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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에 의한 생산성 혁신과 금융업의 대응 방향
2023-18호 2023.09.04
요약
생성형 AI(Generative AI)에 기반한 생산성 혁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업에서도 이를 활용한 수익성 증대 및 비용 감소 효과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인간의 인지적 능력을 보조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과거의 신기술에 의한 혁신 사례들과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자동화 기계 등 신기술의 도입이 저숙련 노동자를 대체하는 형태로 생산 효율성을 증대시켰다면 생성형 AI는 전문직, 고소득 직업군의 숙련도를 더욱 향상시키는 사례가 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분석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군의 비중이 높은 금융업의 장기적 발전전략 차원에서 조직구조의 개편을 통해 대응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국내 금융업의 IT 역량을 평가하였을 때,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여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업 종사자 중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력의 비중은 해당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미국, 인도 등에 비하여 적을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 전반에서 IT 관련 인적 자원 및 예산 비중도 글로벌 선도 기업에 비하여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업 전반에서 생성형 AI를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연구 역량과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증대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자의 장기적인 전략에 기반한 지원, 금융전문가와 AI 기술전문가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AI 기반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국내 금융업의 IT 역량을 평가하였을 때,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여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업 종사자 중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력의 비중은 해당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미국, 인도 등에 비하여 적을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 전반에서 IT 관련 인적 자원 및 예산 비중도 글로벌 선도 기업에 비하여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업 전반에서 생성형 AI를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연구 역량과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증대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자의 장기적인 전략에 기반한 지원, 금융전문가와 AI 기술전문가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AI 기반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연초부터 이어진 ChatGPT를 비롯한 대형언어모형(Large Language Model: LLM)에 대한 논의는 신기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의 단계를 넘어 생성형 AI(Generative AI)에 기반한 생산성 혁신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간된 NBER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보조를 받은 고객지원 업무 담당자들 사이에서 업무 효율이 평균적으로 약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Brynjolfsson et. al., 2023). 나아가 McKinsey & Company는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분석한 60여 가지 산업 분야에 걸쳐 생성형 AI가 약 $2.6조에서 $4.4조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였다(McKinsey Global Institute, 2023). 이와 같은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발전된 AI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증대의 가능성은 연구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실무 차원에서 한발 앞서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림 1>은 혁신 동력의 기반이 되는 AI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금융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규모는 의료, 사이버보안 분야와 비교할 수 있으며 자동화 기술이나 마케팅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보다 큰 규모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현장에서 AI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생산성 혁신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연구와 투자의 속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업의 여러 업무 분야 또한 AI가 주도하는 생산성 혁신에 대한 기대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생성형 AI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증대의 초기 성과를 분석하고 국내 금융업의 IT 역량에 비추어 보았을 때의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생성형 AI가 가져올 (그리고 가져온) 업무환경 변화
생성형 AI로 촉발된 혁신을 과거 역사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 노동 생산성의 향상과 다르게 바라보아야 할 이유는 AI가 과거에 발명되었던 기술과는 다르게 인간의 인지적(cognitive) 능력을 보조하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Eloundou et. al.(2023)은 미국 내 약 80% 정도의 직업에서 적어도 10% 이상의 업무를 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형을 사용함으로서 대체할 수 있다고 파악하였다. 더불어 일부 직업군은 업무가 AI로 대체될 수 있는 비중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현재 고소득 직종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연구된 사례들에서 대형 언어모형이 프로그래밍, 작문, 연구 등의 업무를 보조하는데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낸 점(Baily et. al., 2023)과도 일치한다. 따라서 생성형 AI에 기반한 혁신의 형태가 (자동화) 기계의 도입 과정에서 저숙련 노동력을 대체하였던 과거의 경험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예상할 수 있다.
금융업의 업무 형태는 전통적으로 분석적인 업무의 비중이 높은 만큼 생성형 AI의 업무 보조 효과는 다른 산업에 비하여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가능성에서 그치지 않고 금융업 종사자의 업무 성격과 보유 기술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2>는 금융업계에서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력에 대한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좌측 패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는 여러 나라에서 금융업 내 AI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따라서 관련한 인적 자원에 대한 수요가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금융업 내 AI 인력의 수요 측면이라고 할 때, 그 이면의 공급 측면의 현황은 국가별로 차이가 나타난다. 우측 패널은 금융업 종사자 중 AI 관련 지식 또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OECD 국가 전체 평균을 1로 놓았을 때, 금융업 종사자가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인도의 경우 3배, 미국은 2배 높은 반면, 한국은 약 0.7배로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1)
이미 알려진 사례들은 AI가 금융업의 전통적인 업무 형태를 변화시키고 생산성을 증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이미 2017년 부터 16,000명 이상의 직원으로 하여금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고객의 자산 관리 및 투자자문 업무를 보조하도록 하였으며, 나아가 최근에는 ChatGPT를 도입하여 투자자문업의 생산성을 더욱 높이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Son, 2023. 3. 14). CFA Institute(2021)는 유럽 및 아시아 시장에서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들이 AI에 기반한 시장 및 가격분석 모형을 통하여 수익성을 제고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선진국 대비 국내 금융업의 IT 역량 비교 및 시사점
국내 금융업 또한 이와 같은 기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AI를 통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 기반과 인적 자원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지를 진단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우선 국내 금융투자업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IT 역량은 해당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 대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림 3>은 국내 금융투자업 전반에서 IT 인력과 예산의 총액을 나타내고 있다. 직원 수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국내 금융투자업 IT 인적 자원의 비중은 2021년을 제외하고 총직원 수 대비 5% 이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JP모건(JP Morgan)이 2017년 기준 전체 직원의 20%가 IT 인력임을 비추어 볼 때,2) 매우 낮은 수치라고 하겠다. IT 예산의 경우에도 총액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왔으나 총예산 대비 비중은 최대 약 12%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를 포함하여 많은 글로벌 선두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IT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양상3)과 비교하였을 때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 혁신 동력을 가늠하는 차원에서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집중도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 OECD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국가별 AI 경쟁력 보고서 중 최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AI 관련 벤처산업에 대한 총투자액은 세계 8위4)에 그치고 있고, 이 중 금융업 및 보험업 분야만으로 한정하면 9위로 더욱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표 1>은 2012년부터 2020년 사이 각 나라별로 AI 관련 벤처투자 총액이 미국 대비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낸 것이다. 어느 단일 국가도 미국의 막대한 AI 관련 투자 총액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나, 금융업으로 범위를 한정시키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총투자액 기준 2위인 영국은, 전체 산업군 총액 기준으로 미국의 약 5.5%에 그치고 있지만 금융 및 보험업으로 한정하였을 때, 미국 대비 16%를 넘는 투자를 AI 관련 벤처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절대적인 투자 금액에서도 전 분야에 걸쳐 미국의 0.7%에 불과하며 금융 및 보험업으로 한정할 경우, 0.6%로 더욱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금융업의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위한 IT 역량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초 진행된 금융투자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논의하는 세미나에서 해외 IB 대비 국내 증권회사들의 낮은 IT 투자 비중이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5) 더불어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제로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의 필요성 또한 제기되었다.6)
금융업의 발전전략에 대한 시사점
생성형 AI로 인해 촉발된 혁신이 국내 금융업의 장기적 성장 전략의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를 크게 거시적인 관점과 미시적인 관점으로 나누어서 제시하고자 한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적응하기 위한 투자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구 역량과 같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에 대한 미래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축적할 필요가 있다. Brynjolfsson et. al.(2021)은 생성형 AI와 같은 기반 기술은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보완적인 투자가 병행되어야만 그 효용을 최대한으로 누릴 수 있으며, 따라서 (현재와 같은) 도입 초기 단계에서는 기여도를 과소평가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국내 금융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IT 투자 및 자원 활용률과 연관하여 보았을 때, 기반 기술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더불어 미시적인 관점에서 기존의 조직 구성 및 협업 체계가 생성형 AI로 촉발된 생산성 혁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Babina et. al.(2023)은 미국 상장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이력서 데이터를 분석하여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전공 고학력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AI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며, 이는 더욱 많은 고학력 노동자의 고용과 더불어 수평적 조직구조로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AI에 기반한 혁신 기술의 도입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적 자원의 확보와 조직구조의 개편이 전제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인적 자원의 확보에 이어 AI 기반 혁신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CFA Institute(2021)는 금융업에서 AI의 도입 과정을 기술적 이해, 성공사례의 효과적인 홍보, 신기술의 확산적 적용의 세 단계로 나누어서 제시하였다. 또한 이 과정을 성공시킨 사례들의 공통분모로서 경영진의 확고한 전략에 기반한 지원과 더불어 금융전문가와 AI 기술전문가 사이의 상시적인 소통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요소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조직구조 및 업무 프로세스를 재평가하고 신기술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업무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생산성 경쟁 기조에 발맞추어 금융의 많은 참여자들이 기존의 업무 방식과 조직 구조에 대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과거의 기술 혁신 사례들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금융업에서 AI의 성공적인 응용 사례들은 금융 실무적인 경험과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지식의 두 가지 독립적인(orthogonal) 요소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운 차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를 보유한 인적 자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금융업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다만, 인용된 통계량은 국내에서 활용이 다른 국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조한 서비스인 LinkedIn을 통하여 조사된 것으로 일부 편의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금융업 종사자 중에서 글로벌 파트너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LinkedIn을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고 반대로 IT 관련 직종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
2) 이정은(2020)
3) Brittany(2018)
4) 이 절에서 인용된 통계량 및 순위는 중국을 제외한 것이다.
5) ‘이효섭, 2023,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발표 자료
6) ‘이현승, 2023, 최근 경제 여건 변화와 자산운용업계 수익률ㆍ신뢰성 제고 방안’ 세미나 발표 자료
참고문헌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2022. 8,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이정은, 2020, 국내 금융권 IT인력 현황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0-05호.
이현승, 2023. 5. 30, 금융산업 內 자산운용사 역할 및 과제에 대한 제언.
이효섭, 2023. 3. 14, 해외 IB의 발전전략 및 한국형 IB의 과제.
Babina, T., Fedyk, A., He, A. X., Hodson, J., 2023, Firm investments in artificial intelligence technologies and changes in workforce composition, NBER Working Paper No. 31325.
Baily, M. N., Brynjolfsson, E., Korinek, A., 2023. 5. 10, Machines of mind: The case for an AI-powered productivity boom, Brookings Commentary.
Brittany, W., 2018. 4. 26, Goldman Sachs – A technology company?
Brynjolfsson, E., Li, D., Raymond, L. R., 2023, Generative AI at work, NBER Working Paper No. 31161.
Brynjolfsson, E., Rock, D., Syverson, C., 2021, The productivity J-Curve: How intangibles complement general purpose technologies, American Economic Journal: Macroeconomics 13(1), 333-372.
CFA Institute, 2021, T-Shaped Teams: Organizing to Adopt AI and Big Data at Investment Firms.
Eloundou, T., Manning, S., Mishkin, P., Rock, D., 2023, GPTs are GPTs: An early look at the labor market impact potential of large language models, Working Paper.
McKinsey Global Institute, 2023. 6, The economic potential of generative AI: The next productivity frontier.
Son, H., 2023. 3. 14, Morgan Stanley is testing an OpenAI-powered chatbot for its 16,000 financial advisors, CNBC.
OECD.AI https://oecd.ai/en/trends-and-data
Our World in Data https://ourworldindata.org/artificial-intelligence
발전된 AI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증대의 가능성은 연구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실무 차원에서 한발 앞서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림 1>은 혁신 동력의 기반이 되는 AI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금융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규모는 의료, 사이버보안 분야와 비교할 수 있으며 자동화 기술이나 마케팅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보다 큰 규모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현장에서 AI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생산성 혁신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연구와 투자의 속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업의 여러 업무 분야 또한 AI가 주도하는 생산성 혁신에 대한 기대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생성형 AI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증대의 초기 성과를 분석하고 국내 금융업의 IT 역량에 비추어 보았을 때의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생성형 AI가 가져올 (그리고 가져온) 업무환경 변화
생성형 AI로 촉발된 혁신을 과거 역사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 노동 생산성의 향상과 다르게 바라보아야 할 이유는 AI가 과거에 발명되었던 기술과는 다르게 인간의 인지적(cognitive) 능력을 보조하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Eloundou et. al.(2023)은 미국 내 약 80% 정도의 직업에서 적어도 10% 이상의 업무를 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형을 사용함으로서 대체할 수 있다고 파악하였다. 더불어 일부 직업군은 업무가 AI로 대체될 수 있는 비중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현재 고소득 직종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연구된 사례들에서 대형 언어모형이 프로그래밍, 작문, 연구 등의 업무를 보조하는데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낸 점(Baily et. al., 2023)과도 일치한다. 따라서 생성형 AI에 기반한 혁신의 형태가 (자동화) 기계의 도입 과정에서 저숙련 노동력을 대체하였던 과거의 경험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예상할 수 있다.
금융업의 업무 형태는 전통적으로 분석적인 업무의 비중이 높은 만큼 생성형 AI의 업무 보조 효과는 다른 산업에 비하여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가능성에서 그치지 않고 금융업 종사자의 업무 성격과 보유 기술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2>는 금융업계에서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력에 대한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좌측 패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는 여러 나라에서 금융업 내 AI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따라서 관련한 인적 자원에 대한 수요가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금융업 내 AI 인력의 수요 측면이라고 할 때, 그 이면의 공급 측면의 현황은 국가별로 차이가 나타난다. 우측 패널은 금융업 종사자 중 AI 관련 지식 또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OECD 국가 전체 평균을 1로 놓았을 때, 금융업 종사자가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인도의 경우 3배, 미국은 2배 높은 반면, 한국은 약 0.7배로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1)
이미 알려진 사례들은 AI가 금융업의 전통적인 업무 형태를 변화시키고 생산성을 증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이미 2017년 부터 16,000명 이상의 직원으로 하여금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고객의 자산 관리 및 투자자문 업무를 보조하도록 하였으며, 나아가 최근에는 ChatGPT를 도입하여 투자자문업의 생산성을 더욱 높이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Son, 2023. 3. 14). CFA Institute(2021)는 유럽 및 아시아 시장에서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들이 AI에 기반한 시장 및 가격분석 모형을 통하여 수익성을 제고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선진국 대비 국내 금융업의 IT 역량 비교 및 시사점
국내 금융업 또한 이와 같은 기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AI를 통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 기반과 인적 자원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지를 진단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우선 국내 금융투자업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IT 역량은 해당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 대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림 3>은 국내 금융투자업 전반에서 IT 인력과 예산의 총액을 나타내고 있다. 직원 수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국내 금융투자업 IT 인적 자원의 비중은 2021년을 제외하고 총직원 수 대비 5% 이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JP모건(JP Morgan)이 2017년 기준 전체 직원의 20%가 IT 인력임을 비추어 볼 때,2) 매우 낮은 수치라고 하겠다. IT 예산의 경우에도 총액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왔으나 총예산 대비 비중은 최대 약 12%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를 포함하여 많은 글로벌 선두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IT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양상3)과 비교하였을 때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 혁신 동력을 가늠하는 차원에서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집중도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 OECD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국가별 AI 경쟁력 보고서 중 최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AI 관련 벤처산업에 대한 총투자액은 세계 8위4)에 그치고 있고, 이 중 금융업 및 보험업 분야만으로 한정하면 9위로 더욱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표 1>은 2012년부터 2020년 사이 각 나라별로 AI 관련 벤처투자 총액이 미국 대비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낸 것이다. 어느 단일 국가도 미국의 막대한 AI 관련 투자 총액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나, 금융업으로 범위를 한정시키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총투자액 기준 2위인 영국은, 전체 산업군 총액 기준으로 미국의 약 5.5%에 그치고 있지만 금융 및 보험업으로 한정하였을 때, 미국 대비 16%를 넘는 투자를 AI 관련 벤처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절대적인 투자 금액에서도 전 분야에 걸쳐 미국의 0.7%에 불과하며 금융 및 보험업으로 한정할 경우, 0.6%로 더욱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금융업의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위한 IT 역량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초 진행된 금융투자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논의하는 세미나에서 해외 IB 대비 국내 증권회사들의 낮은 IT 투자 비중이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5) 더불어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제로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의 필요성 또한 제기되었다.6)
금융업의 발전전략에 대한 시사점
생성형 AI로 인해 촉발된 혁신이 국내 금융업의 장기적 성장 전략의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를 크게 거시적인 관점과 미시적인 관점으로 나누어서 제시하고자 한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적응하기 위한 투자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구 역량과 같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에 대한 미래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축적할 필요가 있다. Brynjolfsson et. al.(2021)은 생성형 AI와 같은 기반 기술은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보완적인 투자가 병행되어야만 그 효용을 최대한으로 누릴 수 있으며, 따라서 (현재와 같은) 도입 초기 단계에서는 기여도를 과소평가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국내 금융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IT 투자 및 자원 활용률과 연관하여 보았을 때, 기반 기술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더불어 미시적인 관점에서 기존의 조직 구성 및 협업 체계가 생성형 AI로 촉발된 생산성 혁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Babina et. al.(2023)은 미국 상장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이력서 데이터를 분석하여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전공 고학력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AI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며, 이는 더욱 많은 고학력 노동자의 고용과 더불어 수평적 조직구조로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AI에 기반한 혁신 기술의 도입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적 자원의 확보와 조직구조의 개편이 전제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인적 자원의 확보에 이어 AI 기반 혁신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CFA Institute(2021)는 금융업에서 AI의 도입 과정을 기술적 이해, 성공사례의 효과적인 홍보, 신기술의 확산적 적용의 세 단계로 나누어서 제시하였다. 또한 이 과정을 성공시킨 사례들의 공통분모로서 경영진의 확고한 전략에 기반한 지원과 더불어 금융전문가와 AI 기술전문가 사이의 상시적인 소통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요소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조직구조 및 업무 프로세스를 재평가하고 신기술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업무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생산성 경쟁 기조에 발맞추어 금융의 많은 참여자들이 기존의 업무 방식과 조직 구조에 대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과거의 기술 혁신 사례들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금융업에서 AI의 성공적인 응용 사례들은 금융 실무적인 경험과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지식의 두 가지 독립적인(orthogonal) 요소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운 차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를 보유한 인적 자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금융업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다만, 인용된 통계량은 국내에서 활용이 다른 국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조한 서비스인 LinkedIn을 통하여 조사된 것으로 일부 편의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금융업 종사자 중에서 글로벌 파트너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LinkedIn을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고 반대로 IT 관련 직종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
2) 이정은(2020)
3) Brittany(2018)
4) 이 절에서 인용된 통계량 및 순위는 중국을 제외한 것이다.
5) ‘이효섭, 2023,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발표 자료
6) ‘이현승, 2023, 최근 경제 여건 변화와 자산운용업계 수익률ㆍ신뢰성 제고 방안’ 세미나 발표 자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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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2020, 국내 금융권 IT인력 현황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0-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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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AI https://oecd.ai/en/trends-and-data
Our World in Data https://ourworldindata.org/artificial-intellig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