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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 자료를 소개합니다.

주식시장 상장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시장규율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며, 인지도와 신용도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 또한 신규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신규 상장기업 투자자는 자신이 감수한 위험수준에 부합하는 높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본고에서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성장잠재력을 갖춘 기업이 상장되어 성장하고 있는지, 또한 투자자가 감수한 위험에 부합하는 수익을 달성하였는지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2001~2016년 국내 신규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규모를 기준으로 소형 기업보다는 중ㆍ대형 기업 위주로 상장이 이루어졌으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상장 이후 성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규 상장기업은 위험 대비 저조한 주가수익률을 시현하고, 결과적으로 전체 주식시장의 위험-수익관계를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반면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중ㆍ소형 기업의 신규상장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신규 상장기업 규모가 클수록 상장 이후 성장률이 다소 높았다. 미국의 신규 상장기업은 고위험-고수익의 특성을 보이는 가운데 전체 시장성과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 주식시장과 대조적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주식시장이 성장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규 상장기업의 대형화와 상장 이후 성장둔화를 초래하는 주식시장의 제도적 환경, 시장참여자의 유인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하여, 한국 주식시장이 본연의 경제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시장참여자 모두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Ⅰ. 서론

최근 ‘FANG’이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 4개사를 지칭한다. 주로 2000년을 전후로 설립 및 상장1)된 이들 기업은 불과 20여년 만에 미국 시가총액 순위 10위 내 대거 진입, 과거 상위 기업이었던 쉐브론, 월마트, IBM 등을 밀어내며 세대교체를 이루었다. 이들은 IT기술에 기반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규모 트래픽을 유치, 이를 활용한 광고ㆍ서비스 제공을 통해 가파른 매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2) 또한 콘텐츠와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각광받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주요 분야에서 미국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FANG’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혁신적이고 유망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신규 상장기업은 경제 전반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특히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여 국가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신규 혁신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즉, 유망한 기업이 아이디어와 기술의 사업성을 구체화하는데 있어 필요한 자금조달을 돕고, 시장규율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며, 이들의 인지도 및 신용도를 제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편으로 이러한 과정에서 위험을 부담한 투자자에게 이에 상응하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이 우수한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잠재적 투자자에게 유망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특히 자본시장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의 비교를 통해 국내 시장이 어떠한 면에서 보완이 필요한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II. 신규상장 현황과 상장 이후 기업성장

1. 신규상장 현황 및 특성

먼저 한국 주식시장의 신규상장 현황 및 특성을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해 살펴보도록 하자. 분석대상은 한국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미국의 NYSE, AMEX3), NASDAQ의 2001년 이후 신규 상장기업이며, 분석기간은 2001년부터 2016년까지로 한정한다.4)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분석자료는 각각 DataGuide와 Datastream에서 확보하였다.

<그림 1>에는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연도별 신규 상장기업수, 상장폐지기업수, 상장기업수가 함께 표시되어 있다.5) 한국시장의 경우,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84개 기업이 상장되고 45개 기업이 상장폐지되었으며, 그 결과 상장기업수는 2001년초 약 1,200개사에서 2016년말 약 1,900개사로 700개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신규상장은 2001년과 2002년에 가장 활발했으며(각각 185건, 171건), 상장폐지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과 2010년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확인된다(각각 81건, 91건).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204개 기업이 상장되고 375개 기업이 상장폐지됨으로써 상장기업수는 약 6,400개사에서 약 3,700개사로 무려 2,700여개 감소하였다. 신규상장은 주가지수 상승기에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되며, 상장폐지는 IT버블이 붕괴된 2000년대 초반에 많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분석기간 동안 한국과 미국시장의 연간 신규상장률(=신규 상장기업수/전년말 상장기업수)과 상장폐지율(=상장폐지기업수/전년말 상장기업수) 평균값이 <그림 2>에 제시되어 있다. 전체 주식시장 신규상장률은 한국 5.4%, 미국 4.6%로 한국시장에서 신규상장이 다소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나며, 상장폐지율은 한국 2.7%, 미국 8.0%로 미국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시장별로 구분 해 보면, 중소기업과 기술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의 코스닥, 미국의 NASDAQ과 AMEX의 신규상장률 및 상장폐지율이 대형주 중심의 유가증권시장과 NYSE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참고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가 빈번한 이유는 한국과 상장폐지 사유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림 3>에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의 상장폐지 사유 비중이 제시되어 있는데, 한국의 경우 분석기간 동안 상장폐지된 기업의 81%가 기업실적 저하6)로, 11%가 피합병으로 인해 상장폐지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미국의 경우 기업실적 저하로 인해 상장폐지된 기업이 33%, 피합병으로 인해 상장폐지된 기업이 53%로, 피합병이 상장폐지의 주된 원인이다. 기업실적 저하만을 고려한다면 상장폐지율은 한국시장 2.1%, 미국시장 2.4%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림 4>에는 한국과 미국 신규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분포가 기존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분포와 함께 시계열로 표시되어 있다. 각 그림의 회색영역은 기존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상위 25%와 하위 25% 범위를, 회색실선은 시가총액 중간값을 나타낸다. 상단과 하단의 청색점선은 각각 신규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상위 25%, 하위 25%를, 청색실선은 중간값을 나타낸다.
 

 
한국시장의 경우 기존 상장기업 시가총액과 신규 상장기업 시가총액이 모두 증가하고 분포가 확대되는 가운데, 신규 상장기업 시가총액 분포가 기존 상장기업 시가총액 분포에 비해 높게 형성된 모습을 볼 수 있다. 2001~2005년 기준으로 시가총액 하위 25%, 상위 25%는 기존 상장기업의 경우 각각 150억원, 720억원, 신규 상장기업의 경우 각각 260억원, 850억원으로 신규 상장기업이 기존 상장기업에 비해 시가총액 분포가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이후 계속 이어지는데, 2012~2016년 기준 시가총액 하위 25%, 상위 25%는 기존 상장기업의 경우 각각 490억원, 2,520억원, 신규 상장기업의 경우 각각 660억원, 2,590억원으로 역시 기존 상장기업에 비해 신규 상장기업의 규모가 더 큰 것으 로 나타난다.

반면, 미국시장에서는 한국시장과 다른 패턴이 관찰된다. 기존 상장기업과 신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규모가 커지고 분포가 확대되는 것은 한국과 유사하나, 신규 상장기업은 기존 상장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분포의 변화도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기존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위 25%는 2001~2005년 9.7억달러에서 2012~2016년 25.9억달러로 약 2.7배 증가한 반면, 신규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위 25%는 2001~2005년 기존 상장기업의 52% 수준인 5.3억달러에서 2012~2016년 기존 상장기업의 33% 수준인 8.5억달러로 약 1.7배 증가 하는데 그쳤다. 시가총액 하위 25%의 경우, 기존 상장기업은 2001~2005년 0.6억달러에서 2012~2016년 1.3억달러로 2.1배 증가한 반면, 신규 상장기업은 2001~2005년 0.7억달러에서 2012~2016년 1.1억달러로 1.6배 증가해 역시 더 작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시장에서는 기존 상장기업 규모 기준으로 중ㆍ대형 기업이 주로 상장하는 반면, 미국시장에서는 중ㆍ소형 기업이 주로 상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5>는 분석기간 동안 신규 상장기업의 섹터별 비중을 보여준다. 한국시장의 경우 신규 상장기업의 40%가 정보기술 섹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경기소비재 20%, 산업재 14%, 헬스케어 9%, 소재 8%의 순이다. 미국시장의 경우 헬스케어가 25%로 비중이 가장 크고, 금융 18%, 정보기술 17%, 경기소비재 14%, 산업재 10%의 순이다. 한국의 경우 상위 세 개 섹터가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세개의 섹터만이 10% 이상의 비중을 갖는 반면, 미국은 상위 세 개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10%이상의 비중을 갖는 섹터는 5개로 나타난다. 미국시장은 한국시장에 비해 신규 상장기업의 섹터구성이 보다 분산화된 특징을 보인다.
 

 
2. 신규상장 이후 기업의 성장

다음으로 신규 상장기업이 상장 이후 어떠한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는지, 상장 이후 5년간 연평균 시가총액 성장률을 기초로 분석해 보자.7) 연평균 성장률 기준으로 –15% 이하, –15% 초과 0% 이하, 0% 초과 15% 이하, 15% 초과 등 4개 그룹으로 구분하여 각 그룹의 비중을 비교한다. 상장 후 5년 이내에 상장 폐지된 기업은 별도의 그룹으로 분류한다. 아울러, 기업규모에 따른 성과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신규 상장기업을 시가총액 크기에 따라 다섯 개의 그룹으로 구분한다. 각 신규 상장기업에 대해, 상장시점의 기존 상장기업 시가총액 5분위를 분류의 기준으로 삼는다.

상장 이후 성장률에 대한 분석결과는 <그림 6>에 요약되어 있다. 한국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업규모에 따른 성과의 격차이다. 한국 신규 상장기업 중 상장 이후 5년간 연 15% 초과하여 성장한 기업의 비중을 보면,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소)그룹의 경우 43%에 달하는 반면 5 (대)그룹의 경우 16%에 불과하다. 반대로, 상장 이후 5년간 연 –15% 이하로 성장한 기업 비중은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증가하여, 1(소)그룹의 경우 2%에 그치는 반면 5(대)그룹은 26%에 이른다. 성장률이 음(-)이거나 상장폐지된 비율을 계산해 보면, 1(소)그룹의 36%에서 규모가 커질수록 증가하여, 5(대)그룹의 경 우 63%에 이른다. 즉, 소형 신규 상장기업일수록 상장 이후 성장률이 높고, 대형 신규 상장기업일수록 성장률이 낮은 특징이 드러난다.

미국시장의 경우 한국과는 다른 패턴이 나타난다. 한국과는 반대로 상장 이후 신규 상장기업 성장률은 기업규모가 클수록 양호한 것으로 관찰되는데, 다만 그 격차는 크지 않다. 성장률이 15%를 초과한 기업 비중은 1(소)그룹과 2그룹 이 각각 17%, 15%로 비교적 낮고, 4그룹과 5(대)그룹이 각각 22%, 20%로 비 교적 높다. 성장률이 –15%이하인 기업 비중도 1(소)-3그룹이 14~16% 수준인 데 비해 4-5(대)그룹은 10~14%로, 대형 신규 상장기업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상장 후 5년 이내에 상장폐지되는 기업의 비중은, <그림 1>과 <그림 2> 에서 관찰한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 한국에 비해 높은데, 기업규모가 클수록 감소하는 모습이다.
 

 
 본 장에서는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신규상장 현황과 특성을 검토하고 신규 상장기업의 상장 이후 시가총액 성장률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를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시장은 상장폐지에 비해 신규상장이 많이 이루어져 상장기업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미국시장은 신규상장에 비해 상장폐지 빈도가 높아 상장기업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상장기업수 대비 신규 상장기업수는 한국시장이 미국시장에 비해 소폭 높은 수준이며, 미국에서 상장폐지가 빈번한 주된 이유는 피합병이다. 둘째, 한국 신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으며, 기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분포를 기준으로 볼 때 중ㆍ대형주 위주로 신규상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시장의 신규상장은 중ㆍ소형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존 상장기업 대비 신규 상장 기업의 상대적 규모는 점차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셋째, 한국 신규 상장기업은 시가총액 규모가 클수록 상장 이후 성장률이 낮고, 규모에 따른 성장률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미국 신규 상장기업은 규모가 클수록 상장 이후 성장률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III.  신규상장과 시장성과

주식시장이 우량한 혁신기업을 성공적으로 발굴하고 투자자에게 그 과실을 적정하게 배분한다면, 신규 상장기업은 투자자에게 고위험-고수익 투자처 역할을 수행하여 전체 주식시장의 수익성과 변동성 모두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 할 것이다.8) 만약 그렇지 않다면 신규 상장기업이 시장수익률을 저해하거나 또는 시장 변동성을 감소시킬 가능성도 있다. II장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중ㆍ대형 기업 위주로 신규상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장 이후 중ㆍ대형 기업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하였다. 이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신규 상장기업이 시장수익률을 제고하고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대신 시장수익률을 저해하거나 시장변동성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 장에서는 신규 상장기업이 시장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위험-수익의 관점에서 정량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이를 확인하고자 한다.

1. 분석방법

분석을 위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성과 및 신규 상장기업 성과기여도를 각각 측정하였으며, 성과지표로는 로그수익률과 분산을 활용하였다. 성과의 측정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시가총액가중 방식으로 구성한 시장 포트폴리오의 로그수익률과 분산을 측정한다(이를 ‘시장성과’라 한다). 그 다음 개별종목의 시가총액과 실현수익률 자료를 바탕으로, 각 종목이 시장성과에 기여한 정도를 측정한다(이를 ‘실현기여도’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개별종목이 시장수익률과 동일한 수익률을 올렸다고 가정하고, 이에 따라 시장성과를 각 종목의 시가총액에 단순 비례하도록 배분한 가상의 기여도를 측정한다 (이를 ‘기대기여도’라 한다). 시장성과를 단순수익률이 아닌 로그수익률을 기준으로 측정하는 이유는 분석기간 동안 모든 종목의 실현기여도 또는 기대기여도 합이 시장성과와 동일하여 결과 해석이 용이하기 때문이다.9)

이렇게 개별종목의 실현기여도와 기대기여도를 측정함으로써 해당 종목이 시장성과를 얼마나 견인하였는지 또는 저해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수익률 측면에서 어떤 종목의 실현기여도가 기대기여도보다 크다면(작다면), 해당 종목은 시장에 비해 높은(낮은) 수익률을 거둔 셈이므로 시장수익률을 견인(저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변동성 측면에서 어떤 종목의 실현기여도가 기대기여도보다 크다면(작다면) 해당 종목은 시장위험이 높은(낮은) 셈이므 로 시장변동성 상승(하락)에 기여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분석결과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에서 신규 상장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자. 2001년부터 2016년까지의 분석기간 동안 한국 주식시장의 신규 상장기업수는 1,561개, 이들의 시가총액 합은 2016년말 기준 577조원으로,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이른다. 미국시장의 경우 신규 상장기업수가 3,779개, 이들의 시가총액 합은 5.1조달러로 한국에 비해 매우 큰 규모이나 주식시장 규모가 큰 탓에 신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약 22%로 오히려 한국보다 낮다. 따라서 신규 상장기업이 시장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림 7>에 나타나듯이 신규 상장기업 비중이 분석기간 중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기 때문에 분석기간의 전반기보다는 후반기 시장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에서 신규 상장기업의 성과기여도 분석결과는 <표 1> 에 제시되어 있다. 로그수익률 기준으로 분석기간 동안 한국시장의 누적성과는 +154.6%이다. 시기별 시가총액에 단순 비례하여 배분할 경우(기대기여도) 신규 상장기업은 이중에서 +33.1%를 차지하게 된다.10) 하지만 신규 상장기업의 실현 기여도는 +19.3%에 불과하여 기대기여도를 크게 하회하며, 그 차이(-13.8%p)는 횡단면적으로 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즉, 신규 상장기업의 수익률이 시장에 비해 저조했고, 따라서 전체 시장수익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변동성 지표인 분산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한 결과, 신규 상장기업의 실현기여도(0.000876)는 기대기여도(0.000807)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신규 상장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위험을 보였으며, 전체 시장의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신규 상장기업은 시장 대비 고위험-저수익의 투자처 역할을 한 셈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신규 상장기업이 높은 시장위험을 보였다는 점11)에서 한국과 유사하나, 로그수익률 기준으로 신규 상장기업의 실현기여도(17.2%)가 기대기여도(15.3%)를 상회하였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12) 즉, 미국에서 신규 상장기업은 고위험-고수익의 투자처 역할을 하며 전체 시장수익률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신규 상장기업을 대/중/소형 종목으로 구분하여 신규 상장기업 규모에 따른 성과기여도 차이를 알아보자. 상장일 기준 신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전체 종목 중 상위 20% 이내에 포함되면 대형, 20~50% 사이면 중형, 50%를 초과하면 소형 종목으로 분류한다. <표 1>의 로그수익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한국에서는 신규 상장기업 중 대형 종목의 실현기여도(9.5%)가 기대기여도(20.2%)를 크게 하회하여 이들이 시장 정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중형 및 소형 종목의 경우에도 실현기여도가 기대기여도를 하회하지만, 그 차이는 각각 –2.6%p, -0.5%p로 대형 종목(-10.7%p)에 비해 작게 나타난다. 반면, 미국에서는 신규 상장기업 중 대형 종목의 실현기여도(14.5%)가 기대기여도(12.2%)를 상회하여 이들이 시장의 상승을 견인하였다. 중형 종목도 마찬가지로 실현기여도가 기대기여도를 초과하였으나, 소형 종목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시장에서 대형 신규 상장기업이 시장수익률을 악화시켰다는사실은 <그림 8>을 보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림에서 가로축은 신규 상장기업의 상장일 기준 시가총액 규모를, 세로축은 누적 로그수익률의 실현/기대기여도간 차이(이하 ‘초과수익률기여도’라 한다)를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로그수익률의 실현기여도가 기대기여도보다 크면(초과수익률기여도>0) 해당 종목이 시장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거두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과를 살펴 보면, 한국 시장의 경우 신규 상장기업의 상장일 시가총액 규모가 클수록 초과 수익률기여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 이들이 시장수익률 정체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는 대형 신규 상장기업일수록 미약하게나마 초과수익률기여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한국 시장과 차이를 보인다.13)

다음으로 신규 상장기업이 주식시장의 위험-수익관계(risk-return tradeoff)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월간 단위 변동성기여도 대비 수익률기여도 비율을 ‘위험-수익 기여도비율’로 정의하고, 이를 실현기여도와 기대기여도 측면에서 각각 측정하였다. 특정 종목의 위험-수익 기여도비율이 시장 대비 높으면(낮으면) 해당 종목이 시장의 위험-수익관계를 개선(악화) 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결과는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 신규 상장기업의 실현 위험-수익 기여도비율은 1.15에 불과하여 시장(2.05)에 비해 훨씬 낮았다. 신규 상장기업의 비중이 높은 분석기간 후반에 시장상황이 오히려 좋았음에도 불구하고14)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신규 상장기업이 시장의 위험-수익관계에 그만큼 크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신규 상장기업은 실현 위험-수익 기여도비율이 0.94에 그쳐 이러한 결과를 주도하였다. 반면 미국에서는 신규 상장기업의 실현 위험-수익 기여도비율이 3.92로 시장(2.51)을 상회하였으며, 특히 대형 신규 상장기업은 매우 높은 수치(4.32)를 기록하여 시장의 위험-수익관계를 개선하는데 두드러진 역할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2001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서 신규 상장기업은 높은 시장위험에도 불구하고 시장수익률을 크게 하회하여 전체 시장의 위험-수익관계를 악화시켰다. 이는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고위험-고수익의 특성에 부합 하지 않는 결과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신규 상장기업이 고위험-고수익의 투자처 역할을 수행하였음을 확인하였다. 한국과 미국의 이러한 대조적인 모습은 특히 대형 신규 상장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분석의 강건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독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분석, 그리고 기존 상장기업이 분할하거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신설된 법인이 상장하는 사례를 제외한 분석을 시행하였으나, 이상에서 확인된 바와 질적으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IV. 결론

본고에서는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신규 상장기업의 현황 및 특성과 상장 이후 성과를 비교 분석하였다. 2001~2016년 자료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하였다. 첫째, 한국 주식시장은 상장기업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중ㆍ대형 기업의 신규상장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대형 신규 상장기업일수록 상장 이후 성장률이 부진하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빈번한 인수합병으로 상장종목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중ㆍ소형 기업의 상장이 주를 이루었으며, 대형 신규 상장기업의 성장률이 중ㆍ소형 기업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 시장 성과기여도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한국 신규 상장기업은 높은 시장위험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여 전체 시장의 위험-수익관계를 악화시키고 시장 정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반면 미국의 신규 상장기업은 고위험-고수익의 투자처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시장성과를 견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주식시장이 미국 주식시장에 비해 우량한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잠재적 투자자에게 유망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였음을 시사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ㆍ소형 기업이 상장하기보다 성숙 단계에 이른 대형 기업이 주로 상장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본고의 범위를 벗어나므로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급속한 고령화와 경제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한국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이라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ㆍ소 형 기업의 주식시장 상장은 단순히 개별기업 성장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창업자,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주식시장으로 이어지는 모험자본 순환체계의 거시 경제적 관점에서도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상장으로 인해 공적 주식시장의 투자자보호수준이 저하되는 결과가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1) 설립연도/상장연도: 아마존(1994년/1997년), 넷플릭스(1997년/2002년), 구글(1998년/2004년), 페이스북(2004년/2012년)
2) 구글은 2015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여 현재는 모회사인 알파벳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2017년 6월말 기준 시가총액 순위는 알파벳 2위, 아마존 4위, 페이스북 7위를, 2016년 기준 매출액 순위는 아마존 12위, 알파벳 27위, 페이스북 92위를 기록 중이다. 이들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넷플릭스의 경우 시가총액 순위가 74위에 불과하지만 상장 이후 15년 동안 무려 140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안겨주었으며, 포브스에서 선정한 글로벌 혁신기업 5위에 선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3) AMEX(American Stock Exchange)는 2008년 NYSE Euronext에 인수되었으며, 현재 NYSE American으로 운영되고 있다.
4) 1999~2000년에는 IT버블 형성 및 붕괴에 따라 상장기업의 수가 크게 변화하고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였기 때문에 그 직후인 2001년을 분석시작 시점으로 설정하였다. 총 16년의 분석기간은 신규 상장기업의 현황과 특성, 그리고 성과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한다.
5) 한국시장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Purpose Acquisition Company: SPAC)는 상장기업수에 포함하지 않으며 재상장과 SPAC상장은 신규상장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SPAC합병 변경상장은 신규상장으로 간주한다.
6) 재무적 성과, 주가, 시가총액 등이 해당 거래소의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7) 시가총액 성장률 지표는 상장 이후 주가상승뿐만 아니라 자금조달을 통한 양적성장을 함께 고려한다. 상장 이후 5년간 시가총액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2012년 이후의 표본은 분석에서 제외하며, 시가총액 성장률은 기하평균으로 계산한다.
8) 엄밀하게 보면 위험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상장기업이 가지는 대부분의 위험은 시장위험 (market risk)과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고위험 종목의 신규 진입은 시장 변동성을 증가시킨다고 볼 수 있다.
9)
10) 시장성과 +154.6% 중 나머지 +121.5%는 기존 상장주식이 차지한다.
11) 분산에 대한 실현기여도(0.000228)가 기대기여도(0.000197)보다 크다.
12) 다만 그 차이(+1.8%p)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13) 참고로 한국에서 초과수익률기여도가 가장 높은 신규 상장기업은 NAVER(+1.8%)였으며, 미국에서는 Alphabet(+0.8%)이었다.
14) 신규 상장기업의 기대 위험-수익 기여도비율(2.14)이 시장의 기대 위험-수익 기여도비율(2.05)보다 높다는 사실을 통해 이를 유추할 수 있다.
 
Ⅰ. 서론

Ⅱ. 신규상장 현황과 상장 이후 기업성장 
  1. 신규상장 현황 및 특성  
  2. 신규상장 이후 기업의 성장

Ⅲ. 신규상장과 시장성과
  1. 분석방법
  2. 분석결과

Ⅳ.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