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 자료를 소개합니다.
본고는 국내 금융부문의 상호연계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국내 금융기관간 혹은 금융업종간 상호연계성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발생할 수 있다. 업종별 금융기관간 거래현황을 보면 증권회사 및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對 금융기관거래를 통한 자금조달비중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콜거래나 RP거래 등의 단기자금시장은 금융기관의 유용한 유동자금조달수단으로 기능하나, 단기자금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자금경색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시스템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무담보거래가 중심인 콜시장 참가자를 은행으로 제한하고 비은행금융기관은 담보물시장인 RP 거래로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기관간 장외파생 금융거래는 거래복잡성, 비유동성, 거래상대방의 집중 가능성, 불투명성, 상호연계성 등 고유의 특성 때문에 2008년 미국 AIG 부실과 같은 시스템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 및 증권사들이 장외파생 금융거래를 주도하고 있으며, 아직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된 경우는 발생한 적이 없다.
또한 본고에서는 국내 금융부문 상호연계성에 대해 그레인저 인과관계 네트워크(Granger Causality Network)를 통한 실증분석을 실시한다. 분석을 위한 표본자료로는 2002년 ~ 2013년 중의 금융기관 예상손실비율(Expected Loss Ratio)을 사용하였다. 그레인저 인과관계 네트워크는 금융기관간 예상손실비율의 예측력에 근거하여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으로 다양한 네트워크 지표를 통해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의 정도 및 행태에 대해 신속하고 직관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실증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금융기관 상호연계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시기에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그레인저 네트워크 개수의 증가 및 근접성 지표의 하락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 둘째, 업종별로는 은행업과 금융투자업이 네트워크 상에서 주로 다른 업종에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는 반면 보험업과 저축은행업은 다른 업종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다. 셋째, 대외요인인 소버린 CDS 프리미엄의 네트워크 상 영향력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일시적으로 빠르게 확대되었다. 넷째, 저축은행사태나 동양그룹사태의 경우 해당 업종의 네트워크 상 영향력은 확대되었으나, 그레인저 네트워크의 전체 개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 현저히 낮아 이들 사태가 시스템리스크로는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실증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 그레인저 인과관계의 특성에 대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레인저 인과관계는 실제 인과관계가 아닌 통계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금융투자업의경우 시장성 자산부채의 비율이 높아 다른 업종에 비해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그레인저 인과관계는 이러한 시차관계에 의해서도 야기될 수 있다. 이 경우 위의 분석결과와 금융투자업의 실제 금융시스템상 영향력 간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본 연구는 국내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 관련 그레인저 네트워크를 이용한 비교적 새로운 시도로서, 본 연구로부터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그레인저 인과관계 네트워크 분석의 활용에 대한 것이다. 이 분석방법은 금융기관 익스포져를 일일이 파악하지 않아도 상호연계성에 대해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으며, 다양한 네트워크 지표를 활용하여 금융기관 간 상호영향력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반면 네트워크 구성이 실제 거래관계나 익스포져를 고려하지 않은 순수 통계적 기법(그레인저 인과관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 정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그레인저 인과관계 네트워크 분석은 조기경보지표로 활용될 때 장점인 신속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레인저 인과관계 네트워크 지표들이 미래의 금융위기 예측에 어느 정도의 유용성을 가질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아직은 현재의 상황을 판단하는(nowcast) 지표로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강조되어 온 것처럼 감독당국이 단순히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집중하기 보다는 금융기관 상호연계성 경로에 기반한 거시건전성 감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도 금융위기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이 심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개별 금융기관 의 위험이 타 기관으로 전이되는 과정이 금융위기 중에 더 빠르게 증폭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시스템리스크는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리스크 요인을 통칭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므로 시스템리스크를 평가하고 그에 대응하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몇몇 지표에 의존하기 보다는 가능한 모든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look-at-everything approach)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고에서 사용한 금융기관 상호연계성 분석방법 역시 정책 수립을 위한 유용한 판단자료로 사용되길 기대한다.
Executive Summary ⅷ
Abstract ?
I. 서론 3
1. 연구의 배경과 의의 3
2. 기존 연구 검토 5
II. 국내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 경로 11
1. 금융기관간 거래 현황 11
2. 단기자금시장 거래 14
3. 장외파생금융상품 거래 19
III. 실증분석 방법론 및 자료분석 25
1. 그레인저 인과관계 네크워크 분석 25
2. 자료분석: 예상손실비율 31
IV. 실증분석 결과 41
1. 그레인저 인과관계 네트워크 분석 결과 41
2. 사례분석: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재정위기, 저축은행 위기 및
동양그룹사태 58
V. 결론 및 시사점 75
1. 분석결과 정리 75
2.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76
참고문헌 81
부록: 시스템리스크의 정의, 구분 및 금융위기와의 관계 89
1. 시스템리스크의 정의 및 구분 89
2. 금융위기와 시스템리스크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