기능을 담당하여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ㆍ영세사업장 근로자가 상업성으로 차별받지 않고 퇴직연금제도에 원활히 편입될 수 있도록 보편적 접근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안정적 수익성과 달성을 지향한다. 지향하는 바가 상이한 개별 유형은 각각의 제도 목적이 원활히 달성될 수 있는 방향으로 수탁법인의 지배구조와 규율ㆍ규제 체계가 설계됨으로써 기금형 제도 도입의 의의와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비영리 연합형은 공통 기반을 가진 사업장의 연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지속 가능한 공동기금을 정책 목적으로 한다. 비영리 연합형의 성공요건은 연대의 대표성 확장과 운용 전문성의 분리에 있다. 산업ㆍ업종ㆍ지역 등 지속 가능한 공동기반을 실체로 하여 단순한 규모 확보를 위한 임의적 결합을 배제하고, 이사회의 전략ㆍ감독과 전문기구의 운용을 분리하며 노사 추천 전문가를 포함한 상근 전문조직을 두고, 노사 동수 참여와 가입자 의견 반영을 통해 대표성을 확보하되 노사관계 의제와 기금운영 의제를 엄격히 분리하며, 가입ㆍ탈퇴ㆍ기금 이동의 명확한 규칙과 함께 동질 집단의 연대를 통해 급여 지급의 위험을 공유하는 유럽형 집합운용DC(CDC) 제도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열어두어야 한다.
비영리 연합형 기금의 설립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사용자) 입장에서는 DC형 기금 설립에 대한 실질적 동인은 부족한 반면 기금운용에 따른 직간접적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 DC형 제도의 경우 계약형에서는 사용자가 부담금을 납부하고 나면 급여 지급에 있어 사용자의 책임은 완전하게 절연되지만, 기금형에서는 노사 합의로 설립하는 기금 수탁법인의 유지 관리에 있어 사용자의 역할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영리 연합형에도 공공형과 유사하게 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비영리 연합형 기금을 설립할 실질적 동인은 사내 복지제도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퇴직급여제도는 사용자 입장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법정 제도이기는 하나, 임의 제도인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기금형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잘 만들어진 퇴직연금기금은 우수 인력을 유치ㆍ유지하는데 효율적인 사내 복지수단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비영리 연합형이 급여 지급까지 연결되는 유럽형 CDC 제도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금융기관의 전문 운용 역량과 기금 간 경쟁을 통한 연금자산의 효율적 증식을 목적으로 한다. 영리형 수탁법인으로 설립되는 금융기관 개방형의 성공요건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수익률 제고와 비례적 이해상충 규율에 있다. 단일 또는 그룹 차원으로 참여하는 금융기관 영리형 수탁법인의 설립 기준으로 자본ㆍ인력ㆍ시스템ㆍ건전성 요건을 어떻게 강제하느냐가 관건이다. 규율ㆍ규제 측면에서는 금융기관의 운용 경쟁력은 유지하면서도 영리형 기금의 과도한 이익 추구 성향을 적정하게 통제하고 모회사ㆍ계열사 상품 편향을 방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자산운용ㆍ리스크관리ㆍITㆍ판매망 등 그룹 차원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중복투자를 최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되, 그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이해상충 가능성을 통제하기 위한 규율의 방향은 자기계열 편향의 무조건적 금지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가입자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수탁자책임 강화에 두어야 한다. 즉, 계열사 거래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의 가능성을 전면 금지로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제도적으로는 허용하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의사결정이 가입자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입증책임을 수탁법인에 부과하는 방향으로 규율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는 독립이사 과반과 가입자 추천 이사를 필수로 규정하고, 주간운용사ㆍ하위운용사의 참여 규율과 정보ㆍ시스템 공유 및 재위탁 기준을 마련하며, 위험조정 성과ㆍ비용ㆍ서비스 공시와 책임담보능력 확충, 저성과 기금의 시정ㆍ퇴출과 가입자 이동권 강화 등을 통해 합리적인 경쟁 환경을 규율해야 한다. 금융기관 개방형의 기금운용 목적은 통제된 위험하에서 적극적 운용을 통한 장기수익률 제고로 연금자산을 실질적으로 증식시키는 것이다.
공공형 기금의 성공요건은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된 정책수단에 있다. 정책 목적은 중소ㆍ영세 사업장 근로자의 최소 수급권과 강제적으로 제도 전환되는 근로자의 보편적 운용 수단 확보다. 최근 법 개정을 통해 1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 대상이 확대되었으며,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은 공공형 기금의 가입 대상을 300인 이하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37) 이에 공공형 기금의 관리 주체인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장 규모별 전환 일정과 선택 구조를 두며 전국민 IRP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은 중소기업 부담 완화와 저소득 근로자 적립 지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공공형 기금의 운용 체계는 집합운용DC와 개인계정 관리의 정합성, 순서위험(sequence risk) 완화와 급여(annuity) 지급 확대, 외부위탁ㆍOCIOㆍ성과평가 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운용주체가 공공기관임을 감안하여 전문인력ㆍOCIOㆍ외부운용사를 활용하여 성과책임을 명확히 하며, 가입률ㆍ적립 지속성ㆍ비용ㆍ수익률을 균형 있게 평가하여 공공성 명분에 따른 저성과의 용인을 방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저한 수익률 제고가 공공형의 유형 경쟁력으로 강조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공공형 유형 제도 성공의 판단기준은 기금 규모가 아니라 사각지대 감소와 안정적 수급권 확보임을 강조한다.
공공형 기금에서는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제도 참여가 논란이 되고 있다. 퇴직연금의 운용을 국민연금에 맡기자는, 이른바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는 퇴직연금기금’ 도입과 함께 퇴직연금 수탁법인의 외부전담운용(OCIO) 위탁운용사로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주장하는 퇴직연금 시장 진입의 당위성은 공단이 지금까지 운영해 온 국민연금기금의 높은 운용수익률과 공단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낮은 운영보수를 전제로 한다.38) 이러한 전제는 국민연금기금의 현행 포트폴리오에 퇴직연금을 그대로 추가하여 동일하게 운용할 수 있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집합운용은 불가능하다. 운용의 목적과 허용위험이 상이한 두 기금을 동일 포트폴리오로 운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운용성과와 급여 수준이 무관한 DB형 공적연금과 근로자 개개인의 퇴직 시점에 상응하는 기간수익률로 급여 수준이 결정되는 DC형 퇴직연금의 최적 포트폴리오는 매우 상이하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려는 DC형 적립금의 속성은 국민연금기금이 아닌 근로복지공단이 운용하고 있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과 동일하다. 자금의 속성이 동일하면 유사한 자산배분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수익률의 90% 이상은 자산배분으로 결정된다.39) 따라서 두 기관의 퇴직연금기금 포트폴리오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수익성과는 6%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나, 이는 제도 설립 이후 운용시장의 우호적 환경이 유지됨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중장기자산배분 및 포트폴리오 구성을 감안하면 기금의 장기 기대수익률은 4% 초반을 넘기 어렵다. 이는 특히 노사정 TF에서 공공형 위주의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주장하는 노동계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다음은 비용 부분이다.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기금과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운용할 수 없다면 국민연금공단은 공단 내부에 별도의 운용조직을 설치하고, 추가적인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독립적인 운용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이 주장하는 저렴한 비용의 이점이 근로복지공단 대비 차별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공단의 기존 인력과 조직, 운용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고정비용(간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은 가정이며, 공공기관으로서 가능한 저렴한 운용보수(직접비용)는 결국 간접적인 정부 재정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근로복지공단의 경우와 차별성이 없게 된다.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수탁법인의 외부 위탁운용에 OCIO 운용사로 참여하는 방안은 더욱 부적절하다. OCIO 시장은 일임운용 형태의 전형적인 민간 자산운용 시장이다. 특정 성격의 자금 운용에 있어 공공기관이 민간 금융기관보다 운용 효율적이라고 주장할 이론적ㆍ실증적 근거는 부재하다. 설사 공공기관의 운용 효율성이 더 높다고 하더라도 자산운용 시장에서 공공이 민간을 구축하는 상황은 그 잠재적 가능성만으로도 적극 회피되어야 할 사안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민연금공단이 제시하는 다양한 형태의 참여 방안 모두 공공이 민간 시장에 개입할 때 전제되어야 할 논리적 당위성은 부족한 반면 민간시장 구축이라는 부정적 우려는 확정적이다. 여러 층위의 연금을 쌓아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려는 다층연금체계의 취지에 비추어서도 개별 연금제도의 운용 주체가 중첩되는 상황은 회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서 살펴본 해외사례에서는 성공적 기금형 제도는 기금 간 경쟁의 산물임을 시사하고 있다. 유효한 경쟁 환경은 기금 간 원활한 이동을 전제로 한다.40) 기금형 제도에서 지배구조ㆍ운용ㆍ보관ㆍ기록관리 등의 업무는 분리가 기본이다. 사용자대표ㆍ근로자대표ㆍ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이사회와 기금운용위원회ㆍ사무국을 갖춘 수탁법인이 퇴직연금기금의 직접운용ㆍ간접운용, 기금형 규약ㆍ수탁회사 정관, 개인별 권리 기록을 담당하고, 자산운용기관ㆍ자산보관기관ㆍ기록관리기관(RK)에 각각의 기능을 위탁하며 감독기관의 감독을 받는다. 여기에서 강조되는 것이 후선 업무의 표준화다. 단일 표준에 따라 정보가 처리되는 퇴직연금 플랫폼을 통해 운용관리기관의 운용지시와 자산관리기관의 지시 이행 및 급여 지급, 상품제공기관의 상품거래가 표준화되면 근로자ㆍ사용자에게는 정확한 처리와 사업자 간 이동의 기반이, 퇴직연금사업자에게는 중복 개발ㆍ수작업ㆍ오류 위험의 감소가 이루어진다. 후선 업무의 표준화는 궁극적으로 가입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운용지시의 표준화된 전달과 결과 확인으로 처리 오류ㆍ지연이 감소하고 계좌이체ㆍ계약이전에서 사업자 변경 절차가 자동화되어 선택권과 이동 편의가 제고될 수 있다. 실물이전을 통해 상품 매도 없는 이전이 가능해져 거래비용과 운용공백이 완화되고 폐업 사업장의 미청구 연금에 대한 적립금 조회ㆍ안내로 수급권 회복이 지원된다. 이러한 효율성의 최종 수혜자는 적립금의 소유자인 가입자다.
Ⅳ.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
1. 기금형과 계약형의 병존
기금형 도입 이후 우리 퇴직급여제도의 미래는 퇴직연금으로 단일화되고41), 퇴직연금은 기금형과 계약형이 병존하는 구도로 그려진다. 제도 도입 후 계약형에서 기금형으로의 전환이 이어지겠으나, 장기적으로 계약형 지배구조는 시장의 상당 부분(50% 이상)에서 병존할 것으로 보인다.42) 기금형 제도의 도입과 함께 계약형 운용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계약형 지배구조에서는 사전지정운용제도의 구조 개편, DB형 적립금의 일임위탁(OCIO) 확대, 사업자 평가ㆍ비교공시 개선이 요구된다. 여기에 선택 가능한 지배구조로서 수탁법인의 실질적 운용책임을 지는 기금형이 추가되어 기금 간 성과ㆍ서비스 경쟁과 규모의 경제 및 장기 자산배분이 이루어짐으로써 복수 지배구조를 통한 가입자 후생 개선이 달성될 수 있다.
2. DB형 적립금 운용의 효율성 제고
계약형 DB 적립금 운용의 효율화는 적립금운용위원회의 구성과 적립금운용계획서(IPS) 작성의 의무화에서 출발한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도입한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립금운용위원회 구성을 시행령에 위임하되, 근로자 대표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최소적립률 미충족의 경우 운용 관련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필수로 한다.43) 미국, 일본, 유럽 등의 기업연금에서는 적립금운영위원회 구성이 일반화되어 있다. 사용자는 적립금운용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적립금운용계획서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할 의무를 지며, 이 계획서에는 자산운용체계ㆍ목표수익률ㆍ허용위험한도ㆍ자산배분ㆍ성과평가 등 포괄적 적립금 운용 지침이 담기고 연 1회 이상의 리뷰가 의무화된다. 이는 DB형 적립금의 운용은 현행 계약형에서도 기금형과 유사한 지배구조가 제도적으로 확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적립금운용위원회의 활동이 대부분 형식적 수준에 머무른 이유는 DB형 적립금의 적극적 운용에 대한 사용자의 재무적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사업장의 최소적립의무 미달에 대한 감독 당국의 과징금 확대 및 적극적 부과 조치가 강화되면, 사용자 입장에서 이는 추가적인 재무적 부담이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현실이 된다는 뜻이다.
임금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DB형 적립금의 운용수익률이 기업의 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최근 보다 적극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적립금 운용 방안으로 OCIO 위탁운용을 검토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44)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사업장의 DB형 적립금 운용에서 OCIO 위탁 방식이 적극적으로 확산되지 않는 이유로 퇴직연금의 운용 규제가 지적된다. OCIO 위탁운용의 본질은 집합투자가 아닌 일임투자인데,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은 제도적으로 집합투자기구(펀드)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적립금운용위원회에 의해 운용되는 대규모 사업장의 DB형 적립금은 일종의 기관 자금에 해당한다. 기관투자자의 운용에 DC형 개인투자자와 동일한 운용 규제가 부과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DC형에 대해서는 일임투자가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으로 한정하여 단계적으로 도입되더라도, DB형에서는 OCIO 형태의 일임위탁이 전면적으로 허용될 필요가 있다. OCIO 방식의 DB형 적립금 운용은 계약형 지배구조하에서도 기금형 도입과 유사한 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DB형 적립금의 OCIO 운용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자산부채관리(ALM)에 기반한 자산배분 역량이다.45) 완전적립방식(fully funded system)의 DB형 퇴직연금에서는 부채가 명확히 정의되는데, 임금상승률로 증가하는 이러한 연금 부채와 자산 수익률과의 차이(gap), 이른바 ALM 위험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OCIO 방식으로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위탁 기관 또는 위탁 자금의 속성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퇴직연금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금융기관은 OCIO 위탁운용을 포함한 투자일임업의 본질적 속성이 ‘투자자의 재산 상태나 투자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포트폴리오 자산관리’임을 유념하여야 한다.46)
3. DC형 디폴트옵션제도의 전면 개편
DC형 퇴직연금에서 디폴트옵션의 목적은 가입자의 무관심으로 인한 저성과 상품 방치를 차단하고 분산된 위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현행 opt-in 방식의 사전지정운용제도가 opt-out 방식의 디폴트제도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개편하여야 한다.47) 우선 100% 원리금보장상품으로만 구성된 디폴트옵션은 적격상품 승인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험등급별(안정투자형ㆍ중립투자형ㆍ적극투자형)로 오직 1개의 사업자 대표상품만을 제시함으로써 근로자 개인의 위험성향이 특정된 이후에는 추가적인 선택 부담이 부과되지 않아야 한다. 이는 동시에 디폴트옵션의 성과에서 가입자의 선택이 아닌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량과 책임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계약형 제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운용 경쟁 부재’ 문제를 완화하는 제도적 단초가 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의 적격상품은 자산배분펀드 중심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TDF(Target Date Fund)와 TRF(Target Risk Fund)는 연금자산 운용에 특화된 장기투자형 자산배분펀드다. 디폴트옵션의 적격상품 설정에서 TDF는 단일펀드 또는 동일 빈티지 포트폴리오로만 한정하고, 위험 적합형은 TRF를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개별 근로자의 은퇴시점에 부합하는 TDF 상품 선택 시 추가적인 적합성 원칙 검토는 불필요하다. 정책적으로 연령 기반은 단일 빈티지 TDF로, 위험량 기반은 TRF형 상품으로 매핑하고 사후 성과평가를 제도화하여 적격성 평가와 승인관리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디폴트옵션제도 개편의 핵심은 상품의 확대가 아니라 가입자 속성, 운용경로, 사후평가가 하나의 구조로 작동하게 만드는 데 있다. 실적배당형의 핵심 상품으로 TDF가 적극 활용되고 있으나, 빈티지ㆍ글라이드패스ㆍ보수 구조에 있어 펀드 구성 종목에 대한 룩스루 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순히 은퇴시점으로 표시되는 TDF 명칭에 우선하여 룩스루 기반의 적격성 평가를 통한 글라이드패스, 하위펀드 비용, 성과, 리밸런싱 규율의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후 평가와 관리를 통해 디폴트옵션제도가 수익률 제고로 이어지도록 상품 승인과 변경 및 취소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 TDF의 비용ㆍ성과ㆍ위험 공시를 강화해야 디폴트옵션제도가 장기성과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디폴트옵션제도의 핵심은 opt-out이라는 넛지(nudge)48)에 있음을 주지하고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 논의와 병행하여 opt-out 방식의 디폴트 속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디폴트옵션제도를 전면 개편하여야 한다.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초고령사회에서 퇴직연금 개편의 출발점은 공적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국민연금의 재정 제약 속에서 퇴직연금이 다층연금체계의 필수 축으로 기능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500조원을 넘어선 적립금 규모에도 원리금보장상품 편중과 낮은 장기수익률, 형식적 디폴트옵션이 제도 목적을 제약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퇴직연금의 정책 목표는 단순한 적립금 확대가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통해 근로자의 실질적인 연금자산을 증식하고, 이를 은퇴 이후 안정적인 소득으로 전환하는 데 두어야 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실제 노후소득으로 전환되도록 운용체계와 수급구조를 함께 바꾸는 것이 제도 개편 논의의 핵심 방향이다.
가장 중요한 정책 방향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저축에서 장기투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원리금보장상품은 퇴직연금의 지속적인 운용 수단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장기 연금자산은 투자시계에 상응하는 위험프리미엄을 수취하되 자산별ㆍ지역별 분산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글로벌 투자포트폴리오로 운용되어야 한다. 특히 개인에게 과도한 투자판단 책임을 부과하기보다는 간접투자와 위탁운용을 확대하여 전문적인 자산배분 역량이 연금자산 운용에 최대한 활용되도록 제도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 제고는 단순한 상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의 문제다. OECD와 IOPS의 원칙, 영국 마스터 트러스트와 호주 Superannuation 사례는 독립적 지배기구, 수탁자책임, 이해상충 관리, 정보공개와 감독이 결합될 때 기금형 제도가 규모의 경제와 운용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사정 합의에서 제시된 공공형ㆍ비영리 연합형ㆍ금융기관 개방형의 복수 기금은 각각의 제도 목적에 맞게 차별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공공형은 중소ㆍ영세사업장의 사각지대 해소와 안정적인 수급권 확보가 우선되어야 하며, 기금 규모나 높은 수익률 자체가 성과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비영리 연합형은 산업ㆍ직종ㆍ단체 등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연대와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급여 지급까지 위험을 공유하는 집합운용DC(CDC)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확장성을 지향하여야 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민간 금융기관의 전문성과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장기수익률을 제고하되, 계열사 상품 편향 등 이해상충 문제는 원천적 차단보다는 수탁자책임과 투명한 공시를 통해 관리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갖는 기금 유형을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보다 공공형은 가입률과 수급권, 비영리 연합형은 지속성과 확장성, 금융기관 개방형은 위험조정 장기수익률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금형 도입만으로 현행 퇴직연금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기금형 도입 이후에도 계약형 퇴직연금이 상당 기간 병존한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의 운용 효율화가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DB형에서는 적립금운용위원회와 IPS를 실질화하고 OCIO 일임운용의 허용과 ALM 기반 자산배분이 강화되어야 한다. DC형에서는 현행 사전지정운용제도를 실질적인 디폴트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입자가 디폴트상품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 현행 opt-in 구조에서 벗어나 비선택자의 자산이 자동으로 장기 분산투자되도록 opt-out 방식의 넛지를 강화하여야 한다.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적격상품 구조를 개편하고 TDFㆍTRF 등 장기 자산배분펀드를 중심으로 단순하고 명확한 대표상품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계약형과 기금형은 대체가 아니라 보완 관계다. 이 점이 바로 복수 지배구조 전략 설계의 핵심이다.
이러한 제도 개편은 퇴직연금사업자와 자산운용업의 경쟁구조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향후 퇴직연금시장의 경쟁은 상품 판매나 단기 수익률 경쟁에서 지배구조, 자산배분, 위험관리, 비용 및 장기 운용성과를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은 단순한 상품제공기관에서 가입자의 연금자산에 대해 실질적인 운용책임을 부담하는 수탁기관으로 역할을 전환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자산배분ㆍALMㆍOCIOㆍTDF 운용 및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 평가와 비교공시 역시 적립금 규모나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위험조정성과, 비용, 서비스 품질 및 수탁자책임 이행 수준을 가입자가 쉽게 비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퇴직연금제도 개편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금형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실질적으로 증대시키는 데 있다. 기금형과 계약형이라는 복수의 지배구조가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전문적 자산배분과 수탁자책임을 통해 장기 운용성과를 제고하며, 그 성과가 안정적인 연금급여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는 공적연금의 재정적 부담이 확대되는 초고령사회에서 다층노후소득보장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국민연금기금의 감소가 자본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다.
1) 행정안정부(2024. 12. 24)
2)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2023)
3) 이는 2025년 모수개혁 및 최근 3년 동안의 높은 운용수익 등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2028년 실시 예정인 6차 재정계산에서 핵심 이슈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4) 이를 부과방식비용률이라 하며, 해당 추계에서는 인구 전망에 대한 중위 가정하에서 2060년 29.8%, 2070년 33.4%, 2078년에 최고점인 3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2023).
5) World Bank(1994)
6) 남재우(2025)
7) 국민연금공단(2026. 2. 27), 고용노동부ㆍ금감원(2026. 5. 20), 금융위ㆍ금감원(2026. 6. 18)
8)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2026. 5. 20)
9) U.S. Department of Labor(2007)
10) 남재우(2023)
11)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2026)
12) BIS는 룩스루 분석을 ‘펀드나 재간접펀드의 외형적인 편입 내역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펀드가 보유한 하위 펀드 또는 최종 기초자산까지 단계적으로 분해하여 실질적인 자산배분과 위험노출을 파악하는 분석 방법’으로 정의한다(BCBS, 2013).
13) GLIDE(2025)
14) Brinson et al.(1986), Ibbotson & Kaplan(2000)
15) OECD(2016)
16) OECD(2009)
17) IOPS(2010)
18) OECDㆍIOPS(2011)
19) The Pensions Regulator(2018)
20) TPR(2026b)
21) TPR(2026a)에서는 등록 기관이 30개로 보고하였으나 지속적인 시장통합(wind-up)으로 TPR(2026b)에서는 29개로 축소되었으며 통합 예정기관을 제외하고 28개 기관을 대상으로 관련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22) NEST, L&G, People’s Pension, LifeSight, Aviva Master Trust
23) DWP(2022), NEST Corporation(2025)
24)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계좌 당 평균 자산 규모’를 계산해 보면 2025년 말 기준으로 NEST는 £3,900 수준인데 비해 LifeSight는 £61,700로 15배가 넘는다.
25) APRA, SPG 510 Governance
26) Thaler & Benartzi(2004)
27) Australian Treasury(2010b)
28) APRA Quarterly Superannuation Performance Statistics
29) 최근 통계를 보면, 2025년 6월 말 기준 각각 48개ㆍ20개ㆍ27개ㆍ2개로, 총 97개 기금으로 더욱 감소하였다(APRA, 2026).
30) 남재우(2026a)는 운용규모와 수익률의 상관계수를 0.48로 추정하였다.
31) Australian Treasury(2010a)
32) Ministry of Health, Labour and Welfare(2014)
33) SESC Japan(2012), MHLW(2014)
34) 고용노동부(2026. 3. 25)
35) 고용노동부(2026. 2. 6)
36) 남재우(2026b)
37) 고용노동부ㆍ근로복지공단(2026. 7. 22)
38) 국민연금공단(2026. 2. 27)
39) Ibbotson & Kaplan(2000)
40)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2024. 10. 10)
41) 노사정TF 공동선언문은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과 함께 퇴직금제도의 퇴직연금으로의 강제 전환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42) 기금형 제도는 DC 및 IRP를 대상으로 하며, 계약형으로 운용되는 DB형 적립금은 장기적으로 3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DC 및 IRP에서는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계약형 지배구조가 보다 적합하기 때문이다.
43) 고용노동부(2022. 4. 12)
44) 남재우(2026a)
45) Sharpe & Tint(1990)
46) 남재우(2024a)
47) 남재우(2023)
48) Madrian & Shea(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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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23일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1) 노인인구 비중이 7%(고령화사회, 2000년)에서 14%(고령사회, 2017년)를 거쳐 20%(초고령사회, 2024년)에 이르기까지의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다. 이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이른바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세대 간 부양을 전제로 하는 노후소득보장 체계 전반에 근본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이미 통계로 확인된다. 국민연금기금 제5차 재정계산(2023)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대비 고령인구의 비율인 노인부양비는 2065년 102.3%에 이르고, 연금제도 가입자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의 비율인 제도부양비는 같은 시점 131.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2) 연금 수급자가 보험료 납부자의 1.3배 이상 많다는 뜻이다. 기금 적립금은 2040년 무렵 최대 1,755조원까지 적립된 뒤 2055년경 소진되어, 부분적립방식에서 완전부과방식(PAYG)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3) 기금 소진 이후 부과방식으로 이전할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은 인구 가정에 따라 비현실적인 수준에 이르러, 공적연금만으로 적정 노후소득을 보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4)
이러한 배경에서 초고령사회에서의 노후소득보장은 단일 제도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층위의 연금이 상호 보완하는 다층연금체계(multi-pillar pension system)를 통해 달성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1994년 「Averting the Old Age Crisis」5)에서 제시한 3층 연금체계를 출발점으로, 우리나라의 연금체계는 0층의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안전망(SSN), 1층의 공적연금(국민연금ㆍ특수직역연금), 2층의 퇴직연금, 3층의 개인연금이 중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의 역할과 경계는 여전히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6)
연금체계의 층(pillar)에 대한 정의와 구성은 국제기구마다 상이하다. 세계은행은 2층을 법적으로 강제되는 기업연금으로서 소비평준화와 빈곤방지를, 3층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기업연금으로서 소비평준화를 담당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OECD는 소득과 연관된 사적연금을 의무가입인지 자발적 선택인지에 따라 2층과 3층으로 나눈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하면 전체 연금체계는 법에 의한 강제를 특징으로 하는 필수연금과 세제 등을 통한 자발적 유인을 특징으로 하는 선택연금으로 이원화하여 이해할 수 있다. 즉 0층의 조세 기반 필수공적연금(기초연금)과 1층의 보험료 기반 필수공적연금(국민연금), 2층의 사업장 기반 필수퇴직연금(DBㆍDCㆍ퇴직 IRP)이 필수연금을 구성하고, 3층의 개인 기여 기반 선택사적연금(적립 IRPㆍ개인연금ㆍ재형저축수단)과 4층의 자산 기반 선택사적연금(주택연금ㆍ농지연금)이 선택연금을 구성한다.
부과방식적 성격을 갖는 공적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가가 강제하는 사적연금제도의 확대는 공적연금을 보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2025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연금자산 규모는 국민연금(1,458조원), 퇴직연금(501조원), 개인연금(440조원)을 합하여 2,399조원에 이르나7), 노후소득보장 관점에서 퇴직연금의 역할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강성호(2023)의 퇴직연금 추계 방법론을 기반으로 저자가 추정한 결과에 의하면 적극적인 제도 개편이 추진되지 않는 경우 퇴직연금제도의 소득대체율은 구조적으로 13.2%를 넘기 어렵다. 하지만 적극적인 중도누수 차단과 운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률 제고를 가정하면 퇴직연금의 소득대체 기여는 20.1%(운용수익률 5% 가정)에서 29.7%(운용수익률 7% 가정)까지 확대될 수 있다. 최근 모수개혁으로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은 43%로 상향되었으나, 평균 가입기간을 반영한 실질소득대체율은 30% 수준임을 감안하면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적정 소득대체율(60~70%)을 달성하기 위한 퇴직연금의 역할은 명확하다.
한편, 급격한 기금 소진을 전제로 하는 국민연금의 재정 전망과 그에 따른 시장붕괴(market melting down)라는 자본시장의 부정적 충격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재 500조원 규모에서 향후 국민연금기금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은 제도적ㆍ시장적 관점 모두에서 국민연금과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국민연금 적립금이 급격히 감소하는 2040~2055년 구간에서 퇴직연금의 성장이 이러한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남재우(2024b)에 의하면 이러한 기대 역시 현재 추진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 개편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퇴직연금의 현행 운용체계와 자산구성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 감소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출되는 자금 대비 퇴직연금의 유입 규모는 4.5%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익률 제고를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이 원활히 추진된다면 국민연금 감소기에 퇴직연금의 국내 주식시장 유입 규모는 국민연금 유출의 17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하에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이어지는 Ⅱ장에서는 퇴직연금제도의 적립금ㆍ운용성과ㆍ자산배분 현황 및 디폴트옵션제도를 중심으로 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다. Ⅲ장에서는 수익률 제고의 핵심 기제로 논의되는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을 국제 기준과 해외ㆍ국내 사례, 노사정 합의와 기금 유형 설계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의 부적절함을 자세히 기술한다. Ⅳ장에서는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장기간 차지할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를 DB형 적립금 운용과 DC형 디폴트옵션 개편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Ⅴ장에서는 이러한 제도 개편이 금융기관에 요구하는 역할과 대응 방향을 정책적 시사점으로 정리한다.
Ⅱ. 퇴직연금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1. 적립금 규모와 제도 유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0년 말 255.5조원에서 2021년 295.6조원, 2022년 335.9조원, 2023년 382.4조원, 2024년 431.7조원을 거쳐 2025년 말 501.4조원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16.8% 증가한 규모이며 2020년 이후 5년간 증가율은 96.2%로, 퇴직연금이 노후소득원으로서 갖는 사회적 중요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축에서 투자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가운데, 2025년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6.5%였으며 같은 기간 실적배당상품 수익률은 16.8%에 이른 반면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은 3.1%에 불과하였다.

2025년 말 현재 제도 유형별로 보면 전체 적립금 501.4조원 가운데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75.4%, 실적배당상품 비중이 24.6%를 차지한다. 확정급여형(DB)은 228.9조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하나 사용자가 운용책임을 지는 구조적 특성상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1.9%에 달하여 실적배당형 비중은 8.1%에 그치는 등 적극적 운용의 유인이 취약하다. 확정기여형(DC)은 141.6조원으로 전체의 28.2%를 차지하며 가입자가 운용책임을 지는 가운데 실적배당형 비중이 33.0%로 상대적으로 높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은 130.9조원으로 전체의 26.1%를 차지하며 2025년 증가율이 32.6%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실적배당형 비중도 44.3%로 가장 높으나 개인별 편차 또한 크게 나타난다.8)
은행, 보험, 증권으로 구성되는 퇴직연금사업자 업권별 시장 점유율은 은행업이 52.0% 비중으로 절반을 상회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증권업의 시장 점유율이 26.2%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최근 실적배당상품 비중의 확대로 촉발된 이른바 퇴직연금의 머니무브 현상을 의미한다. <표 Ⅱ-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IRP의 실적배당상품 비중은 44.3%에 이르며, 이로 인해 IRP 시장에서 증권업의 시장 점유율은 35.5%에 달한다. 최근 국내 및 글로벌 자본시장의 호황으로 인해 IRP의 연간 수익률은 9.4%에 이르며, 이는 증권업으로의 머니무브를 가속화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2. 운용성과와 자산배분 현황
제도 유형별 수익률 격차는 운용구조의 격차를 그대로 반영한다. 2025년 연간 수익률은 DB 3.53%, DC 8.47%, IRP 9.44%로,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제도일수록 높은 성과를 기록하였다. 다만 이는 2025년 시장 상승 효과가 반영된 단기 성과로, 5년 평균 장기수익률로 보면 DB 2.81%, DC 3.75%, IRP 3.83%로 그 격차가 축소된다. 10년 평균 수익률에서는 DC와 IRP의 성과가 역전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자산의 운용에서 실적배당상품의 장기적 성과 제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전체 10년 평균 수익률은 2.64% 수준이며 여기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이 2.11%, 실적배당상품이 4.48%를 기록하였다. 실적배당상품의 장기수익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하다가 2022년 전통자산의 동반 하락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 가치 유지의 관점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은 연금자산의 보편적 운용 수단이 될 수 없다. 위험자산에 대한 장기투자가 연금자산의 유의미한 증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투자 신뢰의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적배당형으로의 전환과 증권업으로의 머니무브를 견인하는 핵심 기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편입 확대다. 2024년 퇴직연금계좌의 ETF 잔액은 48.7조원으로 전년 대비 131.9% 증가하여 3년 연속 100%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적배당형 적립금 내 ETF 비중은 2023년 18.3%에서 39.6%로 상승하였으며, 전체 집합투자증권 내 ETF 비중은 41.6%에 이른다. 제도 유형별 ETF 비중은 DC 51.6%, 개인형 IRP 45.9%인 반면 DB는 0.7%에 그쳐, ETF 편입이 DC 및 IRP에 집중되면서 저비용ㆍ분산투자 수단으로 실적배당형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디폴트옵션제도 현황 및 문제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 효과에 대한 평가는 규모보다 운용유형의 편중을 과제로 남기고 있다.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53.3조원 규모로 성장하였으나 안정형에 85.4%(45.5조원)가 집중되어 전체 연간 수익률은 3.69%에 머물렀다. 안정형의 연간 수익률이 2.63%인 반면 중립형은 10.81%를 기록하였음에도 중립형의 적립금 비중은 4.7%에 불과하다. 투자유형별 연간 수익률이 적극투자형 14.9%, 중립투자형 10.8%, 안정투자형 7.47%, 안정형 2.63%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안정형 쏠림을 완화하고 투자성향별 중립ㆍ적극형의 선택을 확대하여 이를 실제 적립금 배분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 틀 내에서 적립금 배분만으로 사전지정운용제도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형 디폴트옵션제도는 선택형 구조와 원리금보장 편중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지정운용제도는 첫째, 가입자가 디폴트 상품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 선택형(opt-in)의 역설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둘째, 원리금보장상품을 포함함으로써 기존의 운용 관행을 제도 안에서 반복하고 있다. 셋째, 자동가입과 비선택자에 대한 자동배분을 전제로 하는 미국식 적격디폴트투자상품(QDIA) 구조와 괴리가 있으며9), 넷째, 연령별 단일 TDF의 자동배정이 어려운 위험성향 중심의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디폴트옵션제도의 실효성은 가입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가 선택하지 않아도 저수익 상품에 방치되지 않고 분산된 위험의 투자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도록 만드는 것이다.10)
생애주기형 자산배분을 자동화하는 타깃데이트펀드(이하 TDF)는 DCㆍIRP의 실적배당 운용과 디폴트옵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년 퇴직연금계좌의 TDF 투자금액은 20.1조원으로 전년 대비 50.0% 증가하였고, 전체 TDF 순자산의 78.5%가 퇴직연금을 경유한다. 2025년 TDF 연간 수익률은 13.7%로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6.5%)의 두 배를 상회하였다. 제도 유형별 집합투자증권 내 TDF 비중은 개인형 IRP 25.3%, DC 16.3%, DB 2.2%로, TDF 역시 DCㆍIRP를 중심으로 편입이 확대되면서 디폴트옵션의 자동 운용 취지와 결합하여 장기투자의 지속적인 리밸런싱 부담을 완화하는 효율적인 투자 수단으로 기능한다.11)
특히 TDF 중심의 적격상품 설계에 있어 유념할 부분은 일반적으로 TDF의 위험수익 특성은 목표일(빈티지)로 규정되나, 상품별 실제 특성은 매우 다양하여 단순히 명칭만으로 위험 수준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펀드를 구성하는 하위 기초자산에 대한 분석, 이른바 룩스루 분석(look-through analysis)이 필요한 이유다.12) GLIDE(2025)에 의하면 퇴직연금의 TDF 순자산은 2030(3.4조원), 2025(2.4조원), 2035(2.4조원) 구간에 투자자산이 집중되어 있으며, 목표일이 멀수록 환노출과 수익률이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동일 빈티지에서도 개별 상품의 글라이드패스는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인다. 빈티지별 평균 주식 비중은 2030년 49.3%에서 2055년 71.7%까지 은퇴시점이 멀수록 높아지는 생애주기 구조를 보이나, 동일 빈티지 상품이라도 주식 비중의 최대-최소 범위가 18~25%p에 이른다. 예컨대 2030 빈티지의 주식 비중 범위는 37.9%~56.2%이고, 2050 빈티지의 경우 54.3%~79.7%에 달한다. 2030 빈티지 TDF의 주식 비중이 2050 TDF보다 높은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평균 글라이드패스와 함께 실제 구성 종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이유다.13)
TDF의 보수 구조 역시 구성 자산과 운용 전략에 의존한다. 국내 TDF의 운용수수료는 9~40bp의 범위를 보이는데, ETF 기반 패시브 시리즈는 9~12bp의 저비용 구조인 반면 액티브ㆍ전략배분형 시리즈는 23~40bp 수준이다. 장기 연금자산에서는 이러한 보수 차이가 누적성과에 직접 반영되므로, 보수는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장기성과의 구조적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앞서 언급한 룩스루 분석을 통해 하위펀드 비용까지 합산하여 비교할 필요가 있다.
4. 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
이상의 제도 현황 분석은 퇴직연금제도의 향후 개편 방향 설정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먼저, 공적이든 사적이든 연금자산의 적극적 운용은 지속가능한 연금제도의 근본 기제라는 점이다. 지난 20년 동안 퇴직연금 적립금이 원리금보장상품에 방치되어 온 배경에는, 이른바 ‘이연된 후불임금’이라는 퇴직급여의 기본 속성이 적립금 운용에 부적절하게 적용된 측면이 있다. 퇴직급여가 후불임금으로서 보전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기업의 도산이나 사회적 채무 등으로부터 임금에 준하는 수준의 최우선 변제를 보장하는 것이지, 적립금의 운용 과정에서 단기적인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공적연금은 재정안정화와 노후소득보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연금개혁 과정에서 기금운용수익률 제고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어야 하고, 퇴직연금은 제도 일원화ㆍ중도누수 차단ㆍ연금화 등 법적 강제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 환경으로써 적립금의 장기수익률 제고가 시현되어야 한다. 연금자산의 효율적 운용에 대한 투자 신뢰가 가입자의 자발적 참여와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전제조건이다.
수익률 제고는 본질적으로 자산배분의 문제이며, 분산된 위험의 글로벌 투자포트폴리오 구축으로 귀결된다.14) 실질 가치 유지의 측면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의 구조적 취약성을 인식하고 장기투자에서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받아들여, 장기투자의 투자시계(investment horizon)에 상응하는 위험프리미엄(risk premium)을 추구함으로써 장기수익률을 제고하고, 자산별ㆍ지역별로 위험의 분산을 담보할 수 있는 글로벌 포트폴리오(global investment portfolio)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금자산의 운용은 개인이 아닌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간접투자와 위탁운용을 극대화하여야 한다. 투자의사결정의 전 과정에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포괄적 위탁운용(OCIO)의 개념이 확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DB형 적립금에 대한 일임투자 허용과 DC형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로보어드바이저 확대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이 운용하는 DC형 적립금을 집합(pooling)하여 전문가가 운용하는 집합운용DC의 도입과 opt-out 방식의 디폴트옵션제도 도입 등이 논의된다. 이러한 제도 개편 방향은 이어서 살펴볼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과 계약형 운용 효율화로 구체화된다.
Ⅲ.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
1. 연기금 지배구조 설계 및 해외사례
기금형 제도 도입 논의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배구조 설계다.15) 연기금(pension fund) 지배구조는 기금의 지배기구(governing body)와 가입자 및 이해관계자 사이의 관계, 그리고 기금이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휘ㆍ관리되는 구조와 절차를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연기금 지배구조를 ‘지배기구와 가입자ㆍ이해관계자 간의 관계 및 목표 달성을 위한 지휘ㆍ관리의 구조와 절차’로 정의하고16), 국제연금감독기구(IOPS)는 ‘기금이 운영ㆍ통제되는 체계로서 참여자 간의 권한과 책임 분배 및 기금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 규칙과 절차’로 규정한다.17)
IOPS의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지배구조 설계의 여섯 가지 축을 제시하고 있다.18) 첫째, 수탁자책임과 적격성으로, 모든 수탁자는 연금회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독립적 판단을 하여야 하며 적격성(fitness and propriety)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감독당국은 지배기구의 전문성ㆍ역량 부족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여 수탁자의 역량 개발과 교육을 핵심 관심사로 삼는다. 둘째, 투명성과 정보공개로, 가입자가 연금권리를 이해하고 감독당국이 효과적으로 감독하도록 운용보고서ㆍ수수료ㆍ위험공시 등을 명확하고 쉽게 공시한다. 셋째, 내부통제와 위험관리로, 체계적 내부통제 시스템과 위험기반 감독을 통해 운영상의 오류ㆍ부정을 방지하고 위험수준에 따라 감독자원을 집중한다. 넷째, 이해상충 관리로, 수탁자가 회원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중요한 거버넌스 위험요인이므로 이를 회피하거나 적절히 관리하고 관련 의무를 법규에 명시한다. 다섯째, 책임성과 규제 준수로, 이사회 의사결정에 명확한 책임성을 부여하고 규제 프레임워크 준수와 성과 모니터링, 수탁자책임의 문서화를 핵심으로 삼는다. 여섯째, 회원 권익보호와 민원처리로, 금융소비자 보호 원칙을 연금감독에 통합하여 복잡한 연금상품에 대한 가입자 신뢰를 제고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에서 주로 참조되는 해외사례는 영국과 호주다. 영국은 2012년, 공공형 기금인 NEST(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를 포함하여 다수의 상업적 연금기금인 마스터 트러스트(Master Trust)를 도입하면서 앞서 살펴본 국제기구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반영하여 지배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의장 및 이사로 구성되는 기금 이사회는 관련 규제에 따라 과반의 독립이사와 독립 의장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감사위원회ㆍ위험관리위원회ㆍ투자위원회를 설치하여 위임사항을 사전 규정하고, 이해상충 관리 정책과 이해관계자 등록부를 운영하며, 가입자ㆍ고용주 패널을 통해 의사결정에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여야 한다. 연금감독청(The Pensions Regulator: TPR)의 인가ㆍ감독을 받고 재무제표는 국가회계검사원(NAO)의 감사를 통해 공공책임을 확보하며, 수탁자에게는 TPR이 제공하는 수탁자 도구(Trustee Toolkit)에 대한 교육 이수와 활용이 의무화된다. 지배구조의 적절성은 연간 자체평가 및 3년 단위 외부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토된다.19)
영국 퇴직연금 지배구조(pension governance)는 기금형에 해당하는 신탁형(trust based)과 계약형(contract based)으로 구분된다. 신탁형은 DB형과 DC형을 포괄하며 운용위원회가 가입자의 이익에 우선하여 자산을 운용하는 신의성실의무를 부담하고, 퇴직연금 자산은 사용자와 원천적으로 분리된다. 반면 계약형은 DC형만 가능하며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시한 계약에 따라 자산이 운용되며 각 계약자가 분리된 계좌를 소유한다. 양자 모두 TPR과 금융행위감독청(FCA)의 규제를 받는다.
영국 신탁형 연금의 대표적 사례가 DC형 마스터 트러스트다. TPR은 ‘2025 DC Landscape’에서 마스터 트러스트의 전체 운용규모를 £211.5bn으로 발표하였으며, 이후 결산 시점을 2025년 12월 말 동일 기준으로 정렬하여 영국 DC형 마스터 트러스트의 공식적인 운용규모를 £279.9bn으로 보고하였다.20) 2025년 말 현재 29개의 마스터 트러스트가 등록되어 있으며 약 3,010만 개의 가입계좌를 보유하고 있다.21) 이 중 상위 5개 기관22)의 운용규모가 전체 마스터 트러스트 시장의 64%를 차지하고 있어 후술하는 호주 수퍼에뉴에이션 사례와 유사하게 대형 기금으로의 집중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기금형 제도 도입 논의에서 공공형 기금으로 설립된 NEST 사례가 중요하게 참조된다. NEST는 전체 마스터 트러스트 계좌의 45.5%를 차지하는 일종의 자동가입 기금(auto-enrollment master trust)의 역할이나, 운용규모 기준 시장 점유율은 19.0% 수준이다.23) 이는 공공형인 NEST의 가입자 특성과 평균 적립금 규모가 다른 상업용(commercial) 마스터 트러스트와는 차별적이어서 민간 금융기관과의 경쟁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24) 민간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마스터 트러스트 제도에서 공공기관으로 설립된 NEST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소형 계좌라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NEST 설립을 위한 정부의 초기 재정 지원 역시 이러한 공공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금형 제도 도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벤치마킹 대상은 호주다. 호주 Superannuation 펀드의 지배구조는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의 동등 대표 이사회를 기본으로 하며, 최근에는 독립 의장 선임과 독립이사 추가가 강화되는 추세다. 위험ㆍ준법위원회가 전사 리스크관리ㆍ컴플라이언스ㆍ이해상충을 감독하고, 감사위원회와 투자위원회가 각각 재무보고 검증과 투자전략 심의를 담당한다. 엄격한 법적 충실의무와 이해상충 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연례보고서를 통해 운용성과ㆍ보수ㆍ수수료를 상세 공시하며 거버넌스 코드 준수 보고로 투명성을 확보한다.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이 상시 감독ㆍ검사하며 거버넌스가 미흡할 경우 시정명령과 이사 자격 박탈 등 제재가 가능하고, 가입자 최선의 재무이익과 선관주의 의무(prudential duty)를 명확히 규정하여 이사의 위법 시 민형사 처벌과 자격상실이 가능하다. 사전에 정교하게 설정된(Fit & Proper) 기준에 따라 이사 적격성을 지속 관리하고 임기 제한과 후계 계획으로 이사회 활력을 제고하는 것이 호주 Superannuation 지배구조 설계의 기본 방향이다.25)
호주 Superannuation 제도의 성공 요인은 제도 운영 및 기금운용에 있어 민간 금융기관의 적극적 참여다. 하지만 이는 기금형 제도 도입을 모색하고 있는 우리가 바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퇴직연금기금 지배구조 설계에서 노동ㆍ사회정책적 관점의 제도 운영과 엄격한 금융ㆍ건전성 감독(prudential supervision)이 요구되는 기금운용의 제도적 조화는 매우 어렵고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호주는 기금운용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을 단순히 금융사업자로서가 아니라 별도의 수탁법인 면허(Registrable Superannuation Entity: RSE)를 취득한 별도의 인가기관(licensee)으로 정의하였다. 우리 기금형 제도에서도 수탁법인을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획득한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려는 이유다. 다만, 이러한 수탁법인에 대한 감독 기능을 이원화할 것인가 단일화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후술하는 일본은 노동ㆍ사회정책적 감독은 후생노동성에, 금융ㆍ건전성 감독은 금융청으로 이원화된 반면, 호주는 건전성감독청(APRA)의 신설로 일원화한 사례다. 통합형의 경우 어떤 정부 부처 산하로 배치할 것이냐의 문제도 제기된다. 호주 건전성감독청은 재무부 산하의 독립기관이다. IOPS의 연금감독 원칙은 전문감독형 또는 통합형 등 다양한 형태의 감독 구조가 모두 가능한 것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중요한 것은 단일화냐 이원화냐가 아니라 감독 기구의 독립성과 기금의 재무적 건전성에 대한 최종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호주의 기금선택제(Super Choice)는 적립금의 운용 구조 설계에 있어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호주는 1992년 Superannuation 제도를 설계하면서 다양한 층위의 기금선택제와 디폴트(default) 개념26)을 통해 구현되는 기금 간 운용 경쟁을 제도의 핵심으로 삼았다. 기금 유형은 기업이 자체 설립한 기업형(Corporate), 특정 산업의 근로자를 위한 산업형(Industry), 정부ㆍ공공부문의 공적기금(Public Sector), 금융회사가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소매형(Retail), 가입자가 수탁자가 되는 자기관리기금(SMSFs)으로 구분된다. 기업 주도의 비영리 기금과 금융기관 주도의 영리 기금이 경쟁하는 구조다.27)
기금선택제하에서 호주의 Superannuation은 기금 간 경쟁을 통해 대형화ㆍ과점화되는 경향을 보였다.28) 경쟁 관계인 기업형은 축소되고 산업형은 확대되었으며, 가입 대상을 공공기관으로 한정하는 공공형은 쇠퇴하였다. APRA가 발표하는 분기 통계를 보면, 기금의 개수는 2017년 소매형 117개ㆍ산업형 40개ㆍ공공형 37개ㆍ기업형 25개로 총 219개에서 2023년에는 각각 66개ㆍ22개ㆍ28개ㆍ8개, 총 124개 기금으로 크게 감소하였다.29) 주목할 점은 운용규모가 커질수록 장기수익률(10년 평균)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된다는 것이다.30) APRA 자료에 따르면 산업형 기금의 10년 평균 연환산 수익률은 기업형 기금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직접적 경쟁 관계인 산업형과 기업형 간 장기수익률 격차는 2017년 38bp(4.90% 대 4.52%)에서 2023년 96bp(7.53% 대 6.57%)로 확대되었으며, 2025년에는 102bp(7.16% 대 6.14%)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장기수익률 차이는 유형 간 경쟁 및 이로 인한 기금 통합의 직접적인 배경이 된다.
DC형 기금형 제도에서는 자금의 집합운용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을 강조한다. 호주 Superannuation 제도에서는 개별 펀드가 제공하는 단 하나의 디폴트옵션, 즉 MySuper가 일종의 집합운용DC 개념으로 작동한다.31) 기금선택제하에서 개별 기금이 제공하는 디폴트옵션의 성과는 바로 기금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인식된다. Superannuation 전체의 자산배분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비중은 4:6이고 대체투자 비중은 19%였으나, 2023년에는 각각 3:7, 23%로 보다 적극적인 운용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MySuper의 2023년 투자성향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비중이 2:8, 대체투자 비중이 25%로 한층 공격적이다. 전문적인 집합운용과 위험관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위험프리미엄을 수취함으로써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금 차원의 노력으로 사료된다.
기금형 제도 관련 해외사례가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본의 퇴직연금 지배구조는 기금형(Fund-Type)과 규약형(Agreement Type)으로 구분된다. 규약형은 기업(사용자)이 수탁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어 부담금을 납입하고 지급을 지시하는 구조이며, 기금형은 별도의 기금이 집행기관(이사장ㆍ이사ㆍ감사)과 대의원회를 갖추고 연금규약에 따라 수탁 금융기관과 계약하는 구조이다.32) 일본은 2012년 AIJ 사건을 통해 부실한 지배구조의 위험을 경험하였다. AIJ 사건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맡긴 퇴직연금기금(EPF) 자산을 금융회사가 파생금융상품 등 대체상품에 불법 투자하여 원금의 약 90% 손실을 초래한 사건으로, 여기에 가입한 연기금이 연쇄 파산하면서 은퇴자금을 맡긴 가입자들이 노후파산에 직면하였다. 그 원인은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도덕적 해이, 주의 부족, 업무 태만과 다양한 불법 행위에 있었다. 32개 연기금에서 사업비 잉여금의 불법 위험자산 투자, 위원회 회의 출석 태만 및 회의결과 미기록, 금품수수와 횡령, 사무국의 업무ㆍ주의 태만, 감사결과 누락 등이 확인되었다. 이에 일본은 후생노동성 주도로 자산운용 방법 개선과 사후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 퇴직연금 관련 법규를 개정하였으며, 금융청은 금융상품거래법규 개정 등 지배구조 개선을 시행하였다.33) 서구에 비해 연금자산의 운용 환경과 연금제도의 발전 궤적이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경험은 기금형 지배구조 설계에 있어 반면교사로서의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2. 기금형 제도 도입 경과
우리나라 퇴직급여제도는 1973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제도로 시작되었다. 이후, 기업의 도산으로부터 근로자의 수급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 사외적립을 의무화하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었다. 사외적립된 적립금의 관리와 연금제도의 운영은 민간 금융기관인 퇴직연금사업자와 사용자와의 계약을 통해 실행된다. 이른바 계약형 지배구조의 퇴직연금제도를 의미한다. 앞서 2장에서 살펴본 현행 퇴직연금제도의 제반 문제점, 특히 저조한 운용수익률 등이 지배구조의 한계에 기인한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2022년 중소ㆍ영세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사각지대 해소라는 정책 목적하에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이 도입되었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은 기존 퇴직연금사업자인 근로복지공단이 OCIO 위탁운용을 통해 집합운용DC 방식으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다.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정부ㆍ사용자ㆍ근로자 대표 등 10~15명 규모의 운영위원회이며, 집행위원회 조직으로 5인 이내의 자산운용위원회를 둔다. 상시 50명 이하 중소기업의 사용자와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으로 기금을 조성하되 근로복지공단이 별도의 수탁법인 설립 없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하에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34) 최근 기금형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가입 대상 사업장의 확대(100인~300인 미만 사업장)와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 중소기업퇴직연금공단 설립 등 공공형 기금의 대상 근로자와 운용주체에 대한 논의가 주요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여 퇴직연금 관리ㆍ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집합운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민간 금융기관의 운용 경쟁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5년 상반기 도입 추진 자문단과 하반기 노사정 TF의 논의를 거쳐 2026년 2월 6일 제도개선에 대한 노사정 공동선언이 이루어졌다.35) 합의의 핵심은 계약형과의 병행, 가입자 선택권, 다양한 기금 유형, 수탁자책임, 사외적립 확대 등이다. 2026년 상반기 이행작업반의 논의를 거쳐 연내에 유형별 세부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사정 TF 공동선언의 핵심 합의사항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복수 지배구조로서 계약형 배제나 기금형 일원화가 아닌 병존을 통해 사업장과 가입자의 선택권을 확대한다. 둘째, 기금형 퇴직연금의 적용대상을 DC형으로 설정하여 개인 운용위험을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셋째, 금융기관 개방형ㆍ비영리 연합형ㆍ공공기관 개방형의 3개 기금 유형으로 제도 목적과 운영주체를 차등화한다. 넷째, 안전관리와 합리적 위험수준의 적정수익을 추구하되 정책목적 등 가입자 이익과 무관한 활용을 금지한다. 다섯째, 수탁자책임의 법제화, 내부통제, 이해상충 방지와 함께 독립 이사회 및 별도의 전문운용기구를 통해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 한다. 이행작업반의 전문가 논의는 철저히 공동선언문에 기반하여 진행되었다.
기금형 제도 도입의 의의는 단순히 상품의 변경이 아니라 연금자산의 관리에 있어 의사결정 및 책임구조의 변화에 있다. 계약형에서는 제도 관리를 퇴직연금사업자가, 적립금 운용은 금융회사와 가입자 선택으로, 의사결정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담당한다. 감독은 사업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경쟁은 상품 및 사업자 단위에서 전개된다. 반면 기금형에서는 관리를 수탁법인이, 운용을 기금위원회와 위탁운용이, 의사결정을 이사회ㆍ운용위원회가 담당하고 감독이 개별 기금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경쟁이 지배구조ㆍ성과ㆍ비용 단위로 전환된다.
3. 기금 유형별 제도 설계36)
기금형 퇴직연금은 단일 모델보다 목적이 상이한 복수 유형의 병존을 지향한다. 따라서 기금 유형별 제도 설계는 유형 간 경쟁의 관점이 아니라, 개별 유형이 지향하는 제도 목적이 온전히 달성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비영리 연합형은 산업ㆍ직종ㆍ단체를 기반으로 공동의 가입 기반과 대표성을 갖춘 비영리 수탁법인을 통해 공동운영하는 유형으로, 동질 집단 근로자의 연대와 이를 통해 연금 급여 지급까지 연결되는 제도의 확장성을 지향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영리형으로 설계된 기금 수탁법인을 통해 가입자가 기금과 상품을 선택하고 금융기관의 전문적 운용역량과 경쟁을 활용하는 유형으로, 경쟁 촉진과 이해상충 규율을 통해 차별적인 수익성과 제고를 지향한다. 공공형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이나 영국의 NEST처럼 공공기관이 수탁 또는 관리 기능을 담당하여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ㆍ영세사업장 근로자가 상업성으로 차별받지 않고 퇴직연금제도에 원활히 편입될 수 있도록 보편적 접근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안정적 수익성과 달성을 지향한다. 지향하는 바가 상이한 개별 유형은 각각의 제도 목적이 원활히 달성될 수 있는 방향으로 수탁법인의 지배구조와 규율ㆍ규제 체계가 설계됨으로써 기금형 제도 도입의 의의와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비영리 연합형은 공통 기반을 가진 사업장의 연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지속 가능한 공동기금을 정책 목적으로 한다. 비영리 연합형의 성공요건은 연대의 대표성 확장과 운용 전문성의 분리에 있다. 산업ㆍ업종ㆍ지역 등 지속 가능한 공동기반을 실체로 하여 단순한 규모 확보를 위한 임의적 결합을 배제하고, 이사회의 전략ㆍ감독과 전문기구의 운용을 분리하며 노사 추천 전문가를 포함한 상근 전문조직을 두고, 노사 동수 참여와 가입자 의견 반영을 통해 대표성을 확보하되 노사관계 의제와 기금운영 의제를 엄격히 분리하며, 가입ㆍ탈퇴ㆍ기금 이동의 명확한 규칙과 함께 동질 집단의 연대를 통해 급여 지급의 위험을 공유하는 유럽형 집합운용DC(CDC) 제도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열어두어야 한다.
비영리 연합형 기금의 설립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사용자) 입장에서는 DC형 기금 설립에 대한 실질적 동인은 부족한 반면 기금운용에 따른 직간접적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 DC형 제도의 경우 계약형에서는 사용자가 부담금을 납부하고 나면 급여 지급에 있어 사용자의 책임은 완전하게 절연되지만, 기금형에서는 노사 합의로 설립하는 기금 수탁법인의 유지 관리에 있어 사용자의 역할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영리 연합형에도 공공형과 유사하게 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비영리 연합형 기금을 설립할 실질적 동인은 사내 복지제도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퇴직급여제도는 사용자 입장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법정 제도이기는 하나, 임의 제도인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기금형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잘 만들어진 퇴직연금기금은 우수 인력을 유치ㆍ유지하는데 효율적인 사내 복지수단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비영리 연합형이 급여 지급까지 연결되는 유럽형 CDC 제도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금융기관의 전문 운용 역량과 기금 간 경쟁을 통한 연금자산의 효율적 증식을 목적으로 한다. 영리형 수탁법인으로 설립되는 금융기관 개방형의 성공요건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수익률 제고와 비례적 이해상충 규율에 있다. 단일 또는 그룹 차원으로 참여하는 금융기관 영리형 수탁법인의 설립 기준으로 자본ㆍ인력ㆍ시스템ㆍ건전성 요건을 어떻게 강제하느냐가 관건이다. 규율ㆍ규제 측면에서는 금융기관의 운용 경쟁력은 유지하면서도 영리형 기금의 과도한 이익 추구 성향을 적정하게 통제하고 모회사ㆍ계열사 상품 편향을 방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자산운용ㆍ리스크관리ㆍITㆍ판매망 등 그룹 차원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중복투자를 최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되, 그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이해상충 가능성을 통제하기 위한 규율의 방향은 자기계열 편향의 무조건적 금지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가입자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수탁자책임 강화에 두어야 한다. 즉, 계열사 거래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의 가능성을 전면 금지로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제도적으로는 허용하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의사결정이 가입자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입증책임을 수탁법인에 부과하는 방향으로 규율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는 독립이사 과반과 가입자 추천 이사를 필수로 규정하고, 주간운용사ㆍ하위운용사의 참여 규율과 정보ㆍ시스템 공유 및 재위탁 기준을 마련하며, 위험조정 성과ㆍ비용ㆍ서비스 공시와 책임담보능력 확충, 저성과 기금의 시정ㆍ퇴출과 가입자 이동권 강화 등을 통해 합리적인 경쟁 환경을 규율해야 한다. 금융기관 개방형의 기금운용 목적은 통제된 위험하에서 적극적 운용을 통한 장기수익률 제고로 연금자산을 실질적으로 증식시키는 것이다.
공공형 기금의 성공요건은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된 정책수단에 있다. 정책 목적은 중소ㆍ영세 사업장 근로자의 최소 수급권과 강제적으로 제도 전환되는 근로자의 보편적 운용 수단 확보다. 최근 법 개정을 통해 1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 대상이 확대되었으며,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은 공공형 기금의 가입 대상을 300인 이하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37) 이에 공공형 기금의 관리 주체인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장 규모별 전환 일정과 선택 구조를 두며 전국민 IRP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은 중소기업 부담 완화와 저소득 근로자 적립 지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공공형 기금의 운용 체계는 집합운용DC와 개인계정 관리의 정합성, 순서위험(sequence risk) 완화와 급여(annuity) 지급 확대, 외부위탁ㆍOCIOㆍ성과평가 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운용주체가 공공기관임을 감안하여 전문인력ㆍOCIOㆍ외부운용사를 활용하여 성과책임을 명확히 하며, 가입률ㆍ적립 지속성ㆍ비용ㆍ수익률을 균형 있게 평가하여 공공성 명분에 따른 저성과의 용인을 방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저한 수익률 제고가 공공형의 유형 경쟁력으로 강조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공공형 유형 제도 성공의 판단기준은 기금 규모가 아니라 사각지대 감소와 안정적 수급권 확보임을 강조한다.
공공형 기금에서는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제도 참여가 논란이 되고 있다. 퇴직연금의 운용을 국민연금에 맡기자는, 이른바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는 퇴직연금기금’ 도입과 함께 퇴직연금 수탁법인의 외부전담운용(OCIO) 위탁운용사로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주장하는 퇴직연금 시장 진입의 당위성은 공단이 지금까지 운영해 온 국민연금기금의 높은 운용수익률과 공단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낮은 운영보수를 전제로 한다.38) 이러한 전제는 국민연금기금의 현행 포트폴리오에 퇴직연금을 그대로 추가하여 동일하게 운용할 수 있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집합운용은 불가능하다. 운용의 목적과 허용위험이 상이한 두 기금을 동일 포트폴리오로 운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운용성과와 급여 수준이 무관한 DB형 공적연금과 근로자 개개인의 퇴직 시점에 상응하는 기간수익률로 급여 수준이 결정되는 DC형 퇴직연금의 최적 포트폴리오는 매우 상이하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려는 DC형 적립금의 속성은 국민연금기금이 아닌 근로복지공단이 운용하고 있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과 동일하다. 자금의 속성이 동일하면 유사한 자산배분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수익률의 90% 이상은 자산배분으로 결정된다.39) 따라서 두 기관의 퇴직연금기금 포트폴리오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수익성과는 6%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나, 이는 제도 설립 이후 운용시장의 우호적 환경이 유지됨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중장기자산배분 및 포트폴리오 구성을 감안하면 기금의 장기 기대수익률은 4% 초반을 넘기 어렵다. 이는 특히 노사정 TF에서 공공형 위주의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주장하는 노동계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다음은 비용 부분이다.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기금과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운용할 수 없다면 국민연금공단은 공단 내부에 별도의 운용조직을 설치하고, 추가적인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독립적인 운용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이 주장하는 저렴한 비용의 이점이 근로복지공단 대비 차별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공단의 기존 인력과 조직, 운용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고정비용(간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은 가정이며, 공공기관으로서 가능한 저렴한 운용보수(직접비용)는 결국 간접적인 정부 재정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근로복지공단의 경우와 차별성이 없게 된다.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수탁법인의 외부 위탁운용에 OCIO 운용사로 참여하는 방안은 더욱 부적절하다. OCIO 시장은 일임운용 형태의 전형적인 민간 자산운용 시장이다. 특정 성격의 자금 운용에 있어 공공기관이 민간 금융기관보다 운용 효율적이라고 주장할 이론적ㆍ실증적 근거는 부재하다. 설사 공공기관의 운용 효율성이 더 높다고 하더라도 자산운용 시장에서 공공이 민간을 구축하는 상황은 그 잠재적 가능성만으로도 적극 회피되어야 할 사안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민연금공단이 제시하는 다양한 형태의 참여 방안 모두 공공이 민간 시장에 개입할 때 전제되어야 할 논리적 당위성은 부족한 반면 민간시장 구축이라는 부정적 우려는 확정적이다. 여러 층위의 연금을 쌓아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려는 다층연금체계의 취지에 비추어서도 개별 연금제도의 운용 주체가 중첩되는 상황은 회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서 살펴본 해외사례에서는 성공적 기금형 제도는 기금 간 경쟁의 산물임을 시사하고 있다. 유효한 경쟁 환경은 기금 간 원활한 이동을 전제로 한다.40) 기금형 제도에서 지배구조ㆍ운용ㆍ보관ㆍ기록관리 등의 업무는 분리가 기본이다. 사용자대표ㆍ근로자대표ㆍ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이사회와 기금운용위원회ㆍ사무국을 갖춘 수탁법인이 퇴직연금기금의 직접운용ㆍ간접운용, 기금형 규약ㆍ수탁회사 정관, 개인별 권리 기록을 담당하고, 자산운용기관ㆍ자산보관기관ㆍ기록관리기관(RK)에 각각의 기능을 위탁하며 감독기관의 감독을 받는다. 여기에서 강조되는 것이 후선 업무의 표준화다. 단일 표준에 따라 정보가 처리되는 퇴직연금 플랫폼을 통해 운용관리기관의 운용지시와 자산관리기관의 지시 이행 및 급여 지급, 상품제공기관의 상품거래가 표준화되면 근로자ㆍ사용자에게는 정확한 처리와 사업자 간 이동의 기반이, 퇴직연금사업자에게는 중복 개발ㆍ수작업ㆍ오류 위험의 감소가 이루어진다. 후선 업무의 표준화는 궁극적으로 가입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운용지시의 표준화된 전달과 결과 확인으로 처리 오류ㆍ지연이 감소하고 계좌이체ㆍ계약이전에서 사업자 변경 절차가 자동화되어 선택권과 이동 편의가 제고될 수 있다. 실물이전을 통해 상품 매도 없는 이전이 가능해져 거래비용과 운용공백이 완화되고 폐업 사업장의 미청구 연금에 대한 적립금 조회ㆍ안내로 수급권 회복이 지원된다. 이러한 효율성의 최종 수혜자는 적립금의 소유자인 가입자다.
Ⅳ.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
1. 기금형과 계약형의 병존
기금형 도입 이후 우리 퇴직급여제도의 미래는 퇴직연금으로 단일화되고41), 퇴직연금은 기금형과 계약형이 병존하는 구도로 그려진다. 제도 도입 후 계약형에서 기금형으로의 전환이 이어지겠으나, 장기적으로 계약형 지배구조는 시장의 상당 부분(50% 이상)에서 병존할 것으로 보인다.42) 기금형 제도의 도입과 함께 계약형 운용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계약형 지배구조에서는 사전지정운용제도의 구조 개편, DB형 적립금의 일임위탁(OCIO) 확대, 사업자 평가ㆍ비교공시 개선이 요구된다. 여기에 선택 가능한 지배구조로서 수탁법인의 실질적 운용책임을 지는 기금형이 추가되어 기금 간 성과ㆍ서비스 경쟁과 규모의 경제 및 장기 자산배분이 이루어짐으로써 복수 지배구조를 통한 가입자 후생 개선이 달성될 수 있다.
2. DB형 적립금 운용의 효율성 제고
계약형 DB 적립금 운용의 효율화는 적립금운용위원회의 구성과 적립금운용계획서(IPS) 작성의 의무화에서 출발한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도입한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립금운용위원회 구성을 시행령에 위임하되, 근로자 대표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최소적립률 미충족의 경우 운용 관련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필수로 한다.43) 미국, 일본, 유럽 등의 기업연금에서는 적립금운영위원회 구성이 일반화되어 있다. 사용자는 적립금운용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적립금운용계획서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할 의무를 지며, 이 계획서에는 자산운용체계ㆍ목표수익률ㆍ허용위험한도ㆍ자산배분ㆍ성과평가 등 포괄적 적립금 운용 지침이 담기고 연 1회 이상의 리뷰가 의무화된다. 이는 DB형 적립금의 운용은 현행 계약형에서도 기금형과 유사한 지배구조가 제도적으로 확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적립금운용위원회의 활동이 대부분 형식적 수준에 머무른 이유는 DB형 적립금의 적극적 운용에 대한 사용자의 재무적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사업장의 최소적립의무 미달에 대한 감독 당국의 과징금 확대 및 적극적 부과 조치가 강화되면, 사용자 입장에서 이는 추가적인 재무적 부담이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현실이 된다는 뜻이다.
임금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DB형 적립금의 운용수익률이 기업의 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최근 보다 적극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적립금 운용 방안으로 OCIO 위탁운용을 검토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44)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사업장의 DB형 적립금 운용에서 OCIO 위탁 방식이 적극적으로 확산되지 않는 이유로 퇴직연금의 운용 규제가 지적된다. OCIO 위탁운용의 본질은 집합투자가 아닌 일임투자인데,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은 제도적으로 집합투자기구(펀드)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적립금운용위원회에 의해 운용되는 대규모 사업장의 DB형 적립금은 일종의 기관 자금에 해당한다. 기관투자자의 운용에 DC형 개인투자자와 동일한 운용 규제가 부과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DC형에 대해서는 일임투자가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으로 한정하여 단계적으로 도입되더라도, DB형에서는 OCIO 형태의 일임위탁이 전면적으로 허용될 필요가 있다. OCIO 방식의 DB형 적립금 운용은 계약형 지배구조하에서도 기금형 도입과 유사한 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DB형 적립금의 OCIO 운용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자산부채관리(ALM)에 기반한 자산배분 역량이다.45) 완전적립방식(fully funded system)의 DB형 퇴직연금에서는 부채가 명확히 정의되는데, 임금상승률로 증가하는 이러한 연금 부채와 자산 수익률과의 차이(gap), 이른바 ALM 위험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OCIO 방식으로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위탁 기관 또는 위탁 자금의 속성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퇴직연금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금융기관은 OCIO 위탁운용을 포함한 투자일임업의 본질적 속성이 ‘투자자의 재산 상태나 투자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포트폴리오 자산관리’임을 유념하여야 한다.46)
3. DC형 디폴트옵션제도의 전면 개편
DC형 퇴직연금에서 디폴트옵션의 목적은 가입자의 무관심으로 인한 저성과 상품 방치를 차단하고 분산된 위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현행 opt-in 방식의 사전지정운용제도가 opt-out 방식의 디폴트제도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개편하여야 한다.47) 우선 100% 원리금보장상품으로만 구성된 디폴트옵션은 적격상품 승인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험등급별(안정투자형ㆍ중립투자형ㆍ적극투자형)로 오직 1개의 사업자 대표상품만을 제시함으로써 근로자 개인의 위험성향이 특정된 이후에는 추가적인 선택 부담이 부과되지 않아야 한다. 이는 동시에 디폴트옵션의 성과에서 가입자의 선택이 아닌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량과 책임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계약형 제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운용 경쟁 부재’ 문제를 완화하는 제도적 단초가 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의 적격상품은 자산배분펀드 중심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TDF(Target Date Fund)와 TRF(Target Risk Fund)는 연금자산 운용에 특화된 장기투자형 자산배분펀드다. 디폴트옵션의 적격상품 설정에서 TDF는 단일펀드 또는 동일 빈티지 포트폴리오로만 한정하고, 위험 적합형은 TRF를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개별 근로자의 은퇴시점에 부합하는 TDF 상품 선택 시 추가적인 적합성 원칙 검토는 불필요하다. 정책적으로 연령 기반은 단일 빈티지 TDF로, 위험량 기반은 TRF형 상품으로 매핑하고 사후 성과평가를 제도화하여 적격성 평가와 승인관리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디폴트옵션제도 개편의 핵심은 상품의 확대가 아니라 가입자 속성, 운용경로, 사후평가가 하나의 구조로 작동하게 만드는 데 있다. 실적배당형의 핵심 상품으로 TDF가 적극 활용되고 있으나, 빈티지ㆍ글라이드패스ㆍ보수 구조에 있어 펀드 구성 종목에 대한 룩스루 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순히 은퇴시점으로 표시되는 TDF 명칭에 우선하여 룩스루 기반의 적격성 평가를 통한 글라이드패스, 하위펀드 비용, 성과, 리밸런싱 규율의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후 평가와 관리를 통해 디폴트옵션제도가 수익률 제고로 이어지도록 상품 승인과 변경 및 취소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 TDF의 비용ㆍ성과ㆍ위험 공시를 강화해야 디폴트옵션제도가 장기성과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디폴트옵션제도의 핵심은 opt-out이라는 넛지(nudge)48)에 있음을 주지하고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 논의와 병행하여 opt-out 방식의 디폴트 속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디폴트옵션제도를 전면 개편하여야 한다.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초고령사회에서 퇴직연금 개편의 출발점은 공적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국민연금의 재정 제약 속에서 퇴직연금이 다층연금체계의 필수 축으로 기능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500조원을 넘어선 적립금 규모에도 원리금보장상품 편중과 낮은 장기수익률, 형식적 디폴트옵션이 제도 목적을 제약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퇴직연금의 정책 목표는 단순한 적립금 확대가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통해 근로자의 실질적인 연금자산을 증식하고, 이를 은퇴 이후 안정적인 소득으로 전환하는 데 두어야 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실제 노후소득으로 전환되도록 운용체계와 수급구조를 함께 바꾸는 것이 제도 개편 논의의 핵심 방향이다.
가장 중요한 정책 방향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저축에서 장기투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원리금보장상품은 퇴직연금의 지속적인 운용 수단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장기 연금자산은 투자시계에 상응하는 위험프리미엄을 수취하되 자산별ㆍ지역별 분산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글로벌 투자포트폴리오로 운용되어야 한다. 특히 개인에게 과도한 투자판단 책임을 부과하기보다는 간접투자와 위탁운용을 확대하여 전문적인 자산배분 역량이 연금자산 운용에 최대한 활용되도록 제도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 제고는 단순한 상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의 문제다. OECD와 IOPS의 원칙, 영국 마스터 트러스트와 호주 Superannuation 사례는 독립적 지배기구, 수탁자책임, 이해상충 관리, 정보공개와 감독이 결합될 때 기금형 제도가 규모의 경제와 운용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사정 합의에서 제시된 공공형ㆍ비영리 연합형ㆍ금융기관 개방형의 복수 기금은 각각의 제도 목적에 맞게 차별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공공형은 중소ㆍ영세사업장의 사각지대 해소와 안정적인 수급권 확보가 우선되어야 하며, 기금 규모나 높은 수익률 자체가 성과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비영리 연합형은 산업ㆍ직종ㆍ단체 등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연대와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급여 지급까지 위험을 공유하는 집합운용DC(CDC)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확장성을 지향하여야 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민간 금융기관의 전문성과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장기수익률을 제고하되, 계열사 상품 편향 등 이해상충 문제는 원천적 차단보다는 수탁자책임과 투명한 공시를 통해 관리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갖는 기금 유형을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보다 공공형은 가입률과 수급권, 비영리 연합형은 지속성과 확장성, 금융기관 개방형은 위험조정 장기수익률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금형 도입만으로 현행 퇴직연금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기금형 도입 이후에도 계약형 퇴직연금이 상당 기간 병존한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의 운용 효율화가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DB형에서는 적립금운용위원회와 IPS를 실질화하고 OCIO 일임운용의 허용과 ALM 기반 자산배분이 강화되어야 한다. DC형에서는 현행 사전지정운용제도를 실질적인 디폴트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입자가 디폴트상품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 현행 opt-in 구조에서 벗어나 비선택자의 자산이 자동으로 장기 분산투자되도록 opt-out 방식의 넛지를 강화하여야 한다.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적격상품 구조를 개편하고 TDFㆍTRF 등 장기 자산배분펀드를 중심으로 단순하고 명확한 대표상품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계약형과 기금형은 대체가 아니라 보완 관계다. 이 점이 바로 복수 지배구조 전략 설계의 핵심이다.
이러한 제도 개편은 퇴직연금사업자와 자산운용업의 경쟁구조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향후 퇴직연금시장의 경쟁은 상품 판매나 단기 수익률 경쟁에서 지배구조, 자산배분, 위험관리, 비용 및 장기 운용성과를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은 단순한 상품제공기관에서 가입자의 연금자산에 대해 실질적인 운용책임을 부담하는 수탁기관으로 역할을 전환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자산배분ㆍALMㆍOCIOㆍTDF 운용 및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 평가와 비교공시 역시 적립금 규모나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위험조정성과, 비용, 서비스 품질 및 수탁자책임 이행 수준을 가입자가 쉽게 비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퇴직연금제도 개편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금형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실질적으로 증대시키는 데 있다. 기금형과 계약형이라는 복수의 지배구조가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전문적 자산배분과 수탁자책임을 통해 장기 운용성과를 제고하며, 그 성과가 안정적인 연금급여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는 공적연금의 재정적 부담이 확대되는 초고령사회에서 다층노후소득보장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국민연금기금의 감소가 자본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다.
1) 행정안정부(2024. 12. 24)
2)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2023)
3) 이는 2025년 모수개혁 및 최근 3년 동안의 높은 운용수익 등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2028년 실시 예정인 6차 재정계산에서 핵심 이슈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4) 이를 부과방식비용률이라 하며, 해당 추계에서는 인구 전망에 대한 중위 가정하에서 2060년 29.8%, 2070년 33.4%, 2078년에 최고점인 3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2023).
5) World Bank(1994)
6) 남재우(2025)
7) 국민연금공단(2026. 2. 27), 고용노동부ㆍ금감원(2026. 5. 20), 금융위ㆍ금감원(2026. 6. 18)
8)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2026. 5. 20)
9) U.S. Department of Labor(2007)
10) 남재우(2023)
11)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2026)
12) BIS는 룩스루 분석을 ‘펀드나 재간접펀드의 외형적인 편입 내역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펀드가 보유한 하위 펀드 또는 최종 기초자산까지 단계적으로 분해하여 실질적인 자산배분과 위험노출을 파악하는 분석 방법’으로 정의한다(BCBS, 2013).
13) GLIDE(2025)
14) Brinson et al.(1986), Ibbotson & Kaplan(2000)
15) OECD(2016)
16) OECD(2009)
17) IOPS(2010)
18) OECDㆍIOPS(2011)
19) The Pensions Regulator(2018)
20) TPR(2026b)
21) TPR(2026a)에서는 등록 기관이 30개로 보고하였으나 지속적인 시장통합(wind-up)으로 TPR(2026b)에서는 29개로 축소되었으며 통합 예정기관을 제외하고 28개 기관을 대상으로 관련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22) NEST, L&G, People’s Pension, LifeSight, Aviva Master Trust
23) DWP(2022), NEST Corporation(2025)
24)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계좌 당 평균 자산 규모’를 계산해 보면 2025년 말 기준으로 NEST는 £3,900 수준인데 비해 LifeSight는 £61,700로 15배가 넘는다.
25) APRA, SPG 510 Governance
26) Thaler & Benartzi(2004)
27) Australian Treasury(2010b)
28) APRA Quarterly Superannuation Performance Statistics
29) 최근 통계를 보면, 2025년 6월 말 기준 각각 48개ㆍ20개ㆍ27개ㆍ2개로, 총 97개 기금으로 더욱 감소하였다(APRA, 2026).
30) 남재우(2026a)는 운용규모와 수익률의 상관계수를 0.48로 추정하였다.
31) Australian Treasury(2010a)
32) Ministry of Health, Labour and Welfare(2014)
33) SESC Japan(2012), MHLW(2014)
34) 고용노동부(2026. 3. 25)
35) 고용노동부(2026. 2. 6)
36) 남재우(2026b)
37) 고용노동부ㆍ근로복지공단(2026. 7. 22)
38) 국민연금공단(2026. 2. 27)
39) Ibbotson & Kaplan(2000)
40) 고용노동부ㆍ금융감독원(2024. 10. 10)
41) 노사정TF 공동선언문은 기금형 지배구조의 도입과 함께 퇴직금제도의 퇴직연금으로의 강제 전환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42) 기금형 제도는 DC 및 IRP를 대상으로 하며, 계약형으로 운용되는 DB형 적립금은 장기적으로 3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DC 및 IRP에서는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계약형 지배구조가 보다 적합하기 때문이다.
43) 고용노동부(2022. 4. 12)
44) 남재우(2026a)
45) Sharpe & Tint(1990)
46) 남재우(2024a)
47) 남재우(2023)
48) Madrian & Shea(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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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2026. 2. 6, 근로자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기금형 활성화 및 퇴직연금 사외적립 의무화, 사회적 합의로 첫발, 보도자료.
고용노동부, 2026. 3. 25, 100인 미만 사업장으로 가입 대상 확대 등 제2기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을 준비합니다,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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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2026. 2. 27, 국민연금 2025년 한 해 231조 6,000억 원 벌어 역대 최고 수익률 18.8%,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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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www.fs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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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www.np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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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nsions Regulator www.thepensionsregulator.gov.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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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A www.apra.gov.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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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Department of Labor www.dol.gov
일본 후생노동성 www.mhlw.go.jp
일본 증권거래등감시위원회 www.fsa.go.jp/sesc
Ⅰ. 서론
Ⅱ. 퇴직연금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1. 적립금 규모와 제도 유형
2. 운용성과와 자산배분 현황
3. 디폴트옵션제도 현황 및 문제점
4. 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
Ⅲ.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
1. 연기금 지배구조 설계 및 해외사례
2. 기금형 제도 도입 경과
3. 기금 유형별 제도 설계
Ⅳ.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
1. 기금형과 계약형의 병존
2. DB형 적립금 운용의 효율성 제고
3. DC형 디폴트옵션제도의 전면 개편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Ⅱ. 퇴직연금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1. 적립금 규모와 제도 유형
2. 운용성과와 자산배분 현황
3. 디폴트옵션제도 현황 및 문제점
4. 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
Ⅲ.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
1. 연기금 지배구조 설계 및 해외사례
2. 기금형 제도 도입 경과
3. 기금 유형별 제도 설계
Ⅳ.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
1. 기금형과 계약형의 병존
2. DB형 적립금 운용의 효율성 제고
3. DC형 디폴트옵션제도의 전면 개편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