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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자산ㆍ부채 변화의 특징 및 시사점
2022 07/11
가계 자산ㆍ부채 변화의 특징 및 시사점 2022-14호 PDF
요약
가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변화를 살펴보면, 2017년 이후 부동산자산을 중심으로 가계 간 자산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가계 순자산 규모가 클수록 부동산 비중이 높은 특성으로 인해 부동산가격 상승이 자산 격차 확대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부채 측면에서는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40대 이하의 금융부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40대 이하의 대출 용도는 순자산 규모에 따라 차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순자산 상위 40% 가구는 거주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인 데 반해 하위 60% 가구는 전ㆍ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가계는 부동산관련 자산 비중이 높아 재무구조가 부동산가격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부동산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도록 주택수급 및 금융여건 관리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 40대 이하의 금융부채가 크게 늘어났음에 유의하고 재무건전성이 열악한 가구가 향후 취약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하다.
최근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가계 자산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부채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가계 재무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가계 총량지표를 살펴보면 자산과 부채가 소득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그림 1>). 특히, 2010년 중반 이후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이 소득보다 높은 증가율을 이어가며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부(wealth)가 확대되는 모습이다(<그림 2>). 

그러나 개별 가계의 변화는 가구별 특성에 따라 총량지표 변화와 크게 이질적인(heterogeneous)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이에 가계금융복지조사1)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하여 최근 가계 자산 및 부채 변화의 특징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자산: 부동산자산을 중심으로 가계 간 자산 격차 확대

2017년 4월~2021년 3월 중 분위별2) 가구 평균 자산규모 변화를 살펴보면, 순자산 상위 가구의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3>). 순자산 기준 상위 40% 가구에 해당하는 4~5분위는 실물자산을 중심으로 자산이 늘어났는데 자산변동의 약 90%가 실물자산에 기인한다. 실물자산은 4분위와 5분위에서 각각 1.1억원, 3.5억원 늘어나며 1~3분위와 큰 차이를 나타낸 데 반해 금융자산 변동의 경우 분위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와 같은 실물 중심의 자산 증가세는 2017년 시작된 후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3)
 
고자산 가구를 중심으로 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가계 간 자산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자산 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소득 불평등 완화로 소득 지니계수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과 대비된다(<그림 4>). 소득 격차가 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격차가 확대된 데는 자산가격 상승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대차대조표를 살펴보면, 2010년 중반 이후 가계 비금융자산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그림 5>). 비금융자산의 변동을 거래요인과 거래외 요인으로 분해해 보면4) 가격상승, 토지 용도변경에 따른 가치상승 등 거래외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의 자산 증가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가계는 순자산규모가 클수록 부동산자산 비중이 높은 특성을 나타낸다(<그림 6>). 이로 인해 부동산가격 상승은 자산 상위 가구의 자산을 더 크게 증가시킴으로써 자산 격차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채: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40대 이하의 금융부채가 크게 증가

부동산 중심의 자산가치 상승은 부채 측면에서도 가계에 이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구주 연령 40대 이하와 50대 이상의 금융부채 변동을 비교해보면 40대 이하의 금융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그림 7>). 순자산 분위 전반에 걸쳐 40대 이하의 대출이 50대 이상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자산이 적은 1~3분위 가구도 금융부채가 상당 규모 늘어난 모습이다.

주택소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5) 40대 이하 가구는 주택관련 대출이 금융부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6) 그러나 순자산 분위에 따라 대출 용도가 차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순자산 상위 40%에 해당하는 4~5분위의 경우 거주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비중이 대체로 확대되는 추세인 데 반해, 순자산 하위 60% 해당하는 1~3분위는 그 비중이 2017년 이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그림 8>).
 

 
반면 1~3분위는 전ㆍ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비중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그림 9>). 우리나라의 경우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거래 비중이 높아 순자산이 적은 가구일수록 자산에서 전ㆍ월세 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7) 이에 따라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보증금 부담 증가(<그림 10>)는 순자산 하위가구(1~3분위)의 대출 증가로 이어져 이들 가구의 대차대조표를 질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사점

국내 가계는 부동산관련 자산 비중이 높아 재무구조가 부동산가격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고자산 가구에게는 자산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자산이 적은 가구에게는 보증금 부담을 늘림으로써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부동산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도록 주택수급 및 금융여건 관리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 수년 진행된 부동산가격 상승세로 40대 이하의 금융부채가 크게 늘어났음에 유의해야 한다(<그림 11>). 이들 가구는 원리금상환부담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금리상승에 대한 위험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그림 12>). 대내외 통화정책의 긴축적 변화로 경기둔화 및 채무상환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열악한 가구가 향후 경제의 취약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하다.
 

 
1) 가계금융복지조사는 현재 가계의 가상자산 보유현황을 통계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 본고에서는 순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가구수가 동일한 5개 그룹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순자산이 가장 적은 하위 20% 가구가 1분위에 해당하며, 반대로 순자산이 가장 많은 상위 20% 가구는 5분위에 해당한다.
3) 팬데믹 전후로 구분한 순자산 분위별 자산 및 부채 변동은 다음과 같다.
   
4) 거래요인은 다른 경제주체와의 거래를 통한 순취득을 의미하며, 거래외 요인은 자산가격 변동에 따른 보유손익, 토지용도 변경 등에 가치상승 등 비거래적 요인을 포함한다.
5) 가구주 연령별 주택소유율(2020년 주택소유통계): 20세 이하 10.5%, 30대 40.2%, 40대 59.3%, 50대 63.6%, 60세 이상 67.6%
6) 가구주 40대 이하의 담보대출 및 신용대출을 용도별로 구분해보면 거주주택 구입(46.2%), 전ㆍ월세 보증금 마련(17.4%),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구입(15.1%), 사업자금 마련(10.3%)의 순으로 나타난다(2021년 3월말 기준).
7) 순자산 분위별 부동산자산 비중은 큰 격차를 나타내나 전ㆍ월세 보증금을 포함할 경우 분위별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순자산 분위별 자산대비 부동산자산 및 전ㆍ월세 보증금 비중은 다음과 같다(2021년 3월말 기준).