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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위험요인 및 시사점
2022 05/30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위험요인 및 시사점 2022-11호 PDF
요약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과 영국이 통화긴축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 및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까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등 최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탈동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2000년대 초반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현상으로 최근 분석에 따르면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본유출 확대 등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일부 상쇄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외요인 변화에 따른 국내 파급효과는 과거 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개선과 더불어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 등의 대외환경 변화가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미국의 통화긴축 가속화 등 대외불확실성 확대의 영향은 과거 대비 제한적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최근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 및 글로벌 공급망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물가상승 위험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주요국 중앙은행의 동반긴축 선회 등 과거 사례와는 차별화된 위험요인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들어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이 본격적으로 통화긴축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최근에는 유로존 지역 또한 긴축 기조로 조기 선회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더불어 여타 주요 선진국 간 통화정책 동조화 여부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점은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에 일부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고에서는 최근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 추이 및 과거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 경험 분석을 통해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위험요인 및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추이
 
코로나19 발발에 따른 경제활동 제약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주요국의 경제상황은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주요 선진국(미국, 영국, 유로존, 일본 등 G4 기준)의 경기상황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대부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주요국의 물가 상승세는 팬데믹 대응에 따른 완화적 통화ㆍ재정 정책, 글로벌 공급망 차질 및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등에 기인하고 있다. 2022년 3월 기준 지역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 8.6%, 영국 7%, 유로존 7.4% 등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근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1) 다만 유로존의 경우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약 2.9% 수준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전이효과가 아직까지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여타 지역 대비 물가상승 압력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각국별 상이한 경제상황에 따라 올해 초 이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다음과 같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미국과 영국에서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 위험이 크게 부각되면서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을 통한 통화긴축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연준은 이미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75bp)을 단행하였으며, 지난 3월 신규 자산매입을 중단한데 이어 6월부터는 연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을 시작하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 영국의 경우에도 이미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을 시작한 이래 5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85bp)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는 만기도래한 국채 보유분의 재투자 중단 및 회사채 매각 등 양적긴축을 실시하고 있다.3)
 
유럽과 일본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럽의 경우 최근 물가상승세 심화에도 불구하고 유로지역 경제의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세 및 근원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하여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와 더불어 기존 자산매입 프로그램 또한 점진적 축소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4) 이는 러시아 경제와 연관도가 높은 유로존 경제의 특성상 에너지 공급 제약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발발 가능성 등의 요인이 통화정책 결정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최근 일시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압력이 여전히 제한적이며 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기업의 수익확대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 통화긴축으로 선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최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주요 선진국의 기준금리는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올해 초 이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물가상승 위험과 더불어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발발 우려까지 대두되면서 각국별 경제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변화가 차별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 여부는 지정학적 위험의 장기화 가능성 및 글로벌 공급망 회복 속도 등 대외요인 변화에 따라 각기 상이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 시점별 영향 분석

미국 주도의 금리 인상 시점에서의 주요 선진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추세는 <그림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과거 사례에서도 관찰된다.5) 첫 번째 기간은 2005년 12월 이후 미연준이 17차례에 걸쳐 금리인상(425bp)을 단행하였던 시점으로 해당 기간 중 여타지역의 통화정책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됨에 따라 차별화 격차가 크게 확대된 바 있다.6) 해당 기간 중에는 신흥국 경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시점으로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는 가운데 증권자금의 이동 급변 등의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미국이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동을 걸기 시작하였던 2016~2018년 기간 중에도 주요국 간 통화정책 탈동조화 추세가 관찰된다. 해당 기간 중 미연준은 9차례에 걸친 금리인상(225bp) 등 통화긴축을 진행하였으나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은 더딘 경기회복세 등으로 인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주요국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해당 기간 중에도 미국의 통화긴축에 따른 파급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신흥국 성장세는 일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미국 등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제 성장세가 지속되었으며, 장기금리가 안정화되고 글로벌 주가가 상승하는 등 미국 통화정책 변화의 여파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두 차례의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 시점 모두 미국의 통화긴축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주요 선진국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미국 통화긴축에 따른 전이효과를 일부 상쇄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국 자본유출입 변동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주요 선진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정도에 따라 일부 상쇄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7),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8) 이러한 연구 결과는 향후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 양상이 탈동조화의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화 등 대외요인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일부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시사점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이에 따른 국내 파급효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앞서 살펴본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으나, 최근의 상황은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과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최근 주요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물가상승 압력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사례와 차별화된 위험요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과 더불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계경제의 구조변화로 인해 단기간 내 물가위험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의 물가상승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최근 상황은 과거 미국 금리 인상 사례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향후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단기간 내 동반긴축의 방향으로 동조화될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 위험과 더불어 최근에는 경기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또한 점증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디폴트 등 최악의 사태 발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유로존 지역 등 주요국의 경기침체를 동시에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최근 미국은 2022년 1분기 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주요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IMF 또한 최근 세계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국의 동반 경기침체는 통화정책 차별화 여부와 별개로 우리나라 및 신흥국의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건전성 관리체계 강화 및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의 영향으로 대외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경제 기초체력은 과거 대비 크게 강화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와는 달리 최근의 상황은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고착화되면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동반긴축 선회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동반 경기침체 등 최악의 상황 발발 가능성도 점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더불어 주요 선진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여부 또한 국내 자본유출입 변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미국 뿐 아니라 여타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3월 기준 0.9%(근원물가 상승률 -1.2%)를 기록하였으나, 최근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2) 미연준의 양적긴축(QT)은 중앙은행 보유증권의 재투자 금액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지난 5월 FOMC 결정에 따르면 6~8월 중 월 475억달러(국채 300억달러, MBS/기관채 350억달러) 규모로 시작하고 9월부터는 월 950억달러(국채 600억달러, MBS/기관채 35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3) 영란은행은 정책금리가 1% 수준에 도달한 시점에서 중앙은행의 국채 보유분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는 만큼 양적긴축 규모는 올해 하반기 중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4) 유럽중앙은행은 현재까지 자산매입프로그램(APP) 및 팬데믹 긴급프로그램(PEPP)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지난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2분기 중 매입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 종료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발표하였다.
5) 일반적으로 경기상승기의 중앙은행 금리 조절속도는 인하 시점 대비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진행됨에 따라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6) 당시 유로존은 소폭(150bp)의 금리인상을 진행하였으며, 영국·일본 등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였다.
7) Advdjiev et al.(2017)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본유출입 압력을 일부 상쇄시키는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8) 김한수(2022, 발간예정)에서는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가 국내 자본유출입 변화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참고문헌

김남종ㆍ김현태ㆍ박해식, 2021. 12,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의 영향과 시사점』, 한국금융연구원 정책분석보고서 2021-02.
김한수, 2022,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발간 예정).
서현덕ㆍ강태수, 2019, 『미국 통화정책이 국내 금융시장 및 자금유출입에 미치는 영향: TNP-VAR 모형 분석』, 한국은행 경제분석 25-2.
Adjiev, S., Gambacorta, L., Goldberg, L., Schiaffi, S., 2017, The shifting drivers of global liquidity, BIS Working Papers(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