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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사례를 통해 바라본 금융투자회사의 ESG 경영
2021 05/31
골드만삭스 사례를 통해 바라본 금융투자회사의 ESG 경영 2021-11호 PDF
요약
최근 ESG 경영은 모든 기업의 주요 화두이며, 금융투자업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금융투자회사의 ESG 경영은 시장 중개자로서 자사와 더불어 타사의 ESG 수준을 제고하고, 나아가 투자자의 ESG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해외 금융투자회사 중에서도 ESG 경영 도입에 선도적이고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골드만삭스의 ESG 경영은 우선적으로 명확한 원칙에 기반하며, ESG가 사업 전반에 연계될 수 있는 조직구조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있다. 반면, ESG 경영이 효과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상당하다. 특히, ESG 관련 데이터 및 공시의 양적ㆍ질적 제고 등 기반 인프라와 생태계의 조성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ESG 금융투자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 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꾸준한 정보제공 및 논의를 통한 인식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며, 여기에는 국내 금융투자회사에도 중요한 역할이 부여된다.
최근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및 지배구조(governance) 요소를 반영하는 ‘ESG 경영’이 화두이며 금융투자업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일반 기업과는 달리 금융투자회사의 ESG 경영은 시장 중개자로서 자사와 더불어 타사의 ESG 수준을 제고하는 노력을 포함하는 특징을 지닌다. ESG 경영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후변화, 사회 불평등 등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며, 금융투자회사의 역할은 이를 위한 자본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배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회사의 ESG 경영은 ESG 정보의 생산과 분석, 기업의 ESG 자금조달, 투자자를 위한 ESG 금융투자 상품 및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활동을 포함한다.
 
금융투자회사의 ESG 경영을 이해하기 위해서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사례를 참고해 볼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블랙록(BlakcRock)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회사 중에서도 ESG 경영 도입에 선도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ESG’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UN Global Compact의 2005년 보고서 ‘Who Cares Wins’다. 해당 보고서는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들이 기업의 장기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골드만삭스는 주요 분석을 담당한 금융회사 중 하나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계기로 ESG 요소를 기업분석에 포함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GS Sustain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주요 은행 중 최초로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SASB) 기준에 부합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ESG 경영 원칙 및 프로세스
 

골드만삭스의 주요 ESG 경영 원칙은 2005년 정립한 ‘환경 정책 프레임워크(Environmental Policy Framework)’다. 해당 원칙의 핵심은 시장 리스크, 신용 리스크 등 재무적인 요소와 같이 환경 및 사회적 요소를 중요한 리스크로 간주하고 사업 판단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골드만삭스는 ESG 리스크를 정량ㆍ정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프로세스도 필요하다. 골드만삭스는 사업의 채택에 앞서 가이드라인에 따라재무적 요소와 더불어 환경ㆍ사회적 리스크에 대한 검토를 요구한다. 특정 사업의 환경ㆍ사회적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 해당 사업은 특별 안건으로 산정되어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보완적인 리스크 분석과 관련 담당자 간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인 승인ㆍ거부가 결정된다.1)
 

 
골드만삭스의 ESG 원칙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및 IPO 정책에도 반영된다. 특히, 최근 골드만삭스는 임직원의 다양성(diversity)을 강조하고 있다. 2020년부터 골드만삭스 자산운용(Goldman Sachs Asset Management: GSAM)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운용자산내 투자기업에 있어서 이사회 구성에 1명의 여성이 없는 경우 이사회 안건에 대해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지침을 두고 있다.2) 투자은행 사업부문의 경우 고객 기업의 이사회에 1명 이상의 여성이 없는 경우 IPO를 주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ESG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 및 IPO 기준은 해외 금융회사 중에서도 매우 강도 높은 수준에 속한다.

골드만삭스는 원활한 ESG 경영을 위해 여러 전담 조직 및 기구를 마련하고 있다. 우선 이사회 내에 ESG 이슈를 전담하는 위원회(Public Responsibilities Committee)를 설치하고, 4개 주요 사업부문에는 각각 지속가능성 협의회(Sustainability Council)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성 협의회는 고위임원급(senior partner)이 담당하여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각 사업부문별로 외부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영입하여 ESG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2019년에는 전사 차원의 ESG 관련 사항들을 조율하는 전담기구(Sustainable Finance Group)를 신설하고 ESG 분야에 오랜 경험을 지닌 John Goldstein을 담당으로 임명했다.3) 이처럼 골드만삭스의 경우에도 금융사업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ESG 분야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서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ESG 사업
 

골드만삭스는 모든 사업부문에 있어서 ESG를 기존사업과 연계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개발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투자은행 사업부문(Investment Banking)에서는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ESG 관련 M&A자문, ESG 기업 및 산업 리서치 등 모든 업무에 ESG를 접목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사업부문(Global Markets)은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ESG 투자 전략 개발, ESG 투자자산 시장조성, ESG 포트폴리오 분석 도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 사업부문(Asset Management)은 ESG 전략에 기반한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제공하고 기업의 ESG 제고를 위한 의결권 행사(proxy voting) 및 기업관여(engagement)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소매금융 및 자산관리 사업부분(Consumer & Wealth Management)은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ESG 펀드, ESG-ETF, 일임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몇 개의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본다. 최근 ESG 자금조달 방안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s: SLB)이다.4) SLB는 발행 기업의 특성을 감안한 ESG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를 선정하고 이에 기반한 지속가능성과목표치(Sustainability Performance Target: SPT)를 세운다. SLB는 발행 기업이 SPT를 달성할 경우 낮은 이자율이 유지되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이자율이 높아지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5) 자금조달의 활용이 특정 ESG 프로젝트로 국한되는 그린본드와 달리 SLB는 조달된 자금을 기업 운영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SLB는 재무분석, 상품구조화 등 금융투자회사 역량과 ESG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자금조달 솔루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업의 ESG 수요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애플(Apple)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 목표를 두고 있다. 자체적 노력으로는 탄소배출의 75%만 저감 가능하고, 나머지 25%에 대해서는 추가적 저감 방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2021년 애플은 골드만삭스,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와 함께 2억 달러 규모의 Restore Fund를 조성했다. Restore Fund는 삼림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연간 1백만톤의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해당 펀드의 주요 투자자 역할을 하고 국제보존협회는 프로젝트의 환경 기준 준수를 담당하며, 골드만삭스는 펀드의 재무적 설계 및 운용을 맡고 있다. 이처럼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기술적인 솔루션과 더불어 투자를 통한 탄소저감 방안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결론
 

ESG 경영은 최근 모든 주요 기업의 화두이지만 ESG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적인 과제는 ESG 인프라와 생태계의 조성이다. 특히 ESG 관련 데이터 및 공시의 양적 및 질적 수준 제고와 더불어 표준화가 필요하다. ESG 관련 금융투자 상품 및 서비스 시장 수요 기반 확대도 요구된다. 해외의 경우 ESG 투자의 주요 수요는 기관투자자에서 기업으로 확대되고, 최근 들어 리테일 시장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ESG 관련 금융 서비스 수요는 일정 수준 구축되어 있으나, 기업 수요는 초기단계이고 리테일 시장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ESG와 연계된 금융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ESG에 대한 이해제고와 인식전환이 더욱 필요하며, 금융투자회사도 이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국내 금융투자회사 내부적으로도 ESG 경영 도입을 위해 이사회의 ESG 위원회 설치, ESG 협의체 구축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으나, ESG 경영이 보다 효과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들을 고려해볼 수 있다. 우선 각 회사의 상황과 철학에 부합한 명확한 ESG 원칙을 정립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세스가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사업적인 관점에서 ESG를 둘러싼 내부적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절차와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또한, 전사 차원으로 ESG에 대한 인식의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의사소통과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 나아가, ESG에 대한 역량 제고를 위해 내부 인력의 육성 및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적극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들은 장기적인 시각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1) https://www.goldmansachs.com/s/environmental-policy-framework
2) Goldman Sachs, 2021, Policy, procedures and guidelines for GSAM global proxy voting: 2021 edition.
3) John Goldstein은 ESG 전문 투자자문사 Imprint Capital의 창립자다. 골드만삭스는 ESG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2015년 Imprint Capital을 인수했다.
4) Reuters, 2021. 3. 22, Sustainability-linked bond market to swell up to $150 billion: JPMorgan ESG DCM head.
5) ICMA, 2020, Sustainability-linked bond principles, voluntary process guideli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